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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시대 행복의 조건: SNS이용과 주관적 행복감을 중심으로
  • 저자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등록일 2013-12-05


④ 융합시대 행복의 조건: SNS이용과 주관적 행복감을 중심으로




|정 의 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는 스마트폰의 잠재성을 강조하며 ‘증강인류 (Augmented Humanity)’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는 스마트폰이 기존의 인류가 가질 수 없던 무한한 콘텐츠와 관계의 확장을 가능케 하여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역량을 소유한 새로운 인류의 탄생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증강인류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 더 이상 시간과 공간은 관계의 확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TV로만 바라보던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더 이상 먼 곳에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니다. SNS(Social Network Services)는 바야흐로 모든 존재를 가까운(close) 것으로 그리고 익숙한 것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증강인류는 과연 행복한가? 구체적으로 SNS의 사용은 그 관계의 증강가능성 만큼이나 사용자에게 어떠한 만족감을 안겨 주고 있는가? 이 질문과 관련해, 먼저 융합사회(convergent society)의 풍경 속에서 행복을 위한 매개체를 나열해 보고, 이들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그 해답에 접근해 보기로 한다1).


융합적 사회관계에서 행복의 매개 요인 : 자기노출과 사회자본


융합시대는 다른 분야와 영역간의 장벽이 무너지고 사회적 관계에서도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SNS는 이러한 융합시대의 최첨병 도구로써 융합적 사회관계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폴리타이(Poly ties), 프록시(Proxy), e-퍼서낼러티 등으로 요약된다.


폴리타이는 SNS에서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기존의 강한 유대(strong tie)와 약한 유대(weak tie)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프록시는 ‘6단계 법칙’(six degrees of seperation)으로 대표되듯 SNS를 통해 사람들간의 심리적/사회적 거리가 가까워져, 근접성(closeness)의 속성을 통해 이용자가 가까운 사람들의 권위와 감정에 영향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e-퍼서낼러티는 사람간의 교류 방식이 논리와 담론의 시대를 벗어나 말걸기(phatic communication)를 통해 비교적 가벼운 친교적 관계로 변화함에 따라 나타나는 온라인 속의 개인의 정체성이나 성격적 특성을 말한다.


SNS는 융합적 사회관계의 현상들을 가속화시키고 있는데, 폴리타이, 프록시, e-퍼서낼러티 등의 현상들을 통해 이용자들이 보다 개방적이고 친화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고 변화된 자아개념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SNS 이용자들이 새로운 매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만족감, 곧 주관적 행복감(subjective well-being)을 매개하는 중요한 요인들이 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자기노출(selfdisclosure), 성격(personality), 그리고 자아명료성(self-clarity)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주관적 행복감은 개인이 자신의 삶의 전반이나 특정한 시기에 대해 주관적인 만족감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이러한 행복감에 대해 그동안 가장 크게 연관이 있다고 밝혀진 것은 사람들간의 사회적 연결망, 곧 사회적 자본이다. 부르디외(Bourdieu)2)에 의하면, 사회적 자본은 ‘상호간 아는 사람들의 다소 제도화된 관계의 지속적인 네트워크의 소유와 연결된 실제적 혹은 잠재적 자원의 총합’을 의미하는데, 많은 연구들은 이러한 사회적 지지망이 자살률을 낮추고 삶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는 주요한 요소로 보고하고 있다. 한편, 푸트남(Putnam)3)은 사회자본을 결합적(bonding)인 것과 연결적(bridging)인 것으로 구분하였는데, 일반적인 관계를 통해 얻어지는 혜택을 의미하는 연결적 사회자본에 비해, 결합적 사회자본은 감정적 지지와 신체적, 경제적 도움 등의 혜택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SNS는 사회적 연결망을 증대시켜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고 결과적으로 개인의 행복감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자기노출은 SNS와 행복을 논하는데 있어 뺄 수 없는 연관 요인이다. 자신의 개인적 정보와 감정 등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자기노출은 SNS 상에서 사회자본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행복감을 높여준다고 보고되고 있다. 한편, 성격에 대한 요소는 외향성(extraversion)과 개방성(openness)등의 성향이 자기노출에 적극적이어서 사회적 자본을 통해 행복감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기명료성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자아개념)이 명백하게 정의된 정도를 말하는데, 자아명료성은 정체성(identity)과 중첩되고, 자존감과 친화성 등와 연계되어 주관적 행복감의 선행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자신에 대해 일관된 시각을 가진 사람은 보다 적극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며 자존감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행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의 이중 경로 : 온라인 연결성과 오프라인 친밀성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사회적 행위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가지지 못한 필요와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혹은 온라인 속에서 소유한 지위에 맞춰 행동함으로써 오프라인과 다른 행동방식을 가질 수 있다. 윌리엄(Williams)은 그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사회자본의 측정 방식을 달리 하는 척도(ICIS)를 제시하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주관적 행복감을 구분하여 사회적 자본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온라인 행복감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연결적 사회자본인 반면, 오프라인 행복감에는 결합적 사회자본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해, 온라인 행복감에는 결합적 사회자본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오프라인 행복감에는 연결적 사회자본이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온라인에서는 주로 실제적인 혜택이나 유용한 정보를 위해 목적적으로 맺어지는 관계들이 많은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여전히 정서적 지원이나 신체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가까운 관계들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SNS 사용은 온라인의 연결적 사회자본을 높이는데 성격적인 변수로써의 온라인 친화성/외향성을 토대로 이용자의 자기노출을 높이고, 이를 매개로 증가된 연결적 사회자본은 궁극적으로 온라인 행복감을 증대시키게 된다. 한편, 오프라인 자기노출과 사회적 자본은 SNS 이용으로는 증대되지는 않으며, 오히려 신문이나 라디오 등의 전통적인 매체가 오프라인에서의 자기노출과 사회적 자본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요컨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요인들은 각각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다. 온라인의 자기노출이 오프라인 행복감에 미치는 것을 제외하고, 온라인 주관적 행복감과 사회적 자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은 모두 온라인 변인들이다. 이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이중적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을 가능성을 의미하는데, 행복감을 추구하는 것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