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는 웹 사이트들이 대중적 호응을 얻고 방송사의 전문 제작자 또는 독립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전통적인 텔레비전의 개념을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UCC)를 서비스하는 것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영국의 유료 디지털 위성방송 Sky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10월 6일자로 거대 유료 TV 기업 BSkyB는, 미국의 전 부통령이자 민주당 전 대통령 후보를 지낸 앨 고어(Al Gore)의 Current TV와 손잡고 이용자 제작 콘텐츠 중심의 시장으로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시청자들이 만드는 영상물들로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Current TV는 앞으로 영국과 아일랜드에 서비스하게 된다.
BSkyB, 전통적 텔레비전 개념에서 이용자 제작 콘텐츠 중심 서비스로 확대 폭스 뉴스 설립자인 미디어 거물과 미국의 민주당 전 대통령 후보가 동료로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Current TV의 고어 회장은 이번 기회를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제임스 머독(James Murdock) BSkyB 사장은 대기업들이 환경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설득하는 앨 고어의 캠페인을 강력히 지지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머독 사장은 Current TV와의 이번 계약을 “매혹적인 분야로의 진입을 위한 Sky의 첫 조치”라면서 반겼다. 그리고 “이번 제휴 성사로 8.2백만 BSkyB 가입자 모두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다른 종류의 이용자 콘텐츠 이니셔티브들을 출범시키는 방송사로 한층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서 그는 “Current TV는 최초로 텔레비전에 권력화에 대한 웹적인 생각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또한 이용자가 제작하는 비디오를 위한 여타의 플랫폼들 중에서도 뛰어난 시청자 프로듀서들과 함께 작업하는 방식의 독특한 협력적 접근방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국 내 경쟁사들에 대해 시청자가 미디어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제시된 도전과 기회들에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커다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스페이스(MySpace) 등의 인터넷 네트워킹 사이트를 포함해 유튜브(YouTube), 구글 비디오(Google Video) 등의 비디오 공유 서비스들 모두 고전적인 텔레비전 틀 속에 머물러 있는 방송사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배우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Current TV를 비롯해 일반적으로 이용자 또는 시청자가 제작하는 콘텐츠에 대한 논쟁에 대해 생각할 때, 특히 TV 분야의 경우 그 품질의 저하에 대해 우려한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 우리는 역사가 있고 전체 TV 산업이 있는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특히 TV, 즉 전통적인 전문 TV 프로덕션사의 쾌감대(comfort zone)는 크게 동요될 것임이 분명하다. 제작사들은 보다 폭넓은 커뮤니티와 연계해야 한다. 이러한 이용자 제작 현상은 잠깐 동안의 유행이나 틈새가 아니다. 바로 훨씬 더 저렴한 제작 테크놀로지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인터넷으로 연결된 수백만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권력을 갖게 된 데 따른 산물”이라며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사실 ‘시청자들이 만드는 TV 네트워크’로 브랜드 네이밍한 Current TV는 작년에 출범한 이후 미국 외 국가에서 거래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Sky에게 있어 이번 거래는 마이스페이스와 유튜브 등의 이용자 제작 콘텐츠 웹 사이트들과 방송사들이 채택하는 전통적인 TV 전략 간에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매우 중대한 시도로 여겨지고 있다.
Current TV, 이용자를 콘텐츠 제작의 중심에 놓다 ‘수용자에 의한, 수용자와 더불어 그리고 수용자를 위한 TV 네트워크(The TV Network Created By, With & For Our Audience)’라는 슬로건을 내건 Current TV의 모체는, 앨 고어와 조엘 하얏트(Joel Hyatt)가 공동대표로 2004년 5월 4일 건립한 INdTV Holdings이다. 고어와 하얏트는 NWI가 소유한 일부 디지털 케이블 라인업과 디렉TV(DirecTV)에 자신들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출범시키기 위해 비벤디 유니버설(Vivendi Universal)로부터 케이블 뉴스 채널 뉴스월드 인터내셔널(NewsWorld International)을 사들였다. 이들의 새로운 네트워크 방송은 정치적 편향을 갖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스스로 인식하는 고유의 시각으로 세계에 대해 배우길 원하는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 목표 수용자들을 위한 ‘독립적인 대변자(independent voice)’로서 기능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2005년 4월 4일 네트워크 명칭을 INdTV에서 Current TV로 바꿨다. 이 새로운 텔레비전 네트워크가 정식으로 출범된 것은 2005년 8월 1일이다.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 사업가 조엘 하얏트(Joel Hyatt), 산업 전문가들과 젊은 일꾼들이 이끄는 독립 미디어 기업 Current TV는 2006년 8월 유튜브를 포함해 시청자 제작 콘텐츠가 급속도로 대중성을 확보해 가는 가운데 선두주자가 됐다. 2006년 9월 20일 Current TV는 야후와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현재 야후 비디오 웹 사이트에 특정 주제의 채널들을 공급하고 있다. ‘Current Buzz’, ‘Current Traveler’, ‘Current Action’(주로 활동 스포츠에 관한), ‘Current Driver’ 등 야후 커런트 네트워크(Yahoo! Current Network)라 불리는 4개 채널들은 현재 야후 비디오 웹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 높은 비디오가 되었을 정도이다. 앨 고어 Current TV 회장은 “Sky와 제휴해 내년 봄 출범하게 될 영국 판 Current TV는 글로벌화 전략의 첫 단계가 될 것이며, 젊은이들 사이에 전 지구적인 대화를 고무한다는 Current TV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텔레비전과 웹 서비스의 높은 목표는 “텔레비전 매체의 민주화”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Current TV가 제공하는 인터넷과 방송의 혼성은 젊은이들이 정치와 미디어에 재참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프로그램 편성의 3분의 1은 주로 디지털 비디오카메라와 데스크톱 편집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수용자들이 제작하게 된다. 이는 정치적이거나 이데올로기적인 것이 아니다. 여러분은 정밀한 프레임워크 속에서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재평가하도록 촉구하는 다양한 관점과 신선한 시각들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urrent TV, 이용자 제작 개념을 광고에까지 확대 유튜브 같은 온라인 무료 서비스와는 달리, Current TV는 유망한 영화제작자들의 작품을 상영할 경우에는 돈을 지불한다. 물론 일부 제작자들은 보수가 너무 적고 Current TV 내에서 제작된 다른 단편 프로그램들로 채워지는 프로그램 편성에 자신들의 콘텐츠가 묻힌다는 불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말이다. 또한 전형적인 10분간 시청을 통해 이민에 관한 시청자 제작 콘텐츠(VC2. Viewer Created Content), 검색엔진의 홈페이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기사들에 기초한 3분간의 구글 커런트 뉴스 업데이트, 음악 뉴스, 젊은 부모에 대한 단편 영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고어 Current TV 회장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더 큰 성공을 가져왔다. 가입자 수와 참여자 수를 따져 보면 첫해에 두 배로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Current TV는 다이렉트TV(DirecTV), 컴캐스트(Comcast), 타임워너 케이블(TimeWarner Cable)을 통해 거의 3,000만 가구가 이용하고 있다. Current TV는 몇 분간 패션‧음악‧애정관계 등 젊은이들의 주요 관심사를 살펴보는 포드(pods)라고 불리는 짧은 영상들을 제공한다. 현재 미국에서 Current TV 콘텐츠의 약 30%는 시청자들이 제작하고 있다. 올 3월 Current TV는 이용자 제작 콘텐츠 개념을 광고 제작(viewer created advertising)으로까지 확대시켰다. 예를 들어 소니‧토요타‧로레알 등의 기업들에 의해 선정된 시청자들이 이들 브랜드를 위해 광고 스폿을 제작하고 있다. 고어 회장에 따르면 시청자 제작 광고가 성공적임을 입증하고 있으며, 해당 브랜드들과 동시에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덧붙여 “소니 광고는 Current TV가 19세 소년에게 1,000 달러(534파운드)를 지불해 만들었으며, 그 후 소니는 그 광고에 5만 달러(2만 6,680파운드)를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구글도 Current TV의 이런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즉, 뉴스 기사의 토대를 이루는 구글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검색들로 이뤄지는 30초 내지 3분짜리 뉴스 특집기사를 내보내는 <구글 커런트(Google Current)>가 있다. 이러한 이용자가 제작한 콘텐츠 중심의 개념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MTV는 지난달에 이용자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프로그램 편성과 함께 온라인에 시청자들이 올리는 영상들을 상영하는 채널 플럭스(Flux)를 공개한 바 있다. 그리고 BT는 미국의 비디오 포드캐스팅 전문 포드쇼(PodShow)와 제휴해 모든 이가 자신의 온라인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영국 웹 사이트, 즉 ‘온라인 사회 미디어 네트워크’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용자 제작 콘텐츠 개념을 텔레비전 서비스에 전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Sky의 제임스 머독 사장의 비전은 따로 있다. 바로 Current TV의 서비스 모델과 유사한 Sky만의 독자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Sky의 고객 및 그 가족들과의 연계성을 더욱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TV 시청자의 차세대와의 연계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풀을 개발하는 것이다.
◦참조: - Guardian 2006. 10. 5~7. - http://www.current.tv - http://en.wikipedia.org/wiki/Current_TV
◦작성 : 김소형(영국 서섹스 대학교 매체영상학과 박사과정. milena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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