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문가 기고01 · 글로벌 이슈 포커스 칼럼 2
스팀에 한산한 출시 시기는 더 이상 없다
8년간의 주간 출시 데이터로 본 신작 급증의 배경
글 토마 비도(ICO 파트너스 대표) | 번역 한국콘텐츠진흥원 편집팀
스팀의 주간 신작 수가 처음으로 700편을 넘었다. 2026년 1~9월 출시작은 1만 9,473편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고, 9월 마지막 주에는 725편이 나와 주간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스팀 신작을 매주 집계해 온 필자는 작은 팀의 잇따른 흥행, 대형사 감원 뒤 늘어난 소형 스튜디오, AI 도구의 확산을 증가 요인으로 꼽는다. 11월 대작 출시를 피해 일정을 앞당긴 게임이 늘면서 출시 달력은 더 빽빽해졌다. 피해 갈 한산한 시기가 사라진 시장에서는 출시 전에 존재감을 쌓는 일이 곧 출시 준비다.
올해 8월 마지막 주, 스팀에서 한 주에 출시된 신작이 처음으로 700편을 넘었다.
2017년 초여름, 밸브(Valve)는 스팀 상점의 문을 전 세계에 열었다. 그전까지는 기존 파트너사의 게임과 밸브가 성공 가능성을 본 신작을 들이는 큐레이션에, 이용자 투표로 출시작을 고르는 스팀 그린라이트(Steam Greenlight)를 섞어 운영했다. 이를 대신한 스팀 다이렉트(Steam Direct)는 100달러(약 13만 4,000원)의 등록비만 내면 누구나 게임을 올릴 수 있는 제도다. 변화의 효과는 컸다. 주간 신작 수는 약 80편에서 150편으로 늘었다.
매주 나오는 신작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자 플랫폼의 신작을 따라가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그래서 우리는 스팀 API에 연결해 주간 출시작 수를 집계하고 매주 월요일 이메일로 받아 보는 내부 도구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자체 용도였지만 결국 공개 뉴스레터로 전환했고, 이 글의 데이터도 그 뉴스레터에서 나왔다.
1멈추지 않는 성장
지난 8년 동안 스팀 출시작 수는 해마다 늘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연 8~18%씩 꾸준히 늘었고, 2024년에는 3분의 1이 뛰었으며 2025년에도 14%가 더해졌다. 2026년에는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 1~9월 스팀 출시작은 1만 9,473편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많고, 연초 이후 누계는 이미 2025년 한 해 전체를 넘었다. 월 출시작은 2019년 약 600편에서 2025년 약 1,600편으로 늘었고, 2026년 9월에는 2,832편에 이르렀다.
| 항목 | 출시작 |
|---|---|
| 2019 | 7,235 |
| 2020 | 8,571 |
| 2021 | 9,974 |
| 2022 | 10,769 |
| 2023 | 12,585 |
| 2024 | 16,773 |
| 2025 | 19,200 |
| 2026(10.11까지) | 20,500 |
* 2026년은 41주 집계
ⒸICO Partners 주간 스팀 뉴스레터, Steam API
게임산업은 계절성이 강하다. 쇼케이스와 할인 행사, 대형 출시작이 달력을 움직이고, 어떤 시기는 다른 때보다 훨씬 붐빈다. 그래도 주간 출시작이 300편을 넘은 것은 2023년이 처음이었고, 2024년 가장 붐빈 주에 500편을 넘었다. 2026년 8월 마지막 주의 722편은 신기록이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9월 마지막 주에 725편이 나왔기 때문이다. 해마다 출시가 가장 몰리는 10월 하순은 아직 오지 않았다. 11월에 나올 두 대작이 주변 일정까지 모두 밀어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 주간 출시작과 4주 이동평균, 최고 기록은 9월 27일까지의 한 주 725편
| 항목 | 출시작 |
|---|---|
| 2019(12.16) | 195 |
| 2020(11.2) | 230 |
| 2021(9.27) | 251 |
| 2022(10.31) | 268 |
| 2023(10.16) | 334 |
| 2024(10.28) | 546 |
| 2025(10.27) | 587 |
| 2026(9.28) | 725 |
* 괄호 안은 해당 주 뉴스레터 발송일(월요일), 2026년은 현재까지의 최고치
ⒸICO Partners 주간 스팀 뉴스레터, Steam API
2성장을 이끈 요인
작은 팀의 부상
개발 도구는 그 어느 때보다 쓰기 쉬워졌고, 작은 팀의 성공 사례도 그 어느 때보다 많다. 〈발라트로(Balatro)〉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Vampire Survivors)〉, 〈스케줄 I(Schedule I)〉, 그리고 소규모 팀이 만든 수많은 프렌드슬롭(friendslop) 흥행작은 작은 스튜디오가 어디까지 노릴 수 있는지 보여 준다.
그중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가벼운 협동 게임인 프렌드슬롭은 성격상 빠르게 만들어 내놓을 수 있다. 이용자를 빨리 찾지 못하면 스튜디오는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 다시 최대한 빨리 출시를 노린다. 이런 게임은 게임 하나를 만드는 데 2년 이상 걸린다는 통념을 깨고 있다. 개발 기간이 짧아지면 같은 기간에 나오는 게임도 많아진다.
대형 스튜디오의 잇따른 감원도 이 흐름을 키웠다. 많은 개발자가 작은 규모로 독립에 나섰고, 작은 스튜디오가 늘어나면 만들어지고 출시되는 게임도 늘어난다.
출시 달력의 변화
2026년은 보기 드문 대작이 나오는 이례적인 해다. 11월에 나오는 〈GTA VI〉가 많은 게임의 출시 일정을 흔들고 있다. 미국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가 이를 소재로 콩트를 만들었을 정도로, 게임 하나의 출시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11월 초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까지 더해져, 11월 한 달은 대부분의 스튜디오가 출시를 피하는 달이 됐다. 두 게임 모두 다음 달 스팀으로 나오지 않는데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업계 상당수가 한 달을 통째로 피하면서 일부 출시작이 앞당겨졌고, 달력은 더 붐비게 됐다. 두 작품의 영향은 연말에 제대로 측정하겠지만, 필자는 11월이 평소보다 조용한 달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런 달이 아직 남아 있다면 말이다.
AI의 영향
술카 하로(Sulka Haro)는 지난 7월 AI 도구의 도입과 그것이 스팀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훌륭하게 분석했다.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는 아니다. AI 사용을 공개하는 게임이 늘었다고 해서 출시작 증가가 AI 때문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AI가 훨씬 많은 사람에게 게임 개발의 문을 열어 준 것은 사실이다. 이들이 게임 제작에 뛰어들면서 지금처럼 매주 쏟아지는 신작 수에 힘을 보태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3맺으며
숫자는 스팀이 어디로 향하는지 분명하게 보여 준다. 2026년은 석 달 가까이 남겨 둔 채 이미 2025년 전체를 넘었고, 해마다 가장 붐비는 10월 하순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앞으로 몇 주가 지나면 〈GTA VI〉와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가 정말 11월을 비우는지, 아니면 일정을 앞당긴 게임들 때문에 스팀 역사상 가장 붐비는 가을이 되는지 드러날 것이다.
어느 쪽이든 붐비는 것이 새로운 표준이 됐다고 봐도 좋다. 한 달 2,800편, 한 주 700편이 넘는 시장에서 노릴 만한 한산한 시기는 더 이상 없고, 출시 전에 무엇을 하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일찍부터 존재감을 쌓는 일도 게임 출시의 일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