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내용 ==========================================
1. 2003년 WTO 가입 계기로 외주제작 개념 본격 제기
- 방송 영역도 개방된다는 긴박감에 따른 콘텐츠 경쟁력 확보 방안 - 2008년부터 방송규제기관인 광전총국, 외주제작 확대 개혁에 적극 개입 - 방송산업을 ‘정부의 국민경제 전환, 문화창의산업 발전’과 연계
2. 광전총국, 외주제작 30% 이상 명문화
- 영화와 드라마를 제외한 방송 프로그램의 30% 이상을 외부 시장에서 구입 - 각 방송국이 지주회사인 프로그램 제작회사 설립 ․ 당장 독립적인 외주제작사 역량 강화에 한계, 방송국 파생 형태의 제작사
3. 외주제작회사의 단계적 육성
- 방송국 제작부서, 방송국 산하 프로그램 제작회사로 독립 ․ 신규 제작회사에 일정 보조, 보조기간 설정 - 방송국 산하 제작회사 제작 프로그램과 외부제작 프로그램 비율 재조정, 자유시장경쟁 촉진 - 방송국 산하 제작회사, 자체적으로 시장 진출, 타 채널에 프로그램 공급 유도 - 민간자본 영입, 방송국 지분을 소유하는 프로그램 제작사로 재조정
4. 프로그램 거래 시장의 형성과 합리적 가격 형성 메커니즘 필수
- 프로그램 거래 중개 조직의 필요성 대두 - 중국 국무원, <문화산업진흥계획>, 방송영상 국유기업 혹은 국유지주회사 양성 방침 피력 ․ 정책 지원력 강화 및 문화업체의 자본시장 융자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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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제작의 개념이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03년부터이다.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은 언젠가 방송 영역도 개방되어야 한다는 긴박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전까지 모든 프로가 방송국 내에서 제작되는 기제로서는 콘텐츠의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인식에서였다. 그 후 ‘제작송출의 분리’라는 뉴스 타이틀이 신문을 장식하게 되었고, 외주제작사들도 하나 둘씩 그 진영을 넓혀갔다. 그러나 외주제작사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몇몇 대형 제작사를 제외하고는 거대 방송국의 기세에 눌려 생존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외주제작 확대를 위한 개혁은 다시 시작되었으며, 이번에는 중국의 방송규제기관인 광전총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외주제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으나, 정부 당국의 전면 추진을 바탕으로 향후에는 새로운 상황 전개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일고 있는 개혁의 분위기를 살펴봄으로써, 싹트고 있는 외주제작 확대 추세에 대해 가늠해 보고자 한다.
광전총국: 외주제작 30% 라인 명문화
올해 들어, 새 정책에 따라 CCTV3과 성급 방송국은 오락, 스포츠, 과학기술, 생활 등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외주제작 확대 개혁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전국 대부분의 성은 외주제작 확대 개혁에 들어갔으며, CCTV·베이징·장쑤(江蘇)·상하이·톈진(天津)·후난(湖南)·저장(浙江) 등 일부 성급 방송국은 각 방송국이 지주회사로 되어 있는 프로그램 제작회사를 설립했다. 당장 완전히 독립적인 외주회사의 역량을 키운 것에 한계를 느낀 정부 당국이 방송국에서 파생된 형태의 제작사를 만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하나의 문건이 놓여 있다. 이는 지난 7월 16일, 광전총국은 각 지역 광전총국 지국에 전달한 <방송국 ‘제작송출분리’ 개혁추진에 관한 개혁(수정방안)(廣電總局關於推進廣播電視‘制播分離’改革(修改稿)>이다. 이 문건에서는 ‘영화·드라마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방송국은 외부 시장에서 매년 방송량의 30% 이상의 프로그램을 구입해야 한다’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이번 개혁에 대해 광전총국 발전연구센터 주임 어시스턴트 양밍핀(楊明品)은 “이는 몇 년간의 망설임과 탐색 끝에 정책결정부서가 정책적 측면에서 처음으로 내린 구체적인 외주제작 확대 개혁의 방안으로, 방송체제 개혁의 심화와 혁명적 전진을 의미하는 동시에 우리에게 최상의 방안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광전총국(廣電總局)은 SMG의 외주제작 확대 개혁 추진계획 및 상하이라디오TV방송국(上海廣播電視臺)과 둥팡미디어그룹(東方傳媒集團公司) 설립을 허가하였다. 이는 곧 SMG가 새로운 시장 주체를 소유하게 될 것이며, 더 앞선 운영수단과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을 의미한다.
이번 개혁은 오랜 시간에 걸친 광전총국의 조사와 연구의 결과이다. 지금까지 광전총국은 전국적 범위의 외주 확대를 위한 제작송출 분리체제 시범개혁을 준비해 왔으며, SMG는 시범단체의 가운데 하나로 주목 받아왔다. 이번 외주제작 확대 개혁의 대상은 일부 중앙·성급·부성급 라디오/TV방송국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주요 방송국이 포함되어 있으며, 개혁은 방송산업 전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외주제작 확대 개혁은 중국에서 지난해부터 특히 관심이 집중되어 왔던 영역이다. 광전총국은 정책문건인 <2008년 방송영상개혁작업요점(2008年廣播影視改革工作要點)>에서 ‘라디오방송국과 TV방송국의 외주제작 확대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조건이 무르익은 몇몇 드라마, 영화, 오락, 스포츠 등의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시장 기제를 도입하여 투자 주체의 다원화, 제작 주체의 기업화를 실현하고 프로그램 매니지먼트를 활성화시킨다’라고 밝혔다.
다시 말하면, 방송 개혁과 발전이라는 거시적 맥락에서 볼 때, 외주제작 확대 개혁은 제작송출체제 개혁일 뿐만 아니라 방송체제 전환의 전략적인 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체제 개혁의 새로운 기회
SMG 발전연구센터 리용(李勇) 주임은 이번 SMG 개혁의 독특한 특징 하나를 언급했다. “상하이 공산당위원회 시정부는 SMG의 개혁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심지어 시내에 있는 관련 부서를 소집하여 그 자리에서 각 부서가 SMG에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를 묻기까지 했다”고 한다.
방송산업은 핵심 육성산업으로서 정부의 국민경제 전환, 문화창의산업 발전이라는 거시적 배경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이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시행 강도도 점점 더해지고 있다. 8월 중순, 전국문화체제 개혁경험 교류회(文化體制改革經驗交流會)가 난징(南京)에서 개최되었고, SMG 리루이강(黎瑞剛) 회장은 이 교류회를 “문화체제 개혁의 전면 실행을 위한 동원령”이라고 단언했다.
리 회장은 <인민일보(人民日報)>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지도자의 연설은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이었다. 단순히 문화체제 개혁의 긴박성 혹은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실무에 대한 언급이 대부분을 이루었다. 구체적인 스케줄, 노선도 등이 모두 매우 실재적이었다. 이번 교류회는 ‘개혁이 실제적인 실무 단계로 전면 돌입’했음을 피력하는 강력한 신호였다”고 전했다.
2008년 상하이 문화산업 총생산은 지역 총생산의 5.7%를 차지했으며, 현재 <상하이 문화산업발전촉진을 위한 몇 가지 의견(關於加快上海上業發展的若干意見)>을 제정 중에 있으며, 관련 실시 방안과 구체적 조치 역시 실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리용 주임은 바로 이런 배경하에서 SMG에 대한 지원, 개혁역량 및 비전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에도 문화창의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업계 내부 관계자가 주장한 이론적인 성격의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 내용이 실제적인 실무방안으로 바뀌었으며 자원적 지원도 뒷받침되고 있다. 지금은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최적의 시기임에 틀림없다.” 윈난(雲南)성은 개혁을 위한 스케줄을 발표했다. 윈난성은 성 내의 공익성 문화사업기관이 올해 내로 제도개혁을 착수할 것을 요구하고 외주제작 확대 작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경영 업무와 홍보 업무를 분리하고 1개 채널을 선정하여 제작송출분리 시범 채널로 운영하도록 하기로 하였다.
이와 유사한 개혁과 지원정책들이 각 성과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으며, 문화미디어산업 발전에 대한 필요는 방송개혁을 이끄는 직접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원숙한 개혁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돌아갈 수 없는 물결: 외주의 확대
과거 중국에서 외주 비율 확대 논의가 시작되었던 이유는, 라디오 및 TV 방송국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제작원가를 절감해 주며, 사회의 역량을 집중시켜 시청자들에게 더 다양하고 풍부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미디어 환경과 산업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외주 확대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너무도 얕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외주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광전총국 후난성 지국 오양창린(歐陽常林) 국장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얘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뉴미디어의 신속한 발전은 기존의 플랫폼 소유나 채널 소유가 가지고 있던 절대적 우위를 무너뜨렸고, 전통 미디어들은 전에 없던 도전에 직면하였다. 방송 플랫폼은 더 이상 희소 자원이 아니다. 부족한 것은 잘 만들어진 작품과 개성 있는 브랜드일 뿐이다. 각 채널들은 이런 자원부족으로 심각으로 질화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뉴미디어는 전통적 방송매체를 위협하는 거대 세력으로 성장했고 시청자들이 뉴미디어로 유실되는 심각으로국면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이제 ‘콘텐츠’가 패권을 잡는 시기가 도래했다. “풍부한 콘텐츠 확보여부와 강력한 콘텐츠 브랜드 소유 여부가 바로 시장우위의 장악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새 고지를 점령하게 해줄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 모두 예외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는 또 “방송플랫폼과 전파 채널이 포화상태이고 콘텐츠가 패권을 잡은 시대에서, 방송은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콘텐츠와 브랜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방송은 뉴미디어와의 시장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며, 기존의 행정구역에 의해 규정되었던 자원독점 현상과 산업 간 장벽을 반드시 철저하게 깨뜨려야 한다. ‘네트워크는 채널에 개방되어야 하고, 채널은 콘텐츠에 개방되어야 하며, 콘텐츠는 시장에 대해 개방되어야 한다’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제 중국에서는 외주 확대가 바로 이런 ‘개방’ 흐름에 대한 순응으로 인식되고 있다.
외주 확대를 통한 제작송출분리 실현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광전총국 발전연구센터 정보연구소 부소장 리란(李嵐)은 제작송출 분리의 필요성을 산업발전의 각도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제작과 송출의 분리는 산업화를 위한 시작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산업화를 주장하는 공공기관을 만나면, 그들이 제작송출 분리를 실시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묻는다. 그만큼 제작송출 분리는 산업화 실현을 위한 기본 전제이자 그것을 실현하게 하는 돌파구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제작송출 분리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나머지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리란 부소장은 “방송기관이 어느 정도 발전한 후, 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를 원한다면 이때는 산업 사슬에 변화를 가해야 한다. 제작송출 분리는 방송업계의 산업화를 위해 ‘돌아갈 수 없는,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특수한 문화적 정치적 환경을 고려할 때, 제작송출 분리 과정에서 방송국은 방송국 내 영리적 성격의 자산을 분리하여 이를 기업화하는 것은 사실상 필수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외주 확대 개혁의 새로운 의미
광전총국은 이번 외주제작 확대 개혁에 있어 시범 분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많은 라디오 및 TV 방송국의 프로그램 제작부서는 방송국으로부터 분리되어 방송국 산하 프로그램 제작회사로 독립될 것이다. 방송국은 독립되어 나가는 신규 제작회사에 일정 정도를 보조하고 보조 기간을 제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작회사와 프로그램 외주 관계를 체결하여 ‘전담 공급회사’로 지정할 수 있다.
프로그램 제작회사가 일정 기간의 발전 기간을 거쳐 실력을 갖추면, 방송국은 방송국 산하 회사 제작 프로그램과 외부제작 프로그램의 비율을 재조정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자유시장 경쟁을 촉진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방송국 산하 제작회사는 자체적으로 시장에 진출하여 다른 채널에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향후에는 전체적 조건이 더 성숙해진 후 민간자본을 영입하여 방송국이 지분을 홀딩하는 프로그램 제작사로 재조정하는 방안까지 고려되고 있다. ‘콘텐츠가 왕’인 시대에, 콘텐츠 제작 외주기업에 주도권을 쥐는 시대가 도래하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리란 부소장은 “외주제작 확대 개혁은 ‘시범지역으로부터 선행, 상황에 맞는 대처, 점진적 확대’의 원칙에 입각하여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작송출 분리는 자원하는 방송국에 한해 실시되어야 하며, 강제적으로 일괄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또 뉴스, 대담 프로(社會放談), 공익성 프로그램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방송국은 외주 확대 개혁을 추진함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개혁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드라마, 오락 프로, 경제 프로, 애니메이션, 홈쇼핑 등의 채널(주파수)과 프로그램을 시범 케이스로 선정하여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뉴스, 대담 프로, 공익성 채널(주파수)이나 프로그램은 그 성격상 시장개방, 즉 외주제작 확대 개혁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상기 채널(주파수)과 프로그램에는 방송국이 취재부터 방송까지의 전 과정을 맡아 진행하며, ‘제작송출 일체화’ 체제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송출 분리개혁 과정에서, 방송국은 채널(주파수) 사용권, 포지션 확정권, 프로그램 최종 심의권, 프로그램 방송권 그리고 프로그램 제작회사의 핵심 책임자 임명 및 해임권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채널(주파수) 및 프로그램 제작 기능을 기업화하는 개혁 과정에서 채널과 주파수는 국가자원으로서 판매 및 임대할 수 없으며, 변형된 형식으로도 판매 및 임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일부 방송 업무가 방송국에서 분리된 지는 벌써 몇 년이나 되었으며, 외주확대의 목소리도 높아왔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야 기업화로의 체제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일부 방송국은 방송국이나 독립된 제작회사의 메커니즘을 전혀 바꾸지 않은 채, 방송국의 인원 고용과 장부 기록상의 편의를 위해 형식적으로만 분리되어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이번 외주확대 개혁의 핵심은 ‘가짜 개혁이 아닌 진짜 개혁’이 되도록 이끌어내는 역량에 있다 하겠다.
해결 과제는
제작송출 개혁 과정의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최고의 난제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인사이동 문제이다. 외주 확대는 방송국 정규직원 규모의 축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여타 공공기관 개혁에 있어서도 인사 문제는 항상 가장 민감한 문제였다. 사실상 방송계에서도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개혁의 기회가 있었지만, 가능한 한 최대한 미뤄왔다. 누구도 이 개혁비용을 부담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옛사람은 옛 방법, 새사람은 새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공공기관 정규직 직원들의 안정적 수입 문제를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모든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단 기업으로 분리되면 그에 상응하는 운영상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윈난방송국의 개혁 과정에서 간부 중 대다수가 현 직장에서 신규 회사로 옮기기를 꺼리는 상황에 부딪혔다. 윈난방송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옛사람에게는 옛 방법, 새사람에게는 새 방법’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방송국에서 근무하다 신규 회사로 근무지가 옮겨지더라도 그 직원의 방송국 정직원 신분은 유지되며, 퇴직 후에는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과 완전히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된다. 이로써 이 문제는 일단락을 지었다.
제작송출 분리 후, 새 체제에 맞게 방송기관에 대해도 내부 메커니즘에 상응하는 조정을 가해야 한다. 리란 부소장은 여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면에서, 상응하는 평가 및 품질 제어 프로세스가 결여되어 있다. 그로 인해 외부로부터 구매한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기관의 평가가 사실과 많이 다를 수 있다. 경영 면에서, 방송국의 일방적 이윤구조에서 제작송출 쌍방이 이윤을 공유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재무 면에서 생산가치 중심 구조에서 이윤 중심으로 전환된 재무제도가 아직 제정되지 않은 상황이다”라는 것이다.
제작과 송출, 그리고 자본
외주제작과 콘텐츠 유통이 보편화된 이후, 진정한 의미의 프로그램 거래시장이 형성되고 합리적인 가격형성 메커니즘이 형성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미국의 신디게이트와 같은 프로그램 거래 중개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제작과 방송의 분리 및 통합은 더 거시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칭화 대학 리홍(李鴻) 교수는 미디어산업화는 ‘통합’을 더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떠한 산업도 거래자본 감소, 경쟁능력 향상, 효율성의 규모 확대를 위해 시장 집중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미디어산업은 판권경제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한계효율에 더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통합을 통해 규모경제를 늘리는 경향을 더욱더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대다수의 미디어 선진국 및 지역들은 소수의 종합미디어그룹이 전국적인 독점 경쟁시장을 형성하는 패턴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그룹들은 제작기관을 소유하고 방송 플랫폼을 갖추고 있으며, 투자배급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 또한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 제작업체, 배급업체, 그리고 영상, 음악, 연예, 광고 등의 관련 산업까지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콘텐츠 판권을 통해 여러 루트와 다양한 시장에서 최대의 효율성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미디어 업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
외주 확대를 통해 새로운 산업 성장 포인트를 실현하고 TV방송국의 관행적 운영구조를 깨뜨린 성공적인 사례는 중국 내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상하이, 후난 등의 지역 이외에 충칭(重慶)방송국도 현재 적극적으로 제작송출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그 조치는 콘텐츠 제작 능력 및 그 브랜드와 매체의 분리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영성 자산과 매체의 분리도 포함하고 있다.
충칭방송국의 콘텐츠 제작 능력 및 그 브랜드와 매체의 분리 조치는 주로 매체 내부의 기업화 경영관리 패턴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제작 부서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내부 구매 방식을 채택하였다. 또한 일부 주파수와 채널의 콘텐츠 제작 및 광고경영 기능을 매체로부터 독립시켜 충칭방송국을 시장독립경영을 겨냥한 법인체로 만들었다. 충칭방송국은 경영성 자산과 매체의 분리 조치로 권리가 미치는 모든 지역의 토지 및 부동산의 주권 변경 사용권을 가지는 그룹을 시문화 자산기업으로 만들었으며, 시문화 자산기업이 그룹의 경영을 위탁하여 산업공간을 확장하고 관광부동산, 교육연수 등의 영역까지 뻗어나가도록 하였다.
후난 뗀광(電廣)미디어 이사장 룽치우윈(龍秋雲)은 “만일 우리가 콘텐츠를 미디어 업체 발전의 수레바퀴로 비유한다면 또 다른 수레바퀴는 바로 자본시장이 되며, 콘텐츠와 자본시장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동시에 움직여야 비로소 미디어 업체들의 강대한 발전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대규모 자금투입과 은행융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방송기관이 만일 순전히 자체 축적에만 의지하게 된다면 이미 그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반드시 외부 구동력을 찾아야 하며, 이것이 바로 자본운행이다. 이른바 말하는 방송산업에서 운행되는 자본은 방송 관련 광고, 인터넷 전송, 정보, 동영상제작을 포함한 방송국이 보유한 경영 가능한 자본이며, 방송국이 경영하는 기타 산업의 자본도 포함되어 있다. 경영 가능하다고 보는 가치자본은 가치자본의 유동·합병·개편·주식투자·거래·양도·임대 등의 루트를 통해 운행되며, 자원 배치의 최적화, 자본규모 확장, 효과적인 경영 실시는 최대한도의 부가가치 목표 실현을 위한 일종의 경영관리 방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후난성은 ‘제2차 자본운행’을 시범 실시한 적이 있는데, 소식에 따르면 이 방안은 매체광고로 수입 창출, 경영성 자산 창출이 가능하고 외주가 가능한 콘텐츠 제작, 그리고 뉴미디어, 신경영 방식[진잉만화(金鷹佧通), 즐거운 쇼핑(快樂購), 쾌락양광(快樂陽光), 톈위(天娛) 포함] 등의 새로워진 시장 주체를 선택적으로 상장회사인 전광미디어에 도입하는 것이었다. 다만 아쉽게도 최종적으로 중도 하차하고 말았다.
이 사건은 방송매체의 핵심자산이 시장으로 들어와 유통되는 것이 아직은 어렵다는 것을 드러내주는 일례로, 이 개혁을 주재했던 장화리(張華立)는 “중국 매체의 관리정책과 중국증권감독위원회의 관련 정책에는 타협할 수 없는 모순이 존재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분석에 따르면, 정책요인 이외에 관련 거래가 거대한 장애를 이루게 되는데 제작송출 분리의 정책 체제 아래 방송 업무는 방송국 본사로 넘겨지고, 이는 상장회사의 제작 업무와 중대한 관련 거래를 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거래의 정가 문제는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점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는 난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장은 자본운행의 유일한 방식이 아니며 더더군다나 산업 동량과 체제개혁이 서로 힘을 합친다고 해도 방송업계의 상장 장애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리루이강(黎瑞剛)은 방송자본운행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데, 그는 자본운행은 정책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며 근본적인 원인은 미디어업계의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 부족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시장화 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출로를 찾을 수 있다. 광고수입이라는 주 루트 이외에 개척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타 상업 패턴이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사실 이런 분야에서는 많은 정책적 제한이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SMG는 외주 확대를 위한 제작송출 분리방안 원고가 30여 개에 달한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를 회사의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이다.
구조상 SMG는 ‘방송국그룹자회사’의 구조를 이루고 있고 미디어 그룹의 기본 틀은 변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방송국 아래 그룹을 두고, 그룹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담당하며, 자회사와의 관계는 예전의 행정 관계에서 자산 관계로 전환될 예정이다. 자회사는 ‘작은 거인(小巨人)’으로 불리는데 16개가 있으며, 독립 상장할 계획이다.
SMG의 자회사는 제일재경(第一財經), 싱상(星尙)미디어, 쉬안동(炫動)만화, 하하샤오얼(哈哈少兒) 등을 포함한다. 제일재경은 전국적인 브랜드로 중국에서 유일하게 TV, 인터넷, 라디오방송국, 신문, 잡지 등의 여러 매체를 동시에 보유한 재정경제 뉴스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싱상미디어는 SMG가 만든 또 다른 신성(新星) 같은 회사로, 매체를 뛰어넘는 분야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전통매체인 싱상TV와 잡지, 신매체인 싱상망/전자상거래, 휴대폰TV/뉴스, 미디어 행사류의 싱상 대전, 전람, 논단, 카니발, 그리고 싱상음향영상, 싱상일용품 등의 브랜드 상품류, 싱상전문점, 싱상영화관 등의 브랜드 수권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의 방송산업은 줄곧 미디어의 항공모함 구축에 뜻을 두고 있었는데, SMG의 이런 정책 전환은 업계 내에서 ‘내일의 떠오르는 별’로 간주되고 있다. 중국 내에는 많은 중량급의 다양한 미디어그룹들이 있다. 리란은 산업구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설사 어떤 기관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해도 산업발전에 있어서는 산업구성이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 나는 특히 SMG의 산업구성 능력이 맘에 드는데, 전국에 있는 모든 매체 중에서 뉴미디어 구성을 가장 잘한 회사는 바로 SMG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 년 동안 SMG는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과 협력한 휴대폰TV, 인터넷 동영상, IPTV 등을 포함한 사업에서 수익을 얻기 시작했다. 이런 종류의 수익은 단순히 정책수권에 의지해 얻어진 것이 아닌 산업경영에 의해 얻어진 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MG는 외주 확대 개혁에 있어서도 자본시장과 협력한다는 생각이다. 리루이강은 “문을 닫아걸고서는 자기순환을 할 수 없듯이 우리는 더 많이 시장과 연계해야 하며 자본의 역량과 금융 지렛대의 역량을 빌려 초월적인 발전을 달성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플랫폼과 회사는 자본과 사회에 개방되어야 하고, 자본의 역량을 통해 점차 강대해져야 하며, 자신의 산업 포부를 실현해야 한다. 상장도 기대되고 있는데 싱상미디어, 제일재경, 쉬안동만화, 하하샤오얼 등의 자회사들이 우선적으로 독립 상장해 이후 조건이 성숙되면 그룹의 지주회사 상장도 다시 언급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SMG는 제작송출 분리의 중요한 관건이 되는 발걸음을 한 발 더 내딛었으며, 앞으로 SMG는 자본시장 공개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융합을 실현해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점차 미디어의 항공모함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의 SMG 콘텐츠 제작의 이윤 수준에 따르면 SMG는 50억 위안 정도의 공개자본시장 조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상장회사의 시가 총액이 300억~ 4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도 최근 발표한 ‘문화산업진흥계획’에서 “핵심문화기업 양성 방면에서 성장성이 좋고 경쟁력이 강한 방송영상 국유기업 혹은 국유 지주회사를 양성해 정책지원력을 강화하고, 지역 및 업계를 초월한 연합 및 개편을 추진하며, 조건을 갖춘 문화업체의 자본시장 융자를 독려하고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큰 변화의 틀 속에서 외주제작 확대는 이제 정부가 직접 나서서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 되었다. 과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개혁이 이번에는 힘을 받을 것인가? 명확히 규정된 숫자 ‘외주 비율 30%’ 규칙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또한 얼마나 심도 있게 방송계를 파고들 수 있을까?
● 참조 : - 中国广播影视 2009. 9. 下半期 - 新民网 2009. 10. 22. - 人民网 2009. 9. 15. - www.chinanews.com.cn
● 작성 : 이재민(북경대 대학원 중국매체 및 문화연구 박사, naturen0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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