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스타워즈: 구공화국>
작성자: 사이먼 러게이트 (Simon Ludgate) 작성일: 2012 년 12 월 14 일
바이오웨어는 자사의 간판 온라인게임을 부분유료화 모델로 바꾸는 과정에서 신규 유저와 기존 가입자 양쪽을 모두 다 저버린 것일까? 전환 과정에서 개발자들이 초래한 결과를 온라인게임 자문위원 사이먼 러게이트(Simon Ludgate)가 살펴본다.
바이오웨어(BioWare)에서 <스타워즈: 구공화국(Star Wars: The Old Republic)>을 개발했을 당시에는, 충성스러운 수백만의 가입자가 몇 년이고 요금을 결제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MMORPG 가 될 거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바이오웨어는 개발비의 대부분을 싱글플레이어 스토리에 쏟아 부은 후, MMORPG 장르에 만연한 시간 끌기 기법을 최악의 형태로 적용하였다. 플레이어들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만 진짜로 즐기고자 하는 “최종 콘텐츠”를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구공화국>의 “최종 콘텐츠”는 잘 쳐줘 봐야 범작 수준이다. 특히 호평 받는 스토리라인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게임을 구매하고 스토리라인을 한두 번 해본 후에는 더 이상 요금결제를 하지 않는 유저들이 대부분이었다. 레벨 작업과 콘텐츠 우려먹기 등 짜증나는 MMORPG 기법이 난무하는 이 게임의 싱글플레이어 콘텐츠는 다른 싱글플레이어 게임보다 재미가 없었다. 더구나 그마저도 계속 즐기려면 돈을 계속 내야 한다는 사실을 논외로 하고도 말이다.
어마어마한 개발비를 보전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가입자 수가 빠르게 줄자 바이오웨어는 망해가는 MMORPG 모두가 하는 바로 그 선택을 했다. 부분유료화(freeto- play) 게임으로 바꾸고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사거나 계정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다운로드하고 접속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부분유료 게임들은 대개 무료 사용자에게는 약간의 제약을 가하여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월 정액 가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이 글에서는, <구공화국>의 현재 부분유료화 모델의 효용성을 분석해 보고, 이를 부분유료화의 일반 원칙과 대조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구공화국>이 월 정액 모델을 포기하게 만든 특정한 이슈를 살펴보겠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예전 계정으로 게임에 접속하여 월 정액 가입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게임을 즐기려면 얼마나 드는지 알아보기 위해 게임 내 상점을 살펴보았다.
한 달에 56 달러 무료 사용자가 <스타워즈:구공화국>을 하려면 필요한 금액이다.
게다가 이 금액은 잠겨 있는 요소를 풀기 위해 (여기에는 실제로 기술을 쓰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배치할 단축바(hotbar)도 포함된다) 캐릭터 두 개에 180 달러를 쓰는 건 제외한 이야기이다. 캐릭터는 (내가 아는 한) 2 개가 한계이며, 다른 많은 것들도 제약되어 있지만 풀 수 없다. 퀘스트 보상이라든가, 소지금 제한 같은 것들 말이다.
그들 생각에는 무료 사용자들이 이 정도 돈을 낼 거 같았나 보다. 그러나 이런 플레이어들은 게임 패키지 가격 60 달러나 월 정액 15 달러가 무지막지하게 바가지 씌운 가격인 데다가 돈 내고 살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료 사용자”인 것이다. 그들이 부분유료화 된 <구공화국>을 플레이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무료 사용자로 접속해서 짐바브웨에서 1 조달러짜리 1 지폐 쓰듯이 카르텔 코인(Cartel Coin)을 쓰려고.
언락에 필요한 금액이 간략히 계산해서 180 달러이긴 하지만, 계정 아이템과 캐릭터 아이템의 가격을 비교할 수 없는 카르텔 상점의 결함 때문에 정확히 계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캐릭터는 2 개가 한계이기 때문에, 캐릭터 아이템의 가격을 가지고 두 배만 하면 대충 비슷할 것이다.
진짜 치명타는 <구공화국>을 1 주일 플레이 하는 데 지속적으로 드는 비용이다. <구공화국>은 싱글플레이어 스토리, 싱글플레이어 우주 미션, 그룹 플래시포인트(4 인 던전), 전장(Warzone, 대규모 PvP 전투), 작전 (Ops, 20 인 레이드) 등 크게 5 가지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다.
잠겨있는 콘텐츠를 풀어서 5 가지 모두 즐기려면 별도의 이용권을 4 번 사야만 하며 (스토리라인을 제외한 전부), 1 주일 이용권의 가격은 240 카르텔 코인이다. 1CC(카르텔 코인)은 대략 0.727 센트이고, 이용권 1 개는 240CC 이며, 캐릭터 1 개당 4 개의 이용권이 필요하고, 두 개의 캐릭터, 1 달에 4 주이므로, 계산하면 결과는, 7680CC, 현금으로는 55.84 달러가 된다.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구공화국>을 즐기려고 한 달에 56 달러씩이나 내지는 않을 거란 점이 이제 명백해졌을 것이다. 제정신이라면 15 달러를 내고 월 정액에 가입하던가, 아니면 아예 어떤 것에도 돈을 쓰지 않을 테니까. 그 결론이 너무나 명백해서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바로 <구공화국> 부분유료화가 부분유료 게임을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 월 정액 가입을 유도하려고 만든 과도할 정도로 부자연스러운 데모버전이란 점이다.
부분유료! 유용한 점은? 전무! 허! 물론, 부분유료 게임이 진짜 무료인 것은 아니다. 다른 모든 수익 모델과 마찬가지로 이익을 내기 위한 방식이다. 하지만 부분유료/월 정액 혼합 게임을 기획하는 데에는 올바른 방식과 잘못된 방식이 있다. 소규모의 돈을 쓰는 사용자가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무료 사용자와 차별화 되는 의미 있는 방법을 제공하여 커다란 수익을 내길 기대하는 방식과, 무료 사용자가 월 정액 가입자로 전환하길 바라면서 확장 체험판 정도를 제공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바이오웨어에게는 안됐지만, <구공화국>은 잘못된 방식을 택했다. 월 정액 가입자가 중요하고 특별하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바이오웨어 역시 월 정액 가입자들이 - 부분유료화 후에도 - 특별하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부분유료화는 그냥 체험판일 뿐이다. 바이오웨어는 “제한레벨 15”(오래 전 체험판 기준, 그런데 그마저도 망했다2)를 바꿨고, 그에 따른 제약을 가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뒤로 한 채, 하향평준화3를 택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이 게임은 월 정액 가입을 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망해가고 있었다. 이 때의 선택은 월 정액 가입을 할 것이냐, 게임을 접을 것이냐 두 가지였고, 사람들은 월 정액보다는 “접는" 쪽을 택하고 있었다. 그러면, “접는다"의 자리를 “반쪽 게임"으로 대체하면 상황이 나아질까? 그러면 신규 가입자와 기존 가입자에게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
월 정액 가입하면 특별하고 멋져요! 부분유료화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나는 기존 가입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구공화국 체험판 계정을 만들었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함께 게임을 즐길 유저 수가 늘어나길 바라기 때문에 부분유료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래시포인트(그룹 던전), 전장(PvP 전투 지역) 진입에 필요한 대기시간은 지루할 정도로 길었으며, 월드 보스 레이드를 하거나 새로운 Ops(레이드 던전) 그룹을 만들 사람을 찾는 것은 한층 더 힘들었다. 인구가 많아진다는 건 이런 멀티플레이어 환경이 더 나아진다는 걸 의미했다.
불행히도, 바이오웨어는 <구공화국>의 기존 콘텐츠에서 “정확히" 이 지점에 대고 치명타를 날렸다.
몇 개 안 되는 플래시포인트와 전장에 1 주일씩 플레이어를 묶어두고, 작전 레이드에는 제외하는 게 큰 계획이었다 (그리고 한 달 56 달러 요금의 원천이기도 했다). 이런 부분유료화 방식은 게임을 접으려 하는 월 정액 가입자들의 요구와는 매우 거리가 먼 것이었다.
말하자면, 바이오웨어는 한 편으로 최선을 다해 부분유료화 정책을 끔찍하게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월 정액 가입을 유도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가입자들이 게임을 지속하려면 필요한 바로 그것에 정확히 파괴공작을 가했다. 두 손들어야 할 판이다.
월 정액 가입자 수를 늘리고 싶어하는 심정이 이해는 된다. 바이오웨어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갔을 것이다.
“자, 월 정액 가입자 수를 늘려야 해, 어쩌면 좋지?”
“부분유료화 하지 뭐." “와, 그거 좋은데! 부분유료화로 새 유저를 끌어 모으고, 월 정액으로 전환하도록 만들자고!”
이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월 정액 유저의 요구이고(같이 할 사람이 많을 것), 또 다른 하나는 월 정액 유저의 기대이다(돈을 낼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런데 이 방정식에서 “가치"라는 부분이 완전히 통제 불능이 되었다. 바이오웨어는 월 정액 가입자들에게 요금이 제 가치를 하지 못한다고 느껴질까 너무나도 염려한 나머지 무료 사용자에게는 엄선된 최악의 체험 만을 제공하도록 신중히 만들어버렸고, 결과적으로 <구공화국>을 아예 플레이 해 보지 않는 편이 나을 지경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문제를 고려하느라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아예 막혀버린 것이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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