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 M6은 봄 시즌을 맞아 리얼리티 TV 장르 프로그램인 <세입자들(Les Colocataires)>의 방송을 시작했고, 3일 뒤에 TF1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제작한 이 장르 프로그램인 <스타 농장(La ferme C l brit s)>을 프랑스 전 지역에 방송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간대인 프라임타임의 초입부에 방송되는 이 두 프로그램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된 두 채널의 본격적인 시청률 경쟁의 연장선으로 보여 주목을 끌고 있는데, 약 2주간의 결과는 TF1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스타농장>의 첫 방송은 약 850만 명 이상이라는 놀라운 시청률(4세 이상 시청자의 45.7%)을 올렸고, 첫 주 평균 600만 명 이상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음으로써 TF1은 가장 높은 시청률로 저녁시간대를 지배하는 채널이 되었다. 반면, <세입자들>은 4월 9일 월요일 620만 명 이상의 시청률을 올린 <스타 농장>에 한참 못미치는 150만 명에 머물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M6은 19시에 방송하던 이 프로그램을 18시 51분, 18시 40분으로 옮기며 재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17시 55분으로 시간대를 바꾸면서 마침내 200만 명 이상의 시청자(4세 이상 시청자의 19.2%)라는 그나마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봄에 시작한 리얼리티 TV는 또다시 프랑스 텔레비전 방송에 그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리얼리티 TV의 식지 않는 인기
지난 3월 29일에서 4월 2일까지 칸에서 열린 국제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장(MIP-TV)에서 '2004년판 전세계 텔레비전의 해'라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70개국(400개 채널)을 대상으로 실현되었는데, 픽션 프로그램(영화, TV 영화, 시리즈, 드라마)과 더불어 리얼리티 TV가 가장 많이 시청된 오락 프로그램들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린 10개 프로그램 중에 3개가 이 장르에 속하고, 멕시코에서도 네덜란드에서 방송된 이 장르의 선구적 프로그램인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세 버전이 역시 상위 순위에 올랐다. 2003년 전세계 70개국의 시청률 조사에서 리얼리티 TV의 성공이 프랑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이 증명되었다. 2003년 프랑스의 경우 음악 리얼리티 TV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여러 나라의 경우와 반대로 TF1의 <스타 아카데미(Star Academy)>가 이 상위 그룹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본격적인 프랑스 리얼리티 TV는 3년 전 M6의 <로프트 스토리(Loft Story)>의 폭발적인 인기와 더불어 시작되었다. 이 채널은 <새로운 스타(Nouvelle Star)>와 <독신남(Bachelor)> 등으로 그 인기를 이어갔고, TF1도 뒤질세라 이 장르에 뛰어들어 <스타 아카데미>, <나이스 피플(Nice People)>과 같은 프로그램들로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이제 리얼리티 TV는 프랑스 방송 프로그램 편성에서 빠질 수 없는 장르로 자리잡았다.
TF1은 M6이 처음으로 프랑스에 도입한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인 <로프트 스토리>를 맹렬히 비판했었다. 그러나 그 놀라운 성공을 본 뒤 이 급부상하는 장르의 경제적인 매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TF1은 태도를 바꾸어 이 장르에 뛰어들었으나 <로프트 스토리>와 같은 성공에는 미칠 수 없었다. 한편, 첫번째 성공에 용기백배한 M6은 제2의 <로프트 스토리>를 내놓았으나 신선함의 여파가 오래 가지 않음을 금방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미디어들이 이 프로그램들에 대해 비평이든 혹평이든 간에 많은 말들을 쏟아놓았고, 광고업체들도 좋은 투자 실적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리얼리티 TV는 이제 방송사의 중요한 재정 수입의 원천이 되었다.
<세입자들>과 <스타 농장>
<스타농장>은 <로프트 스토리>를 제작했던 프로그램 제작회사 Endemol의 계열회사인 So nice가 제작을 맡았다. 남녀 각각 6명, 총 12명의 스타들은 수돗물, 전기, 욕탕도 없는 불편한 19세기의 시골 생활을 경험하게 되는데, 24시간 중에 22시간 동안 끊임없이 카메라의 감시를 받는다. 매번 새로운 도전들이 농장 안에서 구성되는데 이를 극복하는 참여자들은 몇 시간 동안 휴식을 부여받는다. 매주 남녀 각각 한 명이 참여자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되고, 그 중 한 명은 시청자들의 투표에 의해 농장을 떠나게 된다. 각 참여자는 하나의 구호 단체를 후원하는데 후원금액은 농장에 머무는 기간에 비례한다.
전날에 농장에서 일어난 주요한 사건들은 매일 프라임타임이 시작되는 19시에 방송되고, 새벽 1시와 다음날 오전 11시 10분에 재방송되며, 한 주간 사건들의 요약은 일요일 17시 55분에 방송된다. 금요일 저녁 프라임타임인 20시 55분에는 그 동안 시청자들의 투표를 토대로 그 주에 나가야 될 스타를 지정하는 특별 방송이 진행된다. 또한 인공위성, 케이블, ADSL 방송에서는 22시간 전 시간 방송이 유로로 공급되고 있다.
M6은 <로프트 스토리>의 전 제작사 Endemol에 <로프트 스토리>의 3편 공급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자신의 계열회사인 W9 productions를 통해 자체적으로 <세입자들>을 제작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에 대해 리얼리티 TV의 선구자인 <빅 브라더>의 주요 성공요소를 조합해서 만들었다고 비평하고 있다. M6은 부모를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젊은이들이 혼자 살기보다는 점점 한 아파트나 집을 몇몇 동년배와 나누어 세들어 사는 현상에 착안을 두고, 한 번도 공동 세입자 생활의 경험이 없는 젊은 남녀 각각 7명을 서로 이웃하고 있는 새로 지은 두 현대적 저택에 각각 집어넣었다.
여기서 그들은 일상생활과 조직생활의 문제들을 극복해야 하고, 그들에게 닥치는 상황에 창조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특히 그룹생활의 분배와 공유, 불안정한 공동생활에서 예산의 효과적 지출, 남녀관계라는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하루는 자유롭게 남녀의 집을 넘나들 수 있는 시간대와 성별로 지내야 하는 시간대로 나누어진다. 각각의 참여자는 매주 시청자들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의 숫자에 따라 책정되는 월 예산을 배당받고, 특별히 제작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필요한 물건들을 산다.
또한 매주의 이벤트는 세입자들을 경쟁시켜 그 실적에 따라 우수 세입자에게는 보너스, 불량 세입자에게는 불편을 준다. 기존의 리얼리티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세입자들>에서는 참가자들이 인터넷, 전화, 라디오 등을 통해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허용하고 있다. 매주 세입자들은 비밀투표로 떠나기를 희망하는 세입자들 남녀 각각 한 명씩을 선정한다. 이어 시청자들의 투표에 의해 한 명이 게임장을 떠나는 동시에 새로운 세입자가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마지막에는 시청자들이 함께 살고 싶은 '이상적인 세입자'가 선정된다.
그날에 일어난 일들의 요약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17시 55분에 방송되고, 밤 0시 30분과 다음날 새벽 6시 45분에 재방송된다. 또한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매일 20시 35분에 그날의 이미지들이 방송되고, 주중의 베스트는 일요일 18시 55분에 방송되며, 프라임타임 특별 방송은 수요일 20시 50분에 진행된다. 또한 인공위성, 케이블, ADSL TV에서 유료로 방송되며,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22시간 동안 유료로 세입자들의 활동을 지켜볼 수 있다.
이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기존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들과 마찬가지로 참여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수십 대의 카메라에 포착되어 거의 실시간 혹은 짧은 시간적인 간격을 두고 방송되는 현실감이 강조된다. 한편, 그들의 일상생활은 매일 새로운 이벤트로 짜여져 매일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한다. 또한 참여자들 중 한 명이 매주 퇴장됨으로써 경쟁에서 오는 긴장감이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퇴장의 결정은 시청자들에게 맡김으로써 시청자는 자신의 참여에서 오는 결과를 통해 흥미를 느끼게 된다. 방송에 사용되는 음악 역시 단순한 리듬에 프로그램 틈틈이 삽입되어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리듬에 빠지게 되고, 결국 프로그램에 익숙하게 된다.
이 점에서 <세입자들>은 기존의 리얼리티 TV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신선함은 없다. 반면, 구조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진 연예인 스타들을 19세기의 농장에 집어넣은 <스타 농장>은 충분히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만한 신선함을 가지고 있다.
리얼리티 TV의 '전문' 채널: M6
M6은 <세입자들>에 이어 5월 3일부터 또 다른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인 <작업장(Le Chantier)>을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방송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나이와 지역, 사회 계층의 아홉 커플에게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한 집을 두 달간 개조하는 임무를 부여한다. 그들은 서로의 협의하에 결정을 내리고 부여된 예산 안에서 작업을 실행한다. 경쟁 관계에 있는 이 커플들 중 매주 한 커플이 퇴장당하고, 마지막에 남는 커플이 꿈꾸던 집을 가지게 된다.
<세입자>가 방송되기 시작하면 M6은 5월 3일부터 1주일 가운데 4일의 프라임타임을 리얼리티 TV로 채우게 된다. 그 순서를 보면 월요일은 <작업장>, 화요일은 <나는 날씬해지기로 결심했어(J'ai d cid de maigrir)>, 수요일은 <세입자들>, 목요일은 <새로운 스타>가 되는데 이는 채널 M6에서 리얼리티 TV가 가지는 비중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봄을 겨냥한 M6의 리얼리티 TV 전략은 <작업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M6은 8명의 후보를 카메라의 시선 아래 살게 하면서 서로 한 명씩을 퇴장시키는 <사랑, 영광 그리고 부(Amour, gloire et fortune)>라는 또 다른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프트 스토리>와 유사해 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사실은 8명의 후보자들 중 7명은 제작사에 의해 고용된 배우들로 나머지 한 명을 함정에 빠뜨리는 임무를 맡는다.
15∼34세 연령층의 채널로 알려진 M6은 3년 전부터 다큐멘터리와 매거진에서 가족의 일상 세계를 많이 다루기 시작했다. M6 프로그램 국장인 토마스 발랑텡(Thomas Valentin)은 '저녁에 TV를 보는 것은 가족'임을 인식하면서 50세 미만을 겨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로 집단적인 선택을 따라가는 가족 시청을 공략하기 위해 M6은 지금까지 픽션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부터는 리얼리티를 포함한 모든 장르로 확대하고 있다고 국장은 말한다. 한편으로 가족은 광고 회사들의 주된 표적이라는 것을 이 채널은 간접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 참조 : Le Monde 2004. 2. 21., 3. 30. www.overdrive-audiovisuel.com
○ 작성 : 이 원(프랑스 통신원, tempspecheur@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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