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템 : 맥밀런과 힘슬의 <바인딩 오브 아이작>
작성자: 에드먼드 맥밀런 (Edmund McMillen) 작성일: 2012 년 11 월 28 일
실패하리라 여겼던 게임이 컬트적으로 대성공을 거둔다? 에드먼드 맥밀런(<수퍼 미트 보이(Super Meat Boy)>의 개발자)이 <게임 디벨로퍼 매거진(Game Developer Magazine1)>에 기고하기 위해 썼던 기사에서, <젤다의 전설(The Legend of Zelda)>에 종교를 첨가하고 로그라이크(roguelike) 게임과 섞어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론상 <바인딩 오브 아이작(Binding of Isaac2)>과 같은 게임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었다. 이 게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결과인 것이다. 나에겐 아이작이 각별했지만, 1 년 내에 아이작이 100 만 카피 이상 팔릴지를 놓고 내기를 걸어야 한다면, 난 안 팔린다는 쪽에 돈을 걸었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바인딩 오브 아이작>은 주류 게임에 대한 반기를 들고자 만든 게임이었다. 잘 쳐봐도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을 뿐이었다. 70 년대 심야 영화처럼 소규모 집단에서 약간의 컬트적 인기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만 기대했었다. 주류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자면, 아이작은 망할 것이 분명한 게임이었고, 그게 애초의 목적이었다.
<바인딩 오브 아이작> 개발을 시작했을 당시, <수퍼 미트 보이>의 개발의 여운이 남아, <우리가 통과해야 했던 굴렁쇠3>라는 기사를 쓰고서야 개발에 착수 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수퍼 미트 보이>를 “잘나가는" 게임이라 할 순 없었지만, 우리 인생에서 2 년 이란 시간을 쓰며 (더불어 우리 전재산도 쓰고) 할 수 있는 최대한까지 해본 것이었다.
<수퍼 미트 보이> 개발 후, 오히려 근심이 사라졌다. 망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면, 더 큰 리스크와 실패를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도전적이고 짜릿한 것을 만들고자 했으며, 그 결과 재정적 위험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내가 원래 속했던 곳 - 한계가 없고 수익을 생각할 필요도 없고 무엇이든 창작할 수 있는 곳 - 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바인딩 오브 아이작>은 1 주일짜리 게임잼에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수퍼 미트 보이>의 공동 개발자였던 토미 레페니스(Tommy Refenes)는 휴가를 떠난 상태였기 때문에, 전에 내가 제작한 몇몇 플래시 게임(<트라이아크니드(Triachnid)>, <코일(Coil)>, <쿤트(Cunt)> 등)의 프로그래밍을 해준 플로리안 힘슬(Florian Himsl)과 함께 게임잼에 나가기로 했다. 플로리안은 다재다능하고, 명성에는 관심이 없으며, 게다가 콘텐트의 영역에서는 나와 죽이 아주 잘 맞았다. 이는 매우 좋은 일이었다. 아이작 기획을 시작할 때 두 가지 명확한 목표를 정했기 때문이다. <젤다의 전설> 같은 던전 구조를 가진 로그라이크 게임일 것, 그리고 종교에 대한 내 관점을 담을 것, 이 두 가지였다.
두 가지 목표 모두 어려웠지만 기획 작업은 즐거웠으며, 7 일이 지나자 게임으로 만들어질 만한 것이 나왔다. 포기하기엔 아깝단 판단이 들어 플래시(액션스크립트 2.0(ActionScript 2)를 사용해) 제작을 이어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게임을 어떻게 판매해야 할 지는 (심지어는 팔 수 있을 것인지 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둘에겐 그냥 하나의 도전일 뿐이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3 달에 걸쳐 개발한 결과, <바인딩 오브 아이작>을 완성할 수 있었다. 스팀(Steam)에 출시 했으며, 처음 몇 주 간의 판매는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었다. 하루에 100-200 카피가 팔렸으며, 몇 달 후에는 하루에 150 카피 정도로 안정세로 들어섰다. 그런데 5 달이 지나자 매우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일 평균 판매고가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 200 카피였던 것이 500 카피, 1000 카피로 뛰었고, 아이작을 출시한지 7 달째에는 일 평균 1500 카피를 넘었는데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 일이었다. 할인 같은 것을 한 적도 없었기에, 꾸준히 상승하는 판매량은 미스터리였다.
그러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았는데, 이 게임의 팬들이 꾸준히 플레이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100 편이 넘는 동영상이 올라오고 있었고, 어마어마한 양의 시청자가 있었다. 아이작에도 팬이 생겼고, 그 기반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망할 것이 뻔했던 게임 치고는 괜찮은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잘된 점
1. 로그라이크 디자인(Rougelike Design)
로그라이크의 공식은 놀라운 기획 방식이지만, 잘 쓰이지는 않는다. 전통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비인간적일 정도로 복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그라이크의 공식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이는 극히 아름답고, 깊이가 있으며, 영속적인 기획으로써, 플레이어들에게 지속적으로 역동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매번 플레이 할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로그라이크의 공식에 <스펠렁키(Spelunky)>같은 실시간 요소를 결합하고 싶었다. 하지만 <크로울(Crawl)>과 <디아블로(Diablo)>같은 로그라이크 게임의 전통적 RPG 요소에 대한 실험을 더 해보고 싶었다. 다행히도, <젤다의 전설>에서 쓰인 던전 구조를 게임의 뼈대로 삼은 덕분에 전통적인 로그라이크 게임(절차적으로 생성되는 던전, 영구적 죽음 등)을 실시간 던전 탐험 게임으로 재창조하기 쉬워졌다. 게임의 거의 모든 요소가 적은 노력으로도 완벽히 제자리를 찾는 듯 했다.
<젤다의 전설>의 던전과 자원 구조를 살펴보면, 매우 간단하고 견고하다. 열쇠, 폭탄, 동전, 하트가 던전 내 여러 방에서 드랍되며, 플레이어는 각 레벨을 통과하려면 이런 자원을 모아서 사용해야만 한다. 아이작에서는 이런 요소가 임의적으로 분포되어 있지만, 공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구조적 경험을 위해 추가해 두었다.
또한 젤다의 “레벨 구조"로부터도 많은 것을 참고하였는데, 젤다에서는 각 던전이 아이템 외에도 레벨 업에 필요한 하트를 주어서 성장한다는 느낌을 준다. 아이작에서는 각 레벨은 적어도 하나의 아이템이 나오고, 보스를 무찌르면 능력치 상승에 쓰이는 아이템을 하나 주게 된다. 이 아이템은 임의적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캐릭터가 물리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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