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일부 주주들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의 아들 제임스 머독(James Murdoch)이 BSkyB 사장으로 임명되었다. 제임스 머독 사장은 주주들의 족벌경영에 대한 우려와 BBC가 지원하는 Freeview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Sky의 수익 감소 등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BSkyB의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최근 몇 가지 중요한 정책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다.
Sky, 완전 유료 채널에서 일부 무료 채널로 정책 전환
BSKyB는 BBC가 제공하는 30개의 무료 채널 서비스인 Freeview의 성장에 위협을 느끼고 이의 대응전략으로서 200개의 무료 채널 패키지를 내보낼 계획이다. 주요 정책변화의 하나로, BSkyB는 '완전 유료 채널' 서비스를 포기하고 유료 TV 개념에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위성방송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위성 TV 수신자들은 안테나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는 BBC와 같은 서비스를 수신하려면 패키지 채널을 구입해야만 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150파운드 정도 되는 위성접시와 수상기 설치비만으로 새로운 서비스 수신이 가능하며, 시청자들은 가입료를 지불하지 않고 BBC3와 BBC4를 포함해 5개의 지상파 채널과 방송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BSkyB가 설립된 지 10여 년 이래 처음으로 BSkyB의 최고 가격의 최고 인기 서비스인 영화와 스포츠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이 무료 패키지에는 81개의 라디오 방송과 더불어 ITV, BBC1, BBC2, BBC3, BBC4, CBBC, CBeebies, News 24, BBC Parliament, Channel 4, Channel Five, ITV News, CNN 그리고 Extreme Sports처럼 대개 소수 시청자들이 시청하는 수십 개의 다른 채널들이 포함된다. 이번 조처는 제임스 머독이 지난해 BSkyB 사장이 된 이래 주목할 만한 최초의 주요 전략적 시도로 여겨진다.
이번 달 초에 미디어 규제기구 Ofcom이 내놓은 수치에 따르면 현재 350만여 가구가 Freeview를 수신하는데, 그전까지 멀티채널 서비스를 거부해 왔던 가구들 중에 47%가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 지속적인 성장세가 유료 TV를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파운드 정도를 한 번 지불하기만 하면 30개의 채널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Freeview 서비스의 급속한 성공이 BSkyB를 압박해 온 것으로 보인다.
머독 사장은 상호작용 기능의 추가와 더불어 Freeview보다 더 많은 채널을 제공하는 무료 위성방송 출시가 잠재 고객들로 하여금 매달 수신료를 내지 않는 대신 150파운드를 내도록 설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조처는 Sky의 가입자 증가가 1998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 주는 최근의 수치에 우려를 나타내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기도 하다. 15년 전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Sky는 경쟁 방송사를 상대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항상 단호한 결단을 내려 왔었다. Sky는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British Satellite Broadcasting을 집어삼켰으며, 핵심적인 스포츠와 영화 거래를 낚아채 최대의 영향력을 가진 유료 TV 회사가 된 게 사실이다.
이번 새 패키지 상품은 특히 Freeview 수신이 불가능하거나 수신을 위해서는 안테나의 상태를 개선해야 하는 시 외곽 지역의 가구들에게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번 조처는 2010년까지 아날로그 신호에서 디지털로의 전면 전환 계획의 실행을 위한 유의미한 조치로서 정부와 Ofcom으로부터도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Ofcom은 디지털 전환의 주요 장벽 가운데 하나인 가시청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무료 위성방송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머독 사장은 영국 방송이 전면 디지털로 전환해 감에 따라 1,000만 명 정도는 여전히 공략해야 할 잠재 유료 TV 고객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그 잠재 고객들이 Sky 위성접시를 설치하고 나면 그들은 결국 유료 TV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35.3%의 지분을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News Corporation이 소유하고 있는 BSkyB는 인터랙티브를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머독 사장은 내년까지 800만 명의 Sky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SkyB의 이번 조처에 대해 BBC의 마케팅 국장 앤디 던컨(Andy Duncan)은 "이는 우리 시청자들에게 매우 기쁜 소식이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유료가 아니어도 BBC의 모든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또 다른 루트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며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영국 최초의 HDTV 출시도 계획
BSkyB는 또 다른 혁신적 사업의 일환으로서, 차세대 TV 표준 포맷으로서 현재 미국에서 크게 장려 중인 고선명도 텔레비전(high- definition TV)에 적합한 프리미엄 채널 패키지를 개발 중에 있다. HDTV를 통해 TV를 시청할 경우, 특히 스포츠와 영화의 영상의 질은 훨씬 향상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다수의 스포츠, 드라마, 오락, 뉴스 프로그램들이 HDTV 포맷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머독 사장은 홈 시네마와 대형 화면 TV, Sky Plus와 같은 하드디스크 레코더의 붐 조성으로 HDTV라는 새로운 포맷이 중요한 소수 고객들에게 소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y는 2006년부터 시작될 이 새로운 서비스가 가입자들을 독려해 새로운 포맷으로 축구시합과 같은 일회성 이벤트들과 채널들을 수신하기 위해 프리미엄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새로운 HDTV 수상기가 고가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전히 구입을 꺼리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가 일정 정도 해결되어야만 BSkyB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제임스 머독 사장은 BSkyB에 대한 머독가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투자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안된 정책 변화의 일환으로서 대다수 독립성 높은 이사들로 이사회가 구성되도록 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또한 기업 관리 방식에 대해 내부조사를 할 것이라는 발표에 이어 감사위원회와 급료 및 보상(remuneration) 위원회를 개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제임스 머독이 사장에 임명됨에 따라 기업 관리 방식에 대한 내부조사 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그의 사장 임명은 주주들을 분노케 만들었는데, 그의 아버지 루퍼트 머독 이사장이 공개적으로 상장된 회사를 뒤에서 조정하는 족벌경영이라는 주장들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BSkyB의 35%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루퍼트 머독이 News Corporation을 통해 이사회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항상 우려를 나타내 왔었다.
또한 이전 사장이었던 토니 볼(Tony Ball)이 1,070만 파운드의 급료를 받고 사장 후보로 나서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회사 임원들의 급료와 보너스의 수준을 결정하는 급료 및 보상 위원회가 비난을 면치 못했었다. 제임스 머독이 BSkyB에 사장으로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향후 3년간 1,000만 파운드를 급료로 받게 된다는 계약서에 서명 날인하고 나서 몇 주 뒤에 이 위원회의 개편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루퍼트 머독도 News Corporation의 재무 및 전략 담당 이사인 데이비드 데보(David DeVoe)와 함께 급료 및 보상 위원회에서 사임했다. 감사위원회와 새로이 합병되는 기업 관리와 임명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급료 및 보상 위원회도 이제 완전히 독립적인 비경영 이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제임스 머독이 BSkyB 사장으로 임명될 당시 일각에서는 제임스 머독 사장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거대 기업 제국의 이익을 위해 BSkyB를 운영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기도 했었다. 이러한 우려는 그 아버지 루퍼트 머독도 완전히 불식시키질 못했었다.
이번 양 위원회의 개편은 그러한 에피소드를 끝내고 작년 11월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제임스 머독 사장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 개편되는 이사회는 총 15명의 이사들로 구성된다. 경영 이사로는 단 2명이 포함되는데, 즉 제임스 머독 사장과 재무 이사 자리에서 곧 물러나게 될 마틴 스튜어트(Martin Stewart)가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8명의 독립 비경영 이사들 외에 루퍼트 머독과 4명의 또 다른 비경영 이사들로 구성된다. 여기에 곧 2명의 비경영(non-executive) 이사가 보다 강력해진 이사회에 새로이 합류하게 될 것이다. SVG Capital의 사장 니콜라스 퍼거슨(Nicholas Ferguson)과 Tesco의 재무 전략 담당 이사인 앤디 히긴슨(Andy Higginson)이 8명의 독립 비경영 이사진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또한 Dinton의 존 경(Lord St John)과 윌슨 경(Lord Wilson)을 포함해 News Corporation의 이사 체이스 캐리(Chase Carey)와 데이비드 데보(David Devoe)도 이사진으로 합류한다.
이러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변화와 더불어 지금까지 유료 TV에 무관심했던 새로운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유료 고객들을 통한 Sky의 평균 수익을 증가시키는 등 제임스 머독 사장이 어떻게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을지 분석가들과 경쟁 방송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 참조 : Guardian 2004. 6. 9., 6. 10., 6. 15., 6. 21. Broadcastnow(http://www.broadcastnow.co.uk)
○ 작성 : 김소형(영국 통신원, milena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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