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흑백요리사>로 반등했지만 넷플릭스의 이용자 확보가 계속 정체 중인 데 비해 티빙은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무얼까요? 바로 ‘스포츠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의 조화’에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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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167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흑백요리사>의 인기로 전월보다 4% 정도 증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작년 초 <더 글로리>가 인기를 끌 무렵 MAU가 1,400만 명을 넘어섰던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정체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글로벌 OTT인 디즈니플러스의 9월 MAU는 약 282만 명에 그쳐 전월보다 약 3만 명 감소했습니다. <무빙>의 히트로 MAU가 약 434만 명까지 상승했던 기록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4 KBO 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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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에 비해 토종 OTT인 티빙의 성적은 양호합니다. 2024년 한국프로야구(KBO) 중계를 맡은 티빙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가 흥행에 성공하며 올해 2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상승했습니다. 모바일 인덱스에 의하면 티빙의 MAU는 5월 731만 명, 6월 740만 명, 7월 756만 명, 8월 783만 명, 9월 787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동의 1위인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300만 명대로 좁힌 것입니다.
티빙의 호성적은 ‘스포츠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의 조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티빙은 올해 3월 KBO 독점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해 수백만 명에 이르는 프로야구 팬덤을 끌어모았습니다. 게다가 2024년은 20대 젊은이들이 유난히 야구에 열광한 해였습니다. 스포츠 콘텐츠뿐만 아니라 티빙은 <여고추리반>, <크라임씬>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오픈서베이의 ‘사용자 경험 리포트 2024 – OTT 서비스 사례’ 리포트1)에 따르면 티빙은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 충성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좋거나 나쁜 동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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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콘텐츠를 이야기할 때는 쿠팡플레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K리그, 분데스리가 등의 다양한 스포츠 중계를 시도해 이용자를 끌어모으면서 ‘큰 규모의 제작비 투자에도 흥행이 불확실한 오리지널 시리즈보다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티빙처럼 스포츠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9월 월간활성이용자수는 약 679만 명. 올해 1월 기록했던 약 778만 명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4년도 이제 두 달 반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 연말에 <오징어게임 2>를 선보일 넷플릭스가 티빙보다 더 여유로워 보입니다. 물론 티빙도 KBO 시즌 종료 이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한국프로농구 중계권을 확보하고, <좋거나 나쁜 동재>와 <랩:퍼블릭> 등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도 강화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토종 OTT 플랫폼에게 2024년은 스포츠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면 글로벌 OTT에 맞설 수 있다는 힌트를 얻은 해가 아닐까요. 토종 OTT가 그 어려운 일을 해내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믿습니다.
1) https://blog.opensurvey.co.kr/trendreport/ux-ott-service-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