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간접광고란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는 Product placement 혹은 PPL은 일종의 광고 마케팅 기법이다. 기존의 광고가 “나 여기 있소” 하고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모양새라면, 간접광고는 은근히 숨어서 “나 잡아 봐라” 식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간접광고에는 흔히 두 가지가 있다. 경제적 거래가 동반되는 간접광고를 흔히 PPL이라고 칭하고 있고, 경제적 거래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에는 ‘제품 끼워 넣기(Product Plug)’라고 칭한다. 제품 끼워 넣기도 물론 제작자와 광고업체 간의 상호 이익에 바탕을 둔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이 전무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경제적 거래(economic exchance)는 금전적 거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제품 끼워 넣기는 돈이 오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간접광고라고 칭할 때는 이 두 가지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간접광고는 제품의 로고나 브랜드, 그리고 해당 제품에 대한 호의적인 언급 등이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간접광고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통상적으로 TV 네트워크는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품이 프로그램에 나올 경우에는 제품명을 바꾸어서 사용하곤 했다. 노키아(Nokia)를 노키오(Nokio)로 바꾸는 것(1982년 TV 프로그램인 )이 그 한 예이다.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의미의 간접광고는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194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9년 제작된 영화 <러브해피(Love Happy)>에 모빌(Mobil)이 등장한 것이 그 효시로 간주되고 있다. 비디오 게임에는 1991년 <제임스본드 2>에서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간접광고라는 말이 암시하고 있듯이 소비자는 해당 언급이나 노출이 실제 광고라는 것을 모른다는 점에서 일반 광고와 차이가 있다. 티보 등 광고를 건너뛸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되고, 시청자들도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태에서 광고라는 명시 없이 작품 속에 녹아 들어간 간접광고로 인해 소비자는 광고라는 저항 없이 제품의 속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간접광고로서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바로 에 등장한 초콜릿인 ‘Reese's Pieces’이다. 영화 종영 후 이 제품의 판매율은 무려 65% 증가한 것으로 나와 간접광고 열풍에 불을 지폈다. 1979년 영화 <매드 맥스>에는 가와사키(Kawasaki) 오토바이가 전면에 등장했는데, 이로서 가와사키는 ‘헐리 데이브슨’과 경쟁을 할 정도의 브랜드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었다. 현재는 web 2.0 사이트 등에도 간접광고가 공공연히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 간접광고는 엄청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불되는 간접광고 시장이 올해 25% 증가해서 대략 7,500억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며 2010년경에는 1조 4,000억 달러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만큼 간접광고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징조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과연 현재의 간접광고가 그 돈만큼의 값어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만한 시점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간접광고의 형태 간접광고의 가장 기초적인 형태는 장면의 전경(前景)이나 후경(後景)에 제품의 이름 혹은 로고를 삽입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간접광고의 가치는 노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몇 번이나 제품이 노출되거나 언급되었는지, 그리고 노출량은 어느 정도였는지, 그리고 줄거리에 제품이 어느 정도 삽입되어 있는지 정도가 노출 정도를 결정한다. 만약 주연배우가 직접 해당 제품을 먹거나 입거나 하는 등, 제품이 직접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그 가치가 상승하고 그에 따라 광고요율 역시 증가하게 된다. 한편, 사용 대가를 지불하기보다는 협상을 통해서 제품의 사용을 결정짓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작업자가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싼 물품의 경우 최저가로 이를 공급받고 대신에 제품을 간접적으로 노출시켜 주는 것이다. 통상 의류나 소품 등에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긴 하지만 자동차와 같은 제품에도 곧잘 응용되곤 한다. 제작업체 입장에서는 해당 물품을 직접 구매하거나 빌리는 비용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품 제공업체에서는 제품 노출을 기대할 수 있어 상호간에 이해타산이 맞는 거래일 경우가 많다. 또는 일체의 제품 사용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업체에서도 광고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일종의 물물교환(barter system)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출연진들이 극중에서 휴대폰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특정 업체를 선택해서 사용하게 하는 대신에 휴대폰 업체에서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휴대폰 관련 장비를 제공해 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 예이다. 또한 협찬사와 제작업체가 추가적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서로 타협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영화제작 업체의 경우 영화를 완성하고 난 뒤 예상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반면, 제작업체는 영화의 흥행을 이용해 자사의 물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할 수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맥도날드나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 업체가 영화 업계와 손을 잡고 공동 프로모션을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실제 영화에는 해당 제품이 들어가지 않지만, 영화 제작 후 공정에 공동으로 서로의 브랜드를 이용해서 광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접광고의 형태로 볼 수 있다. 간접광고를 이용하는 제품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이용되는 제품의 종류가 확대되는 중이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 간접광고를 하는 품목은 바로 자동차다. 흔히 특정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나오는 차들이 단일 기업이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서는 포드 차량만 등장하고, <24>에서도 자동차는 오직 포드만 등장한다. 이런 류의 광고 선두주자는 바로 제임스 본드 영화였다. 1974년 007 영화인 은 주로 타일랜드에서 촬영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당시 타일랜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AMC 자동차가 등장한다. 조정 핸들의 위치가 타일랜드와는 정반대인데도 말이다. 에서는 아우디(Audi) 자동차만 선보였고, <매트릭스 2>와 <배드 보이즈 2>에서는 모두 GM이 만든 차량만 등장했다. 최근에는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에서 애플 컴퓨터의 노출이 빈번했다. 실제 애플이 전체 PC 시장 점유율이 5%를 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애플 컴퓨터의 빈번한 노출은 실제 현실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애플은 그동안 공식적으로 간접광고에 제품을 제공하지도 않았고, 이 때문에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어떤 연유로 애플 제품이 실제와는 과다하게 영상물에 노출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애플 컴퓨터가 일반적인 PC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좋아서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의 배경으로서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일하게 애플 컴퓨터는 신문의 토막만화(comics)에도 빈번하게 등장한다. 실제로 애플이 토막만화 작가에게 비용을 지불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영상물 등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고 간접광고의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에서 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구업체로 IKEA가 있다. 스웨덴에 모기업을 두고 있는 IKEA는 중저가 브랜드로 미국 주요 도시에 대형 매장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세를 키우고 있다. 이 IKEA 매장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등장하는 모든 PC는 휴렛팩커드이다. 실제 컴퓨터를 전시해 놓고는 있지 않지만, 컴퓨터가 있어야 할 자리에 휴렛팩커드 컴퓨터의 모형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IKEA가 발행하는 모든 카탈로그에도 휴렛팩커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자리는 애플 컴퓨터가 있었다. 애플 컴퓨터가 사전에 간접광고 계약을 하지 않았고, 그런 식의 광고를 IKEA가 허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휴렛팩커드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간접광고의 또 다른 유형은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제품 광고 그 자체를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특정 제품의 광고가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노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고속도로 장면을 찍는데, 고속도로 주변에 위치한 담배 광고판을 노출시키거나 예고편 등에 제품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에서 맨해튼 중심가에 위치한 삼성 광고가 나온다고 해서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것도 이런 유형의 간접광고 형태이다. 간접광고는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소설과 같은 서적류나 비디오 게임 등에서도 공공연히 등장한다. 그러나 역의 상황도 엄연히 존재한다. 야구 게임을 만드는 업체에서 실제 야구팀을 등장시키기 위해서 별도의 비용을 야구팀에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콘서트나 스포츠 이벤트 등 상당수의 소비자가 모일 수 있는 전시회 같은 곳에 제품을 배치해서 광고 효과를 누리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에 해당한다. 그러나 간접광고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영상물에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간접광고는 영상물 제작 종료 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접광고 마케팅 전략 “간접광고는 기본적으로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할 마땅한 매체가 없는 상태에서 나온 마케팅 기술이다. 더구나 마케팅 담당자들은 보다 감성적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찾던 때였다”라고 PQ Media의 대표 패트릭 퀸(Patrick Quinn)은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만으로는 현재의 간접광고 폭발을 설명할 수 없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간접광고가 이제는 간접광고를 하지 않는 영화나 TV가 없을 정도로 커져 버렸다. 이에 대해 퀸은 새로운 해석을 덧붙였다. 광고를 안 보고도 본방송을 볼 수 있는 소위 ‘광고 건너뛰기(ad-skipping technology)’가 대세를 장악할 듯한 분위기로 다가오고, 정부의 미디어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광고 전략으론 생존할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덕분에 간접광고를 전담하는 업체들은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2006년 들어서도 지난 상반기 동안 간접광고 전담 업체들은 엄청난 수주를 기록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NMA 엔터테인먼트는 AMC Theatres, Dason 청소기, 카드업체인 캐피탈 원(Capital One) 그리고 타히히의 진주라는 보석 업체와 새로운 간접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UPP 엔터테인먼트 역시 실크 소이밀크(Silk Soymilk), 선댄스 스파스(Sundance Spas), 애스크닷컴(Ask.com), 그리고 쓰레기 재활용 업체(Waste Management Recycle America) 등 수십 개의 기업으로부터 간접광고를 대행해 주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난장판인 시장에서 브랜드는 스스로 자신의 값을 올려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간접광고는 PR의 기능 중 하나였다. 여전히 지금도 TV나 영화 이외에 진행되는 제품 제공 혹은 제품 전시는 PR의 주요 덕목 중 하나다. 그러나 지금 많은 기업들은 이를 통해서 제품 및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간접광고의 예산이 별도로 편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간접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광고 전략을 전면 새롭게 짜야만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연유로 점점 간접광고 담당자들은 돈을 받고 제품을 제공하는 식으로 접근하거나 최소한 물물거래(barter system) 형태로 간접광고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돈을 받고 제품을 공급해 주는 소위 유료 간접광고 시장은 2005년도에 42.2% 증가해서 총 22억 1,0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에 무료 간접광고는 단지 21% 증가해서 38억 달러를 기록했다.
광고효과 측정 및 비용 산정 일반적으로 간접광고의 효과는 양적인 방법과 질적인 방법을 모두 사용해서 측정하고 이에 따라 광고비용을 계산한다. 이때 사용하는 요율 시스템(Rating systems)은 해당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고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로 해당 장면과 제품을 기억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제품이 실제로 방송되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그리고 뚜렷하게 해당 제품이 식별되는 경우, 노출 시간 및 반복 정도, 해당 제품을 주연배우가 사용했는지, 아니면 조연 등이 사용했는지 여부, 실제로 말로 언급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해당 제품이 전체 줄거리에서 주요 역할을 했는지 등에 따라서 계산은 달라진다. 또한 노출되는 미디어의 성격에 따라서도 요율이 달라진다고 알려지고 있다. 간접광고를 추진하는 광고사(Product placement companies)의 주요 일은 해당 제품이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다 노출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알리아스(Alias)>에서 주인공 시드니 브리스토(Sydney Bristow: Jennifer Garner 분) 요원이 얼마나 자주 노키아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는지, 영화 <히치(Hitch)>에서 주인공 알렉스 히치(Alex Hitchens: Will Smith 분)가 라코스타의 폴로티를 얼마나 자주 입는지 등을 관리하는 것이다.
간접광고의 미래 업계 역시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상당수의 마케터(marketer)들은 기존의 간접광고가 매체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화나 TV 프로그램, 뮤직 비디오 등에 노출되기를 기다려서는 능동적인 광고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이나 영상물을 만드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홈즈(Holmes)는 그들 역시 우리만의 콘텐츠를 가질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매체나 온라인 매체와의 접목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간접광고를 꾸준히 연구해 온 제이 뉴웰(Jay Newell) 교수는 “광고회사의 입장에서는 간접광고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광고 매체를 하나 더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간접광고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그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며 현재 간접광고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한다. 간접광고에 대한 논란 및 해법 제임스 본드 영화 중 <살인면허(Licence to Kill)>에는 간접광고로 Lark 브랜드의 담배가 사용되었다. 감독은 이 담배를 노출해 주는 대가로 광고료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이런 계약을 하게 되자 이 문제가 미국의 광고 규정과 마찰을 빚을 것이 우려되었다. 미국의 법상으로는 담배 광고를 하게 될 경우에는 필히 경고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인지한 영화사는 영화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담배 경고 문구’를 표시하는 편법을 동원했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그 후 나오는 영화에서는 담배 광고가 어떤 식으로든 나올 수 없게 되었다. 간접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직시하고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한 사회단체가 등장했다. Commercial Alert가 바로 그것이다. 이 단체는 간접광고는 솔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늘날 광고가 도처에 널려 있지만 대부분의 광고는 “나는 광고”라는 인식표를 달고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취사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광고를 보기 싫은 사람은 채널을 돌리거나 TIVO 같은 것은 장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간접광고처럼 실상은 광고이면서 광고가 아닌 척하면서 나오는 광고들은 소비자들이 사전에 방어 자세를 취할 수 없다는 것이 Commerical Alert의 주장이다. 좀 더 과격하게 표현하면, 모든 간접광고는 일종의 사기행각이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더구나 이들 간접광고에 어린아이들이 노출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등장했다. 2006년 4월, Broadcasting & Cable은 현재 광고주의 2/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간접광고를 하고 있고, 이 중 대부분(80%)은 TV 프로그램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이 TV 프로그램에 간접광고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시청자들의 저항 없이 감정적으로 소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를 어린이의 입장에서 보면,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미성숙한 어린이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확실한 도구라는 말이 된다. 실제로 필립 모리스는 말보로 담배 관련 간접광고를 은근히 영화에서 내보내면서 직접적인 대상이 청소년층임을 밝힌 바가 있다. 2005년 1월, 영국의 대표적 인기 주방장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는 하인즈로부터 자사의 케첩을 사용하고 이를 방송에 자주 보여 주는 대가로 총 2만 8,000달러를 받았다고 실토했다. 당시에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에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짐이 방송 저널리즘의 영역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2006년 1월, Advertising Age는 지역 방송사들이 재정난으로 인해 무료 기사거리를 찾고 있고, 이를 눈치 챈 브랜드 브로커(Brand Brokers: 간접광고를 중재해 주는 사람)들이 간접광고를 알선해 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경성 뉴스보다는 연성 뉴스의 성격을 띠고 소위 동향을 알려준다는 명분 아래 앵커가 담당 기업의 대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통상 진행된다. 예를 들어 A라는 방송사가 가을 패션 동향을 언급한 뒤, 리바이스 업체의 대변인을 요청해서 가을 패션 동향에 관한 의견을 듣는 식이다. 이럴 경우 해당 방송 분량에 대한 비용은 업계가 전적으로 부담한다. 때로는 사전에 방송내용을 결정한 뒤 방송사의 앵커 자리만 비워 놓고 영상물을 제작한 뒤, 각 방송사가 알아서 편집해서 사용하도록 보내기도 한다. 브로드캐스팅 & 케이블(Broadcasting & Cable)과의 인터뷰에서 FCC의 위원인 조나단 아델스타인(Jonathan Adelstein)은 간접광고에 대해서 “광고임을 스스로 밝힐 경우에 한해서 간접광고는 허용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FCC는 보다 공세적으로 활동을 벌여야만 합니다만 아쉽게도 FCC는 조사기관(investigatory agency)이 아닙니다. 즉, FCC가 무분별한 광고를 막기 위해서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조력자가 필요합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방송사들이 자발적으로 간접광고의 광고 여부를 밝힐 수도 있겠지만,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이를 인식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내부의 거래를 명확히 공개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상거래가 오가지 않은 소위 product plug일 경우에는 광고 여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간접광고는 수초 시간에 휙 지나가 버리는 것이라 더더욱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모든 간접광고에 광고 유무를 표시해야 한다면 간접광고란 형태가 아예 존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 아델스타인은 “우리는 정치 광고에 대해서는 정치 광고임을 밝히도록 하기 위해서 크기와 시간을 정해 두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동일한 혹은 유사한 조치가 간접광고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델스타인의 지적은 낭만적이다. 영상 산업은 위험 산업이다. 미국의 경우 네트워크는 대략 15~20%의 제작비만을 지원하고 제작업체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고위험 고수익의 게임인 셈이다. 간접광고는 이러한 고위험 산업에서 일종의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적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미국 영상 산업에서 만약 전면적으로 간접광고를 폐지한다면 그 여파는 방송 산업 전반에 걸쳐 도미노처럼 일어날 것이다. 역시 해법은 경제적 이익에서 찾아야 한다. 방송사나 제작업체가 간접광고를 하지 않고도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시청자의 시청행위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광고임을 밝힐 수 있는 새로운 기술 발견 등에 의존해야 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작성 : 조영신(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troicacho@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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