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완성되기 전에 살 수 있다면
- 알파 펀딩 전문가들의 조언
작성자: 마이크 로스 (Mike Rose) 작성일: 2013년 7월 30일
얼핏 알파 펀딩(alpha funding)은 상대적으로 실행하기 쉬운 전략처럼 보인다. 게임을 일부 개발해서 가격표를 붙인 다음, 인터넷에 올리면 나머지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저절로 들어오니 말이다.
물론 이 과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개발 과정을 수시로 업데이트 해야 하고, 알파를 제공하는 방법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활동에도 끊임없이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알파 빌드로 제공했다가 정작 본 게임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알파 펀딩은 장점이 단점보다 더 많은 것일까? 가마수트라의 대안 펀딩 주간 1 의 일환으로 필자는 알파 펀딩 캠페인을 진행했거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수많은 개발자들과 만났고, 이 과정에서 알파 펀딩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딘 홀 – 데이즈(DayZ)
딘 ‘로켓’ 홀(Dean Rocket Hall)은 <아르마 2: 데이즈 모드((Arma II DayZ mod)> 개발자로 유명하다. 애초 홀은 오픈월드 좀비 모드를 사이드 프로젝트로 개발하고, 무료로 알파 빌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 모드로 인해 3 년 된 <아르마 2>가 스팀 베스트 셀러 차트2에 올라갈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하자, 홀은 이 컨셉의 잠재력을 깨달았고, 이후 아르마 스튜디오 보헤미아와 함께 처음부터 재작업하여 <데이즈 스탠드얼론(DayZ Stand alone)>을 출시하게 되었다.
장기간의 기획과 작업 끝에 이제 홀은 두번째 알파-빌드 런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스탠드얼론 버전은 유료 알파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알파 펀딩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의 디자인을 구상하는 시기에 모멘텀을 엊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게임 디자인이 다 결정되고 완성된 후에야 게임이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홀에 따르면 최근작인 <KSP(Kerbal Space Program)>가 알파 출시의 장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게임은 개발 초기에 벌써 인기를 모았고, 나머지를 개발하면서 게임의 범위와 방향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게임을 완성된 상태로 출시했다면 스콥이나 방향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버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홀은 알파 펀딩의 단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알파 펀딩을 선택할지 말지는 결국 게임이 어떤 종류의 프로젝트인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큰 위험은 커뮤니티에 큰 인상을 주지 못하고 중간에 판매가 끊겨 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 알파 펀딩을 시행하면 매니아 팬들의 요구나 재정적 압박 때문에 프로젝트의 완성을 서두르게 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알파 펀딩으로 인해 개발팀이 성공에 지나치게 압도된 나머지, 개발 속도를 적절히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 좀보이드(project Zomboid)>가 좋은 예입니다. 개발팀은 개발 도중 여러가지 정말 힘든 문제를 겪었습니다. 결국 이 이슈들은 해결되었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초반부터 커뮤니티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자 빨리 성공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생긴 것 같습니다.”
알파 빌드를 구매하는 많은 사람들이 게임 개발의 본질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파 빌드의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프리즌 아키텍트(Prison Architect)>는 인트로버전 소프트웨어가 만든 가장 좋은 작품이다. 이들은 실제로 과다 구매를 막기 위해 가격을 올려야 했다!”
(걱정하지 마시라. <프로젝트 좀보이드>에 대해서는 이후 개발 팀과의 인터뷰 편에서 다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프리즌 아키텍트> 관련 이슈는 금주 후반 또 다른 기사에서 더 자세히 논할 예정이다.)
홀은 또한 개발 사이클의 특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홀이 <데이즈 모드>를 처음 만들자, 다른 개발자들도 오픈월드 좀비 서바이벌 게임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되었다. 홀의 게임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도 전에 다른 개발자들이 환경을 바꾸어 놓을 위험도 있었다.
물론 <워즈(The War Z 3 )>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게임은 수많은 비평가들과 게이머들의 구설수에 올라서 결국 타이틀 이름까지 바꿔야 했다. 홀에게 돌이켜 봤을 때 알파 접근 방법을 좀 다르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없었는지 물었다.
“이 기사 분량이 얼마나 됩니까?” 홀이 대답했다. “다르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말하면 책 한 권 분량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올바르게 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저희는 시간 제약이나 커뮤니티의 반응에 구애받지 않고 본래의 비전에 충실한 게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가 말을 이어갔다. “괜찮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서 게임 엔진을 상당 부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다시 되돌아가서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면, 홀은 “당장 코딩을 시작하고 싶은 유혹이 아무리 강해도 먼저 충분한 계획을 세우겠다”라고 말한다.
“때때로 저의 메시지 또한 혼란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대중들 앞에서 더 분명하고 프로다운 이미지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 단점이 또 매력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홀은 복제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고 있으며, 알파 펀딩 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는 혁신적인 개발자로서 서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했던 혁신을 되풀이하는 것은 이미 혁신이 아닙니다.” 홀은 이렇게 단언한다. “작년에 우리가 성취한 것에 기반해서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짜내는 동안 우리는 이미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있을 겁니다.”
알파 펀딩 방식을 고려 중인 스튜디오들을 위한 딘 홀의 조언은 다음과 같다.
세 종류의 시나리오에 따라 계획을 세울 것- 큰 성공, 성공, 그리고 실패. 크게 성공했어도 거기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이후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렵다.
가격 구조를 신중하게 점검하라. 타겟 고객이 누구인지, 개발자가 소비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곰곰히 생각한 다음, 사람들이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할 것.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중요하며 확산되기도 쉽다.
디자인을 재미있게 창작하라. 사람들은 버그나 컨텐츠 부족, 그리고 다른 모든 것들을 참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의 핵심 요소가 없다면 “풀 버전에서는 xx 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라고 끊임없이 설명하고 다녀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도 게임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KSP(Kerbal Space Program)>가 훌륭한 이유는 플레이하면서 “이런 좋은 게임이 왜 이제서야 나왔지?”라는 감탄이 바로 나왔기 때문이다. 로딩 후 5 분만에 깨졌지만, 그래도 나는 게임의 의도를 즉각 파악할 수 있었다.
기초 작업을 제대로 할 것.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만들려면 처음부터 멀티플레이어로 시작해야 한다. 부분적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란 가능하지도 않고 결국 팬들을 화나게 만들 뿐이다.
마르쿠스 페르손(Markus Persson) – 마인크래프트(Minecraft)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은 최근 비디오 게임계에서 알파 펀딩 캠페인의 선두주자라 할 만한 인물이다.
지난 2009 년 스웨덴 개발자 페르손이 <마인크래프트(Minecraft)>를 알파 펀딩 타이틀로 내놓았을 때 그 인기는 폭발적이었으며, 그 결과 페르손은 매일 수천 건의 판매 기록을 올릴 수 있었다.
물론 이제는 업계 전체가 <마인크래프트>의 놀라운 성공에 대해 알고 있고, 이 성공이 페르손이 초창기에 게임을 알파 빌드로 제공한 덕분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페르손의 모장(Mojang) 스튜디오에서는 최근 두 번째 게임 <스크롤스(Scrolls)>를 알파로 출시했는데, 알파 방식에 대한 믿음을 꾸준히 고수하고 있는 모양이다.
“알파 빌드 출시에 최적의 타이밍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페르손의 알파 펀딩에 대한 의견이다. “모든 프로젝트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 경우에 맞는 단계로 적용해야 합니다.”
“<마인크래프트>같은 게임은 개발 초기에 출시하고 자금도 초기에 투입하는 게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게임들, 예컨대 스토리가 장대한 게임의 경우에는 미완성 상태로 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게임들은 초기에 절대적으로 자금이 모자란다면 킥스타터(Kickstarter)같은 다른 방법을 알아보는 게 더 좋을 것입니다.”
페르손의 견해에 따르면, 알파 펀딩은 이미 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다. 팬들도 개발자 못지않게 게임의 잠재력을 기대하며 흥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실패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알파 펀딩의 장점은 퍼블리셔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또 개발 초기부터 사람들이 게임에 대해 열광하도록 만든다는 점도 큰 잇점입니다. 사람들이 이미 게임에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 때문에 받는 압박 역시 작업에 더욱 동기를 부여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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