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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인터뷰]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에서 '서울의 멋' 알리는 큐레이터 가보르 빌헴름(Gábor Wilhelm)
  • 분야 일반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게재일2024-01-22 00:00
  • 조회93
  • 수집일해당 지원사업은 2024-01-06 15:05 에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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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Museum of Ethnography)이 2022년 5월 23일 부다페스트 시민 공원(City Park) 안으로 확장 이전했다. 면적 3만 4,000m²로 신축한 박물관은 자연 친화적인 건물 외관으로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부다페스트 시민 공원 내 신축해 재개관한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 - 출처: 'ArchDaily'
< 부다페스트 시민 공원 내 신축해 재개관한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 - 출처: 'ArchDaily' >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은 이전을 기념해 첫 번째 초대전(Guest Exhibition)으로 서울역사박물관 대표 소장 유물을 중심으로 서울의 의복과 주거 생활을 부다페스트 시민에게 소개하는 전시인 '서울의 멋(Charm of Seoul)'을 개최했다. 지난 10월 18일 공개된 '서울의 멋'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과 박물관의 기획의도를 알아보기 위해 전시를 담당하는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 큐레이터 가보르 빌헴름(Gábor Wilhelm)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

'서울의 멋' 전시장 입구에 있는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서울의 멋' 전시장 입구에 있는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 이전 이후 첫 번째 초대전을 서울역사박물관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주세요.
'서울의 멋'은 헝가리와 한국, 양국의 문화교류전입니다. 먼저 지난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의 '나의 하루 이야기-헝가리에서 온 사진' 전시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렸습니다. 이어 저희가 서울역사박물관을 초청해 '서울의 멋' 전시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서울의 멋' 전시 기획에 든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서울역사박물관과 약 1년 동안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저희 박물관이 확장 이전을 하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공간을 갖게 됐습니다. 새로운 공간에 '서울의 멋' 전시를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공간을 구성할 때 가장 중심에 두었던 것은 '바로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국제 대도시인 서울의 현재와 과거를 어떻게 한복 및 한옥과 연결해 보여줄 것인가?'였습니다. 특히 무엇이 서울을 특별한 도시로 만드는지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전시를 설명하는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 큐레이터 가보르 빌헴름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를 설명하는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 큐레이터 가보르 빌헴름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의 민속 문화가 아닌 서울이라는 도시에 초점을 맞추어 전시를 구성하게 된 특별할 이유가 있을까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서울은 이제 대한민국의 수도를 넘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국제적인 가치를 가진 대도시라 생각합니다. 뉴욕, 파리, 런던처럼 말이죠. 서울의 생활양식을 통해 무엇이 서울을 국제적인 가치를 가진 대도시로 만들었는지를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한복, 한옥을 통해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서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죠.

계속해서 '서울의 멋' 전시 구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서울의 매력은 전통과 현대의 공존에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전시 동선을 따라가면 의복과 주거 양식을 통해 서울의 과거를 만나고 그 전통이 공존하는 현재를 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19세기 조선시대 한복을 통해 서울의 과거를 만나고 그다음에는 계급과 성(gender)에 따라 달라지는 의복의 문양과 장신구의 의미를 파악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동시대 한복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만나고,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촬영하는 외국인들의 모습, 돌잔치에서 한복을 입은 아기의 사진 등을 관람하게 됩니다. '서울의 멋'은 전통과 현대의 생활문화가 멋스럽게 공존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다페스트의 시민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조선시대 한복과 장신구가 전시된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조선시대 한복과 장신구가 전시된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대로 계승된 한복이 전시된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대로 계승된 한복이 전시된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를 첫 번째 초대전으로 기획하신 것에는 헝가리 내 한류의 영향도 있을까요?
헝가리 내 한류의 인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헝가리에서도 인기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영향으로 많은 현지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전시 방명록에 한국어도 많이 보이더군요. 이번 전시는 영상 콘텐츠로만 접하던 한옥이라는 거주 형태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설명을 통해 한국문화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돕습니다.

전시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헝가리의 경우 국가 공휴일에 모든 미술관, 박물관이 무료로 개방됩니다. 많은 시민들이 공휴일을 맞이해 경제적 제약 없이 원하는 전시를 관람할 수 있죠. 공휴일 관람객 수는 전시의 인기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23일 헝가리 혁명일 하루 동안 3,700명이 '서울의 멋' 전시를 관람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공입니다. 아직 전시가 진행 중이어서 총 관람객 수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많은 관람객이 '서울의 멋' 전시를 찾아오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현재 조사 단계여서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서울의 멋' 전시를 시작으로 한국과 헝가리 양국 간의 문화교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예정입니다.

관람객들이 남긴 방명록 - 출처: 통신원 촬영
< 관람객들이 남긴 방명록 - 출처: 통신원 촬영 >

헝가리 국립민속학박물관이 헝가리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민 공원 내에 신축 이전한 것은 헝가리 정부가 야심 차게 진행하는 '리겟 부다페스트 프로젝트(The Liget Budapest Project)'의 일환이다. '리겟 부다페스트 프로젝트'는 현재 유럽 내 가장 큰 규모의 복합문화 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100ha(헥타르) 규모의 시민 공원에 헝가리를 대표하는 주요 문화예술 기관을 집결시켜 거대한 문화예술 구역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부다성에 위치한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의 이전을 위해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유럽 문화예술의 메카로 떠오를 '리겟 부다페스트 프로젝트'에 속하는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전시가 진행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헝가리 내 한류의 인기가 뜨겁지만 그동안 한국의 문화예술을 심층적으로 소개하는 전시가 현지를 대표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개최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헝가리 국립민족학박물관 큐레이터 가보르 빌헴름의 말처럼, 국가 공휴일 단 하루에 약 3,700명이 '서울의 멋' 전시를 관람했다는 것은 한국문화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한류의 인기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규정하는 문화적 담론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지의 주요 미술관, 박물관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소개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 - 통신원 촬영
  • - 《ArchDaily》 Museum of Ethnography Budapest / NAPUR Architect, https://www.archdaily.com/983318/museum-of-ethnography-budapest-napur-architect

통신원 정보

  • •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 •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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