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템: HandCircus 社의 오카부(Okabu)
작성자:사이먼 올리버(Simon Oliver) 작성일:2012 년 4 월 20 일
[iOS 로 시작한 개발자가 콘솔 게임 개발로 넘어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HandCirus 의 설립자인 Simon Oliver 가 플레이스테이션 3 게임인 Okabu 개발 경험담을 통해 플랫폼 전이의 경험을 들려준다.]
우리는 2008 년에 HandCirus 를 설립하여 첫 게임인 Rolano 를 2008 년 12 월에 아이폰 기반으로 런칭하였다. 앱스토어(App Store)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당시 우리는 Ngmoco 와 협력하였다. Ngmoco 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신생회사였고, 우리처럼 아이폰 출시로 인한 기회와 게임 산업의 변화 가능성에 열광하고 있었다. 우리는 2009 년 여름에 Rolando 의 속편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첫번째 버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잘 활용하여 메카닉과 비주얼 스타일을 만들어 낸 덕분이었다.
Roland 2 개발을 끝내고 난 뒤, 우리는 스튜디오 설립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첫 두 게임이 크게 성공을 거두었던 참이라 다음 게임에 대해서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첫 번째 Rolando 의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은 매우 유기적인 방식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Rolando 의 캐릭터와 세계관은 iOS 사용자들에게도 인기가 매우 높았다.
이로 인해 우리는 캐릭터와 환경 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게임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멀티 게임, 멀티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드는 것이 초기 목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2009 년 가을에 우리는 후속 게임 개발을 위한 계획 수립, 프로토타입 제작, 무드보드 조합을 시작했다. “프로젝트 3”라는 코드명을 붙였다.
Ngmoco 와 작업했던 것은 아주 좋은 기회였다. 당시에 나는 개발의 여러 분야와 퍼블리싱 프로세스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Ngmoco 는 그와 관련된 경험이 풍부해서 배울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Roland 와 Rolando 2 가 성공한 덕분에 우리는 다음 게임의 개발 비용을 스스로 대고 출시까지 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것은 그 과정에서 상당한 작업량과 위험을 감수해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지만, 큰 이득도 기대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특히, 우리가 지적재산권(IP)을 단독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초기 단계 이후에, 우리는 파트너 후보인 회사들과 연락하면서 2010 년 상반기를 보냈다. 누구와 파트너가 되더라도 지적재산권을 우리 소유로 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었지만, 우리의 이전 경험을 통해 강력한 파트너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Okabu 에서는 뭔가 좀 색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Okabu 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고, 정말로 프로젝트에 열정이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와 얘기를 나누었던 파트너 후보 가운데 소니(Sony)가 단연 돋보였다. 소니의 직원들은 Okabu 를 정말 잘 이해하고 있었다. 또 PSN(Playstation Network)에 풍부하고 독특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소니의 목표에 Okabu 가 잘 들어맞았다.
게임을 보여주고 게임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설명하고 나서, 운이 좋게도 펍펀드 프로그램(Pub Fund program)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지적재산권를 온전히 소유하면서도 소니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에겐 그야말로 완벽한 조건이었다.
그리하여 9 개월 간의 프리프로덕션 단계, 12 개월간의 프로덕션 단계를 거쳐 2011년 10 월에 최종적으로 Okabu 를 PSN 에 런칭하였다. 이건 정말 값을 따질 수 없는 경험이었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잘된 점
1. 협동 게임(co-op)과 일반 유저
핵심 유저들에게는 완전히 어필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잘못된 점" 참고), 일반 유저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우리의 주요 타겟 유저 그룹 중 하나는 일반 협동 게이머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아들, 한 쪽이 실력이 더 나은 연인들과 같이 특히 게임 실력에 있어서 약간 차이가 있는 이들이었다.
우리는 다양한 활동과 게임 스타일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실력이 더 좋은 플레이어가 더 어려운 부분을 맡는 동안, 다른 플레이어는 물건을 모으거나 레벨마다 여러 가지 비밀을 찾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유저 테스트를 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쓴 것도, (특히 평소에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도) 이 게임을 접하자마자 바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제일 처음에 만든 프로토타입은 현재의 게임과 굉장히 달랐다. 협동게임 기능이 없었고, 컨트롤 시스템이 더 복잡하고 스틱이 두 개였으며, 버튼 개수가 훨씬 더 많았다.
몇 주간 우리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컨트롤 시스템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수많은 보조 시스템(스냅핑과 카메라 가이던스와 같은)을 계속해서 단순화하는 작업을 했다. 그 결과 초기 테스터들이 마주쳤던 문제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여러 쇼와 축제에서( GDC, E3 부터 노팅검에서의 GameCity 까지) Okabu 를 시연하고 아주 다양한 유저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세 살짜리 아이가 컨트롤러를 집어 들고 구름 고래 캐릭터들을 여기 저기 끌고 다니는 걸 보기도 했다.
실력 차이가 있는 두 사람이 게임을 하는 걸 지켜볼 때가 특히 재미있었다. 실력이 더 나은 사람이 다른 쪽을 데리고 다니고, 게임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따라올 길을 만들어 주기도 하는 걸 봤다. 게임을 출시한 이후로 이메일을 많이 받았는데, 대부분이 게임을 함께 하는 커플들이 보낸 것이었다. 그런 이들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좋았다.
2. 그래픽 스타일 개발과 실행
아이폰에서 PS3 로 옮긴다는 건 전혀 새로운 유저를 대상으로 게임을 만든다는 걸 뜻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PS3 유저들이 아이폰 유저들과 공통점이 있기를, 그리고 그들이 Rolando 시리즈를 어느 정도 알고 있기를 바랬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신선하고 독특한 비주얼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 중 하나로 잡았다. 사실 이것은 Rolando 와의 공통점을 만들어 두 유저 그룹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더불어 Rolando 의 기존 팬을 PS3 로 몰고 오기 위함이었다.
프리프로덕션 초기에는 새 게임에 든든한 기반을 제공해 줄 제작기법과 컨셉을 알아봤는데, 구름 캐릭터 아이디어는 꽤 일찍 결정했다. 구름 캐릭터를 이용하면 액체를 흡수해서 땅에 비를 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작은 물체를 빨아들여서 에너지를 축적한 다음 번개를 칠 수 있는 것까지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구름의 모양과 특성을 통해 구름이 있는 곳의 환경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과 산업화라는 주제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무렵에, BBC 의 Natural History 채널에서 Planet Earth 라는 프로그램이 반복해서 방영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한 에피소드의 내용이 우리 프로젝트에 큰 영감을 주었다. 보스와나(Botswana)에 있는 Okavango Delta(Okabu 라는 이름이 여기에서 왔다)를 배경으로, 물과 생명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말라 비틀어진 삼각주의 이미지로 시작하는 에피소드였다.
먼 산에서 물이 흘러 들어오면, 땅 밑에서 생명이 기운 없이 자리잡고 있었던 여러 씨앗들에 싹이 트고, 작은 식물들과 풀들이 자라기 시작한다. 그러면 곤충의 수가 늘고, 곤충의 수가 늘면 사방에서 새가 몰려든다.
먼 상류에서 물고기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포유류들이 이 새로 만들어진 오아시스에 찾아온다. 몇 주 사이에, 건조했던 황무지가 생명이 넘치는 녹음 가득한 습지로 변한다. 바로 이 자연의 힘을 보여주는 영상이 Okabu 개발의 기반이 되었다.
원화 디렉팅(art direction)을 위한 영감을 찾기 위해 여러 소스를 뒤져보기 시작한 우리는, 보스나와의 습지에 이어 아프리카의 풍경과 문화에 끌렸다. 아프리카의 시장(the Souks)과 Bedouin 캠프장의 이미지, 또는 북아프리카와 가나의 활기찬 마을의 이미지를 무드보드에 모아 놓자, 우리 앞에 굉장히 다채로운 영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다른 게임에서 충분히 활용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을 뒤져본 결과, 독일 사진작가 Michael Poliza 가 쓴 Eyes Over Africa 라는 훌륭한 책을 발견했다. 그는 헬리콥터를 빌려 타고 19 개가 넘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그가 목도한 인상적인 풍경과 풍광이 빼어난 서식지를 사진에 담았다. 이 책은 곧 우리의 바이블이 되었고 캐릭터와 네 개의 세상을 만드는 데 영감을 주었다.
원화 디렉팅의 또 다른 목표는 게임에 이야기책 삽화의 느낌을 입히는 것이었다. 이것은 2D 게임에서는 더 간단한 일이지만, 우리는 처음으로 Full 3D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초반부터 계속 원화에 이야기책 삽화 느낌을 입히고, 일러스트레이터인 Mikko Walamies 가 Rolando 에서 보여주었던 컨셉의 원화처럼 생기 넘치는 색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
PS3 는 우리가 이전에 게임을 개발했던 플랫폼인 1 세대 아이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능(performance)이 좋았기 때문에 정교한 렌더링 기술을 사용해서 애셋(asset)과 환경의 세부사항들을 더 잘 담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가 세부사항들을 추가하면 할수록, 게임과 원화 스타일로부터 더 멀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하고 선명한 비주얼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느껴져서, 우리는 결국 모양을 어렴풋이 보여주는 간단한 2 단계 셀 셰이더(cell-shader)를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와 같은 인디 개발사에게는 자신의 게임을 대형 자본이 만든 게임들과 차별화 시키고 아주 작은 규모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화 스타일을 차별화시킨 것이 그 일환이었다(Pid, Eufloria, Sword&Sworcery, Papo&Yo 와 같은 인디 개발사 또한 그러하듯이). Okabu 의 밝고, 어렴풋한 이미지의 세상은 대부분의 주류 게임들과(심지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들과도) 매우 다르고, 그래서 우리를 다른 개발사들과 다르게 보이게 해주었다.이 비주얼 스타일에 대해서 수많은 이들이 호평을 해주었다. 아트팀은 Okabu 세상을 참으로 빠져들고 싶은 매력적인 세계로 만들어 주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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