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네트워크는 동성연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케이블 텔레비전 네트워크를 2005년 2월 17일에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 MTV의 모회사인 Viacom은 게이 네트워크의 출범을 위해 2년여 동안 준비해 왔음을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언제 출범할지와 콘텐츠에 대한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었다.
'로고(Logo)'라 이름붙여진 새 채널은 광고수입에 의존하며, 25세에서 49세 사이의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잰더를 대상으로 하여 오리지널 프로그램과 외주 구입한 프로그램을 혼성해 편성할 계획이다. 처음엔 '아울렛(Outlet)'으로 네트워크의 이름이 발표됐었으나, 이후 내부 조정을 거쳐 '로고'로 바뀌었다. MTV 네트워크의 CEO인 톰 프레스톤(Tom Freston)은 "레즈비언과 게이를 대상으로 한 특별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원했던 것으로 다소 늦은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MTV 네트워크의 음악 코미디 그룹 사장인 주디 맥그라스(Judy McGrath)는 "로고는 존재에 대한 것이다. 개별적 그리고 집단적 존재가 다양성과 공유된 시각 및 감정으로 결합된 게이와 레즈비언의 사회에 존재한다. MTV 네트워크는 시청자와의 오랜 연결의 역사를 갖고 있다. 게이와 레즈비언을 로고와 연결시키는 것은 우리의 다른 인기 있는 브랜드들과 시청자들을 연결시키는 것처럼 우리의 위대한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동성연애자 연대(Gay and Lesbian Alliance Against Defamation)의 최고 책임자인 존 개리(Joan Garry)는 "케이블 텔레비전은 (시청자들의 기호에 따른) 틈새시장에 프로그램을 공급한다. 동성연애자들은 오랫동안 이 틈새시장에서 제외됐었다"고 말했다.
보장된 광고수입?
'로고'의 임원진은 그들이 전통적인 30초 광고 스폿 외에도 보다 많은 광고와 협찬(sponsorship)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광고주들은 프로그램 속에 그들의 브랜드를 삽입하는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나 그들의 마케팅 메시지를 로고의 프로그램에 삽입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전통적인 방식의 광고 삽입 개념을 이해하는 광고주라 할지라도 게이나 레즈비언으로 분류되는 시장에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마켓 연구자들은 미국 내에 성인 레즈비언과 게이의 인구는 1,500만 명에 달하며, 이들의 구매력이 4,850억 달러에 달해 점차적으로 포춘 500대 기업들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이 마켓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예측했다.
커머셜 클로짓(Commercial Closet: 광고에 있어 85년간의 게이 이미지를 수집한 온라인 도서관)의 책임자인 마이크 윌키(Mike Wilke)는 "우리는 아마도 IBM이나 Subaru, American Airlines, Miller, Bud와 같이 잠시 동안 그런 광고를 내보냈던 게이에 우호적인 광고주들을 우선 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윌키는 GFN Pier 1이 과거에 게이 광고를 해오지 않았지만 이 분야에 있어 선두가 될 것이며, 이러한 환경 아래서 그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또한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이전에 게이 인쇄매체에 매우 적은 지출을 해왔던 것을 언급하며, 광고 예산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그는 예측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게이 마케팅보다는 단순한 신문광고에 많은 돈을 지출해 왔기 때문에, 그들이 게이 마케팅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그 동안의 활동을 재고해 봐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이 새로운 네트워크에 큰 관심을 보여 줬다. 자사의 웹사이트에 게이와 레즈비언을 위한 스페셜 페이지를 두고 있는 온라인 여행사인 오비츠(Orbitz)는 이미 로고와 광고시간을 위한 계약을 만들었으며, 렌터카 회사인 아비스렌트어카(Avis Rent a Car)도 로고와 협상에 들어갔다.
아비스렌트어카의 대변인인 테드 도이췌(Ted Deutsch)는 "우리는 게이 마켓이 크고 풍부하며, 최고 렌트가 브랜드라는 우리 기업의 이미지와 좋은 대응을 한다"고 밝혔다. 프레스톤은 로고가 케이블의 특성을 살려 광고 패키지를 판매할 것이며, 채널의 성공을 위해서 MTV와 적절한 상호 프로모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래밍 시너지 효과
로고는 Viacom의 MTV, Comedy Central, BET, Spike TV 등 대중적인 케이블 네트워크에 속하게 된다. MTV 네트워크의 음악 코미디 그룹 사장인 주디 맥그라스는 로고의 세부적인 프로그램 편성이 7월에 만들어질 것이며, 기본적으로 오리지널이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영화나 시리즈의 재방송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고는 이미 오리지널 시리즈와 스페셜을 제작하기 위해 재능 있고 창조적인 프로듀서나 작가를 확보해 왔으며, Viacom 네트워크(Showtime, CBS News, VH1, MTV, Comedy Central, TV Land)와의 협조를 통해 엔터테인먼트나 다큐멘터리, 뉴스 등 모든 분야의 전문성을 빌려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을 공동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맥그라스는 또한 여러 다른 MTV 채널로부터의 특정 프로그램들이 로고에 방송될 것임을 언급하며, TV Land 채널에서 방송된 게이 텔레비전의 역사나 VH-1 채널의 '게이 100' 음악 선택과 같은 프로그램을 예로써 지적했다.
새로운 기본 디지털 채널에 더하여, 로고는 유료 비디오 서비스(subscriber video on-demand service)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의 70%는 영화를 공급하는 것이다. 로고의 중요 사업 가운데 하나는 소니나 워너브라더스, 쇼우타임, 선댄스, 스니크 프리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소스로부터 영화들을 확보하는 일일 것이다. 로고는 이미 , , , 등 100여 편의 영화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반동성연애 집단의 보이콧 움직임
4만 3,000여 교회를 멤버로 하는 전통적 가치 연합(The Traditional Values Coalition)의 회장인 루이스 셀던(Louis Sheldon) 목사는 로고의 출범에 관한 뉴스를 접하자 바로 이에 대한 보이콧 계획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게이들의 권리에 반하는 로비를 해왔던 셀던은 "이것은 텔레비전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비정상적 생활태도를 조장하는 도덕적 혼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MTV의 프레스톤은 자사의 임원들에게 "일부 사람들이 게이와 레즈비언에 유감을 표하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동성연애자에 대한 사회의 관용과 용납의 수준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채널은 엔터테인먼트가 목적이지 동성연애자의 섹스나 선정적 내용을 주로 다루는 채널이 아니다"라는 것을 이해하라고 말했다.
커머셜 클로짓의 윌키는 게이 보이콧이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과거의 한 예로 "월트 디즈니가 '동성연애자의 날'에 디즈니 월드를 방문한 동성연애자들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미국 남침례회 교회의 신자들로부터 보이콧이 있었지만 디즈니는 성공적으로 이와 맞섰고, 보이콧은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침례회 신자들의 보이콧이 있던 첫 해 동안 오히려 디즈니의 이익이 증가했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내 동성연애자를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프레스톤은 이 채널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것이지 결코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MTV가 국가적으로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에 관한 논쟁 속에서 이익을 보고자 새 네트워크의 출범시기를 사전에 계획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로고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케이블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계속 전송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로고의 목표는 2005년 말까지 1,400만의 가구에 도달하는 것이다.
Viacom과 MTV
Viacom은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방송과 케이블, 라디오, 아웃도어 광고, 온라인 등 폭넓은 영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대표적 브랜드로는 CBS, MTV, Nickelodeon, Nick at Nite, VH1, BET, Paramount Pictures, Infinity Broadcasting, Viacom Outdoor, UPN, TV Land, Comedy Central, CMT: Country Music Television, Spike TV, Showtime, Blockbuster, Simon & Schuster가 있다.
Viacom International Inc.의 한 사업 부문인 MTV 네트워크는 MTV, MTV2, VHI, MTVU, NICKELODEON/NICK at NITE, COMEDY CENTRAL, TV LAND, SPIKE TV, CMT, NOGGIN, MTV INTERNATIONAL, THE DIGITAL SUITE FROM MTV NETWORKS를 통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다.
○ 참조 : Multichannel News 2004. 5. 31. Reuter 2004. 5. 24. http://www.reuters.com/newsArticle.jhtml?type=television News&storyID=5242918 Viacom 보도자료 2004. 5. 25. http://www.viacom.com/press.tin?ixPressRelease=80304155 ○ 작성 : 박동진(미국 통신원, dongjin@bama.u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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