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캐릭터, 음악, 신기술융합콘텐츠 등 K-콘텐츠 수출액은 2021년 124.5억 달러를 기록해 가전제품,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액을 넘어섰다. 지난 5년간 연평균 9%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K-콘텐츠 수출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조현래 원장을 만나 콘진원의 K-콘텐츠 확산 지원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콘텐츠는 문화적 특성과 경제적 특성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문화적 특성이 더 크게 작용하지요. 일반 공산품은 기능적으로 훌륭하거나 멋있으면 소유하곤 하는데, 콘텐츠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 공감과 공유까지 필요로 합니다. 그런 면에서 언어적·문화적 장벽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주제와, 다른 한편으로 한국적 특수성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K-콘텐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K-콘텐츠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확보한 노하우와 효율적인 제작 시스템, 그리고 상업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우수한 창작 역량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새롭고,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의 지속 생산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력, 재원, 인프라 3가지 핵심 요소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K-콘텐츠 산업의 미래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콘텐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먼저 문화적 효과를 보면 K-팝과 K-드라마, 그리고 한류 스타는 대한민국 이미지와 국가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 이미지에 대한 영향을 주는 요인 1위가 현대·대중문화(65.6%)고, 인물 1위는 BTS(12.0%)죠. 글로벌 소프트파워의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대한민국의 문화 영향력은 세계 7위입니다(2022 U.S. News & World Report).
경제적 효과로 볼 때 K-콘텐츠는 다양한 연관 산업 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브랜드들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프리미엄 효과를 더하죠. K-뷰티, K-푸드 등 한류 관련 소비재 수출 증가율은 13.7%로 국내 전체 수출액 연평균 증가율(5.4%)의 2.5배에 달합니다. 콘텐츠 수출액은 1억 달러로 전체 생산유발액 5.1억 달러, 취업 유발 2,982명 규모에 이르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조, 관광, 스포츠, 문화, 예술, 공연 등 다양한 연관 영역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지의 세계인이 K-콘텐츠를 풍부하게 경험하고 체험해야 합니다. 어떤 콘텐츠를 경험하려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죠. 콘텐츠 이용자가 기꺼이 자기 시간을 내줄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가 꾸준히 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K-콘텐츠 산업이 지속 가능하고, ‘글로벌 4강’에도 진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외 현지의 법 제도는 물론 문화 코드에 대한 정보 조사를 통해 현지 상황에 맞도록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죠. 현재 콘진원 콘텐츠수출마케팅 플랫폼 웰콘(Welcon)을 통해 해외 거점 9개국 한류 핵심 콘텐츠 7개 장르(방송, 게임, 웹툰, 애니, 캐릭터, 음악, 신기술융합콘텐츠)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를 분석해 콘텐츠 해외 진출에 필요한 각종 법규, 규제, 정책 등 정보 조사 및 원문·번역을 제공하고, 문화 코드와 국민정서 등 문화적 특성 및 콘텐츠 관련 주요 해외 차트 현황 등을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콘진원은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들의 요구 사항에 기반한 지원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해외시장에 대한 심층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현지 소비자 경험 확대를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지요. 콘진원은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을 위한 ‘해외 지사’와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가별 특성화 전략을 바탕으로 콘텐츠 엑스포·홍보 마케팅 행사를 개최하고, 콘텐츠 기업별 해외 온라인 프로모션과 장르별 해외 주요 마켓 참가 및 비즈 매칭을 지원하고 있지요.
해외 현지에서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콘진원 비즈니스센터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작년까지는 9개국에 10개의 해외 거점이 있었는데 올해에 신규 센터 5개소를 설치해 해외 거점을 13개국 15개소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2027년까지 50개 거점을 세우는 것이 목표죠,
콘진원은 다부처 협업으로 해외 홍보관을 개관하고 있습니다. 한류 및 연관산업 제품 상설 홍보관 운영(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022년 12월 개관)을 통해 한류 전시 체험 및 연관산업 제품을 상시 홍보하고 있죠.
관계부처 한류박람회도 있습니다 문체부가 총괄을 맡아 문화‧콘텐츠‧관광상품 전시‧체험 지원, 종합홍보 등을 담당하고, 복지부·산업부·해수부는 판촉 행사와 수출 컨설팅을 담당하는 식입니다.
지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피면, 먼저 해외 방영 콘텐츠(드라마·예능)에 연관 중소기업 제품의 간접광고(PPL)를 매칭하고, 해외 판촉 활동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수산식품 관련 기업(10개 사) 수출이 21.2% 증가하기도 했죠(2,9백만 달러→35.5백만 달러).
앞으로 콘진원은 관계 부처와 함께 한류 콘텐츠·소비재의 동반 해외 진출 제고를 위해 B2B 수출 상담, B2C 체험 전시, 콘서트로 구성된 한류 종합박람회를 확대 개최할 예정입니다(2023년 11월 태국 방콕, 2024년 유럽권역으로 확대). 인도네시아에 개관한 해외 상설홍보관(KOREA(코리아) 360)‘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지역에도 해외 상설홍보관을 개관하여 한류 전진기지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향후 민관 협력, 범부처 등 거버넌스 요구를 수용하면서 K-콘텐츠 주축의 협력사업으로 콘텐츠 및 연관산업 수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입니다.
저는 그것이 ‘꿈’이라고 생각하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규모가 세계 7위 수준인데요. 미국, 중국, 일본은 인구가 많은 만큼 콘텐츠 산업의 규모가 워낙 큽니다. 지금과 같은 K-콘텐츠의 상승세라면 충분히 경쟁해볼 만합니다. 저는 ‘K-콘텐츠 글로벌 4강 진입’은 ‘꿈’이 아니라 달성 가능한‘목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