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개시된 지 5개월이 지났다. 걸음마 단계인 지상파 디지털 방송에 대한 수용자들의 인식과 전망을 가늠하기 위하여, 4월 20일 'goo 리서치'와 'japan.internet.com'은 공동으로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지상 디지털 방송이 개시된 3대 도시권역을 대상으로 디지털 방송에 대한 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지상 디지털 방송 서비스를 통해 방송 예정을 알 수 있는 전자 프로그램표 등에 대한 기대는 높았으나, 전반적으로 지상 디지털 방송에 대한 수요가 아직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상 디지털 방송에 대한 높은 기대와 관련 기기의 잠재적 구매층이 여전히 폭넓게 존재함을 반증한 이번 설문조사는, 가전 업체의 1/4분기 결산이 디지털 방송 관련 제품의 높은 판매율로 인해 호조였다는 발표와 맞물리면서, 향후 지상 디지털 방송의 사업 전망을 밝게 만들었다.
이번 의식조사의 대상은 도쿄 23구, 나고야시, 오사카시에 거주하는 10대에서 50대까지의 남녀 1,070명이었으며, 성 비율은 남성 43.3%, 여성 56.7%였다. 연령층 비율은 각각 10대 2.8%, 20대 27.0%, 30대 41.2 %, 40대 21.8%, 50대 7.2%였으며, 각 지역별 비율은 실제 인구비율에 기초하여 도쿄 23구 63.4%, 나고야시 16.7%, 오사카시 19.9%였다.
설문 항목으로는 우선, "현재 지상 디지털 방송을 자택에서 시청하고 싶은가(CATV를 통한 시청 포함)?"라는 질문에, "보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은 79.5%, "보고 싶지 않다"라고 답한 사람은 14.7%였다. 또한 현재 "보고 있다"라고 답한 사람은 5.8%였다. 특히 30대와 40대 사람들 중에서 "보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80%에 이르렀다. 이는 지상 디지털 방송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10년 내에 완전히 지상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일본 방송계로서는, 지난해 12월에 개시된 지상 디지털 방송의 출발이 순조로웠음을 나타내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자신이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 현재 지상 디지털 방송의 NHK 종합 채널 시청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시청 가능' 62.4%, '시청 불가능' 3.5%였고, "민방 채널과 NHK 교육 채널의 시청은?"이라는 질문에는, '시청 가능' 60.2%, '시청 불가능' 4.7%였다. 하지만 각각의 질문에 대해 "시청 가능한지 어떤지 모르겠다"라고 답한 사람이 약 35%에 달하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어느 채널이 시청할 수 있고, 어느 채널이 불가능한지 불분명한 사람 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나고야시는 NHK 종합, NHK 교육, 민방 각각의 채널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약 20%로 3대 도시 중 가장 낮았다. 이는 아직까지 각 채널별, 지역별로 시청 여부에 차이가 나거나, 인지도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는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며, 앞으로 지상 디지털 방송에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낮은 인지도를 반영하는 설문결과가 시청 방법과 시청료에 관한 질문이었다. 지상 디지털 방송은 전용 튜너 등의 수신기만 있으면 민방의 경우 매달 시청료 없이 시청할 수 있지만(NHK의 경우 현재 수신료를 내고 있는 사람은 그대로 시청할 수 있지만, 내지 않은 사람은 수신료를 내야만 시청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답한 사람은 50.5%, '몰랐다'고 답한 사람은 49.5%로, 수신 방법이나 시청료에 대한 홍보도 부족했다는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지상 디지털 방송의 현 시청 상태에 대한 조사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보고 있다'고 답한 사람에게 시청 방법과 만족도에 대해 질문했다. 우선 "지상 디지털 방송을 어떤 방법으로 시청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답은 '케이블TV로 시청'으로 43.6%, '튜너 내장형 TV로 시청'이 29.0%, '대응 튜너를 TV에 접속해서 시청'이 27.4%였다. 가장 많은 시청 방법을 지역별로 보면, 도쿄 23구에서는 '케이블TV를 통해 시청'으로 47.7%, 나고야시에서는 '대응 튜너를 TV에 접속해서 시청'이 40.0%, 오사카시에서는 '튜너 내장형 TV로 시청'이 50.0%로 나타나, 지역별로 시청 방법에 차이가 있음을 나타냈다. 이 결과로 볼 때, 현재까지 지상 디지털 전파를 직접 수신해서 보는 시청자가 전체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의 시청자 내에도 대응 TV나 튜너가 보급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시청하면서 만족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만족'이라고 답한 사람은 11.3%, '어느 쪽이냐면 만족'이라고 답한 사람은 33.9%, '어느 쪽이냐면 불만족'이라고 답한 사람은 14.5%, '불만족'이라고 답한 사람은 6.5%로, 현재의 시청자 중 약 45%의 사람이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오사카에서는 약 60%가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goo 리서치의 이노우에 씨는 지상 디지털 방송의 본격적인 서비스가 정비되지 않아 아날로그 방송과의 차이점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시청자가 증가하고 서비스가 정비됨에 따라 만족도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 디지털 방송에 대한 수요 조사
지상 디지털 방송에 대한 수요 조사는, 위의 조사에서 지상 디지털 방송을 '보고 있지 않다'라고 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우선 지상 디지털 방송 전용 수신기 등을 구입해서 이 방송을 시청하고 싶은가를 질문한 결과, '보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이 34.4%, '보고 싶지 않다'라고 답한 사람이 9.2%,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답한 사람이 54.4%였다. 이 결과는 현재 아날로그 방송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시청자의 의식과 전용 튜너 등 주변 기기의 구매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4분기 가전 업체의 성적이 호조인 것을 감안할 때, 가전 업체로서는 아직도 수많은 구매자층이 존재하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로, 앞으로도 디지털 방송 관련 기기 판매가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이기도 하다.
"지상 디지털 방송 대응 TV나 튜너를 구입하기 위해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이라는 질문에 '5만 엔 미만'이 가장 많은 78.4%였고, 다음으로 '5만 엔에서 10만 엔 사이'가 12.3%, '10만 엔에서 20만 엔 사이'가 6.5%였다. "향후 3개월 내에 지상 디지털 방송 대응 TV나 튜너를 구입할 예정은?"이라는 질문에는 '구입할 예정은 없다'가 79.4%, '대응 TV 구입 예정'이 3.1%, '대응 튜너 구입 예정'이 3.1%로 나타났다.
대응 TV나 튜너를 구입할 예정이 없다고 답한 사람에게 "2011년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는데, 만약 구입한다고 하면 언제쯤이 될 것 같은가?"라고 질문한 결과,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는 2011년경'이라고 답한 사람이 32.4%, '3∼4년 후'가 19.0%, '5∼6년 후'가 10.5%였다. 이러한 디지털 방송 자체에 대한 수요도 조사결과는 디지털 방송이 시작한 지 5개월 된 현 시점에서는 당연한 결과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구매할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goo 리서치 담당자 이노우에 씨는 내다봤다. 이노우에 씨는 그 요인으로, 디지털 방송의 홍보가 폭넓게, 전국적으로 확장될 것이며, 시청자의 증가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기하급수적으로 시청자가 늘어날 것 등을 거론했다.
한편, 향후 3개월 이내에 대응 TV나 튜너를 구입할 예정이라고 답한 사람에게 "구입하고 싶은 TV나 튜너의 메이커는(복수 선택 가능)?"이라고 질문한 결과, TV는 '소니' 54.8%, '샤프' 41.9%, '파나소닉' 38.7%로 각각 나타났으며, 전용 튜너는 '파나소닉' 47.1%, '소니' 29.4 %, '샤프'와 '파이오니아'가 동률로 23.5%였다.
지상 디지털 방송의 다양한 서비스 대한 의식조사
지상 디지털 방송은 고화질/고음질 방송 외에도, 데이터 방송이나 전자 프로그램표, 양방향 기능, 쇼핑 기능, TV 이외의 휴대단말기를 통한 시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각 서비스에 대한 수용자의 인지도 및 수요를, 현재 지상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물었다.
우선 TV 화면에서 일상생활과 관련된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방송을 '이용하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은 58.9%, '이용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한 사람은 11.6%였다. 8일분의 방송 예정을 미리 알 수 있는 전자 프로그램표를 '이용하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은 74.1%, '이용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한 사람은 12.2%였다. 특히 20대에서 전자 프로그램표를 '이용하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은 81.5%에 달했다. 또한 리모콘 조작만으로 퀴즈나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양방향 기능에 대해서 '참가하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이 57.5%, '참가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한 사람은 21.3%였으며, 리모콘 조작으로 쇼핑하는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은 33.5%, '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한 사람은 40.9%였다.
이상의 조사결과는 디지털 방송이 가져올 TV 시청환경 변화가 폭넓게 홍보되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goo 리서치 관계자는 말했다. 전자 프로그램표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은, 현재의 기본적인 시청환경 틀 내에서 디지털 방송의 개선된 기능을 원하는 수용자의 의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양방향 기능을 통한 프로그램 참가나 쇼핑 환경의 변화 등의 획기적 변화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음을 나타낸다. 즉, 디지털 방송에 대한 수용자의 수요는 아날로그 방송의 기본 기능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 머물러 있으며, 앞으로 디지털 방송의 획기적인 기능 개선이 수용자에게 더욱 소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를 방송계에 제기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설문조사를 개괄하자면, 지상 디지털 방송에 대한 단순 인지도와 기대감은 높지만, 상세한 인지도나 획기적으로 향상될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개시된 지 5개월이라는 한계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으나, 앞으로 지상 디지털 방송 서비스가 빨리 정비되지 않는다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이 당초 예상보다 느려져, 2011년의 완전 이양 직전에 큰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결과로도 읽힐 수 있다. 하지만 가전 업계로서는 잠재 구매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밝은 전망이 예상되며, 서비스가 정비되고 방송 제공 지역이 확대되면서 시청자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문조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 참조 : http://www.research.goo.ne.jp http://www.japan.internet.com 마이니치 신문 2004. 4. 28. 아사히 신문 2004. 4. 29.
○ 작성 : 김 항(일본 통신원, ssanai7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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