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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권 298호] Serious Games 디자인을 위한 체크리스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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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9.08.16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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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7. 16일자 통권 296호)에서는 시리어스 게임(Serious Games)의 개념적 정의, 그의 다섯 가지 분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팽배해 있는 시리어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산업의 시각과 그에 대한 극복 방안을 논의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시리어스 게임의 가장 근본적 목적인 학습(learning)을 핵심개념으로 설정하여, 게임이라는 콘텍스트 속에서 어떠한 원칙들이 학습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고자 한다. 학습은 교육용 시리어스 게임만을 위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학습이라는 개념은 어떤 정보의 전달, 기술의 습득, 그리고 추상적 개념의 이해 등 시리어스 게임의 핵심적 목적들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근저에 설정되는 개념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제임스 폴 지(James Paul Gee)가 발표한 논문, <디자인을 통한 학습: 학습도구로서의 좋은 비디오 게임(Learning by Design: Good Video Games as Learning Machines)>을 중심으로, 게임을 매개로 하는 학습의 효과(시리어스 게임의 목적)를 극대화할 수 있는 13가지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의 제시는 게임 디자인과 그 콘텐츠의 디자인에 있어 큰 지도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체크리스트로서 개발 과정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통한 학습 현재 우리 주변에서 즐기고 있는 좋은 게임들의 대부분은 길고 복잡하고 또한 어렵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는 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다. 보통 이러한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두 가지 옵션이 존재한다. 한 가지는 그 일을 하도록 억지로 강요하는 방법이고, 다른 한 가지는 금전적 이익과 같은 동기를 부여하여 그 일을 순조롭게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 산업에서 이 두 가지 옵션은 사실상 모두 가능하지 못하다. 게임은 사람들을 플레이하도록 강요할 수 없으며, 게임을 많이 하는 헤비유저들은 자신들의 게임이 짧거나 너무 쉬운 것을 원하지 않는다. 시리어스 게임을 디자인하는 관계자들에게 위에 언급된 문제들은 아마도 큰 관심사일 수 있다. 훌륭한 게임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 것이며, 그 게임을 통해 학습(learn ing)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을 위해 돈을 지불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으로서 단순히 어떠한 동기(motivating) 부여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근본적인 원인과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이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들의 동기일까? 이러한 질문들의 답은 “분명 어떻게 플레이어들에게 그 게임을 할 수 있는 깊은 동기를 줄 수 있도록 학습을 디자인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성공한 게임의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배울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제공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은 전통적인 학문에서 다루고 있는 인간 학습에 대한 원칙들과도 많은 부분 유사성을 보인다.
게임 디자인의 원칙들 이 글은 시리어스 게임의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학습 원칙들을 열거하여 제시할 것이다. 이는 독자들에게 그들의 게임 디자인 구성과 혹은 세부적인 과정에 있어 체크리스트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스트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학습자에게 주어지는 힘(Empowered Learners), 둘째, 문제 해결(Problem Solving), 셋째, 이해(understanding)이다. 글의 진행은 각 원칙들에 대한 개념적인 설명을 하고, 다음으로 비디오 게임에 적용, 혹은 현재 출시되어 있는 게임들을 사례로 그 개념을 부연한다.
1. 학습자에게 부여되는 힘
1) 함께 하는 디자인(Codesign) 원칙: 좋은 학습은 학습자들이 수동적인 수용자(passive recipients)가 아닌 능동적인 주체(active agents) 혹은 생산자(producers)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 게임: 게임 속에서는 게임 플레이어들이 주체이다. 게이머들은 게임 제작자들이 만들어놓은 대로만 플레이하지 않는다. 게임 미디어는 상호작용 그 자체이다. 게이머들은 무엇인가를 하며, 게임은 그들에게 다른 무언가를 또 하게끔 계속적으로 유도한다. 좋은 게임들에서는 게이머들이 자신들의 행동과 자신들의 결정을 분명히 느끼게 한다. 이것은 단순히 게임 제작자가 디자인한 행동과 결정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경험은 바로 게이머 자신이 새로운 세상을 게임 제작자와 함께 만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능동적인 주체성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분명히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게임의 예: 일정 수준의 범위에서 이러한 원칙은 사실 모든 게임이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함께 디자인(codesign)하는 느낌은 소유, 구매 그리고 참여를 의미한다. 동기(motivation)라는 개념의 핵심적 요소들이다. 또한 이 개념은 학습자들이 자신들의 결정과 선택의 주체성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그 게임 디자인의 기본 규칙(the design of the domain)들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게임들은 분명 이러한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고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는 쌍방향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추구되어야 한다.
2) 맞춤형(Customize) 원칙: 다른 방식(style)의 학습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자기 자신의 학습이 이루어질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면 학습 주체가 될 수 없다. 동시에 그들은 새로운 방식들을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 좋은 게임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러한 원칙을 충족시키고 있다. 몇몇의 게임들에서는 플레이어 자신이 학습과 플레이 방식을 맞출 수 있다. 또한 다른 게임들에서는 게임 자체가 다양한 방식의 학습과 플레이 방식을 허용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게임의 예: 게이머들에게 자신이 선호하는 학습, 혹은 플레이 스타일을 찾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게임 내에서 자신들의 선호성을 맞춰나가는 과정은 왜 그리고 어떻게 학습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안내를 하는 것일 뿐 아니라, 동시에 자신과 학습이라는 더욱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사고를 유도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 과정에서 나쁜 성적을 부여하는 것 이전에 학생들에게 자신들만의 학습 스타일과 선호하는 방식을 찾을 수 있는 동기와 기회를 부여해 왔는가? 이러한 문제점은 비단 학교 교육의 문제만이 아닌 비디오 게임을 제작하는 제작자로서도 분명히 고안해야 할 문제이다.
3) 정체성(Identification) 원칙: 깊은 학습은 확장된 실행(commitment)을 수반하는 것으로, 이러한 실행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될 때 가장 강력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체성은 그들의 가치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게임: 좋은 게임들은 플레이어들에게 많은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정체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정체성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몇몇 게임들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공함으로써 게이머들이 캐릭터를 유지·발전시키고 싶은 욕망을 부여하며, 또한 그 안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다. 다른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거의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의 캐릭터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의 캐릭터들은 게이머들에 의해 새롭게 창조될 수 있으며, 그 창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한다. 게임의 예: 전자의 예로 정체성이라는 개념은 학습에 있어 지극히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즉, 정해진 이론이나 혹은 개념들(생물학, 사회학 등)을 제시하고 그것을 알고 있는 가를 사지선다로 측정하는 교육적 학습(이른바 주입식 교육)은 정체성 부여에 부족함이 있다. 다시 말해, 그러한 개념 혹은 이론의 생성, 변화 그리고 의의를 개개인의 학생들 그리고 게이머들에게 느끼고 체험하게 할 때, 학습의 정체성이 충족되는 것이다. 게이머들은 게임의 룰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또한 누가 게임을 하고 있는가를 알 필요가 있다. 즉, 정체성을 통해 어떠한 게임 방식 혹은 플레이 원칙들을 가져야 그 게임에 대해 각자의 태도, 가치 그리고 행위가 수반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깊은 학습 혹은 게임 플레이를 유도할 수 없다.
4) 조작과 분배된 지식(Manipulation and Distributed Knowledge) 원칙: 인지과학 분야에서는 인간의 지각과 행위는 내적인 연결성(innerconnect ed)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원격의 조작 행위들(예: 원거리에서 리모컨을 이용한 로봇의 조정, 인터넷 웹캠을 통해 앞마당에 물주기 등)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육체와 정신이 새로운 공간으로 넓게 옮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조작할 때 확장된 그리고 힘이 부여된 느낌을 가진다. 게임: 게임이라는 것은 원거리, 가상, 통제와 조작이라는 기본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더욱 향상된 캐릭터에 대한 조작을 할수록, 그 게임과 가상의 게임 세계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좋은 게임은 복잡하면서도 효과적이며 또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게임 캐릭터를 제공한다. 비단 캐릭터뿐만 아니라 좋은 게임들은 게이머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조작적 도구를 게임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게임의 예: 이러한 게임 내의 캐릭터 혹은 목적에 대한 조작성의 중요한 키는 그들이 현명한 도구(smart tools)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 게임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게임 혹은 게임 캐릭터가 가진 지식과 게이머가 가진 지식은 별개의 것으로 볼 수 없다. 시리어스 게임은 분명한 목적(예: 생물학 혹은 사회학의 이론과 개념 교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지식이 공유되고, 분배되며, 마지막으로 통합될 수 있는 게임 디자인이 요구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명한 도구 조작을 통해 도구가 가진 지식과 조작을 위한 지식 간의 통합이 주요한 목적 달성의 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2. 문제 해결
5) 문제의 순서(WellOrder Problems) 원칙: 인간의 창조성이 주어졌을 때, 만약 학습자가 너무 자유분방하며 혹은 너무 어려운 문제를 초기에 맞닿게 된다면, 그들은 주로 이러한 문제들을 풀기 위한 창조적인 가설을 만든다. 하지만 이 가설들은 차후에 발생되는 문제들(아무리 쉬운 문제라도)의 해결을 위한 역할은 못 된다. 바로 초기 단계에서 전체에 대한 확고한 길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초기에 맞닿게 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또한 차후에 제시될 복잡한 문제들을 포함한 다양한 차원을 포괄할 수 있도록 문제의 순서를 디자인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게임: 좋은 게임들에서 제시되는 문제의 순서들은 잘 배치되어 있다. 특히 게임 초기에 제시되는 문제들은 차후 복잡한 미션이나 문제점들을 만났을 때, 어떻게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추측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이런 관점에서 게임의 시작 단계는 항상 그 게임의 마지막 단계까지 포괄해야 한다. 게임의 예: 인지과학에서는 초반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 게이머에게 보다 창의적이며 능동적인 해결책을 가지도록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설정된 해결책이 다음에 제시되는 문제의 해결 방식으로 적합하지 않다면, 게이머들은 자신의 모델을 수정하기보단 그 게임 자체를 떠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게이머들은 초보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들에게 초기부터 자유로운 해결책을 가지게 만든다면, 게임을 통해 제시되는 디자인들은 모두 거부당할 수 있다.
6) 즐겁게 분노하기(Pleasantly Frustrating) 원칙: 게이머들이 해결 혹은 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주어지는 새로운 도전 (Challenges)들이 즐거운 분노로 연결될 때 최상의 학습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이런 도전은 힘겹게 느껴질 수 있으나, 분명 해결할 수 있는(doable) 범주 안에 존재해야 한다. 게임: 좋은 게임들은 도전을 조정하며 게이머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도전이라는 문제들을 제시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게임 내에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게끔 디자인되어 있다. 그 피드백은 분명 게임의 진행을 위해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설령 계속해서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플레이 방식이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게임의 예: 게임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바로 초기에 남들보다 더욱 많이 해매고 혼란스러움을 경험한 플레이어일수록 마지막 단계의 도전을 쉽게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7) 전문기술의 순환(Cycles of Expertise) 원칙: 전문기술(expertise)은 거의 자동적인 수준이 될 때까지 어떠한 기술을 반복적으로 연마할 때 습득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하고 또한 도전들을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다면 전문기술의 습득은 실패할 것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기술들을 습득하기 위해 자동적인 기술 구현이 될 때까지 연습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게임 초반부터 최종 단계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 여기서 중요한 요소는 이전 단계에서 습득한 기술과 다음 단계에서 요구하는 도전 기술이 통합(integrating old and new skill)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 좋은 게임들은 이러한 전문기술의 순환을 만들어내고 지지하게 설계되어 있다. 새로운 기술로의 확장, 그에 맞는 도전들, 그리고 다음 단계의 기술과 도전의 순환은 좋은 게임 디자인의 필수적인 구성(constitutes)이다. 게임의 예:
8) 정보의 ‘요구’와 ‘적절한 시간’(Information ‘On Demand’ and ‘Just in Time’) 원칙: 사람은 너무 많은 정보들이 맥락에 상관없이 주어진 때 혹은 어떤 정보가 어떤 상황에 사용되는가를 파악하기 이전에는 언어적 정보를 사용함에 있어 굉장히 미숙한 존재이다. 그들은 언어적 정보를 적절한 시간(정보를 정확히 사용하는 시간)과 요구(그들이 그 정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시간)를 느낄 때 가장 잘 사용한다. 게임: 좋은 게임은 언어적 정보(주로 매뉴얼의 형태)를 적절한 시간과 요구에 부응하여 제공한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처음 시작하기 위해 매뉴얼을 읽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한 후에 매뉴얼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바로 게이머가 게임에서 얻게 되는 경험에 기인하여 언어적 정보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게임의 예: 많은 게임이 매뉴얼의 기능을 하는 정보들을 게임 내에 삽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넣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원칙의 부연 설명을 하자면,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이 있다면, 그와 관련한 정보의 강제적 제공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즉,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중심으로 사고한다는 것이다.
9) 작은 연못(Fish Tanks) 원칙: 실제 세상에서 연못은 생태계를 단순화시켜놓은 표본이다. 이런 시스템이 가진 의의는 더욱 복잡한 생태계를 파악하기 위한 표본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은유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연못은 학습을 위한 좋은 장소이다. 우리가 만약 단순한 시스템을 만들고, 몇 개의 변수들을 그 안에 삽입한 후 그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한다면, 이는 학습자에게 대단히 유익한 방식일 수 있다. 보다 복잡한 단계를 이해하기 위한 단순한 시스템에서의 출발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게임: 연못은 게임의 작은 버전이라 표현할 수 있다. 좋은 게임들은 초기 몇 개의 단계 혹은 초기 기술 습득 상황에서 그 게임의 시스템을 단순화시켜 만든 작은 연못을 제공한다. 이러한 연못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게이머들은 나무는 보나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게임의 예: 사실 이러한 원칙은 학문 분야에서 가장 빈번히 이용되는 원칙이다. 여러 학문은 이론들을 만들고 설명 모델들을 만든다. 즉, 이러한 이론과 모델은 복잡한 현실의 세계를 단순화하여 핵심적인 변수들의 관계와 설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10) 모래상자(Sandboxes) 원칙: 모래상자는 아이들에게 실제 세상을 느끼고 볼 수 있는 안전한 천국이다. 모래상자에 손을 넣어 세상의 흙을 파악하게 된다. 이처럼 실제 세상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래상자는 실패와 위험이라는 요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게임: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이 큰 압력을 받고, 이해하기 힘들어하며, 또한 실패할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그 게임을 통한 학습은 기대하기 힘들다. 즉, 좋은 게임들은 튜토리얼 혹은 초기 단계에서 모래상자를 주어 전체 게임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을 부여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게임 내의 모래상자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장치이다. 게임의 예: 앞의 원칙에서 예시한
11) 전략으로서의 기술(Skills as Strategies) 원칙: 기술과 관련한 이율배반적인(paradox) 상황이 존재한다. 즉,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습득하기를 꺼린다. 반면 이러한 습득 과정이 없다면 그들이 배우려고 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최상으로 기술을 습득하고 연습하고 싶어 하는 때는 바로 기술을 자신들이 최종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전략적으로 부합되게 설정할 때이다. 게임: 좋은 게임들에서는 기술 습득과 연습이 게이머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적과 전략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게이머들은 게임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자신들이 완수하고자 하는 승리의 목적으로 생각한다. 게임의 예: 우리는 사실 학습이라는 것이 연습의 산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최상의 학습이라는 관점에서 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의미 있는 기능들이 전략적으로 기술과 연결될 때 그 효과는 최상이라 말할 수 있다.
3. 이해
12)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 원칙: 사람들은 기술, 전략, 아이디어 등이 그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큰 시스템과 적합하다고 느낄 때 그것들에 대한 학습이 최상의 효과를 낳는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단순히 눈요기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게임의 장르에 맞게 각각의 게임을 분명히 구분된 기호학적 시스템으로 이해하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안에서 발생하는 행위들과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게임을 학습하는 것이다. 게임: 좋은 게임들은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게임 속 각각의 요소들이 전체 시스템 혹은 장르적 사고와 부합되는지를 정확히 볼 수 있게 한다. 게이머들은 이를 통해 게임의 규칙(어떤 플레이 기술은 되며, 어떤 것은 되지 않는지)을 배우게 된다. 게임의 예: 많은 게임이 이 원칙을 훌륭히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어들은 반드시 게임의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효과적인 계획이 작용할 수 있는지를 이해해야 하며, 또한 의도하지 않은 게임 플레이의 결과들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13) 행위 이미지로서의 의미들(Meanings as Action Image) 원칙: 사람들은 일반적인 정의들 그리고 논리적인 원칙들을 가지고 사고하지 않는다. 그보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경험과 이를 토대로 추상적인 이미지적 경험을 구성(imaginative reconstructions of experience)하여 사고한다. 만약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보통 결혼의 정의, 혹은 결혼의 의미를 구성하는 논리적 요소들을 중심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들어온 결혼, 혹은 자신이 참석해 왔던 결혼을 중심으로 결혼이라는 이미지(지각)를 만들어 사고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지각(perception)과 행위(action)가 분명히 연결될 때, 말과 개념(concept)은 가장 깊은 의미를 생산해 낸다. 게임: 이러한 인간의 사고 체계는 비디오 게임, 컴퓨터 게임의 핵심이다. 또한 시리어스 게임들이 가장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다. 적절하게 디자인된 게임들은 말과 개념의 의미들을 플레이어의 경험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행위들과 연결시켜 제공한다. 이러한 연결은 절대 강의, 혹은 단순한 내용의 전달 등을 통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좋은 게임들은 심지어 이미지와 행위를 연결시켜 철학적인 내용들을 제시하며 놀라운 효과들을 달성할 수 있다. 게임의 예: 이번 원칙은 앞서 제시한 정보의 ‘요구’와 ‘적절한 시간’과 분명하게 연결된다. 바살로우(Barsalou, 1999)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글자 혹은 세상에 대한 이해는 적합한 상황을 위한 대행자(agents)를 만들어 준비하는 지각적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만약 네가 머릿속에 어떠한 모델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너는 네가 읽는 것, 듣는 것, 그리고 보는 것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분명 인간의 마음(mind)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와 게임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의 매우 긴밀한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디오 게임의 근본적 본질은 분명 성공 혹은 실패를 보여줄 수 있는 지각적 시뮬레이션(perceptual simulations)이기 때문이다.
결론 우리가 게임을 생각할 때 우리는 즐거움(fun)을 생각한다. 우리가 학습(learning)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일(work)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어스 게임은 이것은 틀리다고 말한다. 시리어스 게임(혹은 모든 게임)은 학습의 한 부분이고 즐거움의 소산이다. 이것이 바로 좋은 게임들이 심오하게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용 게임, 혹은 학습도구로서의 게임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지금까지 논의한 13가지 게임의 원칙들은 분명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른바 비교육용 게임들(상업용 게임들)은 위에 열거한 13가지 원칙들의 대다수를 분명히 포함하고 게이머들을 그 게임 안에 묶어두고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즉 이른바 학습용 게임 혹은 교육용 게임이라 불리는 게임들은 이 글에서 제시한 13가지 원칙의 대다수를 포함하고 있지 못하다. 왜 그런 요소들을 포함하여 디자인하지 못했을까? 많은 사람이 개발 디자인 비용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직까지의 시선은 게임을 교육 혹은 학습의 도구이기보다 보조적 역할, 혹은 전시용 눈요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있다. 그리고 그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정수 중 하나는 비디오 게임, 컴퓨터 게임이다. 변화와 가장 거리가 먼 집단은 학교일 것이다. 하지만 학교라는 조직이 자신들의 근본적 생성 이유들 중의 하나인 학습, 그리고 그 효과적 학습 달성을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가진 지금의 시각이 변화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지금까지 논의해 왔듯이 게임은 분명 학습도구로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응집체이다. 또한 향후 교육용 게임을 포함한 시리어스 게임의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제시한 13가지 원칙들은 체크리스트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를 포함할 수는 없겠지만, 개발하는 게임에서 최대한 많은 원칙을 포함한다면 그것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이 더욱 깊은 몰입을 가질 수 있으며, 게임 디자이너가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정보·교육·학습 등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로, 이러한 원칙들이 대다수 포함되었을 때, 상업적 성공 역시(비상업용의 경우 대규모 보급)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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