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는 1993년 통합예산조정법(Omnibus Budget Reconciliation Act of 1993) 6002(b)항에 의거 매년 무선전화시장의 경쟁 정도를 분석해서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영상 매체의 경우에는 2년에 한번 씩 경쟁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는 1996년 통신법에서 동종 및 이종 매체의 소유 제한 규정을 완화할 수 있되, 그 완화 여부는 해당 시장의 경쟁 여부를 분석해서 2년에 한 번씩 의회에 제출할 것을 의무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체 시장의 경우에는 1996년 통신법의 법적 조치에 의거 시장 경쟁정도를 분석하는 반면에, 무선전화시장의 경우에는 매년 통합예산조정법에 의거 시장 정도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의회는 FCC가 198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요구해 온 주파수 경매제를 허용해 주는 대신에, 경매제를 통해서 거두어진 수익을 관리 감독할 필요가 있었고, 또한 경매제가 시장의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확신 받고 싶어 했다. 이에 따라 FCC는 매년 연차 보고서의 형태로 무선전화시장의 경쟁 여부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무선전화시장에 대한 연차 보고서는 2006년 9월 29일 최종 공개되었다. FCC의 연차 보고서는 각 국에서 작성하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 역시 무선전화국(Wireless Communication Bureau)에서 작성해서 공표했다. 다음은 이번 연차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역자 주)
휴대폰 시장의 시장 조건을 분석 이번 보고서는 휴대폰 시장의 시장 조건을 분석한 것이다. 시장의 경쟁 정도는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첫 번째 영역은 시장 구조(market structure), 두 번째는 사업자의 행위(carrier conduct), 세 번째는 소비자의 행태(consumer behavior) 그리고 끝으로 시장 성과(market performance)이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시장 활동이 실제로 공익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몇 가지 중요 사안에 대한 분석도 같이 하였다. 여기에는 도농간의 격차, 국제간 비교, 무선 대 유선간 경쟁, 그리고 WLANs(Wireless Local Area Networks)등이 바로 그것이다. 분석을 진행하기에 앞서서 이 보고서는 2005년 연말부터 2006년 상반기 동안을 분석 기간으로 삼았음을 밝혀둔다. 이번 분석을 통해 FCC는 현재 미국의 무선 시장은 가장 효과적인 수준에서 경쟁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먼저 시장 구조의 경우 미국 전체 인구의 98%가 3개 이상의 무선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이 수치는 전년보다 약간 증가한 수치였다. 2000년 당시 88%에 불과했던 접속지수가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4개 이상의 무선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 지역도 전년도에 비해서 상승해서 업체간에 경쟁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5개 이상의 무선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 지역의 숫자는 전년도에 비해서 감소했는데, 이는 Sprint PCS와 Nextel이 지난 2005년 8월에 합병을 단행한 영향으로 판단된다. 이 합병은 2004년 10월 AT&T의 무선 사업부와 Cingular 통신사가 합병이 단행된 뒤 무선업자간에 이루어진 최대 빅딜이었다. 그 결과로 지역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는 무선 업체의 수가 5개사에서 4개사로 줄었고, 이 때문에 5개 이상 무선 사업자에 접속할 수 있는 숫자가 감소한 것이다. 2004년과 2005년 연이어 이루어진 합병 때문에 무선 통신 시장 집중이 가속화되긴 했지만, 남아 있는 4개 업체 중 어느 한곳도 지배적 시장 점유율을 보이지 않고 있어 여전히 시장 구조는 경쟁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 시장의 건전성, 타국에 비해 앞서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미국의 시장은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 건전한 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HHI로 시장 집중도를 측정한 결과, 영국의 경우 2282로 이번에 조사한 유럽 국가중에서 가장 낮은 시장 집중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나머지 조사 대상 국가인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에서 독일이 3082로 상대적으로 낮은 축인 반면 핀란드는 3979로 가장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서 미국은 2706으로 영국보다는 다소 시장 집중도가 높지만,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서는 낮은 것으로 드러나 무선 통신 시장이 국제 시장과 비교해 보더라도 경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무선통신사업자의 행위를 보면, 시장 구조가 여전히 경쟁적인 탓에 각 무선 통신사업자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보다 혁신적인 가격 정책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상대업체가 새로운 서비스나 가격을 선보일 경우 최소한 이와 비슷한 가격대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상대 업체를 압도하는 서비스를 제시하기도 하는 등 경쟁적인 시장 구조로 인해 시장 참여 업체의 행위 역시 매우 경쟁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 경쟁은 몇 가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휴대폰으로 누구에게나”(mobile to anyone)과 같은 전화 발신 서비스가 2006년 이후 새롭게 등장했으며, 다양한 선불카드 서비스가 각 업체별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아예 선불카드(prepaid plans)로 시장에 진입하고 브랜드명을 각인시킨 부스트 모바일(Boost Mobile)과 같은 업체가 새롭게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부스트 모바일은 휴대폰의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금전적인 부담이나 상대적으로 통화량이 작은 고객을 겨냥해서 성공한 케이스다. 이전에도 선불카드는 지역 휴대폰 사업자들이 제공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휴대폰전화와 다양하지 못한 지불 옵션 등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그러나 부스트 모바일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되, 현재 유행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휴대폰 전화를 구비하고, 다양한 옵션을 제공함으로서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서 각 4대 무선 통신서비스업체들도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에서 부스트 모바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2005년 말부터이다. 결과적으로 선불카드를 구매해서 무선전화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2004년 말 9.5%에서 2005년 말 11%로 증가했다. 새로운 서비스와 새로운 소비자의 등장과 함께 차세대 네트워크의 보급도 확산일로에 있다. 비가격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하나인 기술표준 경쟁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기술표준 경쟁 본격화로 차세대 네트워크 보급 확산 2005년 12월 현재, Cingular는 16개 도시에서 UMTS (WCDMA: 광대역 부호 부 다중 접속)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이는 당초 업계의 예상시점보다 조금 앞선 것이었다. 여기에는 Verizon과의 경쟁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Verizon, Sprint Nextel, 그리고 Alltel과 같은 지역 CDMA 통신업자들이 이미 EV-DO에 기반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자극을 받았던 것이다. EV-DO와 WCDMA/HSDPA의 속도는 현재 유럽에서 운영되고 있는 WCDMA보다 빠르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 통신업체가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에서 처음으로 유럽을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현재 초고속 정보 통신망 보급이 더딘 미국이 선도국으로 재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유선망 하에서는 초고속 정보 통신망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쟁적인 시장 구조로 인해서 통신사업자의 행위도 매우 경쟁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세 번째는 소비자의 행태 분석이다. 최근 시장 구조와 통신사업자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들의 잦은 사업자 변경이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들은 가격 및 서비스의 질에 민감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월별 평균 사업자를 변경하는 비율이 1.5%에서 3% 내외로 조사되었다. 2003년 11월부터 시작된 지역번호 이동성 서비스(local number portability: LNP)가 시행된 덕분에 설사 통신 사업자를 변경하더라도 기존의 지역 번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사업자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감소한 탓이다. 상대적으로 무선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은 무선전화를 해지하는 비율이 낮은 반면에, 최근 들어 유선전화를 해지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유무선전화를 모두 보유하는 행태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무선전화 서비스가 높은 품질을 보이는 등 품질 향상이 이루어지자, 유선전화를 해지하고 무선전화만을 이용하는 비율이 증가한 탓이다. 2006년 초반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휴대폰 가입자의 12%만이 유선전화 없이 휴대폰만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반면 42%는 여전히 휴대폰과 유선전화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유선과 무선을 다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들조차도 유선전화 이용량은 감소한 반면에 무선전화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어, 향후 유선전화 서비스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미국의 통신 정책이 시내 전화 요금은 낮게 책정하되, 시외 전화 요금은 높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유선전화보다 낮은 장거리 요금을 지불할 뿐만 아니라 업체들의 경쟁으로 인해서 동일 휴대폰 사용자들 간의 전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시외전화 이용자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시장의 성과 분석이다. 시장 성과를 분석해 보면, 무선 통신사업자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수혜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12개월 동안 미국의 무선 통신 가입자 수는 1억 8,470만 명에서 2억1,3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휴대폰 보급률이 71%에 이른 것이다. 더구나 휴대전화 통화량도 현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에 507분에 불과하던 것이, 2004년에는 584분으로, 그리고 2005년 하반기에는 무려 740분으로 증가했다. 여전히 미국인들은 문자 서비스보다는 직접 통화를 선호하긴 하지만, 문자 서비스량도 계속 증가추세이다. 2004년 하반기 동안 247억 개의 문자 메시지가 이용되었던 것에 비해서 2005년 하반기에는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한 487억 개에 달했다. 여기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각 무선 통신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문자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어서 제공하거나, 무선전화와 문자 서비스를 패키지에 포함시켜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을 감소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여타 다른 기관에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도 전년도에 비해서 수신 품질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J.D. Power의 2006년도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휴대폰 품질에 대한 불평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이래 진행된 조사에서 2005년에는 100번 통화를 할 경우 한번 정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이는 지난 3년동안 최소치이다. 그러나 휴대폰 요금에 대해서는 다소 혼재된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는 3가지 지수를 사용했는데, 그중에서 두 개의 지수는 휴대폰 요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온 반면에 다른 한 지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왔던 것이다. 먼저 분당 수익률(revenue per minute: RPM)과 휴대전화 소비자 가격 지수(cellular consumer price index: CPI)는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에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기반한 지수에서는 2005년도에 소비자들의 휴대폰 요금이 미세하게나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의 가격과 비교해 볼 때 미국의 휴대전화 요금은 여전히 저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간 비교를 위해서 소비자들이 1분동안 휴대폰을 사용했을 경우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 즉 분당 수익률을 적용해서 각 국가별로 비교해 보았다. 2005년 4/4분기를 기준으로 했을때, 유럽국가의 RPM은 $0.22였으며, 한국은 $0.10, 싱가폴 $0.08, 일본은 $0.27 이었으며, 미국의 경우는 $ 0.07이었다. 즉, 통신사업자들의 소득이 작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받는 수혜 즉 가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가지 영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미국의 무선 통신 시장은 매우 경쟁적이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수혜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작성 : 조영신(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troicacho@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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