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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통계자료] 치솟는 월세에 동포들의 거주 상황까지 큰 타격
  • 분야 일반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게재일2024-06-19 00:00
  • 조회38
  • 수집일해당 지원사업은 2024-06-19 06:00 에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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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부동산 가격이 살인적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튀르키예 데이터 분석 기관(REIDIN)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주택가격지수를 100을 놓고 산정했을 때 2024년 3월 전국 주택가격지수가 무려 1,230에 달했다. 특히 전국 81개 주 가운데 수도 앙카라 주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앙카라 지역 새 주택의 경우 1,501에 이르렀고 새집이 아닌 주택도 1,287로 2017년 이후 부동산 가격이 무려 12배에서 15배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튀르키예 주요 3대 도시 주택가격지수 - 출처: 튀르키예 중앙은행
< 2023년 튀르키예 주요 3대 도시 주택가격지수 - 출처: 튀르키예 중앙은행 >

주택가격지수는 주택 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특정 기간 동안 주택의 가격 변동을 추적하고 주택 시장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주택 가격에 월세 가격도 동반 급상승하고 있다. 전국 81개 주 가운데 가장 높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보인 앙카라 주의 월세 상황은 주 단위로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지난 2020년 3월 시작된 코로나19로 전 세계 주택 가격이 상승 추세지만 튀르키예의 상황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앙카라 지역에 위치한 대학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앙카라 지역에 위치한 대학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금의 초인플레이션 상황에 부동산 가격까지 초고가로 치솟고 있어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이나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발표한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집값의 증가 추이를 보면 2021년 중반까지만 해도 최저임금이 집값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지만, 2023년 10월 집값은 5년 전보다 11배 오른 1149에 달했고 최저임금은 7배 오른 711에 그쳤다. 최저임금 상승폭에 집값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 된 것이다. 튀르키예는 1월과 7월 일 년에 두 번 최저 임금을 올리는데 2024년 상반기 최저임금은 2만 리라(2024년 5월 현재, 약 85만 원)다. 튀르키예 다수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두 사람이 맞벌이를 해야 한 달 생계를 유지할 수가 있다는 얘기다.

통신원은 이렇게까지 집값이 치솟고 있는 요인을 알아보고자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앙카라를 찾아가 봤다. 앙카라에 도착해 가장 먼저 유심히 살펴보게 된 광경은 예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빈 건물 위에 걸어놓은 월세나 매매 현수막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취재 허가를 받고 방문했던 부동산 중개 사무소에 올라온 월세 및 매매 매물의 가격도 실제와 달라 앙카라 지역 상황이 더 궁금해졌다. 불가 한두 해 만에 갑자기 달라진 광경을 눈앞에 목도하면서 낯선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게다가 통신원이 방문했던 다수의 부동산 중개 사무소에서는 월세 매물은 하나도 남은 곳이 없다면서 인터뷰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

족히 서른 곳 이상의 인터넷 부동산과 오프라인 업체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모두 다 같았다. 목돈을 들여야 구입할 수 있는 매매만 있을 뿐 월세 매물은 없다는 거다. 통신원은 멈추지 않고 날마다 치솟고 있는 집값 상승에 대한 지금의 상황을 현장에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부동산 전문가와 현지 시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리고 앙카라 국립대학교 기숙사를 나와 월세를 구하고 있는 우리 동포 대학생을 찾아가 지금의 상황도 자세히 들어봤다.

오메르, 앙카라 지역에서 17년째 식당 운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오메르, 앙카라 지역에서 17년째 식당 운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튀르키예 집값이 살인적으로 올랐다고 하던데요. 현재 자신의 월세가 예년과 비교해 얼마나 오른 상태인가요?(2024년 5월 네이버 환율: 1리라- 약 42원)
17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 2년 만에 8,000리라(약 34만 원)에서 2만 4,000리라(약 102만 원)로 상가 월세가 올랐어요. 코로나19 기간에는 월세 가격이 3,000∼4,000리라 사이였는데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물가가 오른 건 처음 겪는 일입니다. 월세에 식재료비까지 천정부지로 계속 오르고 있어서 식당 메뉴 가격을 계속 올려보는데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집값이 이렇게 오른 상황에서 어떻게 버티고 있나요? 향후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
지금까지 온갖 방법으로 힘들게 버텨온 내 일터인데 여기서 또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직장을 옮긴다고 한들 벌 수 있는 수입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만약에 수입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게 되면 가격이 더 낮은 월셋집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그다음엔 다른 지출들은 아예 갚지도 못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끼니도 굶고 더 어렵게 살아가게 될 거라 이젠 뭔가를 다시 도전할 힘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에미르, 앙카라 하제테페 의대 - 출처: 통신원 촬영
< 에미르, 앙카라 하제테페 의대 - 출처: 통신원 촬영 >

집값이 살인적으로 올랐다고 하던데요. 집값 폭등을 얼마나 많이 체감하고 있나요? 예년과 비교해 얼마나 오른 상태인가요?
물가가 안 오른 게 없을 정도로 다 올랐습니다. 그중에 월세가 특별히 아주 많이 올랐습니다. 3년 전 1,100리라(약 4만 6,000원) 방을 구해 살았는데 지금은 같은 집 월세가 7,500리라(약 32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다섯 배, 여섯 배가 올랐어요. 앞으로는 또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 아주 큽니다. 이제 올해부터 병원 인턴 월급을 받기 시작한 건데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집값이 매일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지?
월세를 부담하면서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인턴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가족들에게 재정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요. 지금은 단지 이를 악물고 네 다섯 달만 버티자는 생각만 하면서 정말 애를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만약 그래도 버티기가 더 힘들어지면 월세를 반씩 부담할 수 있는 룸메이트 친구를 구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동규, 앙카라 대학교 치과대학교 - 출처: 통신원 촬영
< 임동규, 앙카라 대학교 치과대학교 - 출처: 통신원 촬영 >

대학교 기숙사도 있을 텐데 따로 월세를 알아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연히 대학교 기숙사가 부담이 적습니다. 그런데 제가 공부하는 국립대학교 기숙사는 자국 학생을 먼저 받기 때문에 저 같은 외국인 학생들까지는 순서가 오질 않습니다. 처음에는 사립 기숙사에서 두 학기를 지냈는데요. 올해 사립 기숙사 가격이 2.5배 이상 오른 데다 다음 학기에는 더 오른다고 해서 이렇게 월세를 구하게 됐습니다. 다음 학기부터는 높은 월세를 함께 부담할 수 있는 친구들을 구해 방을 셰어하며 지낼 생각입니다.

현재 기숙사 가격이 얼마인지 예전과 비교해서 말씀해 주세요.
2023년에만 해도 1인실이 1만 2,000리라였는데요. 올해는 2만 4,000리라까지 올랐고 2인실은 1만리라에서 2만리라로 올랐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4인실도 1인 가격이 7,500리라에서 1만 6,000리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가격마저도 다음 학기엔 더 오른다고 해서 월세를 함께 나눠 부담할 수 있는 친구를 구해 함께 지낼 계획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기숙사 난방이나 온수도 제한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식재료까지 재탕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어서 생활의 질이 많이 낮았거든요. 오히려 마음에 맞는 친구와 함께 방을 셰어한다면 많이 아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기 시작은 9월인데 벌써 월세를 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말 월세 가격이 매일 올라가고 있는 거 같아요. 학교와 가깝고 깨끗한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 연락을 하면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월세가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세 가격도 부담되지만 부동산에 올라오는 매물 자체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높은 월세 부담에 학교 기숙사 순서를 기다리는 자국민 학생들도 많아서 학교 기숙사에도 들어갈 수가 없고요. 9월까지 기다렸다가는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학기 중에라도 마음에 드는 월세가 나오면 바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사립 대학교의 경우 월 3만리라(약 130만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칸 악찬, 앙카라 지역 부동산 협회 이사회의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하칸 악찬, 앙카라 지역 부동산 협회 이사회의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튀르키예 집값이 가장 많이 폭등한 곳이 앙카라 주인데요. 특별히 앙카라 지역의 주택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무엇이며 지금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요?
앙카라 지역 월세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7%가 올랐습니다. 최근 5년간 이 지역 월세 가격 상승률은 2018년부터 892%까지 올랐습니다. 이렇게 급격하게 앙카라 주의 부동산 가격이 전국 81주 가운데 특별히 많이 치솟고 있는 이유는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와 건축 자재 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신축 아파트 건설 경기가 둔화된데다 지난해 튀르키예 남동부 11개 주에서 발생한 대지진 여파가 매우 큽니다.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전국 주요 도시로 뿔뿔이 흩어졌는데요. 앙카라와 함께 튀르키예 주요 3대 도시인 이스탄불과 이즈미르 지역은 활발한 지진대입니다. 2023년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아직까지 지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남동부 지역 수백만 명의 이재민들이 앙카라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9년 규모 7.4 이스탄불 대지진 때는 1만 7,480명이 사망했고, 2020년 규모 7.0 이즈미르 대지진으로는 117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습니다.

통신원은 가히 살인적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지금의 튀르키예 집값 상승에 대해 취재하면서 지금의 문제가 비단 현지인들만 아니라 우리 동포들에게까지 그 여파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현지 통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으로 높아진 건축 자재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외화 보유액을 대폭 늘리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외국인들의 거주 비자법을 강화했다. 외국인들의 거주 자격을 20만 불 이상의 주택 소유자들에게만 허가해 주면서 외화 주택 구매를 의무화한 것이다.

문제는 기존까지 주택을 일 년씩 렌트를 연장하면서 살아온 동포들이 갑작스러운 비자 정책 변경으로 20만 불 이상의 주택을 구매하지 못해 심지어는 튀르키예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가운데는 한국문화 발전에 이바지해 온 한국어 교육자들이나 문화 예술가들도 많이 있어 앞으로의 상황이 더 우려되는 시점이다. 멈출 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는 부동산 시세에 현지인들은 물론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삶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튀르키예가 직면하고 있는 살인적인 집값 문제가 점차적으로 회복되고 현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의 거주 환경도 하루속히 안정화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 통신원 촬영
  • -《DUNYA》 (2023. 9. 22). Konut kiralari 5 yilda10 kat artti: Ankara zirvede arayi acti, https://www.dunya.com/sektorler/emlak/konut-kiralari-5-yilda-10-kat-artti-ankara-zirvede-arayi-acti-haberi-705672
  • -《REIDIN》 (2024. 4. 18). TURKIYE SATILIK VEKIRALIK KONUT FIYAT DEGISIMLERI, https://reidin.com/tr/reidin-emlak-endeks-2024-mart-ayi-sonuclari/
  • - 튀르키예 중앙은행 2024년 3월 주택가격지수, https://www.tcmb.gov.tr/wps/wcm/connect/tr/tcmb+tr/main+menu/istatistikler/reel+sektor+istatistikleri/konut+fiyat+endeksi/

통신원 정보

  • •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튀르키예/이스탄불 통신원]
  • •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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