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일주일 앞둔 이 시점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만약’이란 설정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듯하다. 경쟁자들은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 답을 찾으려 들 것이다. 첫째, 만약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된다면?, 둘째, 만약 민주당이 상원도 차지하게 된다면? 그리고 끝으로, 만약 공화당이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면? 이런 고민들은 적어도 11월 7일 선거가 치러지고 모든 결과가 공표되는 시점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때까지 확실한 것이라곤,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 변화가 오락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정책이 입안될 것이고, 이에 대해서 각 로비스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우세가 오락 업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오락 업계 종사자들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은 단순히 특정 정당이 다수당이 된다고 해서 해결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문제들이 복잡다단하고 이중삼중으로 중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현재 전미영화협회(the 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MPAA) 대표이자 CEO인 글릭만(Dan Glickman)은 말한다. 그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 고위 관료로 일했었다. “위원회와 소위원회에 많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전 그들의 소속과는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영화제작사, 직면 문제 세수기재방식위원회에서 논의되길 기대 다음주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간에, 상하원 사법위원회와 상무위원회에 현재 주요 영화제작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상정되어 토론되길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글릭만은 세수기재방식위원회(the tax-writing Ways and Means Committee)에 대해서 기대를 걸고 있다. 모든 세수 관련 법안은 상하원에서도 동일하게 다루어진다. 현재 하원 세수기재방식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빌 토마스(Bill Thomas/R-Calif)는 조만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는 캘리포니아인이기 때문에 다분히 할리우드에 우호적인 인물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는 전미영화협회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왔던 법안의 입안을 거절한 경력이 있다. 현재의 세수 기재 방식은 영화관 수익과 DVD 수익 등을 모두 합산해서 처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영화협회에서는 각 매체의 성격이 다른 만큼 수익 역시 구분해서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이를 2004년 주요 의제로 상정했었다. 물론 토마스의 탓으로만 돌리기는 힘들다. 다른 여타 업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안을 강력히 희망했었고, 이렇게 분리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의 세수에 큰 영향이 미칠 것이기 때문에 부득이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글릭만은 올해 다시 이 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가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연방 세수 정책입니다. 무슨 이유가 되었든, 그가 캘리포니아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토마스는 우리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된다면, 토마스의 후임은 짐 맥크레리(Jim McCrery)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에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에는 뉴욕 출신의 찰스 레인젤(Charles Rangel)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글릭만은 이 두 사람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특정 정당의 승리와는 상관없이 전미영화협회와 의회와의 관계는 여전히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오락 산업, 전미영화협회와 전미음반협회로 양분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오락 업계가 단일한 목소리로 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속내를 조금만 열어보면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릭만의 경력을 보면 그는 골수 민주당원이다. 그러나 미국의 오락 업계는 크게 전미영화협회와 전미음반협회(the Recording Industry Asscoiation of America, RIAA)로 양분할 수 있다. 이 전미음반협회의 수장인 미치 베인웰(Mitch Bainwol)은 골수 공화당원이면서, 다수당의 리더인 빌 프리스트(Bill Frist/ R-Tenn) 상원의원의 최측근이었다. 프리스트는 종종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군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기도 하는 실제 중의 실세다. 글릭만과 마찬가지로 베인웰 역시 정당이 바뀐다고 해서 문제가 달라질 것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고 말한다. “인생이라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죠. 누가 이기고 지느냐에 따라서 쉽게 바뀌고 그럴 성질의 것이 아니랍니다. 그보다는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상원의 경우,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면 가장 강력한 위원회 중 하나인 사법 위원의 수장에는 패트릭 리히(Patrick Leahy/D-Vt)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히는 저작권 업계의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역시 기술 발전을 신봉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어떤 식으로 영향력이 행사될지에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반면에, 현 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아르렌 스펙터(Arlen Specter/R-PA) 상원의원은 비록 공식적으로 반할리우드를 표명하고는 있지만, 할리우드가 추진하고 있는 다수의 법안을 무산시킨 바 있다. 상위위원회의 경우, 댄 이노우에(Dan Inouye/D-Hawaii) 상원의원이 차기 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락 업계의 우호적인 인물로, 그의 아들도 현재 전미영화협회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사실만으로 미래를 예단할 수는 없다. 이노우에가 오락 업계와 친밀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 의장인 테드 스티븐슨(Ted Stevens/R-Alaska)과 막역한 사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당이 다른 이 두 사람은 상무위원회 시절 모든 안건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서 진행해 왔으며, 이 때문에 종종 상무위원회에는 두 사람의 의장이 있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따라서 이노우에가 차기 의장이 되더라도 향후 모든 일을 스티븐슨과 상의하면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하원 사법위원회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하원 사법위원회의 의장인 제임스 센센브레너(James Sensenbrenner/R-Wis)는 조만간 의장직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법을 조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 사법위원회는 새로운 의장을 선임해야만 한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경우에는 그 자리를 라마 스미스(Lamar Smith/R-Texas)가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스미스는 지적재산권 소위원회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만약 스미스가 사법위원회의 수장이 된다면 소위원회의 수장은 하워드 코블(Howard Coble/R-N.C)이 될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오락 업계와 인연이 있다. 작년, 스미스는 오래된 음반 라이선싱(music-licensing) 시스템 개혁안을 발안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만약 스미스가 의장이 된다면 이 법안이 새로운 동인을 받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코블은 소위원회에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과 저작권 기관 연장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만약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존 코니어(John Conyers/D-Mich)가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오랫동안 오락 업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동료 의원들 간의 관계에 보다 신경을 쓰는 사람이다. 그리고 하워드 버만(Howard Berman/D-Calif)이 하원 지적재산권 소위원회의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현존하는 의원 중에서 할리우드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입니다. 실제로 지적재산권 영역은 정파적으로 크게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하원의장이 될 경우 하원 상무위원회의 수장 역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 상무위원회 의장인 공화당의원 조 바톤(Joe Barton/R Texas)은 방송선정성 규정을 어기는 방송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벌금상한선을 50만 달러로 인상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에서 오락 산업계와 눈높이를 맞추지 않은 사람이다. 해당 법안에서는 벌금을 부과하기 전에 경고조치를 준 이전 조항을 삭제했으며, 삼진 아웃제를 채택해서 방송선정성 규정을 세 번 위반하기에 앞서 방송허가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FCC를 대상으로 입장을 변호하도록 규정했었다. 그러나 부시가 최종 승인한 법안은 삼진 아웃제가 삭제되고 벌금 상한선도 35만 달러로 인하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애초 3만 5,000달러의 벌금액보다는 열 배 인상된 금액이다.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되든 방송선정성 지적은 계속 통신소위원회(the telecommunication subcommittee)의 의장인 공화당 출신 프레드 업톤(Fred Upton/R‐Mich) 역시 방송선정성 규정을 강화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방송선정성 문제에 있어서는 매파로 분류되는 업톤이지만, 반면에 동일 지역 내에서 신문과 방송을 동시에 소유할 수 있도록 기존의 교차소유 규정을 폐지하는 데 앞장서는 등 전반적으로 미디어 탈규제정책을 선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만약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된다면, 상무위원회(the Commerce Committee)의 의장은 민주당의 존 딘젤(John Dingell/D‐Mich) 하원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딘젤은 1994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기 전까지 상무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조사에 있어서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나로서는 현재의 FCC가 현존하는 문제들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딘젤은 감시태만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사 사장은 말하고 있다.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되든,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싸움이 끝날 것이라고 기대하긴 힘들다.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양당이 일정 정도 일치된 의견을 가지고 있어 보인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민주당이 폭력물에 대해서 더 민감한 반면, 공화당은 선정물에 좀 더 민감하다는 정도뿐이다. 전국방송인연합회(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NAB)의 대표이자 CEO인 데이비드 레허(David Rehr)는 어느 정당이 다수당이 되는 것과는 상관없이 자신은 자신의 업계를 보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레허는 정파적으로 공화당에 가까운 단체를 이끌고 있는 공화당원이다. “공화당원이냐 민주당원이냐, 혹은 보수주의자냐 진보주의자냐 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쪽이 되었든 그가 방송인들의 친구라면 전 그의 친구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도 그의 친구가 될 수가 없지요. 전국방송인연합회의 강점은 우리가 각 지역의 정책입안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화당원이든 민주당원이든 혹은 무소속이든 해당 지역에 항상 방송인들이 있고, 보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들과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같은 지역에서 씨름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손쉽게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레허를 비롯한 다른 로비스트들은 서로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방송인들은 가전 업계, 저작권 업계와는 사뭇 다른 의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 업계는 그동안 의회 내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저작권 관련 업계의 흐름이 변화하길 바라고 있다. 미국가전업계협회(Consumer Electro- nics Association of America)의 대표이자 CEO인 게리 샤피로(Gary Shapiro)는 어느 정당이 다수당이 되더라도 소위 저작권 업계로부터 박해받아 왔던 대중영합주의자들로부터 호되게 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노련한 워싱턴 정객들은 박빙의 승부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백악관의 주인은 여전히 현 부시 대통령이라는 점을 잊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6/10/31/ AR2006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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