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10일, 동영상 포털 유투브(www.youtube.com)에서 화제가 된 동영상이 있다. BBC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기자인 존 스위니가 취재 도중 취재원에게 마구 소리치는 장면이다(http://www.youtube .com/watch?v= hxqR5NPhtLI에서 확인할 수 있다). BBC는 이에 대한 뉴스를 아침, 점심, 저녁 뉴스에 걸쳐 계속적으로 보도하면서 정황을 설명했고, 결국 화제의 인터뷰 모습을 담은 그 주의 파노라마 <사이언톨러지와 나(Scientology and me)>(http://news.bbc.co.uk/1/hi/programmes/panorama /6655207.stm에서 시청 가능)는 최고 평균 440만 명의 시청자수를 기록했다.
<사이언톨러지와 나>는 톰 크루즈와 존 트라볼타 등의 신자로 유명한 사이언톨러지의 정체에 대한 30분 길이의 탐사보도물이다. 사이언톨로지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헤어지게 된 가정과 사이언톨로지 교회로부터 계속적으로 협박 받는 미국 사진기자 등을 만나면서 존 스위니 기자는 사이언톨로지 본교와 계속적으로 대립하고, 결국 유투브에 나오는 대로 이성을 잃고 마구 소리치게 된다. 존 스위니 기자가 고백한 것처럼 그의 모습은 마치 ‘터지기 직전의 토마토’와 같은 모습이었다.
유투브에 이 동영상이 게시된 초기에는 BBC에 대한 비난이 게시판에 이어졌고, BBC는 부랴부랴 사실 확인에 나섰다. BBC가 첫째로 내세우는 공정성에 대한 실망감부터, 저널리스트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BBC는 내부 조사 끝에 존 스위니 기자가 BBC의 취재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투브에 게재된 동영상은 사이언톨로지 교회 자체 촬영팀이 촬영한 것이었다. 사이언톨로지 교회는 이 동영상을 담은 10만개의 DVD와 각종 보도자료, 공식 항의 서한들이 영국 내 국회의원 사무실, 공공기관, 종교단체, 각종 언론기관과 방송규제 기관 오프콤(Ofcom)에 배포했다. 이에 대해 BBC 파노라마팀은 파노라마 프로그램의 장면을 이용해 그 사건의 정황을 담은 동영상을 자체적으로 유투브에 게시했다(http://youtube.com/user/BBCPanorama에서 확인).
저널리즘 종사자들에 대한 감시의 시선은 웹 공간이 활성화되면서 나날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은 무어워치(http:// www.moorewatch.com/)라는 독립 사이트로부터 다큐 내 사실에 대한 이의 제기를 받아왔고, 그의 다큐 제작 방식을 살펴보는 라는 필름도 곧 만들어질 예정이다. 미국의 베테랑 뉴스 앵커인 댄 레더는 2005년 부시 대통령의 주방위군 공군 복무 기록에 대한 리포트가 허위 서류에 기인했다는 블로거들의 주장이 사실로 인정받아 사퇴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블로거들에 의해 자사 사진이 인위적으로 조작되었다는 것이 발견되어 사진 취재 기자를 해고시킨 이력이 있다. BBC의 '사이언톨로지' 사건은 현재의 매체 환경 속에서 탐사보도 저널리즘의 생존해 가는 방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전에 동일한 상황에 대한 상이한 시선을 담은 네러티브가 만들어져 논쟁거리가 되고, 그러한 논쟁들이 다시 뉴스가 되는 네러티브의 소용돌이 속에서 탐사보도물은 과거보다 더 큰 물살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저널리즘의 원칙을 어기면 그 물살에 스스로 휘말려버릴 수도 있는 위험도 훨씬 커지게 된 것이다.
BBC 파노라마와 영국 탐사보도 저널리즘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는 영국의 저널리스트들에게 있어 모든 취재 행위를 정당화시켜주는 반석과 같다. ‘사이언톨로지와 나’에서도 존 스위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이언톨로지 교회가 주장하는 ‘종교의 자유’에 맞선다. 영국의 밤거리에서 파파라치가 오토바이로 곡예 운전을 하면서 유명 인사들에게 플래시 세례를 퍼붓는 행위를 정당화 시키는 것 역시 ‘표현의 자유’이다. 그래서인지, 영국에서는 유독 탐사보도 전문 기자들의 수가 많고, 기자 사회 속에서 이들은 역전의 용사로 인식된다. 존 스위니 기자 역시 짐바브웨에 몰래 잠입하여 무가베 대통령의 학살을 다루었고, 체첸, 코소보, 알제리 지역에 대한 리포트로 에미상과 왕립 텔레비전 협회의 시사 저널리즘 상을 받은 베테랑 기자다.
현재 영국에서 활동하는 탐사보도 기자 중에서 가장 터프하기로 소문난 기자는 머독이 소유한 주간 타블로이드지인 『뉴스 오브 더 월드(News of the World)』의 마자 마하무드(Mazher Mahmood)다. 그는 지금까지 120여명의 성범죄자, 위조꾼, 사기꾼, 그리고 러시아 마피아 등의 범죄자를 붙잡아냈다. 물론, 유명 정치인이나 축구 스타의 불륜을 세상에 알리는 것도 그의 장기다. 취재비로 수천만 원씩 아낌없이 쓰고, 제보자들에게도 씀씀이가 좋은 그의 취재 방식과 기사에 대한 신뢰도가 항상 문제로 거론되곤 하지만, 탐사보도팀장인 그는 여전히 『뉴스 오브 더 월드』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마자 마하무드는 길거리에서 여러 번 공격받기도 했고, 그의 부모 집은 뉴스의 대상이 된 갱단에 의해 쑥대밭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옆에는 『뉴스 오브 더 월드』에서 붙여준 ‘죠스’라는 별명의 보디가드가 항상 따라다닌다. 영국에서 탐사보도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BBC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 <파노라마(Panorama, http://news.bbc.co.uk/1/hi /programmes/panorama/default.stm)>다. 1953년 11월에 처음 방송되기 시작한 <파노라마>는 방송 탐사보도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사 프로그램이다. 이미 87년에도 <사이언톨로지: 완전한 자유로의 길(Scientology: The Road to Total Freedom)>이라는 제목으로 사이언톨로지 종교의 근원에 대해 다루기도 했던 파노라마는, 1961년 필립 왕자와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왕실과의 방송 인터뷰를 처음 시도했고, 이후 1995년 다이애나 공주의 사생활에 대한 충격적인 고백 인터뷰로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북아일랜드 폭탄 테러 배후의 IRA 용의자들의 실명 거론한 것은 이후 BBC 건물에 대한 차량 폭탄 테러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2006년 9월 19일 방영분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 이적 시장에서 벌어지는 부정부패를 고발했다. '밀탐: 축구의 지저분한 비밀들(Undercover: Football's Dirty Secrets)'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파노라마팀은 가짜 회사를 차려 축구팀 감독들과 대형 에이전트들에 접촉해 영국 사회에서도 가장 비밀에 쌓여있는 곳에 몰래 카메라를 들이댔다. 프로그램은 당시 독립적으로 진행되던 프리미어리그 자체 조사와 맞물려 52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같은 해 10월 1일에는 바티칸 내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 문제를 짚으면서 바티칸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2007년 BBC 1의 본부장인 피터 핀챔(Peter Fincham)이 파노라마를 다시 월요일 8시 30분 인기 시간대로 복귀시켰다. 그 동안 시청률이 가장 낮은 일요일 심야 시간을 맴돌다가 시사프로그램을 주요 시간대에 더 많이 편성하라는 BBC 이사회의 의견을 수용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프로그램의 길이가 30분으로 줄어든 것이다. 경쟁이 심한 시간대에 최대한 시청률을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과 30분으로 줄어든 길이는 파노라마 제작진들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됐다. 30분의 시간에 사실들과 그 사실들을 지탱하는 이론, 네러티브를 편집해 넣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지난 7달 동안 파노라마의 성적은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파노라마의 개편을 책임지고 있는 샌디 스미스(Sandy Smith)는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새롭게 개편된 파노라마는 40대 초반의 공격적인 이미지의 기자인 제레미 바인을 진행자로 앞세웠고, 영화 예고편을 방불케하는 화려하고 과장법이 섞인 예고편을 인기프로그램 사이사이에 삽입했다. <사이언톨러지와 나>와 같이 논란이 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프로그램들도 있었고, 프로그램의 보도 이후 현재까지도 꾸준히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방송사의 유료 전화 서비스 부정 운영 실태나, 영국방산 업체인 BAE의 부정 거래 의혹 등은 매우 성공적인 보도로 평가 받고 있다. 샌디 스미스는 사이언톨러지 프로그램은 기존의 분류법을 넘어선 시사 프로그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월요일로 옮긴 파노라마의 시청률 역시 나쁘지 않았다. 보통 시사 프로그램이 시간대를 바꾸면 시청률이 하락하기 마련인데, 파노라마의 경우 평균 시청률이 324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일요일에 방영될 때보다 70만 명이 올라간 수치다. 파노라마팀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시청률 보다 시청자의 평균 연령이 30대고, 24~35세의 연령대 사람들의 시청률이 연령 그룹 중 가장 높다는 것 것이다.
물론 방영 시간을 바꾼 후 첫 6개월 간의 파노라마가 BBC 내외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BBC 이사회에서는 파노라마의 객관성에 대해 계속적인 근심을 표명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의 위험성을 다뤘던 방영분과 2007년 3월에 죽은 크리켓 코치 밥 울머(Bob Woolmer)의 독살 가능성을 보도했던 것, 그리고 사이언톨로지에 대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BBC 저널리즘의 객관성과 공정성, 그리고 사실 확인 과정에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30분의 짧아진 방영시간에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해 편집 과정 등에서 과도한 비약이 이루어지고, 내용도 일반 대중의 흥미를 끌만한 선정적인 주제로 편향되고 있다는 의견이 BBC 내부에서 들리고 있다. 채널 4의 시사/뉴스 팀장인 도로시 바이언은 BBC와 같은 재정을 가지고, BBC와 같이 훌륭한 기자들이 있고, BBC와 같이 넉넉한 방송 채널과 시간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보다는 큰 뜻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파노라마를 평했다.
파노라마와 같은 시사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위해 순수 프로그램의 제작, 방영 이외 BBC 전체에 걸친 PR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위험성을 수반한다. 파노라마가 월요일에 방영되기 이전에 파노라마에서 발견한 사실들은 BBC의 오전/오후 뉴스 프로그램과 여러 번의 예고편, 웹사이트, 그리고 PR 담당들의 프로그램 홍보를 통해 신문 등의 다른 매체에도 다각도로 알려지게 된다. 하지만, 크리켓 코치 밥 울머에 대한 파노라마의 보도가 공식 발표와 달랐던 경우나 무선 인터넷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반박 당할 경우와 같이, 광범위한 홍보와 높은 시청률은 오히려 BBC의 뉴스 전반에 걸쳐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게다가, 현재 BBC의 재정 축소 노력에 의해 파노라마 프로그램들은 더 이상 하나의 팀을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지 않다. 일 년에 48개의 프로그램이 제작되는데 이중 10개는 BBC 맨체스터에서 제작되어야 하고, 그 10개중 2편은 지역 독립 프로덕션에서 제작되어야 한다. 기타 몇 편은 글래스고와 BBC 지방 제작국에서 제작되어야 한다는 내규가 있다. BBC 내부에서는 이러한 분산된 제작 방식이 비용 절감 효과는 있지만, 양질의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제작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어찌됐든, BBC는, 자체 공정성 리포트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인터넷 시대에는 선형적인 프로그램이 한시적으로 불러일으키는 논란은 일방적인 정보 소통, 가치와 의견의 편가르기와 같은 전통적인 폐단보다는 생산적인 측면이 더 많다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전통적인 저널리즘 가치에 충실해야 하지만, 시청자의 입맛에 맞게 시사물을 포장하는 것은 방영 이후에도 인터넷 공간에서 지속적인 사실 확인과 논의를 이어가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무시되는 것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점점 어려워지는 탐사 취재 환경
방송사들이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공공 기관과 사업체들에 대한 접근성이다. 제작자들이 점점 위험을 감수하기를 꺼려하고, 기관들이 PR과 이미지 관리에 점점 신중해 지면서, 공공의 관심도가 높은 기관에 대한 보도 프로그램 제작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탐사보도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데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BBC의 고참 기자인 로저 코티에(Roger Courtiour)는 이제 나이가 60세다. 은퇴했을 법한 그는 항상 반듯한 양복에 넥타이를 매는 BBC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이다. 그는 1976년 냉전이 한창이었을 당시 총리였던 헤롤드 윌슨(Harold Wilson)이 소련의 하수인이라는 소문과 우파 중심의 영국 정보기관이 그가 이끄는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에 대한 심층 보도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10여 년간 일선에서 물러나 BBC의 기자들이 여러 기관들에 대한 취재가 원활이 이루어지도록 돕고 있다. 정부 부처와 국방부, 크고 작은 공공 기관 등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그는 자신이 보통 타 기관에서 일하는 자기 나이 또래의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세상에 알려야 하는 진실과 올바른 일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기에 자기 나이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보도 접근을 위한 계약서와 정보 문건에 대한 확인 등 서류 작업을 통해 보도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부터 궤도에 오를 때까지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한다. 보도 과정에서 서로가 신뢰를 가지고 협력하고 제작진이 준수해야 할 기준들을 설정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많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미 이라크 전이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존 코티에는 국방부와 보도 계약을 진행해 왔다. 국방부가 BBC 기자들의 전장에서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도록 계약서에 동의를 받는 것은 6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 결과 2003년, BBC는 전쟁을 위한 벙커 내 정부 회의에서부터 육해공의 전선에서 직접 전투를 벌이는 군인들의 모습까지를 담은 라는 다큐멘터리가 탄생했다. 전장에 배치된 9개의 촬영팀이 400분 분량의 필름을 촬영할 수 있었고, BBC내 31명의 전쟁 전문 기자들이 동원되어 7부작의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개의 프로젝트들을 협상하는데 5-6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로저 코티에는 앞으로 관심이 될만한 주제에 대해서는 3달 주기로 끊임없이 협상을 시도한다고 한다.
BBC에 다큐멘터리를 공급하는 한 독립 프로듀서는 지난 25년간 어떤 언론도 취재를 허가해 주지 않았던 옥스포드 대학의 동물 실험실을 취재하기 위해서 옥스포드 대학 측 프레스 담당자와 계속적으로 신뢰 관계를 쌓고, 자신이 쓴 동물 실험 문제에 대한 책까지 선물해 주면서 결국 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었다. 를 제작했던 BBC의 프로듀서인 사이먼 포드는 대부분의 기관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복잡한지 이해해주기를 원한다면서 취재 대상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방송사가) 보여주는 모습들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취재 기관이 하는 일의 미묘하고 복잡한 성격을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며 상호 신뢰와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작진에게 닥치는 또다른 난관은 취재 이후 편집권에 대한 침해다. 종종 취재 계약서에는 방송 전에 취재 기관에서 최종 편집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경우가 있다. 로저 코티에는 이러한 과정을 마지막 사실 확인을 위해 생산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 방영되기 전에는 국방부 각 부서에서 18명의 장교들이 편집실에 모여 앉아 편집 방향이나 네러티브의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계약서에는 ‘독립적인 편집권을 인정한다’는 조항도 써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사이언톨로지와 나>의 경우, 사이언톨로지 교회는 프로그램에서 '사이비 종교(cult)'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면 취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존 스위니 기자는 이를 거부했고, 다큐멘터리는 취재 허가 없이 진행됐다. 사이언톨로지는 계속적으로 취재 과정을 문제 삼고 방해했고, 결국 화가 난 존 스위니 기자는 유투브의 화제 동영상에 등장하고 만다.
정부의 규제
시청률을 위한 무한 경쟁에 놓인 방송사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미래에 남겨진 도전은 정부로부터의 규제다. 토니 블레어 수상이 물러나면서 런던에 위치한 로이터 본사 강연회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24시간 뉴스 체제와 인터넷 언론의 등장으로 언론은 점점 더 야수의 본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많은 경우 떼를 지어 다니면서 먹이감을 찾는다면서 자신의 임기 동안 쌓인 언론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영국 현지의 많은 언론인들이 더욱 주목했던 부분은 앞으로 언론에 대한 규제 적절한 시점에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신문들과 신문사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은 언론 불만 위원회 (PCC, Press Complaints Commission)에서 규제하고 있고, 방송과 인터넷을 통한 방송들은 독립 규제기구인 Ofcom에서 규제하고 있다. 게다가, Ofcom은 신문과 방송을 통합한 일원화된 규제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로비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 고든 브라운 신임 총리는 언론과 미디어에 대해 보다 저자세의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미디어 시장의 경쟁이 날로 심해가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새로운 규제 정책을 내놓게 될 것이다.
◦ 참고 : - http://news.bbc.co.uk/1/programmes/panorama/default.stm - http://observer.guardian.co.uk/uk_news/story/0,,2078503,00.html - http://media.guardian.co.uk/mediaguardian/story/0,,2110316,00.html
◦ 작성 : 성민제(프리랜서 PD / UCL 영화학 석사: ludolog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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