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의 비결은 오버 없는 ‘솔직함’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 - 충주시청 홍보팀 김선태 주무관
글. 박예슬(편집부) / 사진. 박시홍
수많은 공공기관들이 유튜브 채널 개설에 나서고 있지만 흥행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 특유의 ‘드립력’으로 눈길을 끌며 개설한 지 약 5개월 만에 구독자수 6만여 명을 모았다. 최근 핫하게 떠오른 충주시의 ‘충TV’ 이야기다. 공공기관 홍보 채널을 넘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눈길을 끌고 있는 충주시 홍보맨. 비결은 무엇일까?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는 올해 4월 문을 열었다. 충주시청 홍보팀 김선태 주무관이 운영을 맡고 있는 채널이다. 그는 이전에도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재치 넘치는 포스터 이미지로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서는 그야말로 충주시 공무원만이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정보 전달 위주로, ‘깔끔하고 예쁘게’ 가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게 그렇게 콘텐츠를 만들 능력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대로는 흥행이 안 되는 거예요. 한 달 정도 시행착오 과정을 거치니 ‘내 색깔대로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상부와 충돌이 많았어요. 충돌이 아니라 저의 일방적인 아픔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흥행을 위해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제 식대로 밀고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저의 콘텐츠 업로드를 시도하고, 노력했습니다.
페이스북이 하향세에 접어들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이제 유튜브로 건너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굳이 페이스북을 고집할 필요는 없었지요. 게다가 저희의 페이스북은 이미 유명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바이럴 마케팅 효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충주시 페이스북’이 이미 브랜드화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거죠.
첫 번째는 시정 홍보입니다. 하지만 시정 홍보는 유튜브뿐만 아닌 홈페이지, 오프라인 포스터, 현수막, 신문 기사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하고 있어요. 이보다는 두 번째 목적인 충주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작은 지자체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어요. ‘청주’와 헷갈리는 경우도 많고요. 젊은 층의 인지도도 낮죠. 지금은 SNS를 자주 이용하거나 온라인 정보에 빠른 사람들은 충주시를 알 겁니다. 저는 그런 것을 원합니다. 충주시를 브랜드로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충주시를 ‘열려있고 깨어있는 곳’으로 인식하면 시 관광이나 인구 유입, 기업 유치 등 여러 방면에 도움이 되겠지요.
<고구마 축제 포스터>
출처 : 충주시 Facebook<“시장님이 시켰어요!!! 충주 공무원 VLOG”>
출처 : 충주시 YouTubeSNS나 유튜브는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공무원들 대부분은 정석이나 표준에 따라야 하는 업무가 많습니다. 일단 많은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가 너무 낮습니다. 정석을 깨야 성공한다고 생각했고, 일단 유튜브 채널 운영을 맡았으면 성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지자체’ 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미지와 반대기 때문에 더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어하시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말단 공무원인 제가 시장실에 가서 노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유튜버는 우선 재밌어야 하고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대본대로 가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재밌는 소재를 먼저 찾고, 홍보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식이 많습니다. 시정 홍보를 목적으로 두고 방법을 찾으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재밌는 소재나 상황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 어떻게 시정 홍보를 녹일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콘텐츠 기획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계속 ‘어떤 것이 재미있을까’ 생각하는 수밖에요.
우선 ‘B급 감성’은 ‘진짜’여야 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진짜 그런 성향이 있어야 해요. 억지로 따라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솔직함이 중요합니다. ‘우리 이렇게 밖에 못해’ 이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진짜 모습이고, B급인 것 같아요. 거기에 한 스푼의 센스를 넣는 거죠. 하지만 수위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재미를 위해 ‘무리수’를 두면 안 된다는 거죠.
<“홍보맨 구속, 슬기로운 감방생활 / 충주구치소 1편”>
출처 : 충주시 YouTube99%가 좋아하는데 1%가 안 좋아해요. ‘장난하는 거냐’, ‘이 시정 홍보가 뭘 표현하고자 하는 거냐’라는 분들입니다. 물론 ‘100%’를 만족 시킬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희는 이 같은 의견에 많이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국과 다른 공공기관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수위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드립’ 하나하나도 고민하면서 올립니다.
실적이 나와서 신뢰를 얻었습니다. 고구마 축제, 옥수수 축제 콘텐츠가 성공하고 나서 상부의 간섭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조직이다 보니 조언 정도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결정권을 받아놓으니 채널 운영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아무래도 리더가 깨어있어야 합니다. 조직은 잘 바뀌지 않아요. 위에서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운영 비중을 많이 낮추고 유튜브 위주로만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요. 첫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요즘도 틈틈이 책을 보며 공부하고 있어요. 다행인 건, 어차피 우리 콘텐츠가 ‘B급’이라는 겁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재를 어떻게 받느냐’, ‘어떻게 소재를 자유롭게 채택하느냐’는 문제로 고민들을 많이 하십니다. 저도 투쟁은 해봤지만 뾰족한 답은 없습니다. 결재를 받는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과욕을 부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한 지자체에 유튜브 채널이 8~9개 되거나 굳이 필요 없는 SNS 홍보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담당자들의 역량은 한계가 있어요. 제일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서 집중해야 합니다.
지자체 홍보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솔직한’ 콘텐츠입니다. 홍보를 할 때 다들 좋은 말만 하잖아요. 그건 거짓말입니다. 저는 그런 것을 지양하고 반대로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축제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좋다고만 하지 말고 반대로 태클을 걸어보는 거예요. ‘이거 지난해에도 했던 것 아닌가요?’, ‘주차 공간이 불편한 것 같은데요?’처럼. 홍보물들이 천편일률적이고 너무 많다 보니 똑같이 하면 아무도 안 봅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도시의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나중에 지역끼리 비교 대상이 되었을 때 내가 한 번 더 들었던, 호감으로 다가왔던 이름이라면 선택되는 데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반갑기도 하고요. 그런데 조회수 같은 것은 측정이 되지만, 2차 홍보 효과는 확인하기 힘듭니다. 2차적인 것들을 정확히 재볼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흥행’ 부분에서는, 우선 재미있어야 합니다. 브랜딩 측면에서는 재미있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튀어야 합니다. ‘여기’하면 ‘무엇’이라고 바로 떠올라야 해요. ‘충주시’ 했을 때 ‘포스터’, ‘유튜브’가 떠오르듯 말입니다. 저는 튀는 콘텐츠로 충주시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홍보맨’이나 ‘유튜브’만 언급되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충주시’가 언급됐으면 합니다.
우선 소재 측면에서는 ‘홍보맨 청문회’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욕은 많이 먹겠지만요. 그래서 조심스럽습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기초/광역지자체 포함해서 ‘1위’ 유튜브 채널이 되는 것입니다. 더 욕심을 부리자면 ‘10만 구독자’가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