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적용은 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전송 및 유통뿐만 아니라 미디어 소비 양태에 있어서도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VOD와 모바일 텔레비전과 함께 최근 수용자의 미디어 소비양태에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PVR(Personal Video Recoder)이다. PVR 사용에 있어서 미국과 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랑스는 낮은 발전단계에 머물고 있다. PVR은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방송 프로그램을 하드디스크에 녹화․저장하는 장치로 1998년 미국에서 등장한 TiVo가 그 성공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TiVo라는 마크는 ‘저장하다’라는 동사 대신으로 사용될 만큼 성공을 거둔 것이다(Do you tivo?). 캘리포니아 회사가 발명한 이 기기가 미치는 영향은 아직 충분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많은 예측을 낳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인터넷 서비스에서 출발한 통신회사들이 전화(음성) 서비스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서비스(IP TV)를 아우르는 이른바 Triple Play Service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열었고 최근에는 PVR 서비스를 활발히 홍보하면서 이 새로운 상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PVR의 기술적 특징
PVR은 기존에 비디오테이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녹화하도록 제작된 기기와 구별된다. 이 새로운 기기는 내부에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디지털 녹화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기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의 녹화, 저장, 삭제가 모두 가능하다. 현재 기술적으로 수백시간에 달하는 양의 프로그램들을 녹화 저장할 수 있다.
이 기기의 중요한 기술적인 특징의 하나는 시청하는 프로그램의 시간을 시청자의 시간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타임시프트(timeshift) 기능에 있다. 달리 설명하자면 시청자는 시청 중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중지할 수 있다. 이 중지된 시간동안 정보는 메모리에 저장되며 그 저장량은 기기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시청자는 저장된 정보 덕분에 다시 프로그램을 끊어짐 없이 시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장된 내용 한에서 프로그램의 전후를 탐색하거나 실시간 방영되고 있는 부분으로 재빨리 이동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능은 기존에 방송 프로그램 시간에 맞추어야 했던 시청자들에게 자신 마음대로 시간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특히 이 기능은 과거 리모컨이 그러했던 것처럼 광고 방송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어서 광고주에게 위협적인 기기라 할 수 있다.
또한 PVR은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고 있어 채널과 프로그램 편성을 직접 확인(전자 프로그램 가이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속적인 녹화, 단어별 검색, 청소년 보호를 위한 통제 기능 등을 부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Microsoft TV와 같은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독립적으로 판매된 PVR 기기뿐만 아니라 유로 텔레비전방송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수신기에 장착된 PVR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부가적 기능들은 PVR 제작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TiVo의 기능들은 오늘날 거의 표준적 기준으로 간주된다. 가장 혁신적 PVR 기기들은 텔레비전 시청의 질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기존이 시청 습관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된다.
‘개인 텔레비전’ 시대의 개막?
PVR은 timeshift 기능과 녹화의 간편성을 바탕으로 시청자로 하여금 채널 혹은 프로그램 선택에 있어서 시간적인 제약을 극복하게 해 줌으로써 PC와 마찬가지로 ‘개인 텔레비전’(Télévision personnelle)의 시대를 연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용자의 측면에서 특히 PVR과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의 접목은 텔레비전과의 관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존의 녹화기기에 비해 PVR의 녹화 기능은 월등히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 비디오 녹화기기의 발명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시청자들과 텔레비전과의 관계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하였으나, 그 예측은 빗나가고 말았다. 텔레비전은 라디오와 함께 ‘유동’(flux) 미디어로써 저장에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저장의 필요성도 약한 미디어이다. 그러나 PVR은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에서 간단한 클릭 하나로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연속적으로 혹은 키워드를 사용해 시청자 스스로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기존의 녹화기기와는 다르게 해석된다.
영국에서 ACB가 여러 채널들을 위해 작성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PVR을 가지고 있는 22명 중 21명이 텔레비전을 켜고 난 직후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를 참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PVR 기능의 간편성을 잘 보여줌과 동시에 효율적 텔레비전 소비로 향한 변화를 보여준다. 이 조사 보고서는 PVR 사용에 있어서 시청자들의 습관과 행위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드문 자료가 되고 있는데 더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방송위원회(CSA)가 최근에 비공식적으로 미국과 프랑스 사용자들에게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모두가 PVR이 앞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그들 중 한 명은 심지어 PVR을 갖춘 이후 영화관에 덜 가게 된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이유는 텔레비전에는 항상 볼만한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PVR이 이 점에서 유용한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디어 소유양태에 있어서 PVR이 미치는 영향 중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바로 광고를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질문에 답변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녹화된 부분 중에서 광고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시간당 12분 이상까지 광고 방송에 노출되어 있는 미국 시청자들은 이처럼 광고를 피할 수 있는 기능을 매우 호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PVR은 픽션 시리즈의 성공에도 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속 녹화 기능과 저장 공간의 활용이 시리즈물을 시즌별로 녹화 저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좀 더 많은 시청자 표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세 가지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첫째, 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PVR을 보유한 가정에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은 10%가 더 높다. 둘째, PVR의 사용은 영화, 시리즈, 드라마, 혹은 리얼리티 TV처럼 특정한 포맷에 집중되어 있다. 정보나 스포츠와 같이 시사적이며 ‘유동성’이 높은 프로그램에는 매우 예외적으로 적용된다. 셋째, 초기의 추측과는 달리 timeshift 기능은 평균 시청시간의 15% 이하에 사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당 프로그램 녹화 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점차적으로 적응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어 앞으로 이러한 유형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간헐적인 조사들을 통해 단정적 결론을 내리기 어려우며 PVR이 미디어 소비 양태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의 주요 연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현재 유료 텔레비전과 PVR의 조합은 현재 매우 흥미로운 신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고와 PVR
이러한 여러 전반적 조사 결과를 넘어서 미국에서는 광고주와 텔레비전 방송사들 사이에 PVR을 둘러싼 논쟁이 진행 중이다. 미국의 Nielsen과 영국의 BARB와 같은 시청률 조사 기관들은 증가하는 조사 요청에 따라 PVR의 사용의 실제적인 영향을 가름하기 위해 2005년 말부터 PVR 시청률 조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주된 논쟁거리가 되는 주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이 광고에 관한 것이다. 쉽게 광고 화면을 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은 PVR을 광고시장 주체들의 적으로 간주하게 한다. Tivo의 경쟁자인 Replay TV가 1998년부터 제공하는 PVR은 녹화하는 프로그램에서 광고를 자동적으로 지우기 때문에 방송 채널들을 난처하게 했다. 그 후 이 회사의 모회사가 부도가 나고 새로 주인이 된 회사는 이 기기의 판매를 철회하고 말았다. 이처럼 최악의 시나리오는 배제되었지만 여전히 PVR이 광고 방송에 위협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은 사람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물론 PVR를 사용한다고 해서 광고를 완전히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 기기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시청하는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매우 높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실시간보다 연기해서 볼 경우 단지 30%만이 광고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Technographics DVR Online Study, Forrester, 2004).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녹화시 광고가 시청되었건 아니건 간에 이 광고분은 매우 작은 부분만을 차지 한다는 것이다.
ACB의 조사에 따르면, PVR를 보유하고 있는 가정에서 85%의 광고 메시지가 실시간 방송 중에 시청되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가 어찌 되었건 미국의 광고주들은 광고 메시지가 그 힘을 잃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들의 대부분은 2008년 PVR 공급이 3000만대에 달할 즈음에는 텔레비전 투자비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발표는 방송사와 광고주 간에 광고 공간 가격에 관한 협상의 일부분이다.
PVR이 야기하는 모순적인 상황은 이러하다. PVR을 소유한 가정은 실시간에 보지 못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녹화해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유하지 않은 가정보다 더 많이 TV를 소비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저녁 초입부 시간대에는 5% 혹은 예외적으로 시리즈물의 몇몇 에피소드에 있어서 10%까지 시청률을 높이는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방송사들에 있어서 문제점은 이러한 시청률 증가를 수입으로 환원해야 하는데 광고주들이 주저한다는 것이다. ABC의 사장과 같이 여러 채널의 지도부는 PVR 사용을 매우 부정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몇몇 기능들을 못 활용할 것을 희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 PVR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에서 방송사들은 이 기기에 대한 거부 반응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광고공간 판매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시청률 조사 전문 기관인 Nielsen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PVR의 모든 기능과 프로그램의 사용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방송사들이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한 ‘상업적’ 시청률을 광고주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기존의 다른 어떤 새로운 기술에 비해 PVR이 야기하는 큰 문제는 바로 이 광고 피하기 시청 방식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광고에 의해 수익을 올리는 채널 모델 체제를 붕괴시킬 유험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기술은 기존의 시청률 조사 방식에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몇몇 연구들은 시청자가 일반적인 속도로 광고 메시지를 이미 시청한 경우 PVR의 사용이 이후의 메시지 시청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활용하여 TiVo는 Nielsen의 패널과 경쟁이 되는 PVR패널을 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광고 포맷까지 제시하고 있다. 무료 VOD의 경우처럼 프로그램이 방송사의 편성 흐름을 벗어날 경우에도 광고를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PVR을 통한 녹화 시청은 기존의 방송 편성 시간의 중요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중∙장기적인 시점에서 볼 때 현 텔레비전 투자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총괄적으로 말하자면, PVR의 사용은 TV 시청시간의 증가, 실제 방영시간 외의 시청 증가, 광고 청취 하락으로 해석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만약 PVR의 사용이 광고의 감소에 가시적인 영향력을 실제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행사한다면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광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녹화 시청보다 실시간 시청에 유리한 프로그램을 추구할 것이고, 결국 제작사들도 이러한 방송사 고객의 전략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방향 서비스를 담은 프로그램이나 생방송 프로그램이 바로 그러한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광고 제작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각적 효과보다 시각적 효과를 노리는 스폰서 광고가 따라서 증가할 수 있다. 또한 광고 화면이 짧아질 수 있으며 광고 방송 시간의 첫 부분과 끝부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PVR의 확장 추세
InStat는 오늘날 1,900만대의 PVR 기기가 전 세계에 판매되었다고 추정한다. 이 기기는 미국에서 약 1,350만대가 팔려 대중적인 소비상품이 되었다고 평가된다. 이 시장에서 약 200만대는 독립적으로 제조사에 의해 판매된 것이며, TiVo는 그 중 150만대를 차지했다. 그 나머지는 PVR 기능을 장착한 유로 텔레비전 수신기기에 해당된다. 이처럼 유료 텔레비전 사업자들의 주도적인 양상은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 수요된 150만 대의 PVR 중 130만 대는 위성방송 사업자 BSkyB의 PVR 장착 수신기에 속한다. 지금까지 PVR 수요는 미국과 영국의 텔레비전 수신 가정에서 각각 약 12%와 8%를 차지하고 있다. 이 비율은 2008년에는 각각 25%와 17,6%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프랑스는 현재 150만대 미만의 PVR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그중 25만대는 유료 텔레비전 사업자들에 의해 제작된 것이다. 이처럼 PVR 기기의 전체적 수요 수치로 보면 영국과 프랑스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듯 보이나, 실제로 두 국가는 상당히 다름 현실 속에 처해 있음을 볼 수 있다. 프랑스 위성 방송사인 TPS와 Canalsat는 2002년과 2003년에 Sky를 본받아 PVR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프랑스는 영국과 미국에 비해 유료 다채널 텔레비전 시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송사들이 제공하는 PVR 장착 수신기의 수요가 낮은 이유를 일부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 2005년 판매량(백 만 단위) 및 2006년 전망>
위성 방송사들에게 있어서 PVR은 매우 전략적인 상품이다. 오늘날 낮은 가입비와 간단한 설치와 아울러 인터넷, 전화, 텔레비전을 포함한 Triple Play Service를 제공하는 케이블에 맞서 PVR은 위성 방송을 차별화하는 상품이 될 수 있다. PVR은 또한 프로그램 당 시청료를 지급하는 Pay Per View서비스를 향상할 수도 있고 가입자 별 매출액을 증가시킬 수도 있으며 가입 해지를 억제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위성 방송 사업자가 제공하는 수신기는 PVR를 장착하고 있음으로 가입 해지시 가입자는 앞서 저장한 프로그램 컬렉션을 포기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PVR은 위성 방송사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참고로 미국의 케이블방송 사업자는 PVR 서비스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PVR은 또한 VOD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PVR 하드디스크의 일부분은 방송 사업자들이 프로그램을 Push방식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Push VOD 서비스의 발전이 용이해진다.
프랑스의 PVR 판매 현황
프랑스에서 유료 방송사들은 PVR 사업 분야에서 아직 큰 성공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프랑스에서는 미국과 영국과는 달리 PVR이 아직 높은 비용에 상품화되고 있고 특히 충분한 홍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역설적인 현상은 프랑스에서 약 100만 대 이상의 PVR이 2년 만에 판매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수치는 방송사들의 PVR 장착 수신기를 제외한 것이다. 이렇게 판매된 PVR들의 대부분은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지 않다. 그것들의 대부분이 제공하는 기능들은 매우 초보적인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소비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기본 기능만으로도 소비자들은 충분히 매료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Fnac과 Darty와 같은 전자 제품 전문 마켓에서 20여 종의 PVR가 판매되고 있다. 이 모든 종류는 DVD녹화 기능과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TNT) 수신기를 장착하고 있다. 미국과 특히 다른 점은 프랑스에서는 순수 PVR 기능만을 갖춘 기기가 판매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순수 PVR 기능만으로 소비자들의 구미를 끌 수 없다고 판단되어 제조사들은 위와 같이 여러 기능들을 추가한 PVR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PVR의 발전 전망 전술한 내용을 고려할 때 프랑스에서 PVR의 발전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이 가능하다. 우선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와 같은 소프트웨어와 부가적 기능, 가격 할인,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 수신 기능 등은 앞으로 PVR의 판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들이다. 한편 프랑스 PVR 시장의 성장은 유료 다채널 방송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근 IP TV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PVR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특이하게도 프랑스에서 개인들이 개별적으로 구매한 PVR의 수가 유료 다채널 수신기에 장착된 PVR의 수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 기기에 대한 미미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프랑스인들이 이 새로운 기기와 관련된 서비스에 매우 관심이 있다는 좋은 증거라 할 수 있다. 비록 프랑스 유료 다채널 시장이 미국이나 영국 혹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아직 덜 활성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다채널 방송 사업자들의 낮은 PVR 보급률을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사실 TPS와 Canalsat은 프랑스에 PVR을 초기에 소개한 위성 방송사들이나 이 기기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홍보를 행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광고주와의 관계 때문이라고 보인다. TPS와 Canalsat의 소유 회사가 광고를 통해 주된 수익을 확보하는 지상파 방송사(TF1, M6, Canal+)임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납득되는 현실이다.
2006년 하반기부터 ADSL 인터넷 통신사들은 PVR을 주요 상품으로 홍보하면서 본격적인 IP TV 시청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 합병으로 하나의 위성 방송사업자로 거듭나게 된 TPS와 Canalsat은 광고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IP TV 공급자의 PVR 홍보 전략에 지속적으로 무관심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 앞으로 IP TV의 잠재적 성장을 고려할 때, 위성 방송사는 유료 다채널 방송 시장에서 미리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PVR와 같은 서비스에 대한 홍보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러한 홍보 전략과 아울러 PVR의 기능 개선 역시 이 상품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의 공급이 점점 확대되면서 시청자들이 무료로 다채널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유료 방송 시장에서 플랫폼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대 VOD와 더불어 PVR은 시청자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반면 더 많은 TV 소비를 부채질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한편 TV는 오랫동안 흐르는 강물처럼 ‘유동’적인 미디어로 정체성을 쌓아왔다. 따라서 아주 큰 이벤트적 성격을 가진 프로그램(예를 들어 월드컵 중계의 경우)을 제외하고는 많은 프로그램들은 흘러가는 일상에 일부분으로 간주되어 온 것이다. 앞으로 PVR이 어떤 프로그램들에서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사용될지 살펴보는 것은 현대 사회의 일상생활에서 텔레비전이 지니는 의미뿐만 아니라 기술의 기능적 논리와 사용적 논리가 다시 한 번 경쟁하는 흥미로운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참조 : - SEBAN Alain, Médias traditionnels et nouveaux médias, DDM, 2004 - La Lettre du CSA n° 199 - octobre 2006 - IREP Médias Décembre 2005 - www.lexpansion.com
◦ 작성 : 이원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GREM/CEMIC 보드도3 대학교, tempspecheur@empa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