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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권 295호] 디지털 시대, 킬러콘텐츠의 조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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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9.07.01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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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킬러콘텐츠의 조건 요즘 가장 ‘뜨는’ 콘텐츠(killer contents)가 무엇이냐는 질문은 지난 세기부터 한결같이 들을 수 있었던 질문이지만, 그 답은 항상 달랐다. 가령, 1980년대에 중고등 혹은 대학생이었던 세대들은 ‘워크맨’이라는 휴대용 음악기기를 통해 들었던 음악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 경우, 당시 가장 떴던 콘텐츠는 ‘음악’이었다고 말하면 될까? 그런데 ‘음악을 듣는 방식’에 있어서 2010년을 바라보는 지금의 중고등 혹은 대학생 세대와 1980년대의 그들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과거에는 한 장의 앨범 전체를 듣고(적어도 하나의 아날로그 테이프에 여러 가수들 혹은 한 가수의 여러 곡을 적잖은 노력을 들여 따로 녹음하지 않는 한) 가방 속에서 다른 앨범을 꺼내어 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MP3라고 불리는 디지털 음악파일과 이를 들을 수 있는 여러 디지털 기기 덕분에 수백 곡의 음악을 각각의 장르와 가수, 시대 등등에 따라 개별화(customize)시킬 수 있다. 1980년대 워크맨 이용자들의 워크맨에 비하면, 현재의 디지털 음악기기는 각각 하나의 ‘거대한 개별 도서관’인 셈이다. 이러한 콘텐츠 이용 행위와 패턴을 개념적으로 가리켜 ‘아이콘텐츠(i?contents)’라고 부르고 싶다. ‘i?contents’ 이 ‘아이콘텐츠’의 핵심은 디지털에 기반을 두는데, 기존의 게임?음악?영화?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의 개별 콘텐츠 자체만을 프로모션하는 것을 넘어서, 이것들이 어떻게 각각의 이용자에게 맞춤형(customization)이 될 수 있는지를 겨냥한다. 요컨대, 과거에는 ‘모두의 콘텐츠(mass?contents)’였다면 현재는 ‘나만의 콘텐츠(i?con?tents)’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뜨는 콘텐츠(killer contents)’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개개인 모두가 각기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고 이용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개별화를 지향하지 않으면 곧 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말한다. 더불어 이는 콘텐츠의 이용과 소비가 개별화될 수 있는 최적의 형식(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조가 따른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아이콘텐츠’의 사례로서 애플사의 아이파드와 아이폰 등에서 이용되는 여러 콘텐츠를 다루어 본다. 더불어 이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의 지속적인 개발을 가능케 해주는 기술적 애플리케이션의 발전을 디지털 비디오 리코딩(Digital Video Recorders, DVRs) 시장의 동향을 통해 살펴본다. 애플 콘텐츠 모델 미국에서 애플사의 제품은 ‘이미지 소비’의 전형을 드러낸다. 사과 모양의 아이콘이 애플사의 모든 제품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단순히 자사 제품의 트레이드마크 표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것을 넘어서 제품 이용자의 독특한 문화 취향과 더불어 이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만들어내려는 일종의(과거 미국 사회학자 베블렌이 말했던) ‘자기 돋보임의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의 예가 되기도 한다. 가령, 왜 미국의 10대, 20대들은 다른 MP3 기기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값비싼 ‘아이파드’를 소비하는가? 경제적 부와 더불어 ‘문화적 부’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키워드가 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이 ‘문화적 부’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다름 아닌 ‘아이콘텐츠’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아이파드가 훌륭히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경제침체의 먹구름이 본격적으로 밀려오기 시작했던 2007년 말과 2008년 초에도 애플의 아이파드 판매실적은 오히려 증가했다. 애플사의 2008년 1/4분기 이익은 사상 최대로 약 1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수입에서 아이파드 판매가 차지했던 부분이 약 40%였다. 그러나 이는 아이파드라는 하드웨어에 머물지 않는다. 아이파드를 통해 연결되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로 이어지게 된다. 2001년 10월 처음 시장에 출시된 이후, 아이파드는 오디오 기능만을 지원해 오다가 최근에는 비디오 콘텐츠의 이용도 더불어 지원하며, 가장 최근에 출시된 아이파드 터치 제품은 애플사의 휴대전화 제품인 아이폰에서 전화 기능을 제외한 그와 거의 같은 기능(인터넷 연결 등)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아이파드 제품은 전 세계에서 약 2억만 대 이상이 팔렸다. 이러한 판매 규모에는 아이파드가 담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별화 기능이 한몫을 담당한다. 이러한 기능에 따라 콘텐츠 역시 ‘아이콘텐츠’를 최적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이용환경을 구축하는 데 맞추어지고 있다. 비디오 기능과 인터넷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아이파드 터치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무료 인터넷 라디오’ 콘텐츠의 예를 보기로 하자. 아이파드 터치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다기능 휴대전화)의 경우, 라디오 청취에서 가장 큰 한계인 지역성을 극복할 수 있다. 즉, 미국과 같이 넓은 국토에서 지역 라디오방송을 넘어선 전국 라디오방송 네트워크의 구축은 그 비용이나 지역 방송 시장을 고려할 때 그다지 현실성이 없었다. 이러한 사정은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에도 적용이 되는 부분이다. 몇 해 전 개시한 위성 라디오방송의 경우도 XM과 Sirus라는 두 방송사로 시작했지만, 얼마 전 합병되었다. 위성 라디오방송 시장의 독과점에 대한 우려를 넘어서 실제 위성 라디오방송 수요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었다. 아이파드 터치나 다른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라디오방송 콘텐츠가 이러한 지역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대안으로서 개발된 것도 아니지만, 인터넷에 연결된 아이파드 터치의 경우 무선통신(wi?fi)이 가능한 곳에서(스마트폰의 경우는 무선전화) 얼마든지 개별화된 라디오 방송국들과 음악 리스트를 유지할 수 있다.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Green, 2009). (물론 다음의 무료 콘텐츠 서비스들이 아이파드나 애플사의 제품에서만 구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힌다.) 먼저, 아메리카온라인 라디오(AOL Radio)의 경우, 애플의 온라인 콘텐츠 판매 사이트인 아이튠(iTunes)과 제휴하여 개발되었다. 아이튠 사이트에서 콘텐츠를 구입하기 위해 아메리카온라인의 계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아메리카온라인 라디오는 아이파드 터치 상에서 이용자의 해당 위치를 자동 검색하여 주변에서 가까운 인터넷 라디오를 제공하는 지역 라디오방송국을 검색하여 청취 가능한 라디오방송국의 리스트를 제공한다. 청취자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방송국을 즐겨찾기에 저장하고, 이동하는 지역마다 새로운 리스트의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이렇듯 라디오 방송국에 따라 인터넷 라디오 콘텐츠 취향을 개별화시킬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무료 음악을 장르에 따라 개별화시킬 수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 제공자는 판도라 라디오(Pandora Radio)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무료 음악 서비스를 간단한 광고와 함께 제공했던 최초의 인터넷 콘텐츠 업체로서 판도라 라디오는 무료 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아이튠 사이트와 연동하여 디지털 음악의 구입도 가능하다. 라디오 청취 시에는 음악의 정지와 재생의 반복이 용이하다. 스티처 라디오(Stitcher Radio)는 CNN, BBC, NPR, AP 등으로부터 제공되는 비음악 뉴스와 토크쇼 라디오 뉴스를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콘텐츠이다. 이와 같은 라디오방송 콘텐츠의 핵심은 다른 무엇보다도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이용의 용이함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버퍼링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무선 인터넷의 밴드와이드나 그 신호의 강약에 의존하는 문제이지만, 인터페이스가 복잡하고 무료 이용을 위해 이용자들이 거쳐야 하는 광고가 지나치게 길거나 그 빈도가 지나치면 이용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관여도가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휴대용 기기를 이용하는 만큼 과도한 그래픽을 동반한 인터페이스의 경우 충전지의 수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러한 문제가 아이파드 터치나 아이폰을 이용한 라디오 콘텐츠 이용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무선전화나 휴대용 MP3 기기의 폭넓은 이용을 통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콘텐츠들 가운데 또 다른 하나가 게임이다(Villines, 2009). 휴대용 MP3 기기나 스마트폰 이전에도 일반 휴대전화 등에서도 퍼즐이나 모노폴리(한국식으로 블루마블) 같은 보드게임 등 간단한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화면이 더욱 얇아지며 대형화되고 고해상도나 고화질 등의 기술적 측면에 대한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3?D와 액션 게임(아케이드 게임이라고 불리는, 즉 개인 컴퓨터상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조이스틱을 이용하는 종류의 비디오 게임으로서 최근 Wii 등이 이에 해당된다) 등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Venger와 Crash Bandicoot Nitrocart 등의 레이싱 게임 등은 휴대용 기기를 흔들림이나 기울임 등을 이용하여 콘텐츠의 컨트롤을 가능케 하는 아이파드 터치의 혁신적인 기술을 이용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밖에도 기존에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역할 분담 게임 플레이(role playing)’ 등도 다양한 그래픽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주목받는 콘텐츠이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 콘텐츠의 경우도 라디오 음악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충전지 수명의 문제나 특히 게임 이용의 컨트롤러 문제가 가장 크게 제기된다. 더불어 적절한 콘텐츠 가격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는데,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 게임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게임의 가격은 3~5달러 사이이다. 휴대용 디지털 기기와 관련된 콘텐츠의 이용과 소비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2009년 1/4분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넘버원인 노키아가 다소 주춤하여 2008년 4/4분기 45.2%에서 2009년 1/4분기 41.2%를 보였지만, 각각 2위와 3위인 블랙배리와 아이폰은 각각 13.35에서 19.9%와 5.3%에서 10.85로 점유율의 성장을 보였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디지털 기기를 중심으로 한 기술과 콘텐츠 개발의 선점 여부가 향후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판가름 하는 주요 요인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휴대용 디지털 기기 이용의 환경이나 문화, 지리적 요소가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된다. 미국의 경우, 출퇴근에서 지리적으로 이동시간이 길며, 지역 방송 시장과의 연동성 문제도 살펴야 하는 경우 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티보(TiVo) 모델 지난 1999년 겨울 라스베이거스 전자 쇼에서 첫선을 보인 후 3월 첫 서비스를 개시했던 티보(TiVo)가 이끄는 디지털 비디오 레코딩 산업은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의 디지털 콘텐츠화를 가속화시켰으며, 이제는 미국 텔레비전 산업에서 시청률 조사산업에서 부동의 자리라고 여겨져 오고 있는 닐슨사와 시청률 조사 경쟁을 하고 있다. 공중파 네트워크 텔레비전 방송사들은 이제 닐슨이 시행하는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시청률을 넘어서 ‘타임시프팅(time?shifting)’을 통한 텔레비전 시청 패턴을 동반한 시청률 측정의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6년만 해도 불과 미국 전체 가정의 약 8분의 1 정도만이 가정 내에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를 소유했지만, 2008년 들어서는 그 수가 급속하게 늘어 이제는 전체 가구의 약 30% 이상이 티보와 같은 기기나 주문형 비디오 등을 통해 타임시프팅을 이루고 있다. 티보만 해도 최근 들어 가입자 수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약 320만 가입자를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공중파 텔레비전 시청자 수가 4,400만 명이나 줄었다는 보고는 그 주요 원인을 인터넷뿐만 아니라 케이블 그리고 바로 디지털 비디오 레코딩 산업 등에 돌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티보 모델이 킬러콘텐츠와 어떠한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킬러콘텐츠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얼마나 어떻게 ‘아이콘텐츠’, 즉 콘텐츠 이용자의 기호와 취향 등에 맞게 맞춤형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맞춤형 개별화 서비스는 이미 광고나 홍보 시장을 통해 그 중요성이 다른 미디어 시장 분야, 가령 잡지나 패션 마케팅 등에서 이미 중요한 개념이다. 디지털화는 어떤 콘텐츠가 초기 거대한 생산비용 이후 복제와 유통에서 충분한 비용절감 효과(이를 넓게 말하자면 미디어 경제학에서는 ‘한계생산비용의 효과’라고 부른다)를 ‘유통의 혁신’을 더욱더 극대화시키는 형식을 제공한다. 요컨대 킬러콘텐츠를 논하면서 콘텐츠 제작 자체의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떤 그릇에 담아서 어떤 유통망을 통해 어떠한 타깃 마켓을 확보하느냐가 킬러콘텐츠의(말 그대로의) 성공에 접근하기 위한 주요 질문들이라는 것이다. 2009년 미국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의 전면 디지털화는 그 전체적 그림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티보의 성공은 ‘타임와프(time?warp)’라는 특허 기술로부터 왔다. 이는 생방송 도중 자신이 녹화 중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잠시 멈추고 몇 분 전 장면을 보려 하는 과정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 장면에 대한 녹화를 지속시키는 기술이다. 여기에 게다가 티보는 중간광고를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수용자에게는 이것이 가장 큰 기술적 소구(appeal)이지만, 광고주나 마케터들에게는 이러한 기술이 텔레비전 광고시장을 불안케 하는 역도(逆徒) 수준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런 이유에서 티보와 같은 시기에 디지털 비디오 레코딩 산업을 시작했던 리플레이티비(ReplayTV)는 아예 중간광고의 디지털 레코딩을 하지 않는 ‘광고 피하기(skipping)’ 기능 때문에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에게 소송을 제기받기도 했다(프로그램 단가와 광고 시장의 연관성은 미국의 상업주의 체제에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관계다). 티보는 이러한 광고 피하기 기능이 아니라 중간광고를 포함하여 녹화된 전체 프로그램 녹화 시청 중에 시청자가 자신의 리모트 컨트롤을 통해 ‘건너뛰는(zapping)’ 기능을 제공했다. 티보의 열풍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콘텐츠 시장에서 디지털화를 가속화시켰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90억 달러의 공중파 텔레비전 광고시장에서 꾸준히 시청자들을 빼앗기고 있는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티보 가입자들 사이에서의 디지털화되어 자동 집계되는 타임시프팅 시청률에 주목하여 티보와 시청률 조사자료 제공을 위한 계약을 맺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로 올려 변화된 텔레비전 시청 환경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얼마 전 새 시즌을 시작한 대표적인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인 MTV의 가정용 비디오 유통 시장도 일대 혁신이 불었다. 넷플릭스(Netflix)는 전통적인 VHS 비디오 또는 디비디(DVD) 비디오를 우편으로 배달하는 것을 넘어서 최근에는 자사의 820만여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대여 받은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콘텐츠를 셋톱박스를 통해 텔레비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넷플릭스는 2008년 10월 티보와 계약을 맺고 티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디오 대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애플사 역시 애플티비라는 셋톱박스 장치를 제작 판매하여 이와 같은 (주문형) 비디오 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의 디지털 음악과 기타 음악 비디오 콘텐츠와 더불어 전체 콘텐츠의 디지털화된 시장을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전반을 통해서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티보 모델은 광고 시장의 변화에도 기여를 했다. 소위 ‘상호작용광고(interactive advertising)’, 즉 소비자와 광고자와 마케터 간의 피드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그 속도를 높임으로써 광고시장에서 소비자의 적극성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개념이 그 중심에 있다. 가령, 2008년 미국 온라인 최대 업체 중 하나인 아마존은 티보와 제휴하여, 티보를 통해 녹화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소비자가 아마존을 통해 텔레비전 상에 등장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직접 제공받고 소비까지 완결시킨다는 것이다. 타임와프 기술이 가능케 한 적극적인 마케팅 콘텐츠의 개발이라고 볼 수 있다. 티보 모델은 성공과 더불어 저작권 침해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케이블비전(Cablevision)이라는 케이블 방송사업자는 티보와 같은 디지털 비디오 레코딩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티보와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티보의 서비스는 가정 내에 티보라는 하드웨어(일종의 셋톱박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기를 두어 그곳에 가입자가 원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것인 반면, 케이블비전의 서비스는 하드웨어 기기 없이 케이블비전의 본사 혹은 지사에 있는 중앙 데이터 시스템에 가입자의 정보를 저장하여 브로드밴드 라인을 통해 가정에서 가입자가 리모트 컨트롤을 통해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할리우드 콘텐츠 사업자들은 케이블비전의 서비스에서 프로그램 원격저장 시 발생하는 버퍼링은 콘텐츠의 단순 저장을 넘어서 케이블비전의 서비스가 비디오 대여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야 하고, 따라서 콘텐츠의 저작권자들에게 저작권법에 따른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은 2~3초간 만들어지는 버퍼링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데이터가 실제 콘텐츠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런데 사실 <뉴욕 타임스> 기사가 지적하는 것처럼, 이 기술은 광고주들에게는 티보의 비디오 녹화기술에 비해 훨씬 유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티보는 각 가입자 가정 내에 있는 하드웨어에 프로그램이 녹화되기 때문에 가령 한 달 후에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우 녹화 당시 함께 했던 광고들이 새롭게 구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케이블비전의 서비스는 중앙 시스템에서 콘텐츠를 관리하기 때문에 한 달 후 녹화된 방송을 재생하는 경우 새로운 광고의 삽입이 가능하다. 같은 광고를 여러 번 볼 때 나타나는 효과도 있겠지만, 텔레비전 시청률에 따라 광고 단가가 민감하게 작동하는 미국의 방송시장에서는 그 의미가 어떤지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분명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티보 모델에 도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티보 자체를 보면 2009년 5월 손실액만 보아도 410만 달러이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비교 9%나 감소하여 총 5,490만 달러에 머물렀다. 3만 7,000여 명의 새 가입자를 얻었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와 대비해 보면 오히려 4만 8,000여 명이 줄어든 결과다. 현재 미국의 경제위기를 반영해 주는 수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외에도 지난 2007년 본격적으로 도입?보급되기 시작한 디지털 비디오 재생기를 장착한 텔레비전의 등장,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텔레비전 다시보기 서비스의 확대 등이 새로운 도전 요인들이다. 나오며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것처럼, ‘아이콘텐츠’의 핵심은 ‘컨버전스’를 어떤 경로로 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컨버전스란 기존의 전통적이라고 부를 만한 미디어가 새로운 양식의 미디어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우리가 아이파드 터치나 아이폰을 통해 라디오를 청취할 때, 컴퓨터상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 우리는 컨버전스를 구현했다고 말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른바 ‘킬러콘텐츠’라는 것이 말 그대로 획기적이고 새로운 내용의 그래픽 양식이나 게임 스토리의 개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의 미디어를 어떻게 창출하고 또 그 새로운 형식에 어떻게 이용자들의 취향을 담아내느냐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위에서 토론한 애플 콘텐츠 모델이 그러했고, 티보 모델은 킬러콘텐츠를 위한 보다 큰 밑그림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아이콘텐츠 성공의 조건이 단순하게 개인적인 미디어 콘텐츠 이용 행위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폰의 경우 미국 최대 통신회사인 에이티엔티(AT&T)와 배타적 기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 현재 미 의회에서 공정거래에 관한 심의를 받고 있다.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Google)도 티모바일(T?Mobile)과 자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Android) 탑재를 위한 배타적 계약을 맺고 있다. 이러한 특정한 콘텐츠와 기기 간의 결합이 독(과)점 미디어 기업들에 의해 좌우될 경우, 시장의 군소 참여자들에게 동등한 시장경쟁의 기회는 적게 될 것이고, 더욱이 이용자들에게도 특정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기기를 선택해야만 하는 불합리한 시장 선택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되는 경우, ‘아이콘텐츠’의 독특함은 사라지게 된다. 아이콘텐츠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디지털미디어 수용환경에 놓인 사람들에게 이것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은 현행법을 어기며 ‘크랙 된’ 기기를 이용해 특정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경우를 낳을 수도 있다. 가령, 아이폰의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이 에이티엔티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사용 약관에 의거하지 않은 기기의 변칙적인 용도 활용을 야기하는 것은 미국 현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콘텐츠 이용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 ● 참조 : Brad Stone (2008), “TiVo and Amazon Team Up”, The New York Times, July 22, Section C, p. 1.Brian Stelter (2008), “A Ruling May Pave the Way for Broader USe of DVR”, The New York Times, August 5, Section C, p. 8.Brian Stelter (2008), “In the Age of TiVo and Web Video, What Is Prime Time?” The New York Times, May 12, Section C, p. 1.Celcilia Kang (2009), “FCC to Scrutinize Exclusive Wireless Contracts”, The Washington Post, June 19,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 article/2009/06/18/AR2009061803814.html.Glen Dickson (2009), “TiVo Teams With Quantcast On Cross?Platform Measurement”, Broadcasting and Cable, June 23, http://www.broadcastingcable.com/article/295554?TiVo_Teams_With_Quantcast_On_Cross_Platform_Measurement.php.C. Joshua Villines (2009), “Gaming Now and Where It’s Going”, iPhone Life 1(2): 39?42.Jim Dalrymple (2009), “Apple Doubles Its iPhone Market Share”, Cnet News, May 20, http://news.cnet.com/8301?13579_3?10245339?37.html?tag=untagged.John Markoff (1999), “2 Makers Plan Introductions of Digital VCR”, The New York Times, Section C, p. 13, March 29.Saul Hansell (2008), “Netflix to Sell a Device for Instantly Watching Movies on TV sets”, The New York Times, May 20, Section C, p. 3.Stephen Green (2009), “Free Internet: Radio Apps for the iPhone”, iPhone Life 1(2): 36?38.Stuart Elliott (2008), “To Thwart TiVos, a Nod to Television's Golden Age”, The New York Times, May 21, Section C, p. 3. ● 작성 : 성민규(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스터디즈학과 박사과정, MinkyuS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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