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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인터뷰] 헝가리 한류의 선두주자, 테레즈 빈체(Teréz Vincé) 교수와의 만남
  • 분야 일반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게재일2024-03-07 00:00
  • 조회65
  • 수집일해당 지원사업은 2024-03-07 06:00 에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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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헝가리에서 한류의 인기는 엔터테인먼트산업에 그치지 않는다. 음식, 패션, 뷰티를 비롯한 소비재산업에서부터 한국학(Korean Studies)을 필두로 공공 교육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넘나들며 헝가리 한류만의 독특한 문화 지형도를 보이고 있다. 헝가리에서 한국문화가 대중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헝가리 국영방송사 MTV(Magyar Televízió)에서 < 대장금 > 을 방영하면서부터다.

당시 < 대장금 > 은 헝가리에서 51.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류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넷플릭스,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를 필두로 OTT 시대가 열려 한국 드라마, 영화로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그 인기에 박차를 가했다. 헝가리 한류의 역사와 그 위상을 알아보기 위해 부다페스트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Budapest Eötvös Loránd University) 영화과 교수 테레즈 빈체(Teréz Vincé)를 만났다.

부다페스트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BudapestEötvös Loránd University) 영화과 교수 테레즈 빈체(Teréz Vincé) - 출처: 통신원 촬영
< 부다페스트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BudapestEötvös Loránd University) 영화과 교수 테레즈 빈체(Teréz Vincé)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영화, 드라마와 관련해 헝가리에서 대학 강의, 학술 활동, 출판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관련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2002년부터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에서 영화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영화를 전문으로 가르치는데 특히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 영화와 관련한 여러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1999년부터 영화 비평 잡지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의 필진이자 편집자로 있습니다. 편집장으로 역임할 당시 한국 영화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이슈들이 3권 발행됐습니다. 이슈별로 헝가리 필진 5명 이상이 한국 영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비평을 실었습니다. 헝가리 영화학자의 시각에서 한국 영화를 분석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활동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기도 합니다. 2017년부터 부다페스트 세종학당을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기본적으로 언어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실력이 될 때까지 꾸준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메트로폴리스'에 발행된 한국 영화 이슈들 - 출처: 'Metropolis'
< '메트로폴리스'에 발행된 한국 영화 이슈들 - 출처: 'Metropolis' >

헝가리 대중들에게 한국 영화는 어떤 경로로 소개됐나요?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90년대부터 헝가리에도 다국적 영화들이 소개되기 시작했어요. 헝가리에서 가장 큰 국제영화제 중 하나가 타이타닉국제영화제(Titanic International FilmFestival, TIFF)입니다. 2000년 타이타닉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한국 영화가 소개됐습니다. 이때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듬해인 2001년 제9회 타이타닉국제영화제에 '뉴 코리안 시네마(New Korean Cinema)' 부문이 생기고 4개의 한국 영화가 소개됐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 섬 > 과 < 수취인 불명 > , 류승완 감독의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 장선우 감독의 < 거짓말 > 이 상영됐습니다. 2007년 다시 한국 영화에 집중하며 '코리안 페닌슐라(Korean Peninsula)' 부문에서 6개의 한국 영화를 상영합니다. 타이타닉국제영화제가 한국 영화를 헝가리에 소개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입니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한국 영화를 소개했죠. 불행히도 코로나19 이후로는 지금까지 영화제가 개최되고 있지 않습니다.

종합하자면 헝가리 안에서 한국 영화의 소개는 2000년 타이타닉국제영화제를 기점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헝가리가 유럽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지리적으로 체코, 독일, 이탈리아 등지와 매우 가까워 영화에 관심이 있는 헝가리인이라면 어렵지 않게 국제적으로 유명한 영화제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베를린영화제, 칸영화제, 카를로비바리영화제 등을 통해 한국 영화를 접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십 년이 지난 2000년 초반부터 헝가리 대중들은 국내외 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고 보는 것이 유효합니다.

헝가리 극장에서 처음 상영된 한국 영화는 무엇인가요?
김기덕 감독의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 입니다. 타이타닉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되면서 2000년대 초 한국 영화가 헝가리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죠. 마침 2002년 체코 카를로비바리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회고전을 했습니다. 이때 영화제에서의 반응을 보고 헝가리 배급사인 부다페스트필름사가 김기덕 감독의 < 봄, 여름, 가을, 겨울 > 의 판권을 구매해 헝가리 극장에서 처음으로 한국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헝가리 내 학술적인 논의를 통한 담론 형성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학술적 흐름을 말씀해 주시죠.
물론입니다. 담론의 형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헝가리 대중이 한국 영화를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술적인 측면에서는 2012년 페치대학교(University of Pécs)에서 한국 영화를 주제로 첫 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때 한국의 영화 학자들을 초청했습니다. 그중 한 분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김소영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참가하면서 한국과 헝가리 양국 간 학술적 네트워크가 형성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한국 영화 연구에 매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한국 영화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 2014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6개월간 방문 학자로 서울에 머물렀습니다. 이때 한국의 홍상수, 이창동, 이윤기를 비롯한 영화감독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연구했죠.

현재 헝가리에서 한국 영화의 극장 배급 현황은 어떤가요?
헝가리 대표 영화 배급사인 모지넷(Mozinet)이 유명한 한국 감독들의 작품을 헝가리에 배급하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 기생충 > , 박찬욱 감독의 < 헤어질 결심 > 이 헝가리 전역에서 상영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셀린 송 감독의 < 전생 > 을 상영했습니다.

헝가리 한국영화제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나요?
헝가리 한국영화제는 헝가리 대중들이 다양한 한국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현지 배급사를 통해 유통되는 한국 영화는 유명한 작품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지 극장 배급만으로는 헝가리 대중들이 다양한 한국 영화를 만나볼 수 없습니다. 한국영화제는 헝가리 관람객들에게 한국 영화의 다양성에 대해 알리며 한국문화를 홍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를 헝가리에 알리는 데 있어 배급사 모지넷과 더불어 한국영화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헝가리 내 한국 영상 콘텐츠의 인기 추세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최근 헝가리 영화 배급사들이 한국의 아트하우스 영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앞으로 좀 더 다양한 한국 영화가 헝가리에 소개될 것을 기대해 봅니다. OTT 서비스를 통해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보급되는 한 헝가리 내 한국 영상 콘텐츠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홈페이지, https://metropolis.org.hu/szamaink
  • - 타이타닉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s://festagent.com/en/festivals/titanic_fest
  • -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s://www.kviff.com/en/homepage

통신원 정보

  • •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 •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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