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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콘텐츠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
2023 콘텐츠산업포럼 리포트
글. 이아름(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

콘텐츠산업포럼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에서 콘텐츠산업에 대한 미래 비전과 통찰을 제시하는 행사로서 해마다 한국의 콘텐츠산업을 선도할 분야별 의제를 발굴하는데 목적이 있다.

올해 <2023 콘텐츠산업 포럼>에서는 'AI 시대 콘텐츠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이유는 코로나에 따른 대전환기를 겪으면서 우리의 일상으로 빠르게 스며든 ‘AI’는 콘텐츠산업 전반에 적용되고 있고, 제작비나 시간의 경제적 측면에서 콘텐츠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확산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AI 시대는 불가능해 보이던 가상을 현실화 시키고 있다. AI 기술로 소설이 집필되기도 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배우의 젊은 모습을 영화에 담는다.

이제 우리가 궁금한 것은 ‘창작’을 둘러싼 인간과 AI의 상생과 공존에 대한 부분이다. AI 시대를 맞은 콘텐츠산업이 어디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2023 콘텐츠산업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2023 콘텐츠산업포럼>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의 주제는 ‘AI 시대, 콘텐츠산업’으로 정책, 게임, 이야기, 음악, 방송 등 5개 분야에 걸쳐 AI 기술과 콘텐츠산업의 기술 융합 사례 및 향후 전망 등에 대한 다양한 발표와 논의가 이어졌다. 3일간 진행된 포럼에서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발제자로 나서 AI 기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전망과 함께 콘텐츠산업과 AI의 동반 성장 전략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DAY 1. AI와 콘텐츠의 공존 방법은?

행사 첫날인 5월 24일에 진행된 ‘정책 포럼’에서는 과학적인 시각으로 콘텐츠산업 전반에 적용되고 있는 AI 기술의 역사와 일상에서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와 함께 향후 기대되는 기술 고도화와 콘텐츠산업의 공존 방향을 모색했다. 첫 번째 연사 김영보 교수(가천대학교 신경외과 뇌과학연구소)는 미래의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우월해지리라고 예상했고, 두 번째 연사 장동선(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AI와 콘텐츠의 공존 방법으로 뇌를 유혹하기 위한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요소들을 설명했다. 마지막 연사 김대식 교수(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는 챗GPT의 현재 수준과 활용 사례들을 설명하며 인간과 챗GPT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했다.

DAY 2. AI 시대, 게임과 이야기 산업의 전망

포럼 2일 차에 진행된 ‘게임 포럼’과 ‘이야기 포럼’에서는 각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AI 기술 사례와 산업 전망에 대하여 논의했다. 손윤선(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팀) 팀장은 실제 크래프톤 게임에 적용되고 있는 AI 기술을 소개했고, 현재 크래프톤이 집중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사용자가 경험하게 될 게임을 설명했다. 게임 포럼의 두 번째 연사였던 박성필(픽셀플레이) 개발 부장은 강화 학습의 장점과 이를 통해 학습된 픽셀플레이의 게임을 소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 시간에는 ‘AI는 게임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를 주제로 최삼하 교수(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의 진행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금현수 책임연구원(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은 국내 게임 업계의 발전을 위한 정책 수립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임상훈 대표(디스이즈게임닷컴)는 현재 AI 기술과 게임 개발에 대한 산업 동향을 전망했으며 김지인 대표(그램퍼스)는 중소 게임 개발사의 입장에서 느끼는 AI 활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야기 포럼’에서는 AI 창작에 대한 연사들의 생각을 들어보면서 이야기산업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첫 번째 연사 김선엽 대표(이크림)는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창작의 방향이 ‘1인 작가 창작’에서 ‘AI와의 협업 창작’으로 변할 것을 예상했다. 두 번째 연사 송희구 작가는 AI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작가들의 창작에 대한 위협요소와 인간과 AI 기술의 공존 방향을 제시했다. 마지막 연사 오영진 교수(서울과학기술대 융합교양학부)는 스토리텔링 수업을 통해 경험했던 AI 창작의 한계와 부작용을 소개하며 이야기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학습하는 AI, 생각하는 인간의 시너지를 위한 방향’에 대하여 윤혜영 교수의 진행으로 채수응 대표(아리아스튜디오)와 박석환 이사(재담미디어)가 함께했다.

DAY 3. 음악과 방송을 관통한 AI 기술

포럼 3일 차에 진행된 ‘음악 포럼’에서는 음성과 작곡 분야의 국내 AI 기술 선도 사례를 소개하며 AI 기술과 음악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교구 교수(수퍼톤 대표, 서울대학교 지능정보융합학과)는 수퍼톤이 보유하고 있는 음성 기술을 시연하며 무한한 기술의 개발 가능성과 부작용의 일환으로 나타날 향후 쟁점을 제시했다.

안창욱 교수(광주과학기술원 AI 대학원)는 국내에 처음 도입된 AI 작곡가 ‘이봄’을 소개하며 시연을 통해 AI 작곡의 성과와 현재 국내 기술의 수준을 보여주었다. 시연에 이어 국내에서 AI 작곡가가 가지는 한계와 저작권 제도의 정비 방안을 제안했다. 안창욱 교수의 저작권에 대한 지적은 세 번째 연사였던 김찬동 팀장(한국저작권위원회)의 강연 내용에서도 한 번 더 강조되었다. 국내 저작권법과 ‘창작’의 개념에 의하면 AI 작곡가는 현재 음원을 창작하더라도 저작권료를 받을 수 없다. AI는 창작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종합토론 시간에는 기술과 음악이 융합되는 지점에서 발생할 새로운 시장과 도전을 위해 감수해야 할 요소, 향후 산업계에서 발생할 쟁점을 토론했다. 좌장을 맡은 김도헌 평론가는 AI 저작물, AI 저작권, AI 표절에 대해 질문하며 음악산업의 현안을 짚었다. 특히 정병욱 평론가는 AI 기술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어떻게 인간의 창의성을 발현하고 창의적인 관점을 보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의견을 밝혔다.

‘방송 포럼’에서는 AI 기술에 따른 방송산업의 변화를 살펴보고 산업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했다. 방송 포럼의 첫 연사였던 강윤성 감독(<카지노> 연출)은 <카지노>의 사례를 소개하며 캐릭터 구현 과정과 기술 발전에 대한 연출가 입장에서의 고민을 나누었다. 두 번째 연사 백현정 팀장(CJ ENM 신사업추진팀) 은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의 AI 활용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AI 기술과 콘텐츠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며 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해서는 유연한 제작 환경 조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진근 교수(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진행한 종합토론의 주제는 ‘영상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활용 방안’이었다. 토론에는 이후정 대표(비브스튜디오스)와 오현주 책임연구원(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보팀)이 함께했다.

AI와 콘텐츠 산업의 공존을 모색한 대화의 장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2023 콘텐츠산업포럼>을 통해 기술의 발전을 체감하고, 각 분야 콘텐츠에 대한 현안을 살펴볼 수 있었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등장은 ‘창작’에 대한 개념을 모호하게 하고 있지만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AI 창작과 저작권의 관계 설정에 대한 부분, 기술의 고도화가 윤리를 담보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난제를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통된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부분이라 행사 내내 취재진의 열기도 뜨거웠다.

3일 동안 콘텐츠 각 분야에서 논의가 되었지만 아직 AI와 인간의 공존 방법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만, 인간이 기술에 잠식당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라면 AI와 콘텐츠산업의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통의 목소리가 있었다. 올해로 5회 차를 맞이한 <2023 콘텐츠산업포럼>이 2024년도에는 더 핫한 주제로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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