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서치,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
작성자: 제이슨 알레어(Jason Allaire), 앤 맥로린(Anne McLaughlin) 작성일: 2012 년 7 월 24 일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 심리학과 게임 연구소(Gains Through Gaming Lab) 의 두 공동 저자는 이번 특집기사에서 “비디오게임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선택적, 개괄적’인 연구와 함께 “비디오게임의 잠재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실질적인 견해를 적고 있다.]
12 살의 꼬마 티미가 부모님에게 친구들이 다 하고 있는 비디오 게임을 자기도 갖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티미의 아빠는 티미를 데리고 가게에 갔는데, 그 게임이 13 세 이상임을 확인하고는 고민이 시작됐다. 음..
이 게임을 사주어야 할지 확신할 수 없었던 티미의 아빠는 게임 패키지 뒷면에서 ESRB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미국과 캐나다의 오락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가 등급과 함께 제공한 설명을 읽어보았다. 게임 콘텐츠 등급 설명에는 “피와 신체 절단(Blood and Gore), 노골적인 유머(Crude Humor), 거친 언어가 약간 있음(Mild Language), 노골적이지 않은 성적 묘사(Suggestive Themes), 술 마시는 장면(Use of Alcohol), 폭력적 장면 있음(Violence)” 등이 있었다. 이것 참. 부정적인 단어들이 길게 나열되어 있는데다가 게임 이름에는 ‘전쟁(war)’라는 단어까지 들어가 있다. 그래서 티미 아빠는 티미에게 게임을 사주지 않기로 했다. 티미야, 미안.
어쩌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만약 같은 ESRB 등급에다가 그 비디오 게임이나 그런 류의 게임을 할 때 기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적어 넣었다면? 예컨대 라벨에 이렇게 적혀있는 거다. “본 게임은 읽기능력 향상, 리더십 스킬 개발, 사회적 사회작용 증가, 인지 능력 향상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음.”
결정을 내릴 때, 소비자는 부정적인 면만큼이나 긍정적인 부분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왜 오늘날의 소비자는 편파적인 정보만을 얻게 되는 걸까? 특정 비디오게임의 긍정적인 심리학적 효과가 알려져 있다면 콘텐츠 등급 설명을 읽을 때 떠오르는 기왕의 ‘알려진’ 부정적 효과와 맞먹거나 그 이상일 수도 있다.
ESRB 가 등급 시스템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이에 따르는 법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비디오 게임의 효과를 선전할 수 있는 연구를 지원하고, 실행하고, 공표하지 말란 법은 없다.
지금부터 논의할 내용의 핵심이 바로 비디오 게임의 잠재적인 심리적 효과이다. 특히 우리는 본 연구 중 비디오 게임의 인지능력 관련 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선택적, 개괄적인 리뷰를 제공한다. 그 뒤에 게임 리서치에 관심이 있는 개발사 및 퍼블리셔를 위한 몇 가지 조언을 하기로 하겠다.
초기 비디오 게임 리서치
1980 년대 후반에서 1990 년대 초반, 비디오 게임이 널리 보급되고, 그래픽은 더 리얼해지고, 줄거리(plot)는 더 매력적이 되면서 심리학자들이 연구를 시작했다. 비디오 게임에 공격성 증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지 측정하기 위한 연구였다. 이 연구로 인해 공적으로 시작된 몇몇 논쟁은 지금까지도 뜨겁다. (예를 들어, 1996 년 이후 미국 내 비디오 게임 판매는 증가했지만 폭력 범죄율은 감소했다.) 어린 아이들이 극단적으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어린이는 폭력 영화나 TV 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에 대한 모든 연구들 위에서, 90 년대 후반 몇몇 연구자들이 비디오 게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들 초기 연구의 결과는 그들의 가설을 전반적으로 확인해주었다. 비디오게임을 하는 것은 몇 가지 긍정적인 결과와 관련이 있었다. 이런 연구의 대다수는 인지 기능에 관련된 것이었다. 많은 비디오 게임들이 문제해결, 반응시간, 기억력, 공간능력, 주의력 등의 인지적 기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더 나아가기 앞서 한 가지 말해둘 것이 있다. 본 리뷰는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비디오 게임의 영향력을 시험한 연구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이나, ‘세계를 구하’도록 설계된 게임, 게임화(gamification)에 대한 연구는 포함하지 않았다. (게임화란 참, 현재 학계에서 가장 남용되는 용어일 것이다)
물론 이들 분야의 연구도 중요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유익하지만, 그 결과로 나온 게임들은 솔직히 긍정적인 결과(예. 체중감량, 화학학습)를 내기 위해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 게임의 혜택을 보여주는 연구는 “컨셉 증명”에 다름 아니다. 슬프게도 이런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게임의 개발사 중 일부는 게임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확립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건 다른 논문에서 다룰 주제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우리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락 목적으로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비디오 게임만을 대상으로 한다.
인지기능
비디오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를 조사한 연구는 대부분 인지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지기능은 기억력, 처리 속도, 공간능력, 주의력, 지각능력과 같은 특정한 정신적 기능들을 두루 일컫는 광범위한 용어이다. 이런 인지능력 각각은 특정한 테스트로 측정하는데, 이들 테스트의 상당수는 지능을 측정할 때 쓰는 것과 유사하거나 동일하다.
브라비어(Bravier)와 그린(Green)의 연구는 인지기능과 비디오게임 간의 상관관계를 실험한 최초의 연구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은 일련의 연구에서 평소에 자주 비디오 게임을 하는 학생들(6 개월간 하루에 1 시간 이상, 주 4 회 이상 액션 비디오 게임을 한 경우)과 비디오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학생들 간의 인지 기능을 비교했다.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실험 참가자들은 평소에 <그랜드 세프트 오토 III (Grand Theft Auto III)>, <하프 라이프(Half-Life)>, <카운터 스트라이크( Counter-Strike)>, <크레이지 택시( Crazy Taxi)>,<팀 포트리스 클래식( Team Fortress Classic)>, <스파이더맨(Spider- Man)>, <헤일로(Halo)>, <마블 대 캡콤(Marvel vs. Capcom)>, <레인보우 식스: 로그 스피어(Rainbow Six: Rogue Spear)>, <수퍼 마리오 카트(Super Mario Kart)> 등의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 평소에 비디오 게임을 하는 그룹이 비디오 게임을 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시각적 집중력, 공간능력, 시각적 단기 기억력에 있어서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비디오 게임과 인지능력 간의 상관관계는 비디오 게임의 영향을 전혀 생각치 못했던 참가자들에게서도 나타났다. 우리 연구소에서 65 세 이상의 성인 150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표본 가운데 거의 절반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할머니 게이머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 노인들에 비해 기억력, 반응시간, 공간 능력을 비롯한 다양한 인지 분야에서 월등히 뛰어났다. 사실 이들은 실생활의 기억력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실험 결과 일반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사람이 비디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인지 기능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연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비디오 게임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평균적으로 인지 기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과관계가 있는가?
그러나 심리학 박사나, 심지어 대학 졸업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결과가 인과관계를 말해주지 못한다는 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지적인 도전이 되는 다른 활동들처럼 이런 도전을 즐기거나 원하는 사람들은 게임 같은 데 끌리게 마련이다. 비디오 게임이 인지 기능을 높였다기보다 인지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을 더 많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실험을 설계했다. 실험 시작 전에 예비시험으로 기준점을 측정했다. 통제 집단을 지정하고, 다른 그룹은 며칠 동안 정해진 시간만큼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했다. 연습기간이 지난 뒤 참가자들 모두에게 사후 시험을 실시해 효과를 측정하고 그룹간의 결과 변화를 비교했다. 이 실험 설계는 교육이나 훈련 연구에서 사용되기도 하는데, 실험 목표가 인지 기능을 개선(개입)하는 것이고 비디오 게임이 훈련 도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린과 바빌리어(Bavilier)는 비디오 게임을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안 하는 참가자들을 통제 집단으로 정하고 <테트리스(Tetris)>나 <메달 오브 아너: 얼라이드 어썰트(Medal of honor: Allied Assault)>를 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10 일간 연속해서 하루에 한 시간씩 게임을 했다.
<메달 오브 아너>를 플레이한 그룹은 테트리스를 한 그룹에 비해 시각적 주의력 부문에서 현저한 개선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연구에서 <메달 오브 아너>나 <언리얼 토너먼트 2004(Unreal Tournament 2004)>를 사용해 실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공간능력에 있어 성차(gender differences)-여성이 대체로 남성에 비해 공간능력이 떨어짐 - 가 10 시간 동안 FPS(일인칭슈팅게임)를 플레이한 뒤 사라지기도 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를 플레이하는 것이 65 세 이상 성인의 인지 기능에 효과가 있는지를 실험했다. 20 명의 참가자를 통제 집단으로 두고, 다른 17 명은 실험집단으로 하여 WoW 를 주고 2 주간 14 시간이상 플레이하도록 했다. 2 주 후에 참가자들은 평균 15 시간을 플레이했고, 레벨 11 이 되었으며, 14 개의 퀘스트를 완료했다.
실험 전의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WoW 그룹의 인지 능력 향상을 측정했다. 게임을 하기 전에 인지 능력이 좋지 않았던 참가자들의 주의력과 공간 능력이 크게 향상된 반면 통제 집단에서는 이런 결과를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노인들에게 4~5 주간 23.5 시간동안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Rise of Nations)>를 플레이하게 했다.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를 플레이한 참가자는 통제집단에 비해 귀납적 추론, 단기 기억력,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인지 능력에서 상당한 향상을 보였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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