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소비자주의라는 질타를 받으면서까지 디지털 저작물 보호에 앞장섰던 영화 업계가 소비자의 복사 행위를 다소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채를 띠고 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웹에서 다운로드 받은 영화는 오직 PC에서만 시청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운로드 받은 영화를 특별히 제작된 DVD에 복사해서 DVD 플레이어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렇게 복사된 DVD는 다른 DVD로 복사할 수는 없다. CinemaNow나 Movielink와 같은 업체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영화는 그동안 이런 제약성 때문에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소비자들의 불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다운로드 받은 영화를 DVD로 복사해 TV에서 시청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다운로드 받은 영화를 DVD로 복사하게 할 경우 불법 복사가 성행할 것이고, 이로 인해 DVD 시장 및 제반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걱정해 왔다. 이번에 DVD 복사 허용 방침은 할리우드의 전략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할리우드는 소비자들에게 합법적이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면서 간편하게 디지털 영화를 취득할 수 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불법 복사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오락을 제공하고, 그들이 이용하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그것을 제공하고 싶습니다”라고 DVD 복사방지위원회의 그레그 라손(Greg Larson)의 말에서도 이를 실감할 수 있다. VOD 서비스 업자들은 이번 조치는 단지 VOD 서비스에서 이루어진 많은 기능 향상 중의 하나 정도일 뿐이라고 말한다. Guba의 창립자이자 CEO인 톰 맥이너니(Tom McInerney)는 영상 공유 사이트들은 최근 소니픽처스와 워너브라더스와 협상을 맺어 다운로드가 가능한 영화를 구매하기로 했다. 그동안 VOD 서비스 업체들은 속도가 너무 느려서 인내력이 넘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다는 혹평을 받아 왔다. “이번 일은 단지 VOD 업계에서 1/4분기의 첫 1분에 해당될 뿐입니다”라고 맥이너니는 말했다. “이제 우리는 다운로드 받은 영화를 DVD에 구워 시청할 수 있게 되었으며, 조만간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활성화되면 인터넷을 통해서 영화를 다운 받는 속도가 감소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VOD와 관련된 소비자의 불만을 한꺼번에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복사를 허용하기 위해서 DVD 복사통제협회(DVD Copy Control Associ- ation)에서는 CSS(the Content Scramble System) 암호화 기술을 채택해야만 했다. 이 방식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협회는 물론이고 가전 업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서로 협력해서 DVD 내용물을 보호하는 데 합의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기존 CSS의 기능 향상 버전에서는 DVD로 녹화해서 시청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쯤 현실화될지는 모른다. 앞서 말한 대로 가전 업체는 물론이고 VOD 서비스 업체에서도 새로운 CSS를 적용해야만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http://news.com.com/Studios+to+OK+copying+movie+downloads+to+disc/2100-1026_3-6104388.html, 그레그 샌도발(Greg Sandoval), 200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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