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단 뛰어>, <조용한 세상>, <감시자들>, <마스터> 등을 연출한 조의석 감독이 7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영화가 아닌 드라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를 만났다.
처음 연출 제의를 받고 <택배기사> 웹툰을 봤는데, 세계관이 굉장히 좋았어요. 택배기사가 인류를 먹여 살리는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 택배기사는 강해야 한다는 것 등 이야기가 재미있더라고요. 제 스타일 대로 고치고 싶은 부분이 많았는데, 다행히 작가님께서 마음대로 각색해도 된다고 허락해주셔서 편하게 작업했어요.
<매드맥스>를 비롯한 디스토피아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어요. 디스토피아물들의 세계관은 비슷하거든요. 억압에 저항하고 평등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그런 공식에 더해 캐릭터 서사로 다르게 보여주자 결심했어요. 뻔한 스토리일 수도 있는데 배경이 서울이란 점부터 차별성을 줄 것 같았고요.
연기 잘하고, 피지컬도 좋은 거야 다들 아시잖아요. 아프고 나서 눈이 더 깊어지고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는데, 그 모습이 5-8과 잘 어울렸어요. 김우빈 씨가 회복되고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던 시기에 제가 이 작품을 제안했어요. 처음엔 체력이 많이 안 올라와 힘들 수 있겠다 싶어서 액션 장면은 대역을 많이 쓰려고 했는데, 자신이 직접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어려운 액션 아니면 직접 소화했고, 다행히 잘 해줬어요.
영화 <일단 뛰어>로 처음 만났으니 21년의 인연이네요. 그 전부터 어떤 작품을 하든 같이 하고 싶다고 얘기해왔는데, 이번에 기회가 좋았어요. 류석을 통해 승헌 배우의 잘생김이 아니라 악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잘해줘서 감사하고 있어요.
영화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쭉 이어지는데, 드라마는 각 에피소드마다 기승전결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없어 3~4 테이크 안에 ‘오케이’기 나와야 했고요. 6부작 찍는데 영화 2편 찍는 것처럼 힘들더라고요(웃음).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드라마 감독님들이 대단한 분들이었구나 싶었어요.
드라마 한 편밖에 찍지 않은 제가 감히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웃음). 이미 우리나라에는 좋은 작품과 훌륭한 감독이 많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영화감독들도 시리즈물을 많이 시도하고 있고요. 그런 만큼 재미있고 독특한 소재의 스토리를 더 많이 찾아내고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가면 지금의 세계적인 성공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