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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Game Industry Trend

신작 경쟁 심화 시대, 게임산업의 생존 전략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vol.79

Industry Trend

게임산업 동향

개발

AAA를 떠나 인디 창업, 제작 여건은 좋아졌지만 투자는 줄었다

일렉트로닉 아츠와 WB 게임즈에서 7년간 AAA 게임을 만든 필자는 2025년 동료와 함께 인디 스튜디오 에어록 게임즈(Airlock Games)를 설립했다. 팬데믹 이후 소비 지출이 줄자 대형 퍼블리셔는 감원과 프로젝트 취소를 거듭하며 기존 IP에 기댄 대작에 더 큰 예산을 거는 쪽으로 움직였다. 필자는 작은 팀과 예산으로 특정 이용자층을 겨냥하면 개발 기간을 12~18개월로 줄이고 예산을 AAA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자금 조달은 어려웠다. 벤처캐피털은 AI 관련 투자에 몰리거나 완성 직전의 게임에 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옮겨 갔고, 에어록 게임즈는 지인 투자와 킥스타터로 초기 자금을 마련했다. 필자는 경험 많은 개발자일수록 생활비와 인건비 부담이 커 독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경력의 팀에 자본이 흘러가도록 투자자와 퍼블리셔를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정책

블리자드 단체협약, AI 도입도 노사 교섭의 대상이 됐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노동자 약 1,900명이 2026년 9월 9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첫 전사 단위 단체협약을 비준했다. 2024년 7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진이 노조를 결성한 뒤 2년간 이어진 교섭의 결과로, 7개 노조가 3개 교섭단위로 묶였다. 협약의 중심에는 임금보다 고용 안정이 놓였다. 해고 시 14개월간 블리자드 전 교섭단위의 빈자리에 우선 복귀하는 재고용권과 근속과 무관한 4주 추가 퇴직금이 핵심이다. AI 조항은 사용을 막지 않고 절차를 정했다. 조합원 업무에 실질적 영향을 주는 AI 도입은 사전에 노조와 논의, 평가, 교섭해야 한다. 2025년 제니맥스 QA 협약과 2026년 1월 블리자드 QA 협약에도 AI 규정이 들어가,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게임 노조 협약의 공통 항목이 됐다. 7월 게임 부문 약 3,200명 감원 발표 이후 이 조항들의 실효성은 다음 구조조정에서 확인된다. 국내에서는 2026년 3월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며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이 노동쟁의 대상에 들어왔다. 9월 고용노동부 지침은 AI 도입 결정 자체는 의무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직무, 근무형태 변화가 예상되면 교섭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성과급과 희망퇴직에 집중돼 온 국내 게임업계 노사 의제에 블리자드 협약은 고용 안정과 기술 도입 절차를 함께 다루는 참고 사례가 된다.

소비

이용자는 늘고 매출 성장은 숨 고르기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의 주가가 2025년 9월 29일 사상 최고 종가 141.56달러(약 18만 9,000원)에서 2026년 8월 12일 35.54달러(약 4만 7,000원)로 75% 내려앉았다. 2분기 일간 이용자(DAU)는 1억 2,300만 명으로 전년보다 10% 늘었지만 부킹 증가율은 8%에 그쳤다. 3분기 부킹 전망은 14~18% 감소로 4년 만의 분기 역성장을 예고했다. 꺾인 것은 이용자 규모가 아니라 수익화였다. 부진은 1인당 결제가 가장 높은 미국, 캐나다에서 시작됐다. 이 지역 부킹은 1% 증가에 그쳤고, 로블록스는 미국, 캐나다 저연령층의 시간당 과금 하락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2026년 1월 전 세계로 확대한 채팅 연령 확인과 4월 장기 이용을 우대하도록 바꾼 추천 알고리즘이 함께 작용했다. 안전 규제 대응과 플랫폼 정책 변경이 모두 단기 수익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했다. 창작자 수익은 소수에 몰렸다. 최근 12개월 창작자 환전(DevEx) 지급액은 약 17억 달러(약 2조 2,700억 원)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약 39%를 상위 10명이 가져간 것으로 보도됐다. 반면 상위 10개 게임의 이용 시간 비중은 3년 새 30%에서 20%로 낮아졌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크래프톤 〈오버데어〉 등 국내 후발 플랫폼은 창작자 수익과 발견성, 안전 비용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략

명작 IP, 사지 않고 빌려 쓴다

조선일보는 2026년 9월 넥슨이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IP로 후속작을 개발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달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26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오픈월드 슈터로 재해석한 신작을 2030년 목표로 공개했다. IP 소유권은 2023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에 두고 장르와 개발 주체를 나눠 쓰는 구도로, 넥슨이 확보하려는 것도 IP가 아니라 개발권이다. 대형사의 IP 운용은 한번 확보하면 끝까지 보유하는 방식에서 권리를 나누고 되돌리는 순환으로 옮겨 가고 있다. 넷이즈와 블리자드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은 2023년 끝났다가 이듬해 다시 체결됐다.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25년 만에 종료하는 한편 오래된 IP를 외부 개발사에 여는 오픈 라이선스 사업을 시작했고,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게임 개발사 지분 60%를 약 1억 달러(약 1,34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검증된 IP는 신규 IP의 흥행 불확실성을 줄이지만 장르 수요와 라이선스 비용이라는 다른 위험을 안긴다. 블리자드 출신들이 세운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의 RTS 〈스톰게이트〉는 정식 출시 당시 스팀 동시접속이 약 1,000명에 머물렀다. 국내 게임사에 필요한 것은 IP의 인지도보다 권리 범위와 기간, 수익 배분, 계약 종료 뒤 처리, 장르 수요를 함께 따지는 판단 기준이다.

전략

인디 개발사의 퍼블리싱, 자체 개발보다 더 벌었다

〈어몽 어스(Among Us)〉 개발사 이너슬로스(Innersloth)는 2024년 투자 조직 아웃슬로스(Outersloth)를 세워 2026년 3월까지 게임 24편에 1,900만 달러(약 254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같은 달 공개한 계약서에 따르면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매출을 절반씩 나누고, 회수한 뒤에는 개발사가 85%를 가져간다. 히트작으로 번 돈을 다른 인디 게임에 다시 투자하는 개발사가 늘고 있다. 캐나다의 킷폭스 게임즈(Kitfox Games)는 2013년 설립 후 게임 13편을 낸 개발사이자 〈드워프 포트리스(Dwarf Fortress)〉, 〈케이브스 오브 쿼드(Caves of Qud)〉의 퍼블리셔다. 두 공동 창업자는 지금까지 퍼블리싱으로 번 돈이 자체 개발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퍼블리싱은 시뮬레이션 샌드박스 장르에 집중해 한 해 1~2편만 맡는다. 성공한 스튜디오가 대형 퍼블리셔에 인수되는 일이 많은 한국에서 이런 재투자가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묻자, 쇼트 대표는 첫 게임부터 수익을 다음 게임에 다시 넣는 재무 계획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르

1~2인이 만든 인크리멘탈 게임, 스팀에서 연이어 흥행

숫자를 모으고 그 숫자가 불어나는 속도를 키우는 인크리멘탈 게임이 스팀에서 잇따라 흥행하고 있다. 1인 개발자가 만든 〈타워 위자드〉는 약 55만 장, 프로그래밍으로 농장을 자동화하는 〈더 파머 워즈 리플레이스드〉는 96만 장 넘게 판매됐다. 인크리멘탈 요소를 결합한 〈볼 X 핏〉은 200만 장을 넘겼다. 상위 소수에 매출이 몰리는 스팀에서 소규모 개발작이 거둔 성과다. 흥행작의 공통점은 성장 곡선을 짧게 압축한 설계다. 긴 대기 구간을 걷어내 몇 시간 안에 엔딩에 이르게 했고, 3~15달러(약 4,000~2만 원)의 낮은 가격과 숫자가 폭발적으로 불어나는 장면이 영상과 방송으로 퍼지며 구매로 이어지는 발견 경로가 됐다. 작업 화면 아래에 띄워 두고 다른 일을 하면서 즐기는 데스크톱형 방치 게임도 같은 계보에서 50만 장 이상 판매작을 여럿 냈다. 1~2인이 완결할 수 있는 장르라는 강점은 출시 물량 급증으로도 이어졌다. 스팀의 방치형 태그 연간 출시작은 2020년 100편에서 2026년 9월 초 1,811편으로 늘었고, 최근 출시작 상당수가 AI 사용을 공시했다. 흥행작 수가 늘어도 흥행 비율은 낮아지는 구조에서, 이 장르의 성과가 소규모 개발의 기회인지 과포화의 전조인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Game Calendar

게임 캘린더

리뷰

신작보다 익숙한 IP를 체험하는 무대

도쿄게임쇼 2026은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행사 역사상 처음으로 5일 개최를 계획했지만, 태풍 25호의 영향으로 마지막 날인 21일 현장 행사가 취소됐다. 비즈니스데이 이틀과 일반공개일 이틀을 합친 관람객은 25만 7,642명으로, 전년 26만 3,101명보다 5,459명 줄었다. 참가 규모는 역대 최대였다. 참가사는 1,138개사로 전년보다 2개사 늘었고, 참가 국가와 지역은 47곳에서 53곳으로 늘었다. 다만 부스 수는 4,157개에서 3,999개로 줄었다. 비즈니스 미팅 구역 참가사는 177개사에서 251개사로 늘었고, 비즈니스 매칭 시스템을 통한 상담은 역대 최다인 3,673건을 기록했다. 전시 행사에서 업계 관계자가 만나 상담하는 종합 행사로 성격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리뷰

대형사가 빠진 자리, 외연 확장으로 채운다

지스타 2026은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기업 간 거래(B2B) 전시관은 21일까지 사흘간 운영되고, 개막 전날인 18일에는 온라인 쇼케이스 「지스타 프리미어」가 방송된다. 메인 스폰서는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으로, 비게임사가 메인 스폰서를 맡는 것은 처음이다. 일반 관람객 입장권은 9월 29일부터 전량 사전 예매로 판매되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일반 관람객 대상 전시에 불참한다. 제1전시장의 100부스 이상 대형 공간 6곳은 크랙과 크래프톤, 호요버스, 구글플레이, 웹젠, 팀42가 맡았고, 제2전시장은 해외 게임사의 글로벌 게임 쇼케이스로 새로 꾸며진다. 규모는 2024년을 정점으로 꺾였다. 2025년 참가사는 전년보다 100개사 이상 줄었고 관람객도 감소했다. 국내 대형사의 신작 공개 무대라는 역할이 약해진 만큼, 올해는 해외 게임사와 인디, 투자 기능으로 행사의 외연을 넓히는 데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