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바리 양세바리, 에블바리 셰킷바리!” 양세형은 한번 들으면 귀에 팍 꽂히는 자기소개로 존재감을 어필한다. 그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무게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굳건히 유지했다. 대선배인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대담하게 독설을 날리고, 독보적인 깐족거림으로 잔재미를 만들어내며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에 녹아들어 갔다. - 글. 윤연주(서강대학교 ICT법경제연구소)
양세형은 노홍철의 잔머리와 정형돈의 순발력을 조합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이 둘의 부재를 어느정도 해소해주는 것으로 보였다. 유재석도 그의 투입 이후 ‘한결 손이 편하다’라고 표현할만큼 양세형은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를 잘 한다. 분위기가 좋을 땐 딱 필요한 만큼만 거들고 빠지며, 순간순간 찾아오는 정적에는 웃기지 않아도 그럴듯한 리액션과 설명을 덧붙여 ‘전문 패널’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적재적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식스맨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고 합류한 황광희의 존재감에 대한 논란이 일때에도 양세형은 거침없는 독설을 날려 그에게 주목하게끔 만들어주기도 했다.
깐족 캐릭터가 무한도전에서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오랜시간 동안 막내였던 하하와 노홍철이 그 역할을 맡아 왔으나 시간이 흐르고 캐릭터의 색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 패턴이 익숙해졌다. 양세형의 한없이 가볍고 쉴틈없이 몰아치는 밉상짓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의 깐족은 <무도리 GO>와 <너의 이름은>특집에서 폭발한다. <무도리 GO>편에서 멤버들은 슈퍼 마리오 시리즈처럼 머리로 높은 곳에 매달린 50개의 무도리 물풍선을 100초 동안 터뜨리는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양세형은 멤버들이 물풍선을 터뜨릴 때마다 ‘남자라면 해야지’를 큰 소리로 외치며 응원하는 척 얄미운 방해공작을 펼쳤다. 또한 길거리에서 인지도 테스트를 펼치는 <너의 이름은>편에서는 인지도 미션에 실패한 가수 백청강을 한껏 놀리며 그 깐족거림을 뽐냈다. 폭주하는 그의 깐족거림은 머리를 ‘콩’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우면서도 큰 웃음을 선사한다.
게임에서 특히 자신감을 보이는 양세형은 볼링, 수영, 온라인 게임 등 대결상황이 올 때마다 멤버들에게 ‘이 정도는 껌이죠,’ ‘기본적으로 알고 가야 할 것들이 있다’며 힘껏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항상 결과는 좋지 못한 채로 끝나 웃음을 유발하곤 한다. 자칭, 의정부와 개그계에서 일등이라던 양세형은 무한도전에서 놀림당하기 일쑤였지만, 잔뜩 허세를 부리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수학능력시험>편에서 그는 7점이라는 굴욕적인 점수를 얻기도 했다. 당당한 모습과 정반대의 결과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이게 아닌데’라는 표정의 양세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실소가 터져 나온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초반보다는 활약의 온도가 내려가긴 했지만 2년 동안 무한도전의 활력이 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선다방>(tvN), <양세형의 숏터뷰>(SBS모비딕)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그의 센스와 능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