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시간의 활용은 미디어 소비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는 몇 년 전 주 35시간 근무체제로 전환하면서 미디어들은 개인들의 늘어난 여가 시간을 최대한 그들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과연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 미디어를 더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활동에 시간을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은 많은 미디어 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프랑스의 시청률 조사기관인 M diam trie는 최근 에 프랑스인들의 일요일 미디어 소비 실태라는 재미있는 조사를 발표하였다. 대체로 일요일은 휴식을 취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여가를 즐기는 시간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인들이 한가롭게 산책을 하거나 특별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일요일을 보낸다면 과연 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인가? 이러한 일요일의 미디어 소비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시청자들의 소비 행위를 주중과 일요일로 나누어 비교했으며, 그 중간 단계인 토요일은 영화 관람률 비교를 제외한 나머지 미디어 조사에서 의도적으로 제외되었다.
텔레비전 시청의 증가
주중과 일요일을 비교해 볼 때 일요일에 텔레비전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명백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세 이상을 대상으로 할 때 월요일에서 금요일은 평균 3시간 31분, 일요일은 4시간 13분, 즉 2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현상은 성별 혹은 직업이나 가족 그리고 사회적 조건들에 따라 다르게 설명되어질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일요일 여성들의 시청률이 11% 하락한 반면 남성들은 36%의 증가율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즉 남성들이 주중에 더 많은 직업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부분적으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또한 직장인들의 일요일 시청률은 개인 기준으로 2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청소년들을 보면 주중(9%)과 주말(10%)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대신 시청 시간대는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난다. 평일에는 가장 시청률이 낮은 오전과 오후 시간대가, 일요일에는 명백한 증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9시부터 12시까지의 시간대를 보면 10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70% 증가율을 보였다.
프로그램 장르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인가? 일요일에는 채널들이 스포츠 프로그램을 평소보다 많이 제공하는 반면, 픽션과 오락이나 정보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적게 방송한다. 그렇다고 스포츠가 주중보다 많이 시청된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프로그램 공급과 시청률을 비교할 때 오히려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중과 일요일의 차이는 프로그램의 장르마다 조금씩 다르다(<표 1>). 일요일 저녁은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준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프라임 타임의 상징인 뉴스가 방송되는 저녁 8시부터는 시청률이 주중과 비슷하다. 그 후 시작되는 일요일 영화는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한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픽션의 공급 대비 시청률이 주중보다 높다.
개봉일보다 더 많은 영화 관람
2003년 1월에서 12월까지 7만 5,000개의 극장을 조사한 결과, 수요일에 영화가 개봉되면 토요일이 23.3%로 티켓 판매가 가장 많고, 일요일이 19.2%로 두 번째를 차지하며, 개봉 당일 수요일은 14.3%로 이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며, 그 외 다른 요일은 11% 이하로 나타났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요일에 따라 관람객의 프로필이 변한다는 것인데, 즉 일요일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동일한 유일한 요일이며, 다른 요일은 주로 남성들(특히 수요일)이 과반수 이상(관람객 중 60%)을 차지한다. 또한 직장인들은 주말을 선호하는데 토요일 47%, 일요일은 이에 약간 못 미친 43%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학교의 학기 시스템에 따라 일요일은 아이들에게 극장에 가기 좋은 요일이 된다. 6∼14세의 21%가 일요일에 영화를 관람했는데, 이는 토요일(24%)보다는 약간 낮고 수요일 관람률과는 같은 비율이다.
라디오는 하락세
라디오는 영화와 텔레비전과는 달리 일요일보다 주중에 더 많이 청취된다. 13세 이상의 경우 주중이 85%(2004년 1∼3월)인 데 반해 일요일은 69.9%, 즉 변화폭이 18%이고, 일요일에 라디오를 듣는 시간은 주중 2시간 53분과 비교해 33분이 적은 2시간 20분이다. 청취율이 하루 종일 동일하지는 않은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청취자들이 오전 8시경과 저녁 6시경에 가장 많이 청취하고, 일요일은 평소보다 늦잠을 자기 때문에 9시에서 12시 사이에 청취율이 높으며, 저녁 6시경은 주중에 비해 낮은 편이다.
<표 3>과 같이 직장인들의 주중과 일요일 청취율은 각각 89.4%, 69.1%로 13세 이상의 모든 청취자들의 청취율과 유사하며, 주로 출퇴근 시간에 자신의 차 안에서나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다고 한다. 즉, 일요일은 직장에 나가지 않으므로 자연적으로 일하는 시간과 차로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들므로 주중보다는 라디오를 덜 청취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한편,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주중(74.1%)과 일요일(69.9%)을 비교할 때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13∼24세의 청취자들을 보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청취율은 약 91%, 일요일은 약 81%로 10%의 차이만 날 뿐이다. 청소년들은 그들의 선호 채널을 평균적으로 2시간 정도를 할애하며, 일요일에도 꾸준히 라디오 청취를 하는 편이다.
인터넷 사용의 균일성
인터넷의 보급률은 2004년 3월 현재, 2세 이상 1,900만 사용자들이 가정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졌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사용 습관은 일요일과 그 외의 요일이 거의 유사하다. 일요일 가정에서 적어도 한번 이상 인터넷에 접속하는 횟수는 주중의 23.6%에 가까운 25%로 나타났다. 월간 조사를 참고하면, 3월 한 달 동안 4회의 일요일 가운데 적어도 한 번 이상 접속한 사용자들은 주중과 비교해 1% 증가한 44%로 조사되었다. 일요일 인터넷 접속자를 성별·나이별로 구분하자면 35세 이상이 55%를 차지하였고, 3분의 2가 남성이었다. 3월 한 달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일요일에 접속한 사람들 중 4분의 1이 매주 일요일마다 접속하였고, 그 중 4분의 3이 남성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밤 사이 인터넷 사용자들 또한 무시할 수 없는데, 토요일 자정부터 일요일 새벽 3시까지의 접속 횟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요일 아침 역시 주중보다는 높은 횟수를 나타냈다.
향후
미디어와 프로그램에 따라 소비 형태가 다소 달라지나 전반적으로 볼 때 여가 시간의 증가가 미디어 소비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현상들, 특히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이 야기하는 변화들은 여러 질문들을 야기한다. 이 변화들이 우리들의 삶의 방식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누가 먼저 이 변화를 잘 수용하며 행동을 변화시킬 것인가? 미디어는 일상생활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것인가? 앞으로 밝혀 가야 할 이 질문들은 흥미진진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대답들은 우리 사회의 변화하는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 참조 : M diam trie, Revue Audience 2004. 7 ○ 작성 : 이 원(프랑스 통신원, tempspecheur@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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