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미국 케이블과 전화 업체들 간의 상호 경쟁이 불붙으면서 미국의 텔레컴 시장은 그 미래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투자자들로부터 받았다. 게다가 스카이프(Skype), 보니지(Vonage), 구글(Google) 등 신생 텔레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디오‧브로드밴드‧음성 서비스 등을 내세우면서 각각의 시장에 참여하면서, 그와 같은 시장 전망의 불투명성은 더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러한 염려와 달리 올해 모든 주요 전화와 케이블 기업의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벨사우스 (BellSouth)의 주가는 66%, 컴캐스트(Comcast)의 주가는 57%나 상승하였다. 미국 4대 메이저 전화회사인 에이티엔티(AT&T), 벨사우스, 퀘스트(Qwest Com- munications International) 그리고 버라이즌(Verizon Communications) 모두 전년도에 비해 더 많은 수입과 이윤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이들이 이동전화, 브로드밴드 인터넷 서비스, 그리고 케이블 텔레비전 서비스 등과 같은 비전통적 전화 사업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4개의 메이저 전화회사 중 가장 적은 서비스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는 퀘스트의 경우, 가격 경쟁이 주춤한 가운데 한숨을 돌리고 있지만, 에이티엔티의 벨사우스 인수합병(800억 달러 상당)과 버라이즌의 자사 지분의 추가확보 계획 등에 따라 수익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파산한 케이블 회사인 아델피아를 인수함으로써 시장독점에 관한 비판을 받은 컴캐스, 그리고 타임워너(Time Warner), 케이블비전(Cablevision) 등 기존 케이블 기업들 역시 케이블을 통한 전화 서비스와 디지털 비디오 서비스 등을 통해서 수만 명의 새로운 소비자를 얻어가고 있다. 코웬사(Cowen & Company)의 기술전략이사인 아니 버만(Arnie Berman)은 현재 전화회사와 케이블 업체들이 상호 시장 진출을 통해서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다양한 고가의 서비스를 통해서 시장 분화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버라이즌은 최고 수준의 광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하여 2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컴캐스트는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VOD)를 위한 시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는 점 등은 미국의 텔레컴 기업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시장 분화를 이루어 시장 수요를 안정적으로 창출해 나아가고자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퀘스트의 CEO인 리차드 노트배르트(Richard C. Notebaert)는 소비자들이 이메일과 전화,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시청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하나의 기기 아래 이용하는 통합형 서비스를 점점 선호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시스코(Cisco), 텔랩스(Tellabs), 레드백 네트워크(Redback Networks) 등의 텔레컴 하드웨어 기업들은 통합형 모바일 서비스를 위한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시장 확대와 분화에 따른 미국 텔레컴 시장의 안정화를 전망하는 또 하나의 지표는 현재 미국인들의 단지 35%만이 가정에서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25%의 휴대폰 미사용자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 미이용자들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 역시 시장 확대뿐만 아니라 안정화를 위한 시장 분화 및 서비스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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