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0년- 윈도우8의 폐쇄적 유통 시스템이 개발자에게 갖는 의미
작성자: 케이시 무라토리(Casey Muratori) 작성일: 2012년 10월 16일
게임 산업에서 오랫동안 몸담아 온 프로그래머 케이시 무라토리의 사이트 1 에 게재되었던 글로 윈도우8의 변화가 개발자에 단기적,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 글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PC 역사상 처음으로 단독 소프트웨어 유통사로서 새로운 윈도우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윈도우8을 구매하면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통합되는 소프트웨어를 오직 공식 윈도우 스토어(Window Store) 2 에서만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스토어에서 허용되는 소프트웨어의 종류를 완전히 통제3할 수 있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전 데스크톱 인터페이스용 어플리케이션에는 이러한 정책이 적용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예전 데스크톱에서 실행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한 사용자는 계속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간섭 없이 소프트웨어를 구매, 판매, 개발, 발표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윈도우 사용자들은 현재 이용이 가능한 공개 유통 모델을 향후 윈도우 버전에서도 계속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윈도우8에 대한 우려가 별로 크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윈도우 데스크톱이 미래에도 사용 가능한 컴퓨터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또한 윈도우8의 폐쇄적 소프트웨어 시스템밖에 없는 상황에서 윈도우 데스크톱이 사라져버린다면 윈도우 사용자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이번 판 <크리티컬 디테일(Critical Detail) 4 >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현 인증 요건이 단기적,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살피고 역사에 비추어 기존 윈도우 데스크톱이 얼마나 수명을 유지할 것인지 심도 있게 다루면서 공개 시스템과 폐쇄 시스템 중 어떤 것이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기업에 더 유리할지 실용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2032년의 게임
<PC 게이머 매거진(PC Gamer Magazine) 5 >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엘더 스크롤5: 스카이림(Elder Scrolls V: Skyrim)> 6 을 2011년 최고의 게임으로 꼽는다. 당연히 <스카이림>은 MS-DOS가 아닌 윈도우를 기반으로 한다. 설사 개발자가 MS-DOS 게임을 원했다고 해도 <스카이림>같은 최신 PC 게임을 MS-DOS로 만들 수는 없다. 지난 15년 동안 MS-DOS에는 그 어떤 그래픽 하드웨어 혁신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MS-DOS로 상업적인 소비자 소프트웨어를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20년 후 윈도우 데스크톱으로 소비자 소프트웨어를 출시한다는 것도 똑같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2032년에는 2012년에 MS-DOS 게임이 없듯 데스크톱 게임이 없다. 모든 게임은 훨씬 발전된 형태의 윈도우8 최신 사용자 인터페이스 버전에서 실행된다.
이러한 플랫폼으로는 미래의 어떠한 소프트웨어도 윈도우 스토어를 거치지 않고서 출시될 수 없기 때문에 <스카이림> 제작팀은 인증을 받으려 게임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보내야 하고 게임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출시 인증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어떤 답변을 할까?
나는 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불가’ 판정을 내릴 것이다.
그냥 추측이 아니라 확실하다. <스카이림>은 성인용 게임이다. 유럽게임등급 PEGI 7에서 18세 이상 등급을 받았다. 윈도우8 앱 인증 요건8의 제5.1항은 다음과 같다.
앱에는 성인용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하며 메타데이터는 반드시 전체 연령이 이용 가능해야 한다. PEGI 16세 이상 등급, ESRB(북미지역 게임 등급분류 기관) M등급(17세 이상)이거나 이런 등급을 받을 만한 내용이 포함된 앱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게 끝이다. 개발자가 모든 PEGI 18세 이상 등급 내용을 삭제하지 않는 한 <스카이림>은 윈도우 스토어에 발도 못 들인다.
2011년 올해의 게임이 윈도우 스토어에서는 금지 게임이 되는 것이다. 2012년은 어떨까? 큰 기대작이 몇 개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게임이 선정될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여론을 대충 살펴보면 <맥스 페인 3(Max Payne 3)9>, <더 위쳐 2(The Witcher 2)10>, <매스 이펙트 3(Mass Effect 3)11 >, <어쌔신 크리드 3(Assassins Creed 3)12 >,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2(Call of Duty: Black Ops 2)13>, <보더랜드 2(Borderlands 2)14> 등이 많이 거론되는 듯 하다. 이미 출시되어 PEGI 등급 판정을 받은 게임 중에서 윈도우 스토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은 몇 개나 될까?
없다.
분명 많은 사람들, 어쩌면 대다수가 게임은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위대한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메이저 플랫폼에서 게임의 보급을 막는다고 해도 별 상관 없다고 할지 모른다.
공개 플랫폼의 중요성을 보다 넓은 의미에서 살펴보기 위해 게임을 살짝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무슨 마법이라도 써서 2012년 에미(Emmy)상 드라마 시리즈 후보 15 , 즉 <보드워크 엠파이어(Boardwalk Empire 16 )>,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 17 >, <매드맨(Mad Men) 18 >, <다운튼 애비(Downton Abbey) 19 >, <홈랜드(Homeland) 20 >, <왕좌의 게임(Games of Thrones) 21 >과 내용이 똑같은 게임이 있다고 해보자.
<다운튼 애비>만이 PEGI 등급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게임은 설령 등급 테스트를 통과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제5.3항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윈도우 스토어에서 금지될 것이다.
앱에는 위법 행위를 조장 혹은 미화하는 내용이나 기능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제5.6항:
앱에는 술, 담배, 약물, 무기 등의 과도한 사용 또는 무책임한 사용을 조장하거나 미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제5.8항:
앱에는 과도하거나 쓸데 없는 비속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심한 검열을 받는 미래 윈도우의 모습은 소름이 끼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떻게 될까?
저전력 태블릿과 폰용 윈도우 버전인 윈도우 RT22의 경우 10월 26일에 이런 식의 미래가 시작될 것이다. 판매된 모든 윈도우 RT 기기는 윈도우 스토어의 소프트웨어만 실행할 수 있으며 모든 윈도우 스토어 앱은 위의 인증 요건을 포함하여 수십 가지의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윈도우 RT 사용자가 윈도우 기기에서 세계 최고의 찬사를 받는 게임들을 못 하게 되기까지 고작 10년, 20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게임들은 발매 첫날부터 금지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데스크톱 사용자가 사용하게 될 윈도우8, 윈도우8 프로의 경우에는 일정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 윈도우 RT와 달리 윈도우8, 윈도우8 프로 버전에는 공개 유통을 지원하는 기존 윈도우 데스크톱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데스크톱 사용자가 이런 식의 미래를 피할 수 있는 것일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를 잠깐만 살펴봐도 전혀 그렇지 않을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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