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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인터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한국을 소개하는 입양인 작가 로흐 미현 크로셋(Laure Mihyun Croset)
  • 분야 일반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게재일2024-01-22 00:00
  • 조회121
  • 수집일해당 지원사업은 2024-01-20 15:03 에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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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불어권에서 도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9월 레만 호수 근처 중세도시 모르쥐에서 열리는 '모르쥐 부두 도서전'을 떠올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마다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 등지의 불어권 작가들은 올해의 신작을 가지고 행사장을 찾아 독자들과 직접 만나 작품을 소개하고 담화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통신원 역시 도서전을 방문했는데 둘러보던 중 한 동양인 작가가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모습을 담은 책 표지와 함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작품을 열심히 설명하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제네바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입양인 작가 로흐 미현 크로셋(Laure Mihyun Croset)이었다. 전에도 몇 편의 작품을 출간했던 그녀는 스위스 불어권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로, 이번에는 유럽의 독자들에게 그녀의 오리진인 한국을 본격적으로 소개해 보고자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이라며 유쾌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최근 스위스에서 한류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면서 불어권 미디어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는 작품 소개와 함께 한국의 문화, 음식, 여행 장소에 대한 이모저모를 소개해 한국문화 홍 대사와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 통신원이 제네바에서 로흐 미현 크로셋 작가를 만나보았다.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픽션을 쓰는 작가입니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17개월 당시 여섯 살 된 오빠와 함께 스위스 제네바로 입양됐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해 정말 많은 책을 읽었고 제네바대학에서 10년 정도 불문학, 라틴어, 그리고 미술사를 공부했습니다.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무용을 배우고 댄서로 활동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 쓰는 일 외에도 댄스 에이전시, 카페 및 베이커리, 베이비시터, 적십자 직원, 출판 편집일, 불어 선생님, 미식 잡지사 기자 등 수많은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이를 발판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36살 무렵 첫 작품을 출간한 후 14년이 지난 지금 여덟 번째 작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출간했습니다. 제 작품들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등장인물 혹은 사건 속에서 아이러니한 반어법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작 『메이드 인 코리아』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인공은 프랑스 노르망디로 입양된 35세의 한국인입니다.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그는 외부 세상을 등진 채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배달음식으로 식사해 육중한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당뇨 판정을 받은 그는 충격에 휩싸이면서 자신의 생활 리듬과 식습관을 바꾸기로 마음먹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변화를 주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아 한국행을 택합니다. 채소를 활용한 건강한 한식을 먹으며 한국의 스포츠인 태권도도 배워보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아일랜드에서 온 친구(팀)을 사귀면서 함께 여행하고 한국의 문화, 관습, 음식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집에서만 생활하며 육중한 몸이 방어막이 되리라 생각했던 자신에서 벗어나 점점 생기를 찾고 활발하게 한국 생활에 적응합니다. 사실 작품은 입양인들이 갖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아팠던 주인공이 자신을 되돌아보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친부모를 찾지도, 자신의 입양 내역을 찾아보지도 않습니다. 단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고 자신의 오리진 한국에 대해 알고 싶을 뿐입니다. 주인공 이름도 설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한국에서 자신을 재조명하고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좌)로흐 미현 크로셋(Laure Mihyun Croset), (우)신간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 출처: 로흐 미현 크로셋 작가 제공
< (좌)로흐 미현 크로셋(Laure Mihyun Croset), (우)신간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 출처: 로흐 미현 크로셋 작가 제공 >

작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2018년 작품 『아름다운 세계(Le Beau Monde)』를 출간한 명성 있는 파리 출판사 알방 미셸(AlbinMichel)에서 3년 반 동안 준비한 작품의 출판이 미확정되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던 중 한국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27년 전부터 꾸준히 한국을 찾아 한국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꽤 많았고 최근 높아진 한류의 인기에 한국을 배경으로 글을 써 보자 마음먹었습니다. 다시 한국 여행을 하고 100여 편의 한국 영화 및 소설, 여러 가이드를 읽어가며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이라 하면 유럽에서는 스포츠로는 태권도를 떠올리는 점과, 제 자신이 당뇨병을 판정받은 상황을 반영해 작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신작 홍보로 스위스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바쁜 활동을 펼치고 계시는데요. 작가님 책을 통해 유럽인들이 한국에 갖는 호기심은 무엇인가요?
9월부터 책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받고 있어 놀랍습니다. 일부 서점은 완판이며 이란어로 번역본도 나올 예정입니다. 또한 한국 출판사와도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스위스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에서도 초청을 받아 계속 방문하고 있는데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여러 단체들의 초청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직 한국을 방문해 보지 않은 유럽인들도 제 작품을 통해 한국의 관습, 음식, 관광지를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많은 이들이 작품에 소개된 한국 음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타이틀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타이틀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설정하고 표지에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모습을 넣어 '코리아'로 시선을 사로잡고자 했습니다. 또 불편한 사실이지만 1970년대 한국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시킬 당시 상황도 거의 아이들을 재빨리 수출하는 식이었기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타이틀로 정했습니다.

독자층은 어떤가요?
책을 홍보하면서 미디어, 서점, 살롱 행사 등을 통해 수많은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를 불문합니다. 케이팝, 한국 드라마,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현지 독자들이 제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령층은 청소년부터 80~90세의 노년층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좋아하는 한국 작가가 있나요?
한강 작가님의 작품, 그래픽 노블로 유명하신 젠드리 김금숙 작가 그리고 스릴러 작품으로 유명하신 김언수 작가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한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먼저 한국인들의 성장에 대한 놀라운 열정과 대단한 창작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저는 비록 이곳에서 성장했지만 한국이 오리진인 사실이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한국을 방문하면 늘 느끼는 따뜻한 정과 진실함을 드러내는 인성에 감동받고 있습니다. 현재 한류는 전 세계적으로 문학, 영화, 음악, 음식,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서구 혹은 일본을 모델로 따라가기보다는 한국만이 가진 특성을 잃지 않고 잘 지켜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진출처

  • - 로흐 미현 크로셋 작가 제공

통신원 정보

  • •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 •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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