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적 게임: 영원한 “친구와 함께”
작성자: 이안 보고스트(Ian Bogost) 작성일: 2012.10.02
징가의 히트작 <워즈 위드 프렌즈>에서 배울 점은 무엇일까? 비디오게임 연구자이자 기획자인 이안 보고스트의 설득적 게임(Persuasive Games) 기획 시리즈의 최신 기사에서 소셜 게임이 성장할 여지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를 알아본다.
당신이 무료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형 스튜디오를 갖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주식은 상장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상장가의 반의 반의 반토막이 나 버렸다. 또 사업 전반을 지탱해주던 소셜 네트워크가 월 스트리트에 의해 타격을 입었다고도 상상해보자. 또한 이 두 가지 경우에 모두 모바일 전략의 개발이 부족하고 실행이 미흡했던 게 원인이었다고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하는 애널리스트를 상상해 보라.
아, 재미삼아 상상을 더 해보자. 최근에 잘나가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 작은 스튜디오를 인수하느라 수백만 달러를 썼는데 인수한 다음 분기에 게임의 인기가 급속히 사그러 든 경우 말이다. 동시에 1 년 전에 제작자를 데려온 이후 당신의 가장 성공적이었던 타이틀의 명성이 땅에 떨어져버린 경우도.
당연히 이것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징가(Zynga)의 최근 이야기이다. 주식 가격이 폭락하고 주가에 대한 전망이 의문에 휩싸인 가운데, 회사는 관리직에 대한 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하고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웹 기반에서 모바일 기반의 소셜 게임으로 이행하는 건 아직까지는 이론에 불구하지만, 징가는 양쪽 플랫폼 모두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 검증된 게임을 애써 부정하는 것 같다. 바로 <워즈 위드 프렌즈(Words With Friends/친구와 함께하는 단어)>”이다.
“친구와 함께”의 역사
몇 가지 역사적 사실은 순서가 명확하다. <워즈 위드 프렌즈>는 댈러스의 뉴토이(NewToy) 스튜디오의 두 번째 작품이었고, 첫 번째 작품은 2008 년에 아이폰으로 출시한 친구와 함께하는 체스(Chess With Friends)였다. 북미에서 스크래블의 판권을 소유한 하스브로(Hasbro)가 1 년간 페이스북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스크래블러스(Scrabulous)>와 법정 분쟁을 일으킨 바로 그 해이다.
따라서 뉴토이는 <워즈 위드 프렌즈> 출시 전에 해결해야 할 선행과제를 몇 가지 안고 있었다. 모바일 기기에서 비동기적 플레이를 지원하는 기반 기술, 그러한 게임의 브랜드(“친구와 함께(With Friends)”), 아직 생명이 남아있는 경쟁자(<스크래블러스>는 나중에 <렉슐러스(Lexulous)>로 이름을 바꾸어 재출시했고 하스브로는 소를 취하했지만, 이전과 같은 영광을 누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해당 장르의 원조격인 게임과 그래픽 및 오디오 면에서 현저히 차별화되지 못했을 경우 스튜디오가 마주하게 될 법률적 문제점을 상기시켜 줄 조언자.
더구나, <워즈 위드 프렌즈>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었다.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EA)가 2008 년에 스크래블의 아이폰 버전을 라이센싱하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스크래블러스>가 사양세로 접어듬에 따라 뉴토이와 같은 신참이 60 년 묵은 게임으로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해냈다. 정확한 이유를 밝히긴 힘들겠지만, 기획이 마케팅을 넘어서 승리를 거뒀다. 게임 기획이 아니라, 그래픽과 사용자 경험 기획 면에서의 승리였다.
시각적으로, 뉴토이의 십자말 퍼즐 게임은 <스크래블(Scrabble)이나 <스크래블러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개발진들은 현명하게도 보너스의 위치와 개별 문자의 값을 나타낼 수 있도록 보드와 타일의 외양을 개선하였다.
이런 변화는 부분적으로는 저작권 분쟁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그와 더불어 익숙해져있는 십자말 퍼즐의 형식에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더했다. 원조 스크래블을 충실히 재현한 목재 타일과 파스텔풍 보드가 나오는 EA 게임과 나란히 놓여 비교되는 화사하고,
동글동글하고, 플라스틱 느낌의 <워즈 위드 프렌즈>는 신선하고 깔끔하며,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 하게 될 미니멀한 모바일 기기 아이폰과 잘 어울렸다.
경험 기획의 측면에서 보자면, 뉴토이는 앱 구동과 “등록" 경험에 있어서 전문가적으로 일을 해냈다. 2009 년 당시, EA 의 스크래블은 긴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스플래쉬 화면을 보여주었고(지금도 그러하다), 그게 지나가면 등록 절차를 거쳐야 친구들과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뉴토이는 앱이 빨리 구동되도록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의 ID 만 입력하면 바로 게임을 시작하도록 했다. 저항은 적었고, 플레이어의 충성도는 올라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워즈 위드 프렌즈>에도 다수의 UI 와 등록 절차가 붙었지만, 이는 충분한 인지도와 유저 수를 확보한 후 작용하기 시작한 네트워크 효과로 부피가 커진 게임 경험을 극복하고 난 후의 일이다.
징가가 스튜디오를 사들일 때의 관심사가 보유 게임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그들의 유저들에 있다는 걸 생각해볼 때, 이 두 가지 결정이 뉴토이를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보이게 했음은 분명하다.
친구와 함께하는 징가 : Zynga With Friends
친구와 함께하는 징가(Zynga With Friends)가 된 이후, 뉴토이 스튜디오는 “친구와 함께(With Friends)” 시리즈로 3 개의 새 게임을 출시했다. <행잉 위드 프렌즈(Hanging With Friends)>, <스크래블 위드 프렌즈(Scramble With Friends)>, <매칭 위드 프렌즈(Matching With Friends)>가 그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게임은 자사의 “단어", “체스"게임과 비슷하게, 고전 보드 게임(행맨과 보글)을 응용한 비동기 모바일 게임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이 스튜디오는 <워즈 위드 프렌즈> 만한 인기와 영향력을 가진 작품을 내지 못했다. 이 게임은 페이스북에서 1300 만에 이르는 MAU(월간 활성유저수)를 자랑했고, 지난주까지만 해도 iOS 유료 앱 중 1 위였다(이번 주에는 72 등으로 하락). 다른 작품 중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은 <스크래블 위드 프렌즈>로, 페이스북에서 400 만 MAU, 금주 iOS 앱스토어에서 25 위였다. 비교해 보자면 <드로우 썸씽(Draw Something)>은 페이스북에서 1120 만 MAU, iOS 유료 앱 중 251 위였다.
Zynga With Friends 가 왜 <워즈(Words)>처럼 “With Friend”를 만들지 못하는지 궁금해질 테지만, 답은 가까이에 있다. 성공작은 드물고 예측하기도 쉽지 않으며,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더욱 재미난 질문은 이 것이다. 앞서 개발된 <워즈 위드 프렌즈> 를 통해, 우리가 미래의 게임 개발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게임 기획 없는 게임
뉴토이의 게임은 ‘게임 기획에서 나온 게임’이라 보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체스 위드 프렌즈(Chess With Friends)> 개발에서 시작했고, 아이폰 초반기의 비동기화 게임과 차별화된, 효율적인 조합 메커니즘을 더함으로써 기본에 매력도를 높였다. 체스가 대중적이긴 하지만 십자낱말풀이만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워즈 위드 프렌즈>는 모바일에서, 이어서 웹에서도 뛰어난 접근성과 세련된 비동기화 플레이를 선보였다. 뉴토이는 스크래블의 세부사항을 약간 바꾸었으나 기획의 혁신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징가는 기획에 대한 남다른 생각, 말하자면 존재하는 게임의 기획을 “빌려오기"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이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 전략은 새 게임을 출시하거나 새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하여 사양세에 접어든 구작 게임 유저를 새 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여전히 징가는 스튜디오가 유기적이며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으며 <워즈 위드 프렌즈> 의 기획은 뉴토이의 징가화보다 앞서 있다. 뉴토이가 기획보다는 좀 더 보수적인 접근을 선호할 수도 있고, 새 장르를 개발하는 것보다 고전 기획을 다시 포장하는데 주력할 수도 있다.
순수한 기획 혁신주의자들은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반응은 공정하지 못하다. 게임 기획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갈래이기 때문이다. 인정하건대 <매칭 위드 프렌즈>는 겨우 몇 달 전에 출시되었고, 검증된 “3-정렬” 장르이긴 하지만, 몇 가지 기발한 기획을 선보였다.
하지만 어쨌든 <매칭>은 뉴토이의 다른 게임만큼 부상하지 못했다. 왜 이전에 제대로 먹혔던 - 친숙한 기획을 새롭게 포장하는 - 방식을 왜 쓰지 않았던 것일까?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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