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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시대, 新지역발전정책의 의미와 과제
  • 저자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 등록일 2013-12-17

창조의 시대, 新지역발전정책의 의미와 과제



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21세기 최대 화두는 단연 ‘창조’이다. 1990년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창조사회의 도래를 예견한 이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케이브스의 창조산업, 코이의 창조경제, 플로리다의 창조적 계층, 랜드리의 창조도시 등 다양한 개념이 새로운 도시 및 지역 발전전략으로 등장하였고, 각국은 정책적 차원에서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는 지금 산업사회에서 창조경제의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창조성의 구현은 개인, 조직과 기업, 도시와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혹자는 창조성에 기반을 둔 이러한 혁명을 제3의 물결로 일컬어지는 정보화혁명에 이은 제4의 물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 2월 출범한 우리 정부도 창조성이 미래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으로 경제시스템 전반에 창의와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 구현을 국정 핵심과제로 채택하였다. 6월에는 이러한 신성장전략을 기반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창출, 글로벌 리더십 강화, 창의적 사회구현을 달성함으로써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담아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하였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러시아 G20 정상회의 연설 등을 통해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경제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 강조해 왔다.


이제 창조적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세계무대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창조성이라는 소프트파워는 국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이는 곧 지역발전의 성공여부도 창의성과 상상력 등 소프트한 것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화 진전에 따라 국경을 초월한 무한경쟁 시대에는 지역의 발전이 곧 국가경쟁력 강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역은 국민 삶의 질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다양한 측면에서 창조성이 실천되는 장소이다. 창조적 역량을 통한 지역발전으로 정책적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이 때, 우리도 세계적 흐름에 대응해 지역발전정책을 새롭게 모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 7월 18일 정부는 “국민에게 행복을, 지역에 희망을”이라는 비전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지역희망(HOPE)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하드웨어적 인프라 확충을 위주로 한 그동안의 지역발전정책이 오랜 시간과 많은 재원을 들였음에도 지역과 주민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했다는 반성을 전제로 하여 보다 더 발전적인 지역발전정책을 위한 프로젝트가 구성된 것이다. 지자체 간 자율적 합의를 통해 지역행복생활권을 설정하고, 상호협력을 통해 6대 분야 17대 과제를 중점 추진함으로써 꿈이 있고 살고 싶은, 즉 국민행복과 지역희망을 체감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다.


특히 신정부 지역발전정책에서는 산업과 일자리, 교육과 인재, 문화와 생태, 복지와 의료 등 국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지역의 창조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책들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역사와 문화 등 스토리가 가미된 차별화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노후 산업단지를 융·복합 집적지로 리모델링하고, 폐 산업 시설을 문화적으로 재활용하며, 전통농업유산을 자원화한다. 이밖에 로컬푸드 활성화 및 농축산업의 6차산업화를 도모하고, 특성화고·마이스터교 지원 및 산업기술명장대학원을 설치하며, 문화도시·마을 공동체를 육성하거나 관광두레 등 지역 간 협업 관광을 활성화한다. 앞으로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를 전국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창조적 지역발전이란 지역의 창조적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타 지역에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것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지역희망을 견인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초석이 될 것이다. 창조적 역량

강화의 재료인 지역자원(역사, 문화와 예술, 경관과 디자인, 자연환경과 생태, 어메니티, 관광·레저 등)은 그 자체로서 가

치를 지닌다. 다만, 여기에 창의적 인재와 리더, 지역주민의 상상력, 아이디어, 지식, 감성 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사회분

위기, 그리고 이것을 구현시키는 제도적 뒷받침이 더해질 때 창조경제를 이끄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고려해야할 것이 있는데, 첫째, 지역발전의 핵심 인프라가 될 창조성 발현을 위해서는 그것의 기초가 될 그들만의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원에 창의성과 상상력을 부여함으로써 지역발전의 초석이 되게 할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 분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연구기관, 예술가, 과학자, 기술자 등의 창조적 활동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지역주민의 창조적 활동도 촉진시켜야만 한다. 셋째, 창조적 역량 강화에 있어서 여전히 지자체 차원의 인식과 체계적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지역 스스로 전략을 만들고 시책을 찾아내도록 해야 한다. 창조적 지역발전은 중앙주도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넷째, 다양한 창의 및 혁신주체들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상호교류와 경험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조적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의 창조성 강화시책에 대한 균형 잡힌 재정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창조성에 기반한 지역발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지역이 주도해야 한다.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지 국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지역발전정책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리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도 스스로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지역은 경쟁력 있는 잠재자원을 찾아내고 이 자원을 취사선택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또한, 우리 지역에 이웃이 필요한 자원이 있다면 나눠 쓰고, 이웃 지역에 우리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함께 쓰는 분위기를 형성해야만 할 것이다. 정책 관계자들도 새로운 지역발전정책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선진사례들로부터 시사점을 찾아내어 확산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서든 꿈을 이루며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일,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꿈이 있고 살고 싶은 지역창조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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