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방송 청취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에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성장했던 보스턴 대학 4학년인 대니 코스타(Danny C. Costa)도 최근에는 더 이상 라디오를 듣지 않는다. 지난 몇 년 동안 코스타는 웹 사이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청취하곤 했다. 웹 사이트는 친구들이 자주 입에 오르내렸던 영상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그는 Top 40을 즐겨 듣는다. “음, 라디오를 더 이상 청취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에는 제가 듣고 싶은 모든 노래가 다 있는걸요”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CD에 굽거나 아니면 iPod에 복사해서 듣곤 한다. 10명 중 9명은 여전히 라디오를 청취하고 있지만, 청취시간은 계속 감소 중이다. 라디오 업계는 현재 스트리밍 오디오, 파드캐스팅(podcasting), 아이파드(ipod) 그리고 위성 라디오에 심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결과적으로 1990년 이후부터 라디오 업계의 전망은 점차 불투명해졌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라디오 업계의 전망은 괜찮은 편이다. Clear Channel이 전체 라디오 방송국을 거의 휩쓸다시피 한 것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적정 수준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후 라디오 업계의 성장률은 제자리 수준에서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청취자의 수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라디오 청취율을 측정하는 알비트론(Arbiron)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라디오 청취시간은 무려 14%나 감소했다. 최근 3년 동안 미국 5대 라디오 방송사들의 주식 가치는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어느 누구도 바닥이 어디쯤인지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위기는 새로운 도전을 낳는 것인지 최근 들어 라디오 업계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라디오 업계, 새로운 서비스 제공 위한 다양한 실험 전개 미국 제1의 라디오 방송사인 클리어 채널(Clear Channel Communica- tions)은 현재 중소 시장의 1,200여 개 방송국을 팔아치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BS(CBS Corporation) 역시 현재 몇 군데의 라디오 방송국을 팔아치웠고, 조만간 몇 개의 방송국을 더 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트 디즈니 역시 지난 여름 모든 라디오 방송국을 팔아치워 사실상 라디오 산업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라디오 업계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라디오 산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2005년, 라디오 업계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새로운 실험을 강행했었다. 새로운 포맷을 선보였고, HD Radio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었다. HD라디오를 청취하기 위해서는 전용 수신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의 역사를 보면 미국 방송사들은 사용자가 충분해질 때까지는 시범적으로 새로운 포맷 등을 선보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근 라디오 방송사가 보여 준 모습은 그들이 느끼는 절박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라디오 업계는 라디오 매체의 장점이자 한계인 음성물에서 벗어나 영상물로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서 웹 사업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90년 전, 라디오에 처음으로 광고가 방송된 이래로 가장 격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라디오 산업이 구조적으로 지는 사업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성장 둔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운영 모델(operating models)을 찾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라고 번스타인 앤 컴퍼니(Sanford C. Bernstein & Company)의 미디어 분석가 마이클 네이턴슨(Michael Nathanson)은 말하고 있다. 라디오 방송을 비디오 대여, 잡지, 텔레비전 혹은 신문 등과 구별시키는 작업이 바로 라디오의 성장률 하락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라디오는 다른 미디어와는 달리 온라인 비즈니즈 모델에 늦게 뛰어들었다. 비록 디지털 수익은 급격하게 증가 추세이긴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보면 여전히 얼마 되지 않는다. 베로니스 슐러 스티븐슨 커뮤니케이션(Veronis Suhler Stevenson Communications)에 따르면, 전체 미디어 시장이 200억 달러 규모인 반면, 이 중에서 디지털이 차지하는 비중은 8,700만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라디오 청취를 줄이고 있는 사람은 비난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뉴욕 일대에서 외과의사로 일하고 있는 글래스만(Larry R. Glassman)은 보통 출근길 40여 분 동안 라디오에서 록(Rock) 뮤직을 들었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더 이상 기존의 라디오를 듣지 않는다. 그가 위성 라디오 방송을 듣기 시작한 지도 제법 되었다. “위성 라디오 방송은 내가 듣고 싶은 장르의 노래만을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외과 수술실에 위성 라디오 방송 수신기가 설치되어 있다면 수술 중에도 위성 라디오 방송을 들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렇지 못해서 수술실에서는 아이파드(iPod)를 듣고 있습니다.” 글래스만이 결정적으로 기존의 라디오 방송에서 위성방송으로 선택을 바꾼 것은 광고 때문이었다. 자기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 놓고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광고로 기분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2005년 라디오 방송 광고는 0.3% 증가했다. 이는 실제 소비자 물가의 인상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상파 TV가 디지털로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라디오 방송은 위성 라디오 방송인 XM과 시리우스(Sirius)의 주도로 진행되었다. 위성 라디오 방송은 1,100만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다양한 스포츠 중계와 적절한 니치 프로그램, CD에 버금가는 음질 그리고 광고가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기존 지상파에서 음란성 시비로 문제가 되었던 하워드 스턴(Howard Stern)이 위성방송으로 옮긴 것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물론 한쪽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라디오 방송 청취자가 2억 3,000만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단기간에 이 정도의 실적을 올리는 것은 유료이면서 신규 매체가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닌 것만큼 분명하다.
기존 지상파 라디오 매체의 반격은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라디오 재벌인 클리어 채널(Clear Channel)은 BMW와 이달 초 계약을 맺어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제공해 주기로 합의를 했다. 또한 싱귤러(Cingular) 휴대폰 업체와 계약을 맺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기로 합의했다. 더 이상 기존 라디오 수신기란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것을 세상에 공표한 것이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은 업계의 평균 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6%의 성장률로 이어졌다. 또한 지상파 라디오는 웹 청취자에게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맞춤형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위성 라디오 방송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로컬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현재 클리어 채널은 미국 내에서 가장 방문객 수가 많은 음악 사이트가 되었다. CBS Radio 역시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아직 CBS 라디오의 공세를 평가하기에는 조금 이르다는 판단이다. 올 상반기 동안 CBS 라디오의 영업 수익은 17% 하락했다. 그러나 CBS 라디오의 대표 조엘 홀랜더(Joel Hollander)는 라디오 산업은 여전히 막강한 산업이라면서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 2006. 9. 15., By RICHARD SIKLOS> http://www.nytimes.com/2006/09/15/business/media/15radio.html?_r=2&oref= slogin&ref=media&pagewanted=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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