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웹툰 창작과 유통에도 ‘훅’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웹툰 종주국답게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데요. 네이버웹툰과 AI 스타트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웹툰 분야 인공지능 기술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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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업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웹툰입니다. 2021년 출시된 ‘웹툰AI페인터’는 네이버웹툰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만든 AI 서비스입니다. 웹툰AI페인터는 수작업으로 해야만 했던 채색 작업을 몇 번의 터치만으로 가능하게 해줘 웹툰 작가의 수고를 크게 덜어주고 있습니다. ‘툰레이더’는 웹툰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네이버웹툰이 개발한 시스템입니다. 네이버웹툰에 새로운 웹툰 작품이 소개되면 하루도 안 돼 불법 공유 사이트에 올라가곤 했는데요. 뛰어난 불법 이용자 탐지력을 갖춘 툰레이더 덕분에 이를 3~4주 정도로 지연시켰다고 합니다. 2022년 네이버웹툰은 웹툰 관련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웹툰AI팀’을 새로 만들었을 만큼 인공지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웹툰AI페인터의 ‘채색하기’ 사용법 화면
©네이버웹툰
AI 스타트업들도 웹툰 창·제작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있지만 이를 웹툰으로 실현하기 힘들었던 창작자나 제작사는 라이언로켓이 선보인 ‘젠버스’를 이용해 보다 쉽게 웹툰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젠버스는 라이언로켓의 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AI 웹툰 제작 파트너입니다. 10장의 학습용 이미지만 있으면 일관된 캐릭터를 구현하고 고정하며 동작을 만들어줘 웹툰 제작의 효율을 크게 높여준다고 합니다. ‘미드저니’ 같은 초거대 이미지 모델은 하나의 이미지는 잘 만들지만 웹툰 캐릭터처럼 같은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 이미지를 꾸준히 생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젠버스는 브레인 부스팅 러닝 기술을 통해 생성형 AI로 웹툰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제어력’을 크게 높여 이 문제를 극복했다고 합니다.
젠버스 홈페이지
©라이언로켓
인기 웹툰이 탄생하려면 역량 있는 총괄 작가나 콘티 작가가 필요한데요. 우리나라 웹툰 작가 10명 중 4명은 혼자 작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노마AI가 선보인 ‘투툰’은 홀로 창작하는 웹툰 작가도 웹툰 스튜디오의 총괄 작가를 둔 것처럼 작업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지능 기반 웹툰 제작 엔진입니다. 오노마AI는 주로 스케치나 채색에 집중하는 다른 웹툰 AI 스타트업과 달리 초기 제작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투툰에 명령어를 입력하면 웹툰 캐릭터와 배경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작가의 그림체를 입력하고 시놉시스를 알려주면 작가의 그림체와 비슷한 콘티도 제공해줍니다. 콘티 작가나 PD를 별도로 두는 셈이지요. 영화 콘티 제작 솔루션인 ‘언리얼’의 웹툰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투툰은 CES 2024 혁신상 인공지능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투툰’을 활용해 만든 웹툰 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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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해 콘텐츠산업계에서도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인데요. 이런 혼돈기일수록 변하지 않는 원칙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요?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원칙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