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여전히 남성 앵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역 방송국에서는 그 자리를 여성 앵커가 맡는 경향이 늘고 있다. 마이클 빙클리(Mike Binkley)는 당초 이번 9월에 사직하고는 독서, 늦잠 자기 등의 소일거리로 하루를 보낼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대표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KSTP-TV의 앵커 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표는 빙클리를 대신할 남성 앵커를 물심양면으로 찾아보았지만, 결국 실패했던 것이다. 오늘날 쓸 만한 남성 앵커를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 방송인 네트워크에서는 여전히 남성이 뉴스 프로그램을 지배하고 있다. 비록 캐티 쿠릭(Katie Couric)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 있지만, 전체 뉴스 프로그램에서 남성의 지배는 두드러진다. 그러나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급변한다. 전체 지역 뉴스 앵커 중 57%가 여성이다. 전국적으로 남성의 독무대이지만, 지역 차원에서는 여성의 지배가 강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남성 앵커의 부족으로 인해 남성 앵커 시장은 과열되기 시작했다. TV 언론인 루 라구즈(Lou Raguse)가 작년에 미네소타 대학을 졸업했을 당시, 그는 무려 아홉 군데에서 오라는 연락을 받았었다. “남성이 방송계에 진출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라고 라구즈는 말하고 있다. 현재 그는 샌디에이고에 자리한 CBS 가맹국인 KELO에서 일하고 있다. KELO에는 현재 2명의 남성과 12명의 여성이 일하고 있다. 남성의 감소는 강의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가을 미네소타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 수는 남성 125명, 여성 227명으로 여성이 압도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방송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있는 켄 스톤(Ken Stone) 교수의 수업에는 10명의 여학생과 6명의 남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스톤 교수는 이런 현상이 1970년대부터 촉발되었다고 믿고 있다. 여성과 소수 인종인 백인 남성의 방송 점유율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던 시점이다. 스톤 교수가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 지도교수는 강의실에 있는 한 남학생을 불러 세우고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보지. 남자는 너무 넘쳐나서 말야”라고 했다고 기억하고 있다. “갈수록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라고 뮨치(Muncie)에 있는 볼 스테이트 대학(Ball State University)의 신방과 교수 밥 패퍼(Bob Papper)는 말한다. “제가 듣기로는 몇몇 방송국에서는 아예 남성 기자가 없다고 하더군요. 남성을 찾을 수가 없답니다. 만약 그들이 남자를 찾기만 한다면 그는 바로 앵커가 될 수 있을 겁니다”라고 패터는 말한다. 그는 현재 라디오 및 TV 대표자 연합회에서 의뢰한 TV 뉴스 경향을 분석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남성 부족 현상이 트윈 시티(Twin Cities)에는 영향이 없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여성을 찾기가 더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라고 KSTP의 로버트 허바드(Rob Hubbard)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트윈 시티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남성 앵커 수의 감소는 10년 전부터 시작된 일이다. 현재 남성이 앵커 직을 맡는 경우는 전체 시장에서 43% 미만이다. 비난 앵커뿐만 아니라 방송 전 영역에서 여성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방송 업계에서 남성을 보기 힘든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급여 수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초임 기자의 평균 연봉은 대략 2만 달러에서 시작한다. 20년 동안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노동 통계국의 자료에 의하면 앵커의 연봉 중간 값은 2004년 현재 대략 3만 1,000달러 정도이며, 1만 8,000달러 내외만을 받고 있는 앵커도 10%에 이르고 있다. “초임이 너무 박합니다.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는 그 봉급으로 도저히 생활할 수 없죠. 그래서 3~4년 있다가 모두 자리를 떠납니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 대해서 페퍼 교수는 반대를 분명히 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작은 돈에 만족한다는 것을 난 믿을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보다 빨라지고 전문적이 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성들이 방송계에 몰려들고 있어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력이 있는 여성일지라도 대략 20~30명의 다른 여성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스톤 교수는 말한다. “실제로 앵커 직을 얻기보다는 프로듀서를 하는 게 더 쉽습니다.” 경쟁으로 인해 초임이 낮다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 패퍼 교수의 진단이지만 상위 방송국의 남성과 여성의 임금은 거의 같다. “수요 공급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남성 앵커가 인기를 얻는다면 당연히 봉급이 높을 수밖에 없겠죠.” 여성의 적극적인 진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위직은 남성들의 차지다. 비록 대표 프로듀서 중 55%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지만, 뉴스 책임자는 21%에 불과한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현실을 감안해서 미래를 전망해 본다면,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도 그리 먼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로듀서를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다면 이들이 향후 15년 후에는 뉴스 책임자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뉴스 앵커 직이 점차 연예인화된다는 비난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네트워크사의 앵커들은 이제 준연예인 대접을 받고 있다. 심지어 올해의 가장 섹시한 여성 혹은 남성에 이름이 오르락거리기도 한다. 앵커는 점잖고 고상하며 세속에는 한발 물러선 사람처럼 보였던 이미지에서 이제는 세속에 두 발을 담그고 있는 꼴이 된 셈이다. 이런 경향은 대학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대학생들은 연예인이 되고 싶어 앵커가 되고 싶어한다. 그들은 수십 년 전의 도도한 앵커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지 않다. 이래저래 변화 속에 놓여 있는 셈이다.
http://www.startribune.com/459/story/6858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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