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프로듀서가 어렵게 배운 열 가지 깨달음
작성자 : 데이비드 마뉴엘 작성일 : 2012 년 4 월 3 일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유럽의 고참 프로듀서 데이비드 마뉴엘이 오랜 시간동안 여러 개발자들이 과거 프로젝트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깨닫게 된 비밀을 이야기하고, 제작 과정에 통합시킬 주요한 내용에 관한 제안을 한다.]
지난해 내가 예전에 살았던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에는 30 년 만에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 몇 세기 동안 브리즈번에는 이러한 수해가 수 차례 일어났다.
수해가 발생한 후에는 그때마다 위원회가 구성되어 앞으로의 홍수 피해를 줄일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나온 권고사항의 대부분은 무시되었고 침수지역에는 건물이 계속 들어섰다. 수해든, 화재든, 폭동이든 이러한 일은 전세계적으로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위원회가 구성되고, 권고사항이 마련되고, 사람들은 이를 뒤로 미루고 잊고 있다가 다시 똑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 말이다.
비디오 게임 제작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문제가 벌어진 뒤 원인을 분석하느라 애를 쓰지만 거기에서 나온 깨달음에도 귀를 기울이는가? 불필요한 기능 남발(feature creep), 공격적인 크런칭(crunching), 의욕 저하, 불분명한 핵심과 방향, 팀 내 혹은 개발자, 퍼블리셔 간의 의사소통 문제, 부족한 기술력과 통로 등의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게임 산업에서는 교훈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지난 십 년간 우리는 기민한 제작 방법론과 변화 수용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다 그럴듯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기민한 제작 방법을 사용할 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고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한 경우도 있었다.
이 글의 목적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고 미리 계획을 세워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상이변이 일어나더라도 댐을 건설하고 상습침수지역에 건물을 세우지 않는 것이 다음 수해가 날 때까지 무턱대고 그대로 있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1. 이전 권고사항(recommendation)을 실행하라
모든 팀이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프로젝트를 분석하지는 않는다. 관심이 없거나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으려면 모든 프로젝트, 특히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분석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동시에 잘잘못을 가리고 개선점을 파악하는 데 있어 쓸데없는 노력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사후 분석이 이루어지고 관련자 모두가 이에 동의하면 회사 전 직원이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메일로 보내 어디에 있는지 찾기 어렵게 하거나 기록 보관 폴더에 처박아 두지 말고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분석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는 사후 분석에서 파악된 모든 관련 권고사항을 시행하고 정기적으로 확인하여 망각하거나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2. 빨리 시작하라, 작게 시작하라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 중 하나는 개발 팀 규모, 특히 프로젝트 별 개발 팀 규모의 편차를 관리하는 일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나야만 다음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자주 벌어진다. 불행히도 이 때문에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이제 막 게임의 기본사항을 정하고 전반적인 구상을 시작하고 있는 동안 많은 직원들은 빈둥거리고 있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가능하다면 현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미리 실제 팀 크기의 10 퍼센트 정도 되는 수로 팀을 구성하여 다음 게임을 개발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라면 다음 게임 개발 팀에 기본 구상, 조사, 게임 설계를 할 책임설계자 한 명, 마감시한, 예산, 잠재 범위를 정하고 업무에 따라 고객과 밀접하게 협력할 프로듀서 한 명, 최초 아이디어를 시각화할 컨셉 아티스트 한 명을 포함시킬 것이다. 당연히 이들은 정기적으로 차후 팀에 합류할 주요 직원들과 연락을 취해야 한다.
또한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인 직원 전체에게 진행 상황을 계속해서 알려주는 것도 좋다. 그렇지 않고 직원들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면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분노나 거리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개발 중간에 그냥 투입된 인력은 자신이 팀의 중요한 일원이라기 보다는 잡일을 하는 사람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많은 제작 인원이 시제품 작업에 투입될 때 대다수의 기본 작업이 이미 완료되어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컨셉 단계에서의 창의성 지속, 유연성, 반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너무 많은 개발 인력이 조사와 생각을 하며 여유를 누리지 못하고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느라 고생하도록 하지 말고 게임 그리고 시제품이 초점을 맞춰야 할 것들을 시작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이 단계에서는 처리해야 할 게임 개발 문서를 엄청난 양으로 만들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처음부터 주요 인력을 투입하라
책임 설계자와 프로듀서를 새로운 프로젝트 초기부터 투입시킬 경우 이들이 중,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인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작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자는 프로젝트마다 책임 설계자와 프로듀서의 투입 시차를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프로젝트에 완전히 투입시키지 않은 책임 디자이너와 프로듀서를 항상 한 명씩은 유지하여, 어느 정도 일손의 여유를 두자는 말이다. 프로젝트가 하나밖에 진행되지 않는 스튜디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할 때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오히려 비용 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다. 성과가 위험 부담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자원을 아끼면, 특히 초반에 필요한 자원을 아끼면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 처음에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의 능력을 확신할 수 없다면 제작 중간에 인력을 교체하는 비용이 훨씬 더 클 것이다. 작업을 다시 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자리에 배치할 사람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기술이 부족한 경우 여유를 두고 직원을 새로 채용하여 필요한 자리를 채우든지 아니면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도록 한다.
4. 고객과 가깝게 지내라
회사 내 이해 관계자이든, 퍼블리싱 업체나 라이선스 소유자 등의 외부 고객이든 제작팀을 이끄는 사람들은 함께 만나 업무를 파악하고, 방향에 관한 합의를 이루며, 업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이런 관계가 초기에 형성되지 않거나 아예 생겨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알파(Alpha), 베타(Beta), 마스터(Master) 등 정의상 중요한 기점들이 있지만 고객과의 관계가 포함된 이러한 기본적 기점은 없다. 그냥 저절로 고객과의 관계가 형성될 거라 생각하는 듯 하다.
회사 간의 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초반의 오해로, 또 애매한 상태로 제작에 들어가는 바람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필자는 초반부터 직접 얼굴을 맞대는 만남을 자주 가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아는 스튜디오 중에 출장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제작 인력이 비행기를 타고 라이선스 소유자를 만나러 가지 못하게 하는 스튜디오가 있다. 그러나 몇 천 달러 정도의 비용은 수백 만 달러가 소요되는 프로젝트의 개발 작업에서 절감되는 효과를 생각하면 별 것 아니다.
단 한 번이라도 이미 얼굴을 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은 이메일이나 전화로만 상대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상대의 버릇이나 자극제 등을 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작업을 하는 주요 제작 인력(특히 프로듀서)이 개발 스튜디오의 높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이해당사자들과 꼭 만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길고 비효율적인 명령 체계를 따라 의사소통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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