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비디오 게임
작성자: 브랜든 셰필드(Brandon Sheffield) 작성일: 2013년 6월 7일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거나 젊은 사람들이 잔인한 범죄를 저지를 때마다 게임 산업은 정치인들과 미디어의 공격을 받는다. 뉴타운에서 참사가 발생한 후 조바이든(Joe Biden)은 게임 산업의 경영자들을 워싱턴으로 초대해 폭력과 게임의 관계에 대한 토론을 나누었고, 이 자리에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1
하지만 이미 많은 연구에서 게임과 폭력적인 행위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우려는 상당부분 게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 같다. 현재의 입법자들이 게임을 친숙한 매체로 인식하는 시대에서 자라지 않은 탓이라고 본다.
오락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ESRB)는 자기 규제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고, 연방 정부 수준에서도 더 나은 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게임이 연방 정부와 미국 총기 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의 공격을 받게 되면서, 게임 산업에 종사자 가운데는 NRA가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샌디훅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몇 달 후, NRA가 젊은 사람들의 폭력성에 대한 책임을 게임 산업에 돌리는 논평을 내놓았을 즈음, 나는 기어박스 소프트웨어(Gearbox Software)의 대표이자 폭력적인 게임에 익숙한 랜디 피치포드(Randy Pitchford)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NRA가 총기 소비자들을 ESRB가 하는 것처럼 규제한다면 미국이 얼마나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나는 연방 정부가 무엇 때문에 비디오 게임을 비난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 내 생각에는 바이든이 게임 산업 경영자들을 불러모은 데서, 게임 산업이 잔인한 범죄의 책임이 있다는 암시를 강하게 주었다고 생각한다. NRA가 우리에게 책임을 돌렸다.
랜디: 그렇다. 나는 NRA의 입장을 지켜보았다. 내가 보기에 연방 정부와 백악관은… 게임과 폭력성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하는 논란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런 문제 제기가 무책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바이든이 게임산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다음에는 NRA에도 문제를 제기했기에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NRA는 이미 입장을 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런데 나는 이제 이 문제를 실제 무기를 사용하는 게임의 맥락에서 생각해 보게 되었고, 그 점을 자극적인 요소로서 마케팅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이것은 실제로 소유할 수 있는 진짜 무기이다. 그러면 우리는 플레이어를 실제로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세상으로 이끌게 된다.
랜디: 최근에 그 사례가 있었다. EA 게임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 <메달 오브 아너(Medal of Honor)> 였다.
랜디: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작용했는지는 의문이다. 관찰자로서 나는 그들이 그 점이 유익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닌지 말하기 어려웠다. 그것도 일종의 주목을 끌고자 하는 허세 아닌가?
나는 그게 완전히 허세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우리의 정통성이다"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랜디: 흥미로운 의견이지만 그것도 일종의 허세다. 내 기억이 맞다면… 완벽하게 기억하진 못하지만, 무기는 게임이 존재하기 이전부터 있었다는 것은 기억한다. 말하자면 비슷한 것을 대신하는 측면 접근법(push-side approach)이다.
그 반대는 1976년 <스타워즈>를 처음 보았을 때이다. 나는 R2D2와 다스 베이더, 오비완을 미치도록 가지고 싶었다. 그때 케너(Kenner) 사(社)가 액션피규어를 만들어 주었다. 하나씩 말이다.
적어도 마케팅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할 때에는 일종의 책임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것은 실제로 쏠 수 있는 진짜 총이고, 우리는 실제처럼 사람들을 쏠 수 있는 게임의 세계로 당신을 이끌 것이다." 이 경우 나는 게임 산업을 방어하려고 해도 멈칫하게 된다. 이점이 특히 게임 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랜디: 모르겠다. 나는 그런 위험 요소도 의사결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내 말은, 어떤 특정한 사례에 대해 말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가상의 사례를 들어 핵심이 무언지 파악해보도록 하자.
누군가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해보자. "자, 여기 바늘이 있다. 이것은 독침인데, 이것을 누군가에게 쏘면 그 사람은 죽는다. 나는 당신이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에 대한 책을 여러 번 읽거나, 그런 행위가 멋지게 묘사된 영화를 보거나, 또는 실제로 버튼 같은 것을 누를 수 있는 비디오 게임을 하기를 원한다."
플레이어는 자리를 잡고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누군가가 죽는다. 이렇게 주장하기 위해 당신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그게 가설이다. "아, 제작자는 정말 여기에 관심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특정 사례가 하나 있다. 어떤 제작자가 다른 사람이 폭력을 휘두르게 하기 위해 모든 매체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한다고 상상해 보자. 그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은 아주 다른 일이다. 나는 세상에 폭력이 더 많아지면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게임 제작자들을 본 적이 없다. 사실 게임 제작자들, 특히 폭력적인 게임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그 반대로 믿는다. 즉 우리는 누구도 다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게임을 만든다.
실제 세계에서 파생되는 문제나 결과들을 다루지 않으면서 가설을 탐색하는 건 흥미로운 방식이긴 하다. 사실 가상의 무언가를 만드는 게 우리 인간의 두뇌가 있는 이유 아닌가.
<메달 오브 아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게 우리가 수많은 게임에서 M16을 구현할 때 하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총을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사실성을 추구하는 것과 그것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주는 것 사이에는 미묘한 선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지금 실제 생각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게임이 폭력을 유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오히려 총 페티시는 역겹게 느껴진다.
랜디: 나는 사람들이 그 행위가 얼마나 쉬운지에 따라 폭력을 휘두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서 실제로 동기가 있다면 누구든지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아주 쉽게 죽일 수 있다. 동기만 있다면 칼도 필요 없을 것이다.
물론이다.
랜디: 인간은 실제로 동기가 있다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사람들이 타락하는 것은 그게 쉬워서가 아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격장에 처음 갔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총을 쏘는 것이 어떤 일이라는 것을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처음으로 총을 쏘았을 때 나는 총을 발사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었고, 예측하기도 전에 총이 발사되었다. 총알은 과녁에 명중했는데, 그 과녁이 만약 생물이었다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방아쇠를 당길 수가 없었다.
랜디: 만약 내가 그 상황에 놓인다면 나는 그 느낌과 힘에서 비롯된 묘한 스릴과 함께, 그 힘을 가졌다는 느낌도 가질 것이다. 세상에, 한 번만 약간 움직이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니.
그때 내가 생각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6,70년대에 미군과 베트남군이 전투를 벌였던 사이공 외곽에서 기관총을 쏘아본 적이 있다. 그것은 베트남군 복장을 한 사람 옆에서 총을 쏘는 이상한 경험이었다. 호랑이 같은 것이 그려진 과녁에 쏜 것에 불과하지만, 나는 불과 40년 전에 그 곳에서 아버지 세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싸웠을지를 생각하며 무거운 느낌을 받았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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