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게임(F2P): 잃어버린 세대
작성자: 제레미 알레시(Jeremy Alessi) 작성일: 2012년 12월 4일
무료 게임의 공격은 게임과 게이머들을 해치고 있는가? 노련한 스마트폰 개발자 제레미 알레시가 무료 게임 사업 모델이 게임 개발 기술에 해를 끼쳤는지와 이 사업 모델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조사했다.
전체 게임산업이 무료 게임으로 가는 추세다. 팝캡(PopCap) 게임스는 노동자를 그 과정에 배치하면서 무료 게임 사업 모델을 받아들이고 있다. 1 소매 판매 중심의 콘솔 제작자들은 이 사업 모델에 개방적이고, 주변의 최고 게임 기획자들 중 몇몇은 이러한 게임의 새로운 시대를 찬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전통적인 유료 게임이 예술로써 생존하고 있는 반면, F2P 게임(무료 게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볼까?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200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새로운 시스템이 나왔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엑스박스(Xbox)라고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온 미지의 것이었다. 그것과 함께 <헤일로(Halo)>라는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었다.
<메탈기어 솔리드 2(Metal Gear Solid 2)>가 실은 동시에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오후에는 PS2용 <메탈기어 솔리드 2> 카피본을 했고, 그날 밤 늦게는 엑스박스로 <헤일로>를 했다. 나는 <헤일로>와 함께했던 처음 몇 분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새로운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화려한 환경을 지나며 행성을 둘러싼 그림같이 아름다운 고리에 감탄하고, 총으로 놀랍도록 영리한 외계인들을 쐈을 때, 나는 내가 <헤일로>를 <메탈기어 솔리드 2>만큼, 아마도 그 이상으로 즐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결국 두 게임 모두 내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항상 인정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제 2009년 여름으로 가보자. 엔지모코(Ngmoco)가 전체 게임산업을 완전히 뒤바꿀 잠재력을 가진 새로운 게임을 출시했을 때 나는 아이폰 개발자로 일한 지 거의 1년이 되었었다. 그 게임은 <엘리미네이트(Eliminate)>로, 애플의 iOS 3.0와 새로운 in-app 지불 시스템을 사용하는 최초의 아이폰 F2P 게임이었다.
<엘리미네이트>는 특히 휴대폰 게임으로 훌륭했다. 빠르고 재미있었으며, 언제 어디서든 멀티플레이가 가능했다. 더 좋았던 것은 새로운 사업 모델이 작동했다는 것이었다. <엘리미네이트>는 최고의 흥행을 올리는 아이폰 게임이 되었고, 비슷한 최고가의 게임보다 훨씬 오래 차트에 머물 수 있었다.
나는 <엘리미네이트>를 즐겼다. 심지어 새로운 IAP 시스템을 시도하고 게임에 20달러를 쓰기까지 했다. 다른 개발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최신 기술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나는 <엘리미네이트>를 갈망해야 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것은 나에게 <헤일로>나 <메탈기어 솔리드 2>처럼 예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헤일로>와 <메탈기어 솔리드 2>와는 달리, 나는 <엘리미네이트>를 더 이상 플레이할 수 없을 것이고, 구입했던 인게임 머니(in-game currency)도 즐기지 못할 것이다.
<엘리미네이트>
사실 <엘리미네이트>가 예술은 아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새로운 기술과 사업 모델에 적절한 수단이었지만 시간에 얽매여 있었던 터라 예술이 되지 못했다. <엘리미네이트>의 사업 모델과 게임플레이가 얽혀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실행하기 위해서는 비싼 백엔드(backend) 인프라가 필요했다. 일단 그 인프라의 비용이 게임 수입을 넘어서자, <엘리미네이트>는 사라졌다. 이것은 게임플레이와 함께 얽혀 있는 유통의 구조가 게임이 무엇인지를 영원히 바꾼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
버림받은 예술
단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이유로 현 게임 세대에서 사라진(eliminated) 게임의 사례는 현재 말 그대로 수천 개에 달한다. 오랫동안 게임 업계의 큰 질문 하나는 "게임이 예술인가?"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비디오 게임의 예술 전시를 열 정도가 됨과 동시에, 게임산업의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게임을 순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 최신 트렌드를 쫓느라 예술 추구를 포기했다는 것이 모순이다.
그렇다면 게임산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예술가인가? 엔지니어인가? 투자자인가? 아니다. 게임산업은 그 모든 역할들을 포함함과 동시에 그 핵심은 플레이어들로 이루어진다.
플레이어들의 문제는 그들이 항상 극복해야 할 목표나 도전을 찾고 있으며, 그 목표를 돌파할 때까지 곧장 달려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다음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게임산업의 기술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는 기술을 극복했다. 기술이 해결된 뒤에는 복잡한 캐릭터와 스토리가 없었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극복했다. 복잡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든 뒤에는, 말하자면 좀 더 자리 잡힌 다른 미디어 형식들에 비교해서 우리가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부 붕괴
지금 우리는 또다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에는 우리의 잘못이다. 우리가 전문 분야에서 놓쳤던 "게임 하기"에 매우 휘말리게 되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대신, 사람들을 가지고 노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우리 게임을 구매하지 않거나 홍보하지 않는다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긴 여정이었다. 우리는 <헤일로> 같은 60달러짜리 예술작품에서 <엘리미네이트>로 곧바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랬다, 모든 것은 아주 순수하게 시작됐다.
우리는 게임을 독립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전’트리플 A‘ 급의 상당 부분이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툴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품을 판매할 방법이 없으면 이득이 없었기에, 우리는 디지털 배포를 탐냈다. 이 두 장애물이 제거되면서, 마침내 상대적으로 쉽게 훌륭한 게임을 만들고 많은 이용자들에게 도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몇 년 전 소매시장은 모든 장르의 게임들로 엉망진창이었다. 때로는 일렉트로닉스 부티크(Electronics Boutique)에서 상자들을 정리할 이유도 없었다. 개발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만드는 것 아니면 반대로 현존하는 이용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었다.
인생은 규모와 방향 면에서 경쟁하는 장(場)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방향에서 경쟁하는 셈이었고, 현존하는 이용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규모에서 경쟁하는 셈이었다. 더 높은 품질의 게임은 보통 각각의 분야에서 더 좋은 실적을 올렸지만, 게이머들은 상점 선반 위의 상품은 보지 않고 멋진 상자만 보았다.
하지만 iOS 앱스토어에서는 모든 것이 순위가 매겨진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보드에서 경쟁하면서 다시 게이머가 되었다. 처음에 우리는 <갤콘(Galcon)>과 <이니그모(Enigmo)> 같은 아이폰 게임의 가격을 9.99달러로 책정했다. 작은 화면과 제한된 컨트롤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가격인 것 같았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랭킹 시스템에서는 가격을 내리는 편이 기하급수적으로 이로워졌다. 전에는 특정한 품질의 모든 게임들이 소매시장에서 같은 기반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것이 문제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게임들이 가장 많은 지명도를 얻었다. 9.99달러였던 게임들은 빠르게 가격이 0.99달러로 떨어졌고, 지명도를 더 얻기 위한 라이트 버전들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했다.
IAP가 소개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무료화는 게이머들이나 개발자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어떤 게임에서 유저들이 강제로 그 게임을 광고하도록 조작하지 않았다면, 그 게임은 다른 게임들에 비해 최고 수익 게임 리스트에 오르는 데 실패할 운명에 처한 것이다. 만약 어떤 게임이 F2P 기능으로 무장했다면 그 게임은 시간의 제약을 받으므로 예술작품으로서는 실패다. 더 나쁜 일은, 재미가 없고 몰입도가 떨어지거나 게임 세션 중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하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으로서도 실패한다는 것이다.
4년 동안 우리는 우리 작품의 가치를 0으로 떨어트려왔다. 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즐기고자 하는 이용자들을 비난한 대가다. 소금에 가격을 청구하는 식당을 상상해보라. 그것이 우리가 하고 있던 일이었고, 때로는 그보다 더 한 짓도 했다.
이제 게임 개발은 평균적인 이용자의 지출이 이용자를 획득하는 비용보다 큰 게 분명한 게임이 되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공급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는 실제로 어떤 게임 하나에 돈을 쓸 이유가 거의 없다. 이용자들은 무료 게임을 제한 없이 제공받게 되었다. 하나의 게임이 낡은 것이 되자마자 이용자들은 새로운 게임으로 넘어갈 수 있다.
어떤 게임에서든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초기 경험이다. 좋든 나쁘든 간에, 어떤 게임의 테마와 컨트롤, 플레이 패턴을 경험하는 것은 주된 자산이다. 닌텐도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료 데모 버전을 제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동시에 닌텐도는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때마다 그 경험이 좋은 것임을 확실히 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닌텐도가 현재 게임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대해 물어본다. 아이폰이 유명해진 이후 나도 궁금했다. 지금 나는 닌텐도가 이러한 게임산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소수의 회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닌텐도는 수적 기준에 휘둘린 적이 없다. 닌텐도는 항상 게임의 품질에 초점을 맞춰왔고 그 품질이 지구상의 무엇보다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F2P 게임이 무너질 때, 닌텐도는 F2P 게임이 전체 게임 생태계에 남긴 효과들에 의해 축소되었다 해도 여전히 건재할 것이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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