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기성 추가하기
작성자: 데릭 브루너 (Derek Bruneau) 작성일: 2012년 10월 18일
비동기성이 단순 보드게임 이상의 영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까? 인디 게임 개발자 데릭브루너(Derek Bruneau)가 RPG 게임 <콘클라베(Conclave)>에 비동기 게임 플레이를 추가한 과정을 설명하고, 이러한 형태의 역사와, 작동 원리를 평가한다.
게임을 즐길 시간이 얼마나 있는가? 우리들 대다수는 “충분치 않다" 고 답할 것이다. 멀티플레이어 게임에서는 시간을 내는 것이 더욱 어렵다. 플레이어 각자가 시간을 내야 할 뿐만 아니라, 스케줄 조율도 필요하다. 물리적 근접성이 필요한 멀티플레이어 게임 - 예를 들어 보드게임 <요한 세바스찬 저스트(Johann Sebastian Joust)>에는 더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
몇몇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비동기 플레이를 제공해 이러한 어려움을 완화시켰다. “비동기성"에 대해 모두가 합의하는 정의는 아직 없지만1, 여기서는 ‘게임 상태는 공유하되 플레이어가 동시에 참여하지 않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지칭한다. 이 정의에 의하면 비동기성을 갖춘 최근의 예로 <워즈 위드 프렌드(Words With Friend)>를 들 수 있다.
보드는 공유하지만, 플레이어가 장시간에 걸쳐 각자 독립적인 턴을 받는 방식으로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동기식(동시적) 게임이 비동기식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어떤 한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원할 때마다 두 모드를 오가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어떤 게임에서는 이런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 <요한 세바스찬 저스트>를 동시에 플레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라. 하지만 다른 게임에서도 두 가지 방법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비동기성의 영향
동기성 플레이에 비해 역사적 배경상 덜 익숙하긴 하지만, 비동기성 플레이가 새로운 것만은 아니다. 배송 업체나 우체국을 통해 수를 교환하는 우편 체스2가 수 백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존재해왔다.
더 최근에는 플레이어와 게임 제작자들이 우편으로 주고받는 (play-by-mail, PBM) 방식의 게임을 단순한 수 교환 이상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보드게임 <디플로머시(Diplomacy)>가 1959년에 출시되고 몇 해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모여서 게임을 하는 대신 메일을 통해 동맹을 맺고 (혹은 깨고),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게임은 7명까지 참여할 수 있었지만, 충분히 비동기성 플레이가 가능했다. 협상에는 제약이 없고, 논의는 비밀리에 하는 것이 장려되며, 각 플레이어의 행위는 동시에 반영되어서 각자의 결정을 상대에게 보내는 순서가 상관이 없다.
다른 PBM 게임 <잇츠 어 크라임(It's a Crime3)> -- <마피아 전쟁(Mafia Wars)>와 유사한 게임이지만,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더 직접적이고, 폭탄이 더 많이 터진다 -- 은 십 여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중 소수의 부분집합과만 상호작용을 하게 되어, 관리 가능한 범위로 게임이 유지된다.
신기술 덕분에 비동기성 플레이가 가능한 방법이 많아졌다. 이메일과 온라인 포럼은 각각 이메일 플레이 (play-by-email, PBEM)와 게시판 플레이 (play-by-post, PBP)게임의 발전을 이끌었다. 게시판 플레이는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 Drangons)>와 같이 펜과 종이를 이용한 롤플레잉 게임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게임에 대한 경험이 우리 게임 <콘클라베>의 기획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아래에 상술.)
PBM, PBEM을 비롯해 PBP 게임이 물리적 근접성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대두되면서, 심지어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도 비동기성 게임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워즈 위드 프랜즈(Words With Friends)>, <스크램블 위드 프랜즈(Scramble With Friends)>, 또는 <드로우 썸씽(Draw Something)>과 같은 모바일 앱은 멀리 있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룸메이트나 연인, 배우자 사이 4 에서도 플레이 되고 있다. 이렇듯 비동기성은 스케줄을 맞출 필요 없이 몇 날, 몇 주에 걸쳐 흩어져있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우리의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동기성 게임에 비동기성이 적용된 많은 사례를 접했지만, 두 가지 모드의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은 소수에 불과하다. <보글(Boggle)>과 <스크램블위드 프랜즈> 는 그 물리적 속성상 동기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동시에 같은 글자 조합을 보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로 인해 기획 영역이 넓어진다. 앱에서 오직 한 플레이어의 보드 시야에 영향을 미치는 강화 아이템을 제공하지만, 다른 가능성은 닫아버리는 식이다. <보글>에서는, 다른 플레이어가 쓰고 있는 단어의 수를 알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게임에 긴장이 더해진다. <스크램블(Scramble)>에서는 플레이어들이 같은 방에 있더라도 맞대결이란 느낌이 강하지가 않다.
<콘클라베>에 동기성과 비동기성 혼합하기
<콘클라베>는 테이블 보드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스토리, 시스템, 미학을 가진 브라우저 기반의 협동 RPG 게임이다. 최대 네 명의 플레이어들이 협동하여 플레이어 캐릭터의 기술과 스토리에 의해 진행되는 전술 전투와 단체 결정으로 혼합된 퀘스트를 완료해 가는
게임이다. 대부분의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RPG처럼 이 게임도 동기성 플레이를 제공하지만, 비동기성 플레이 또한 제공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이 둘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했다. 그 방법을 설명해 보겠다.
<콘클라베>5
1. 턴 기반, 그러나 순서는 무관
처음 비동기성을 지원하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는 본질적인 결정으로 귀결되었다. <콘클라베>의 전투는 턴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과 다른 조직 원칙 - 아마 플레이어가 취할 행동을 각각 결정하면 그 다음 게임이 한번에 몰아서 해결한다는 개념은 <디플로머시>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을 세울 수 있었지만, 턴을 주고받는 방식은 테이블 보드 게임과 컴퓨터 RPG 게임의 플레이어에게 모두 친숙한 방식이었고, 전투를 각각 다른 시간에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묶기에도 편리한 수단이었다.
또한, 한 덩어리는 긴 시간 투자 없이, 자투리 시간 동안에 턴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짧아야 한다.
원래는 게임이 플레이어의 턴 순서를 배정해 주었다. 어떤 전투 라운드에서 에이미(Amy)가 첫 번째 턴이고, 그 다음엔 벤(Ben), 크리스(Chris),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이애나(Diana)가 플레이 한다고 해보자. 순차적 턴이 테이블RPG-대부분의 턴 기반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의 고전적인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콘클라베>를 비동기적으로 플레이 하는 게 그리 좋지 않은 생각이라는 것이 금세 드러난다.
크리스가 여유시간이 생겨 그의 턴을 받고 싶다고 해도, 만약 에이미와 벤이 자신의 턴을 아직 마치지 않았다면 그는 플레이 할 수가 없다. 만약 두 명이 플레이 하는 비동기성 게임이라면 다른 플레이어 한 명만 기다리면 되지만, 3~4명이 함께하는 게임이라면 대기시간은 엄청나게 길어진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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