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비즈니스 기회는 그것을 개발하는 데 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가 지망생들이 귀 따갑게 들었던 말이다. 잠시 잊혔던 말이지만, 그런 문제가 아직 남아 있었음을 상기시키는 기업이 shazam이라는 음악 서비스 회사이다.
shazam이 해결한 것은 실로 오래되고도 새로운 문제다.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음악이나 텔레비전 광고의 배경음악. 그런 음악이 마음에 들어 “이게 무슨 노래지?” 하며 알고 싶어 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shazam의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다운로드해 두면, 그런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음악이 플레이 되고 있는 사이에 스피커를 휴대전화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휴대 마이크로폰에 입력된 멜로디가 shazam에 보내지고, 분석되어 몇 초 후 곡명, 아티스트 이름, 앨범 이름 등이 표시된다. shazam의 애플리케이션은 클럽이나 레스토랑에서 흐르는 음악 등 약간의 편곡이 된 것이나 소음이 있는 장소에서도 작동한다. 곡의 적중률도 상당히 높아 애플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인기를 모아 현재 전 세계 5,000만 이상의 유저가 있다. 아이폰 앱의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항상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shazam에는 이전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벤처캐피털회사인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가 라운드 D로 참가한 것이 밝혀져, shazam은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초유망 인터넷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shazam은 2000년에 창설되었고, 본거지는 영국이며, KPCB가 영국 기업에 투자한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성장주로서 장래가 기대되었던 것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2년으로, KPCB 이전에 이미 1,8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왔다. 종업원은 16명에 지나지 않지만, 업적은 일찍부터 흑자. 재미있는 문제를 기발한 기술로 해결하면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커다란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좋은 예이다. 휴대 애플리케이션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 주목된다.
shazam의 기술은 언뜻 복잡해 보이는 음악이라는 주제를 단순한 코드로 바꾸고 그 분석 방법을 간결화한 점에 있다. 휴대로 잡은 음악을 각각 특정 스펙토그램으로 재구성하여 shazam이 보유한 800만 곡의 라이브러리에 그 패턴을 맞춰보는 것이다.
시험 삼아 몇 가지 음악을 shazam에 들려줘 봤지만 바흐 피아노곡, 1970년대 록, 1980년대 이탈리안 팝스, 1990년대 보사노바, 최근의 인기곡 등 가운데 답을 찾지 못한 것은 틈새 장르 성격이 짙은 이탈리안 팝스뿐이었다. 몇 초 내에 답을 주며 그 적중률도 매우 높았다.
shazam의 유저는 150개국에 걸쳐 있다고 한다. 아이폰 외에도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등 유저 베이스를 확대 중이다.
그렇다면 shazam은 어떻게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
분명한 것은 두 가지 수입원이다. 광고와 판매 마진. shazam에 조회된 곡 가운데 8%는 구입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곡의 조회 결과에는 아티스트 이름과 앨범 명만이 아니라, 음악 스토어로 직접 연결하는 링크도 있다. shazam은 그 중개료를 받는다.
또 가입료도 앞으로 큰 수입원이 될 것이다. 현재는 아이폰 유저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곧 프리미엄 유저 요금을 설정하여 무제한으로 조회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한편, 무료 유저에게는 월 몇 차례만의 조회 권한이 주어진다.
shazam은 유저의 조회 데이터를 음악 레이블에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큰 수입을 얻고 있다고 생각된다. 레이블 측에서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아티스트의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고 한다. shazam은 유저와 레이블 쌍방향에 도움이 되는 문제해결 기술인 셈이다.
shazam이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에 대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인터넷 음악 스토어는 이제까지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의 독무대였지만, 정면에서 맞대응하지 않고 ‘알지 못하는 곡을 찾아준다’는 전략만으로도 비즈니스에서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인터넷 여명기에 검색기능을 커다란 수입원으로 삼았던 구글에 비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인터넷 서비스는 몇 세대 앞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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