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역균형발전시대, 창조도시와 클러스터 전략
  • 저자고정민(한국창조산업연구소장)
  • 등록일 2013-12-05

④ 지역균형발전시대, 창조도시와 클러스터 전략


|고 정 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장)|


창조경제시대와 지역균형발전


새 정부에서 창조경제가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경제철학과 지향점을 창조경제에 두고 있는 것이다. 창조경제시대는 창조성과 상상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 정의되는가 하면, 과거 논의됐던 지식경제를 뛰어넘어 경제주체의 창조·창의성이 극대화되어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시대로 해석되기도 한다. 어떠한 정의든 간에 핵심 키워드는 창의성, 창조성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창의성, 창조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창의성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새로운 착상이나 의견을 생각해내는 능력인데, 짧게 말하면 ‘새로운’혹은 ‘혁신적인’ 이라는 의미이다. 창의성 연구에 불을 지핀 1950년대 미국심리학회 회장 길포드(Guilford)는 창의력을 예술적 창의력과 과학적 창의력 등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예술의 맥락에서 요구되는 창의성의 핵심은 주로 확산적 사고이고 과학은 수렴적 사고라 말하고 있다. 확산적 사고는 폭넓은 생각의 범위를 만들어내고, 수렴적 사고는 가능한 해법 중 가장 유용하고도 적절한 것을 가려내는데 사용된다. 이는 창조경제의 실현에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두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창조경제는 경제와 사회 전체에 해당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즉, 창조경제는 개인의 창의성부터 시작하여 기업, 정부, 도시, 산업 등 모든 분야와 연관되어 엮어져 있다. 창조경제는 과학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여 과학적 성과를 나타나게 하는 과학기술, 산업차원에서 창조적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과 유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산업, 지역적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창조적 인재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는 창조도시, 창조적인 행정을 통해 창조사회를 국가적으로 건설하는 창조정부, 최종 제품생산의 주체로서 창조경영을 통해 창조사회를 실현하는 창조기업, 창조경제시대의 각각의 구성요소에 필요한 인력으로서의 창조계급 등의 다양한 생태계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구성단위가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기능화 되었을 때 창조경제와 창조사회가 실현된다. 즉, 창조경제 생태계의 구성요소가 갖추어지고 이들 간에 유기적인 순환관계가 이루어지면 창조경제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지역경제에서도 창조경제 생태계가 그대로 적용된다. 창조경제는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균형적 발전으로 지역에서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창조적 성장동력이 탄생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창조경제 생태계의 견인차는 바로 창조도시와 창조산업 클러스터라 할 수 있다. 창조경제시대에 창조도시와 창조경제는 모두 지역 경제발전을 활성화시키는데 촉매 역할을 하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창조도시와 창조산업 클러스터는 구현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클러스터는 기업을 우선시하는 관점이다. 즉, 한 지역에 기업이 모여야만 취업을 위해 인력이 이 지역에 모인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창조도시는 도시가 창조적인 문화를 가지고 창조계급이 운집하면 이러한 창조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이 모인다는 개념으로서 클러스터와는 시각이 다르다. 창조도시는 창조계급이 많은 곳에 이러한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이 집적된다는 도시공간의 사회자본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편, 창조산업 클러스터는 창조산업이 집적화되어 시너지를 발휘하고 구성요소 간 네트워킹이 활성화되면 일자리가 창출되어 인력이 모이고 도시가 발전한다는 산업클러스터 이론에 배경을 두고 있는 것이다.


창조지구에서 창조도시로의 확대


창조도시는 창의성을 가진 창조인력이 많고 이들의 생각이 창조적인 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갖춘 도시를 말한다. 창조도시는 창의적인 인력이 많아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 기업이 집적한다는 사회자본이론에 기반한 것으로 창조경제시대의 지역적 창조 인프라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지역경제학자 플로리다(Florida)는 창조경제시대의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요인을 ‘창조적 인력’으로 보고 있으며, 창조계급(creative class)이라는 새로운 사회계층을 제창하고 있다. 창조계급은 새로운 가치관, 업무 스타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창의성의 공급자로서 기술자, 예술가, 크리에이터, 매니저, 전문가 등을 포함하고 있다. 창조도시의 주창자 중의 한 사람인 영국의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는 창조도시를 ‘독자적인 예술문화를 육성하고 지속적·내생적인 발전을 통하여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도시, 인간이 자유롭게 창조적 활동을 함으로써 문화와 산업의 창조성이 풍부하며 혁신적이고 유연한 도시경제 시스템을 갖춘 도시’라고 정의하고 있다.

※ 유네스코 홈페이지(http://portal.unesco.org)에서 참조

한편 유네스코는 문화 관련 산업을 진흥하고 국내와 세계시장에서의 문화적 생산물의 공급을 활발하게 하는 동시에 고용을 촉진하며 창조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하고자 문화예술에 관한 세계 수준에서의 경험이나 지식, 전문기술을 가진 특색이 있는 도시에 창의도시(The Creative Cities Network) 칭호를 부여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창의도시는 문학, 영화, 음악, 공예와 미술, 디자인, 먹거리 문화 등 여섯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2013년 2월 현재 창의도시로 인정받은 곳은 34개 도시다.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가입하게 되면 도시 브랜드를 높일 수 있고 관광객을 끌어 모아 경제효과를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많은 도시들이 가입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인력이 선호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즉, 개인차원의 창조성을 증진시키는 작업에서 출발하여 조직과 공간 및 도시 전체로 파급시킬 수 있는 창조환경(creative milieu)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창의인력의 창조자산과 실험정신이 지역 전체로 퍼지는 확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역내의 풍부한 창의인력 유입이 기업을 유치하는데 기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이 뉴욕지점을 첼시로 이전한 이유는 첼시의 창의적 인력(creative class)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창조도시보다 좀 더 좁은 지역단위를 창조지구라 한다. 창조지구는 창의적인 인력이 모이고 개방적이며 실험적인 문화를 가진 오프라인과 온라인상의 지역을 말한다. 도시 내에 창조지구가 많아야 창조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고, 창조지구가 많아야만 산업의 가치사슬 상 연구개발이나 기획부문에 해당되는 많은 인력과 기업들이 모일 수 있는 것이다. 창조지구의 예를 들면, 음악의 경우 한국의 홍대앞, 일본의 시부야, 미국의 할렘, 공연의 경우 한국의 대학로, 미국의 오프와 오프오프브로드웨이를 들 수 있고, 시각예술은 한국의 인사동과 삼청동, 미국의 윌리엄스버그, 중국의 다산쯔 지역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연구개발의 경우 대전의 대덕지구, 미국의 리서치트라이앵글을, 사이버공간의 경우 사이버 문학과 웹툰을 사례로 들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도시 내에 창조지구를 만들고 이들의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조건을 조성해 준다면 창조적 인력이 이곳에 모이고, 창조적 활동이 활발해져 이곳은 창조도시가 될 것이다. 또한 이곳에서 나온 결과물들이 산업화하여 산업클러스터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