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95호] 미디어 산업의 집중화와 내용의 다양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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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4.04.30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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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Syn 규칙이 완화되었지만 본격적으로 폐지되기 전인 1990년에서 1995년 사이에는 네트워크가 소유권을 갖는 파일럿 연속물의 비율은 11%에서 22%로 증가하였고, 같은 기간 네트워크에 의해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소유된 새로운 연속물의 비율은 20% 이하로 유지되었다. 하지만 Fin-Syn 규칙이 폐지된 1995년 이후부터는 네트워크가 프로그램 제작에 대해 갖는 재정적 이해관계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2002년 경우 4대 네트워크는 프라임타임의 파일럿 프로그램의 70% 이상에 대해 전적인 혹은 부분적인 소유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1990년에서 1995년 사이에 네트워크는 프라임타임에 편성할 연속물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그들의 소유권 여부에 따른 편견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파일럿 연속물의 약 3분의 1이 소유권에 상관없이 선택되었다. 하지만 Fin-Syn 규칙이 폐지된 이후 네트워크는 자신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선호하기 시작했으며, 1996년부터 2002년 사이의 프라임타임에 편성된 연속물 가운데 네트워크가 소유권의 전부 혹은 일부를 갖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전체의 42%인 반면 외부 공급자에 의해 개발되고 소유되는 연속물은 단지 31%에 불과했다. 2) 고용 집중 고용 집중은 편성 전략과 함께 프로그램 제작의 집중 현상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이다.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대규모 스튜디오에 의한 텔레비전 작가의 고용 비율은 Fin-Syn 규칙이 폐지된 1990년대 후반에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주요 스튜디오의 경우, 1987년에는 46.5%였던 텔레비전 작가의 고용 비율이 1997년에는 절반이 훨씬 넘는 55%를 넘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에 고용된 작가의 비율은 같은 기간 11%에서 15%로 증가했다. < 고용 집중과 더불어 임금분포도 대규모 미디어 조직에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작가길드(Writer's Guild of America)의 서부지부에 소속된 작가들의 임금분포에 대한 자료에서 1984년에는 상위 여섯 회사가 전체 작가 임금의 49.7%를 차지했지만, 2000년에는 72%를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1980년대 후반에 비해 Fin-Syn 규칙이 폐지된 1990년대 중반 이후 소수의 대규모 미디어 재벌에 의해 텔레비전 작가의 고용이 집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in-Syn 규칙 폐지와 프로그램의 다양성 FCC 의장인 마이클 파월은 탈규제적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채널의 등장으로 인해 미디어 시장의 풍요로움을 강조하며, 그 결과 탈규제가 다양성을 침해하기보다는 향상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500개에 이르는 다채널 플랫폼의 효과는 앞에서 열거한 Fin-Syn 규칙 폐지 이후 네트워크의 사업 전략에 의해 상쇄된다는 주장도 있다. 공급시장의 집중에 기초한 리퍼포징(repurposing), 즉 한 연속물의 각 에피소드를 네트워크 방영 후 제휴 방송사나 케이블 네트워크에 다시 방영하는 콘텐츠 활용 전략은 콘텐츠의 다양성 추구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실제로 ABC의 연속물은 디즈니 케이블 네트워크에서, WB 연속물은 TNT에서, CBS 연속물을 UPN에서 다시 방송됨으로써 다양한 유통 채널이 갖는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는 상쇄되거나 오히려 저해될 수 있다. Fin-Syn 규칙의 폐지와 네트워크 콘텐츠의 다양성에 대한 경험적 평가는 아인스타인(Einstein)의 연구에서 다루어졌다. 그녀는 Fin-Syn 규칙의 궁극적 목적은 방송의 다양성 증대에 있지만 Fin-Syn 규칙은 결국 다양성을 증대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다양성의 증대를 위해서는 시장 집중의 완화나 제작사의 종류와 수와는 다른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인스타인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해 콘텐츠에 대한 제한이 불가능한데, 그 이유는 콘텐츠에 대한 통제는 1차 수정헌법 정신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한 Fin- Syn 규칙은 콘텐츠의 다양성을 대신하는 것으로, 미디어 소유자의 다양성과 제작자의 다양성이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Fin-Syn 규칙이 프로그램 다양성에 기여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Fin-Syn 규칙의 실행과 폐지에 따른 다양성의 변화 및 공급구조의 집중과 다양성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1) Fin-Syn 규칙과 프로그램의 다양성 프로그램의 다양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된다. 하나는 수직적 다양성으로, 이는 네트워크 전체 편성의 다양성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HHI(Herfindahl-Hirshman Index)로 측정된다. 다른 하나는 수평적 다양성으로, 특정한 시간대에 수용자에게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수직적 다양성 지수는 Fin-Syn 규칙이 시행되기 직전인 1968년과 1970년에 가장 높았으며, Fin-Syn 규칙이 시행된 첫해인 1971년에는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1970년대 초반에는 영화, 범죄탐정 드라마와 시트콤이 네트워크 프라임타임 편성의 69%를 차지하는 데 기인한다. 한편, 1990년대에는 수직적 다양성이 증가했는데 그 이유는, Fin-Syn 규칙의 완화와 같은 산업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이 기간에 네트워크는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장기적인 신디케이션 기회를 모색하였고, 이러한 경제적 이익의 추구 결과 시트콤과 뉴스 매거진과 같은 장르의 비율이 증가했다. 사실 Fin-Syn 규칙 폐지 이후 다양성은 꾸준히 증가하였고, 2001년과 2002년에는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그 이유는 제작비가 적게 드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규칙 폐지 이후 편성에 포함된 탓이라고 하겠다. 여기에 포함된 장르는 게임쇼와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리고 심지어 코미디 버라이어티쇼와 같은 프로그램들이다. 이와 같은 수직적 다양성지수의 결과에서 알 수 있는 것은 Fin-Syn 규칙이 폐지된 이후에 오히려 다양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프라임타임 편성의 수평적 다양성을 살펴보면,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는 다양성이 비교적 높은 반면 1990년대에는 비교적 낮아졌다. 1990년대의 낮은 수평적 다양성의 이유는 네트워크 간의 대응 편성보다는 다른 매체, 즉 케이블에 대한 견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에 이르러 버라이어티 음악 편성이 네트워크에서 사라진 것은 MTV와 같은 24시간 동안 음악 방송을 하는 케이블 채널 때문이다. 수평적 다양성은 Fin-Syn 규칙이 폐지된 이후에는 1997년에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 2001년과 2002년에는 새로운 장르가 등장하면서 다시 증가했다. 2) 제작자와 다양성과의 관계 FCC가 Fin-Syn 규칙을 도입할 당시에는 프로그램 제공자와 프로그램의 다양성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Fin- Syn 규칙 폐지 이후 제작자의 집중화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것 또한 당연한 논리이다. 아인스타인은 그녀의 연구에서 이와 같은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Fin-Syn의 도입과 철폐라는 두 시기 동안의 제작자 현황과 다양성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Fin-Syn 규칙의 철폐는 텔레비전 산업의 구조변화를 가져왔고, 이러한 변화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공급 측면에서의 극심한 집중을 가져왔으며, 방송 네트워크의 수직적 통합을 결과했다. 이러한 산업구조의 변화와 다양성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양성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1968년과 1970년 사이였는데, 이 시기의 집중화도 가장 낮다. 이러한 결과는 FCC의 가정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990년대 제작자와 다양성의 관계를 보면 이와 같은 주장이 적용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Fin-Syn 규칙이 폐지된 이후 2001년경 산업이 고도로 집중화되었지만 다양성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상과 같은 아인스타인의 다양성 추세에 대한 연구결과는 많은 미디어 비평가들이 주장하는 미디어 산업 구조의 집중화가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대해 부정적인 효과를 갖는다는 주장을 경험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그녀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부분적으로는 프로그램 제작의 경제학에 기인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Fin-Syn 규칙 폐지 이후 다양성의 증가는 네트워크들의 프로그램 제작비용 절감에 대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인 뉴스 매거진은 이러한 주장을 잘 설명한다. 뉴스매거진은 네트워크의 프라임타임 편성에서 1998년에 처음으로 세 번째 주요 장르로 영화를 따라잡았다. 뉴스 매거진의 경제적 효율성은 낮은 제작비용뿐만 아니라 네트워크가 갖는 뉴스 제작 자산을 활용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뉴스 매거진의 증가는 Fin-Syn 규칙 폐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데 규칙 폐지 이전부터 네트워크는 뉴스와 공공 프로그램의 제작에 가장 경험 있는 제작자였고, 외부로부터 구매나 스튜디오을 통하지 않고 네트워크가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 뉴스 매거진 장르였던 것이다. 따라서 Fin-Syn 규칙 폐지 이후의 네트워크 자체 제작의 활성화는 결국 뉴스 매거진과 같은 장르의 증대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상과 같은 결과를 통해 보면, 집중화는 콘텐츠의 다양화에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분석결과가 제시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가 하는 공급 구조의 문제보다는 경제적인 요인이 수용자에게 가용한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바가 더욱 크다는 점이다. 만약 제작자가 광고주가 관심을 갖는 많은 동질적인 수용자를 유인할 프로그램을 제작해야만 한다면 다양성의 범위는 제한될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Fin-Syn 규칙의 제정이나 폐지는 방송의 다양성이라는 목표를 성취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제작의 경제학과 프로그램의 다양성 이상과 같은 Fin-Syn 규칙 폐지의 효과에 대한 경험적 연구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규칙의 폐지가 탈규제로 인한 프로그램 공급 구조의 집중화 ― 조직의 합병과 편성의 편향성 ― 결과를 가져왔지만 프로그램의 다양성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집중화와 프로그램의 다양성의 저해는 오히려 프로그램 제작의 경제학적 측면에 의해 많은 부분 설명이 된다고 하겠다. 사실 프로그램 제작의 경제학은 공급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텔레비전 산업에서 공급 구조의 집중화와 이에 수반되는 소규모 독립제작사의 쇠퇴는 프로그램 공급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진입장벽은 천문학적인 제작비용에 기인하고 이는 독립제작사의 네트워크에 대한 재정적 의존성을 강화시켜 새로운 독립제작사의 등장을 제한한다. 또한 높은 제작비는 네트워크 외의 일차 신디케이션이나 케이블과 같은 유통 채널만으로 독립제작사가 생존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프로그램 다양성과 Fin-Syn 규칙과의 관계는 텔레비전의 구조적 규제가 콘텐츠의 다양성을 증가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방송사의 광고수입에 대한 의존은 다양성 혹은 그것의 결핍의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상이한 경제 모형이나 진정으로 규제된 콘텐츠 환경만이 FCC와 미디어 비판가들이 추구하는 다양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광고와 크고 동질적인 수용자를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에 기초한 미디어 경제학으로부터 단절된 미디어 시장 내의 공간이라고 하겠다. ○ 참조 : Bielby, William T. and Denise D. Bielby. (2003). "Con- trolling Prime-Time: Organizational Concentration and Network Television Programming Strategies", Journal of Broadcasting and Electronic Media, 47(4): pp. 573∼596. Einstein, Mara. (2004). "The Financial Interest and Syndcation Rules and Changes in Program Diversity", Journal of Media Economics, 17(1): pp. 1∼18. New York Times, 2003. Oct. 12. "It's a World of Media Plenty. Why Limit Ownership?" ○ 작성 : 강익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ihkang@kb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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