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1995년, 2003년~2004년 MBC FM <FM 영화음악>을 진행했던 고(故)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시나요? 2004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그가 20년 만에 부활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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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부활한 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해 AI가 그의 목소리를 되살린 것입니다. 8월 2일, MBC 라디오는 고(故) 정은임 아나운서의 20주기를 맞아 ‘AI 정은임의 목소리로 듣는 특집 FM 영화음악’을 1시간 동안 방송했습니다.
<정은임 아나운서 20주기 특집 방송 - 여름날의 재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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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손때가 묻은 <FM 영화음악>에 여러분의 손때가 더해져 어느덧 20년이 흘렀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배철수 DJ가 나와야 할 시간에 갑자기 정은임 아나운서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리자 청취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내 ‘정영음’의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은 2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저마다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이런 ‘마법’을 가능하게 한 것은 AI 기술 기업 ‘수퍼톤’이었습니다. 정은임 아나운서의 방송 녹음본을 전달받은 수퍼톤은 남유정 성우가 고인의 말투를 살려서 읽은 대본 녹음본에 AI로 추출한 정은임의 음성을 더해 그의 목소리를 재현했습니다. AI로 만든 목소리는 아직 차가운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퍼톤은 사람의 목소리를 덧입히는 방식을 쓰고, 기계적인 느낌이 드는 부분을 계속 수정하면서 정은임의 음성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감성까지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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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송해를 재현한 드라마 <웰컴 투 삼달리>와 유재석을 닮은 AI 로봇 ‘유봇’이 등장하는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 3
딥페이크와 딥보이스 등의 AI 기술로 고인을 되살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드라마 <웰컴 투 삼달리>에서 방송인 고(故) 송해의 모습이 재현됐고, 고(故) 이얼 배우의 모습은 영화 <원더랜드>에서 구현됐습니다. 디즈니플러스의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 3에선 방송인 유재석을 쏙 빼닮은 AI 로봇 '유봇'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AI 기술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AI 기술의 진화로 콘텐츠 창·제작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더 자유롭게 스토리를 쓰고, 창·제작 현장의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 고품질의 콘텐츠를 탄생시키는 데 AI가 기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정은임 아나운서 목소리 재현은 AI 기술 활용으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물할 때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