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에서는 미국의 동화 투고 공유 사이트 ‘YouTube’를 월간 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일본 내 인터넷 관련 조사 회사인 ‘넷 레이팅스’에 따르면, 올해 3월의 인터넷 이용 조사에서 212만 1,000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 인터넷 사용자의 5.2%가 이용하고 있는 꼴로, “전 내용이 영어로 제공되는 웹사이트로서는 이례적인 이용률”이라고 넷 레이팅스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에서는 월간 776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 숫자는 인터넷 사용자의 5.4%에 달하는 것으로 이용률은 미국과 일본이 거의 일치하는 셈이다.
서버가 미국에 있는 이 사이트에 일본인 사용자의 접속이 급증한 것은 작년 12월부터이다. 한 사람당 방문 빈도와 평균 이용 시간은 일본이 미국을 웃돌았다. 3월 한 달 사이에 일본은 한 사람당 3.2회, 33분 37초였지만, 미국은 2.7회, 24분 3초였다. 일본의 방문자는 젊은 층이 압도적으로 많고, 특히 19세 이하가 전체의 37%를 점했다. 동영상 링크를 일기나 링크 집에 직접 오려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영어 사이트라는 점을 의식하지 않고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넷 레이팅스사 관계자는 분석했다. 이 회사의 오기와라 사장은 “YouTube에는 일본의 TV 프로그램 등 저작권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동영상이 다수 투고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급속도로 확장되는 보급 실태가 밝혀짐으로써, 향후 콘텐츠 유통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YouTube가 일본에서 미국 수준으로 침투했다는 사실은 영상 콘텐츠의 매력에 국경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라고 평가했다.
‘YouTube’를 둘러싼 논란
이렇듯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YouTube’에 대해 방송국 관계자는 ‘심각한 문제’라고 평했다. YouTube에 올라온 동영상 중 대부분의 TV 프로그램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내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YouTube에서는 방송이 종료된 프로그램의 동영상 등 다른 곳에서는 입수하기 힘든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어서 프로그램의 홍보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새로운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YouTube가 초기의 P2P 파일 교환 소프트처럼 불법 콘텐츠를 교환하는 언더그라운드적인 존재로 그치고 마는가, 아니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업 모델이 되는가를 둘러싸고 현재 일본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반영이라도 하듯 올해 4월에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YouTube의 총 접속 중 1/3이 일본으로부터임이 밝혀졌다. 물론 YouTube의 운영자는 불법 콘텐츠를 업로드하지 말도록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업로드 되는 콘텐츠에 대해서 미국 내 운영자로서는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색만 하면 애니메이션이나 음악 프로모션 비디오를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초기 Napster 같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언제 고소당해 못 보게 될지 모르니 지금 실컷 봐 두자’는 속셈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NBC 등이 자사 콘텐츠의 삭제를 요구하여 YouTube가 응한 사례가 있다. Google Video에 ‘Adventure Children’을 업로드한 사용자는 스퀘어 에닉스에 대해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도 있다. 현재 본격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일본 내 저작권 권리자가 일제히 YouTube 측에 콘텐츠 삭제 요청을 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지배적인 이유이다.
이러한 YouTube 논란의 주변에서 후지 TV가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실시하여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YouTube처럼 사용자가 업로드한 동영상을 Flash 형식으로 송신하는 모델을 취함으로써, YouTube의 사업 모델에서 힌트를 얻은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업로드 전에 저작권 권리 관계를 체크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무법지대가 될 가능성이 낮다. 개인제작-권리 관계가 명확하고, 무료의 질 높은 콘텐츠를 모으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인 셈이다.
이렇듯 방송국을 중심으로 한 YouTube를 둘러싼 논란 및 대응은, 저작권 권리 관계를 고려한 견제 중심으로 전개되는 한편, YouTube의 모델만은 모방하여 새로운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쪽으로 양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NHK에 의해 일본 내 저작권 권리자로서는 처음으로 YouTube에 콘텐츠 삭제 요청이 제기되어 주목을 받았다.
방송국의 대응 1: 동영상 삭제 요청의 어려움
올해 6월, YouTube에 업로드 된 NHK의 프로그램 <스푸의 그림 그리기 노래>가 불법 콘텐츠라며 NHK는 YouTube 측에 삭제를 요청하였다. YouTube는 이에 즉각 응했으나, 삭제 직후 또다시 동영상이 업로드 되었다. 미국 내에서 ‘삭제-반복되는 업로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본발 콘텐츠를 둘러싸고도 일어날 전망인 셈이다.
올해 들어 각 민방 모두가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었다. 물론 삭제 요청도 빈번히 이루어졌다. 하지만 NHK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삭제하자마자 다시 업로드 되는 악순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NHK의 삭제 요청은 이러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앞으로 민방 등의 대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번 NHK의 요청으로 삭제된 것은 금년 4월에 NHK 교육 TV가 방영한 <엄마와 함께> 프로그램의 일부이다. 출연자가 <스푸의 그림 그리기 노래>를 부르면서 프로그램 캐릭터 ‘스푸’의 얼굴을 그린다는 내용이 담긴, 10분도 채 안 되는 길이의 동영상이었다. 출연자 중 한 사람인 ‘노래하는 언니’가 그린 그림이 너무나도 독특하다고 블로그나 게시판 등에서 인기를 끌자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시작했고, 얼굴 그림을 모사한 그림이나 아스키 아트․패러디 동영상․게임 등이 인터넷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이다.
NHK 측은 그림 그리기 노래의 동영상이 YouTube에서 공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의 통보에 의해 5월에 알았다고 한다. “조사 결과 NHK 영상의 불법적인 복제물임을 확인했다”(NHK 홍보국). 따라서 YouTube에 5월 30일자로 이메일을 통해 삭제를 요청했고, 5월 31일 삭제를 확인했다고 한다.
YouTube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동영상의 공개를 금지하고 있으며, 불법 콘텐츠의 삭제 처리 과정도 점차 간략화되어 가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YouTube 측에 불법적으로 업로드 된 콘텐츠의 삭제를 요청해 온 후지 TV 저작권부에 의하면, “작년까지는 YouTube 측의 삭제 기준이 엄격하여 변호사 명의의 사인이 들어간 의뢰서를 FAX로 보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금년 4월 정도에 삭제를 의뢰할 때에는 이메일 한 통으로 삭제 처리 되었다”라고 한다.
그러나 YouTube의 동영상은 위의 NHK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번 삭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공개되어 있는 사이에 동영상을 다운로드하여 보존하고 있던 유저 등이 삭제되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다시 업로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의 그림 그리기 노래 동영상도 현재까지 업로드 되어 있는 실정이다. “불법 콘텐츠를 모두 파악해서 하나하나 삭제 의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NHK와 후지 TV 관계자는 입을 모은다. NHK 홍보국은 “YouTube의 동영상을 매일 하나하나 확인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사람도 모자라다”며, 시청자로부터의 통보가 있을 경우에만 불법인지 어떤지를 확인해서 삭제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통보는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지만, 그만큼 업로드 되는 동영상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대응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후지 TV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현 상황은 국내 저작권 침해 대책만으로도 벅차다. 우리 회사의 콘텐츠를 DVD 복제하여 옥션에서 판매하는 인터넷 사용자에 대한 대응이 저작권 관련 문제에서는 최우선 순위이기 때문이다. YouTube에 계속 업로드 되는 동영상을 모두 감시할 여유는 없다.”(후지 TV 저작권부)
이렇듯 방송국의 저작권 보호 대응은 현재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완전히 “각 방송국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후지 TV는 미국 내 방송국 등 YouTube에 항의하는 단체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소송을 포함하여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다. 니혼 TV도 “우리 회사 프로그램이 업로드 되어 있는 사실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며, 삭제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NHK와 민방이 이렇듯 저작권 문제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로컬 방송국인 도쿄 MX TV가 색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방송국은 YouTube를 통해 자사 프로그램을 송신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방송국의 대응 2 : ‘YouTube’를 적극 활용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저작권 침해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YouTube에 대해, 그 인기를 역으로 이용하자는 방송국이 일본 내에 출현했다. 도쿄의 로컬 방송국이 자사 프로그램을 권리 처리하여 YouTube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도쿄의 UHF 방송국 ‘도쿄 메트로폴리탄 TV(TOKYO MX)는 8월 말부터 자사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을 YouTube 등 미국 내 3개 동영상 송신 사이트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도쿄의 로컬 방송국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공개로 시청 영역을 세계로 확장하여 새로운 시청자 층을 획득하기 위함이다.
YouTube에는 일본 내 TV 프로그램 동영상이 다수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이미 지적했듯이 대부분이 권리자의 허락 없이 업로드 된 불법 콘텐츠로 간주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국이 스스로 권리 처리하여 공식적으로 프로그램을 송신하겠다는 이번 도쿄 MX의 시도는 일본 내에서 드문 사례로, YouTube에 대한 평가나 인터넷을 통한 프로그램 송신에 관한 논의에 큰 파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 MX가 송신하는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생방송하고 있는 30분간의 정보 프로그램 이다. 인기 블로거의 인터뷰나 플로그 관련 화제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미 YouTube에 리허설 모습 등을 공개하고 있으며, 본편도 8월 25일부터 공개를 시작하여 과거 방송분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출연자나 각 회의 게스트, 또한 스폰서로부터도 인터넷 송신의 허락을 받아 권리 처리가 완료되어 있으며, CF를 빼고 송신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도쿄 MX와 스폰서가 공유하고 있고, 출연자도 인기 블로거나 IT 업계 관계자 중심이라서 저작권 관련 허락을 받기가 쉽다고 한다. 금요일 방송 종료 후에 각 코너별로 분할하여 인코딩한 뒤 다음 주 월요일 즈음에는 ‘YouTube’, ‘google video’, ‘Revver’ 등에서 공개된다. 이 사업자들과는 송신 계약 등을 체결하지는 않았고, 개인과 마찬가지 입장에서 동영상을 업로드한다.
도쿄 MX 측은 일본 내의 동영상 송신 서비스 업체로부터도 의 콘텐츠를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제의를 받고 있다며, 공급처는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휴대전화에도 동영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전개의 목적은 방송 영역을 넘어선 시청자 획득이다. 도쿄 MX의 시청 가능 영역은 도쿄 권역의 850만 세대이다. 하지만 YouTube 등을 활용함으로써 세계 몇 천만의 시청자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이 방송국의 혼마 편성국장은 “YouTube나 google video를 활용함으로써 시청자를 다방면으로 개척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면 과제는 시청자 확대로, 확대된 시청자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겠다고 혼마 편성국장은 주장했다. 당장은 동영상 송신에 따른 인터넷 사용자의 코멘트를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할 계획이며, 저작권 관리를 위해서는 크리에이티브 공유 라이선스를 활용하여 원저작자의 크레디트를 표기하면 재송신 등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의 영어 자막 등은 사용자들이 자율적으로 제작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이외의 송신은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탤런트들은 프로그램의 인터넷 송신을 이해해 주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데, 역시 음악은 저항감이 많기 때문”이라고 혼마 편성국장은 말했다. 악곡을 송신하기 위해서는 저작권료를 따로 지불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코스트 부담이 너무 큰 것이다.
물론 도쿄 MX도 불법 콘텐츠에 대한 대응은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다. 자사의 프로그램이 YouTube에 불법으로 업로드 된 경험도 있고, 이에 대해서는 삭제 요청을 한 경우가 있다. YouTube를 활용하려 하고 있는 도쿄 MX도 사용자에 의한 불법행위를 허용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지상 디지털 방송의 IP 재송신 문제 등 방송과 통신의 융합 문제가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다. YouTube를 둘러싼 문제도 이러한 논의 속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며, 저작권 보호와 새로운 사업 모델의 창출 사이에서 일본의 방송업계는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둘러싼 논란과 진로 모색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참조 : - 도쿄신문 2006. 8. 24. - 산케이신문 2006. 8. 15. - ITmedia 2006. 8. 25.
◦ 작성 : 김 항(동경대학교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박사과정, lth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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