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 핫트렌드 4
데이터로 결산하는 2023년 콘텐츠산업
정리.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는 지난 11월 22일 CKL 스테이지에서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최근 콘텐츠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적인 부침, 전쟁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양한 변화 양상을 보여왔다.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는 최근 5년간의 콘텐츠산업을 ‘끊임없는 변화와 확장’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하며 기술, 인력, 글로벌, 유통, IP, 이용, 콘텐츠 등 7가지 분야로 나누어 콘텐츠산업 트렌드를 정리했다.

기술 부문에서는 메타버스, NFT, 버추얼 휴먼 등이 주요 이슈였고, 최근에는 AI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플랫폼 부문에서는 OTT로 대표되는 영상 플랫폼이 크게 성장했고, IP 부문에서는 웹툰과 2차 콘텐츠, IP 권리와 원천 콘텐츠의 중요성이 논의되어 왔다. 이용 부문에서는 숏폼 콘텐츠와 팬덤 문화의 확산이 눈에 띄었다. 정책·제도 부문에서는 여러 가지 콘텐츠 관련 법률이 개정되거나 시행되었으며, 친환경과 다양성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는 이번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를 통해 2023년 콘텐츠산업을 아래와 같이 결산했다.

출처: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 발제집

1. 기술 부문 : AI 도입에 따른 기대와 우려

지난해 말 챗GPT의 본격 등장과 함께 콘텐츠산업에서도 생성형 AI가 크게 이슈가 되었다. 이전까지 AI는 인간의 언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다소 난해한 작문과 그림을 만들어냈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창작까지 가능해졌다. 그로 인해 인공지능이 불러올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와 일자리 잠식의 우려가 공존하게 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 분야 1,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도입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약 7.8%의 기업이 AI를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도입 분야로는 창·제작 환경이 합계 72.6%로 가장 높은 응답 비율을 보였다. 콘텐츠기업은 창·제작 외에 업무 환경과 플랫폼 환경 등에도 AI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AI 도입에 따른 고용 환경에 대한 우려도 현실로 다가왔다. 한 리서치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AI가 고용 환경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62%를 차지했고, 그 중 AI 도입에 대한 고용 영향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32%로 나타나 긍정적이라는 응답(13%)보다 약 2.5배 높게 나타났다. 148일 간의 긴 파업 끝에 합의에 이른 미국 작가조합의 파업에서도 ‘AI 도입에 따른 작가 권리 보호 문제’는 주요 쟁점 사항 중 하나였다.

2. 플랫폼 부문 : 플랫폼의 진화와 시장 확대

OTT 플랫폼은 팬데믹과 함께 크게 성장하며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지금도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플랫폼사들이 성장하는 동안 국내 OTT 플랫폼의 영업 손실은 작년 한 해에만 2,959억 원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국내 OTT 플랫폼사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축소되고 있으며, 경쟁력이 악화되며 적자 폭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 OTT들은 평균 요금을 약 25% 인상하는 등 수익구조 개편에 들어갔다. OTT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변화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도 있다. 작년에 출시된 ‘스팀 덱’은 올 한해 300만 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PC 게임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의 등장은 UMPC 제작 판매 확대와 함께 모바일 게임에 내줬던 게임 시장 주도권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에서 소개한 ‘플랫폼 진화’ 예시

출처: valve corporation

이미 국내에선 대표적인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웹툰 플랫폼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미국에서 웹툰 이용 앱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웹툰 작품뿐 아니라 웹툰 서비스 플랫폼, 창작자 및 제작사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3. IP 부문 : 원천 IP의 생명력

올 한 해에도 원천 IP가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며 생명력을 얻고 있다. 특히 웹툰의 경우 드라마로 제작되어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 <2023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의 2차 저작권 매출 중 드라마 비중은 약 40%로,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분야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재도 웹툰 원작의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활발히 제작되고 있으며, 그간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천 IP가 활용되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서 팝업스토어 성공 사례도 늘고 있다. 네이버 웹툰 팝업스토어 ‘툰 페스티벌(2차)’의 방문객은 6만 3,000명을 넘은 것으로 기록되었고, 걸그룹 뉴진스의 팝업스토어도 서울,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 누적 방문객 수가 1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팝업스토어를 통한 캐릭터와 아이돌의 다양한 굿즈 판매액도 크게 증가하면서 원천IP를 활용한 수익모델로서 자리잡고 있다.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에서 소개한 ‘네이버웹툰 팝업스토어’

출처: 연합뉴스_더현대서울

출처: 디지털데일리

4. 이용 부문 : 숏폼을 매개로 변주하는 콘텐츠

<2023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엔데믹에 따른 외부 활동 증가와 OTT, 웹툰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전체 게임 이용률은 다소 감소한 반면 콘솔 게임 이용률은 소폭(전년 대비 약 1.8%p) 증가했다. 또한 11월 기준 스팀에 등록된 인디 게임 수는 약 6만 400여 개로 집계되어 기존 장르 게임에 지친 이용자들의 다양해진 취향을 읽을 수 있다.

이용자들의 다양해진 취향을 반영하는 사례는 캐릭터 장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리오의 서브 캐릭터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은 작년 1.1%에 비해올해 6.1%로 선호도가 대폭 증가하여 메인 캐릭터인 ‘헬로키티’의 선호 비율인 3.2%를 크게 넘어서는 결과를 보였다. ‘뽀로로’의 서브 캐릭터인 루피, 크롱의 선호도도 작년 1.3%에서 올해 4.9%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애니메이션 열풍으로 코로나 이후 어려웠던 극장가가 다소 활기를 띠었다. <2023 애니메이션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극장 애니메이션 평균 관람 횟수가 전년 대비 약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에서 애니메이션 소비가 고르게 증가했고 전체적으로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의 취향 변화는 음악을 즐기는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숏폼의 인기와 함께 다양한 챌린지의 배경음악은 음원 스트리밍 차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 뮤지션 이마세의 ‘나이트댄서’ 틱톡 누적 조회 수는 12억 회를 기록했고, ‘띵띵땅땅’으로 유명한 베트남 가수 호앙 투이 린의 ‘씨 팅’도 인기를 얻으며 틱톡에 등록된 챌린지 동영상 수만 370만 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숏폼 기반의 챌린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창작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음악을 이용하는 방식도 소비와 창작이 병행되는 형태로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5 정책·제도 부문 : 2023년 콘텐츠산업 주요 정책 변화

지난 9월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되었다. 이로 인해 만화의 정의에 ‘웹툰’이 추가되었고,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는 만화 사업자에 재정 지원을 우대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되었다. 만화 실태조사 등의 법적 근거도 마련되었다. 2월에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 정보 표시가 의무화되었고,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4월에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소속 연예인에게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정산 내역을 제공하는 의무가 부여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다. 7월에는 영상 콘텐츠 세액 공제 확대 발표가 있었다. 내년 1월부터는 대기업 5%, 중견기업 10%, 중소기업 15%로 공제율이 상향될 것으로 보이며, 연내에 추가 공제율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에서는 올해 콘텐츠산업의 주요 성과와 이슈를 데이터로 분석하여 결산하였다. 올 한해 역시 콘텐츠산업은 변화하고 확장했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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